아키카이 / 비밀
아키토와 카이토가 토우야의 생일을 축하하려고 비밀리에 무언가를 준비하는 이야기.
※ 책의 이름 및 청구기호 등은 창작되었습니다.
※ 놀랍게도 2024아오야기 토우야 생일 축하글입니다.
시노노메 아키토가 도서실에 오는 일은 대부분 토우야랑 관련이 있다. 그렇기에 오늘처럼 토우야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도서실에 오는 일은 정말 드문 일이다. 아키토의 얼굴을 아는 도서부원들이 흘끗 쳐다본다. 물론 미리 말해두긴 했다.
‘토우야 생일에 깜짝 선물을 준비하고 있으니까 비밀로 해주세요.’
라고 말이다. 그런 말을 한 것 때문에 더 쳐다보는 걸 수도 있겠지.
비밀…
굳이 이렇게까지 해서 선물에 특별함을 더해야 하나, 같은 생각을 한다.
그렇지만 카이토 씨가 파란 눈을 보석처럼 반짝거리며 이런 서프라이즈를 꼭 해보고 싶다는데야 뭐 별 수 있나. 돈이 드는 것도 아니고 시간만 좀 쓰면 되는 일이다.
같은 반인 네네의 도움을 빌려 토우야가 당번이 아닌 시간대를 알아냈다. 토우야에게 비밀로 하기 위해서 안과 미즈키의 도움도 받았다. 네네와 미즈키가 어떻게 너희가 도서관의 책을 이용한 생일 서프라이즈를 준비했냐고 순수하게 궁금해 할 때는 부끄러웠다. 그런 일이 있었지만 착실하게 지시 받은 대로 하는 중이다. 토우야가 좋아하는 문학 쪽의 서가를 휴대폰 카메라로 찍어서 카이토 씨에게 보여준 후 빌려오라는 책을 빌린다.
빌리는 책에 대해서는 나중에 카이토가 가르쳐 주었다.
“아키토가 빌린 책은 대부분 토우야갸 읽어본 책이야. 토우야가 가지고 있는 책도 있을 거고. 굳이 도서실에서 빌려달라고 한 건 책 제목과 표지, 청구기호가 모두 필요해서 그런 거고.”
“그러니까 뭘 하는 건데요. 책은 다른 사람이 빌려갈 수 있잖아요.”
아키토의 의문은 타당하다. 인기 있는 책은 계속 도서관 밖으로 나돈다. 책이 도서실에 없는데 뭘 갖고 선물을 찾으라는건지 이해가 안 된다.
“응? 책의 실물이 없어도 알 수 있을 정보를 조합하려고 그러는 거지!”
알듯말듯한 얘기를 하고는 아키토가 학교 도서실에서 찍어온 서가의 사진을 보고 빌려온 책을 희고 섬세한 손가락으로 들추며 노트에 뭔가 적는다.
“자, 여기 종이 한 장마다 노트의 글을 한줄씩 써 줘. 세카이의 물건은 가지고 갈수 없으니까 아키토가 써줘야 해.”
카이토가 건네준 종이는 그냥 종이가 아니다. 조그마하지만 염연히 편지지다. 작은 편지지 한 장에 한 줄씩 베껴쓴다. 다 베껴쓰면 카이토가 그걸 하나씩 접어서 앙증맞은 편지봉투에 넣는다. 참고로 편지지는 아키토가 고르지 않았다.
「서가 G 위에서 2단, 왼쪽에서 3번째 칸. 청구기호 JH l 新潮社ㅣ HK12, 연보라색 표지 , 42p 12번째줄의 화자.」
이런걸 베껴 쓰다니. 아키토는 손을 움직이면서 인상을 찌푸린다.
“암호잖아요.”
생각했던 말이 뇌를 거치지 않고 튀어나올 정도로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그런가? 하지만 토우야는 좋아할 거라고 생각해.”
그럴지도 모르겠다. 그 녀석, 추리소설 좋아하니까.
“그래서 이걸 암호를 다 풀면 뭐가 나오는 건데요? 설마 답이 토우야 생일 축하해. 이런 메세지가 되는 건가요?”
“그렇게만 하면 재미없잖아.”
카이토가 주변을 둘러보더니 씩 웃으면서 아키토의 귀에 입술을 갖다대고 속삭인다. 귀에 닿는 목소리가, 따뜻한 숨결이 간지럽다. 저도 모르게 이성이 날아갈 것 같다.
“저기요! 간지러워요!”
택할 수 있는 건 빽, 소리치는 것 뿐이다. 멀리서 메이코가 쳐다본다. 아키토는 잘못했습니다, 라고 중얼거리고 카이토는 서글픈 표정을 지으며 눈썹을 늘어뜨린다.
“모처럼 비밀스럽게 얘기하려고 했는데,”
훌쩍이는 척 하며 다른 종이에 적어준다.
「이걸 다 조합하면 도서실에 있는 『커피로 만드는 디저트』의 모든 것이라는 책의 이름이 나와. 거기서 토우야가 원하는 디저트를 하나 만들어 줄거야!」
그걸 이렇게 복잡하게 한다고요. 입밖으로 꺼내어 말하지 못했지만 계획하는 카이토도 즐거워 보이고 선물을 받을 토우야도 좋아할 것 같아 아키토는 그냥 웃고 말았다.
“아무튼 간에 아키토, 비밀 잘 지켜야 해!”
덧붙여, 그렇게 신신당부하는 카이토가 귀엽다고 생각한 것도 비밀이다.
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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