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나의 웨딩스냅 도전기

빈티지웨딩에 대한 광기

사실 처음엔 웨딩사진 안 찍을까도 생각했었어요

워낙 사진을 즐겨찍지 않는 스타일이기도 했고 +)찍으면 항상 어색하게 나오는 편

제작년 1차 다이어트 이후로 슬금슬금 다시 살이 불어나서

찍어도 과연 예쁘게 나올까… 싶었음. 다른 동창들이나 친구들 웨딩촬영 사진 보면 다 삐쩍 마르고 예쁘게 나왔던데 나는 뭐지😢

턱시도와 웨딩드레스를 차려 입고 멋찐 포즈로 찍는 사진들… 이름하야 스.드.메 중 스튜디오 촬영

돈도 돈인데 4~5시간 정도 촬영하니까 체력 소모가 장난이 아님

너무 비싸고 돈아까움, 시간이 없음, 사진 찍는 거 좋아하지 않음, 남들과 다른 우리만의 사진을 남기고 싶음 등등… 여러 이유로

요즘은 스튜디오 촬영을 생략하거나 다른 촬영으로 대체하는 사람들도 있더라구요

모바일청첩장에 넣을 사진만 딱 찍고 끝내자! 는 마음가짐으로

저도 하기 싫어서 찾아봤던 대안들~

2~3시간 만에 드레스 2벌만 입고 호다닥 끝내버리는 세미촬영

드레스샵에서 본식용 드레스를 피팅할 때 그 과정을 사진으로 남기는 가봉스냅

스촬대신 저거 두개 중 하나를 해도 괜찮겠다 싶었음

근데 남들 하는 거 다 해봐야 하는 사람으로서 곰곰히 생각해보니 또 스튜디오 찍고 싶더라구요? 언제 이런 잼컨텐츠 해보겠음? 그리고 살은 신경쓰지 말래더라 전부 보정으로 재탄생 가능하다고 ㅎㅅㅎ

바야흐르 셀프웨딩의 시대…

자켓셋업이랑 흰원피스 입고 셀프 스튜디오(인생네컷처럼 리모컨 눌러서 찍는)에서 둘이서만 찍는 찐또배기 셀프 웨딩사진도 많이 함

세팅되어있는 셀프 스튜디오는 괜찮던데 삼각대에 폰카 올려두고 찍는 셀프웨딩은 비추가 많음… 평소에 그런 셀피 잘 찍고 사진촬영 자신 있으시면 완전 OK임 근데 사진 1나도 모르면서 삼각대에 폰카 고정해둔다고 모청에 올릴만한 예쁜 인생샷 나오지 않음

왜그런지는 삼각대 사서 한번 찍어보시면 알게됨

결국 드레스만 내돈내산 준비해서 헤메 메이크업샵가서 받고 스냅사진 작가 구해서 사진촬영하는 셀?프웨딩이 되는

뭐가 셀프죠? 하나하나 발품손품 팔아 준비하시는 과정이 셀프에요 신부님

아무튼!!!

이 글은 사진찍기 싫은 뚝딱이가 어쩌다가 웨딩스냅까지 찍고 왔는지에 관한…

그 진행과정에 대한 일기장입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스냅촬영 정말 재밌었고 추천합니다… 스튜디오 대신 스냅사진만 찍어도 충분한 것 같고 여건이 되신다면 둘 다 진행해도 후회없으실 거에요 (저는 왕짱 좋았어요 유일한 단점 : 인생샷이 ㅈㄴ 많이나와서 모청에 이백예순다섯장쯤 꾸겨넣고싶음)

스냅작가님한테 나중에 일주년에 전남친(ㅋㅋ)데리고 리마인드웨딩 촬영하러 또오겠다고 후기남길정도


어디부터 설명하는 게 좋지? 때는 24년 2월…

평화롭게 누워서 유튜브 보고 있던 킹믕메리의 알고리즘에 엔조이커플의 빈티지웨딩 촬영기 영상이 뜸

라라씨가 인스타에서 한 베트남 스냅작가가 찍은 빈티지웨딩 사진을 보시곤… 홀딱 반해서 이 언니 빈티지웨딩만을 위해 베트남까지 날라가심 (데박… 이런사람들이 콘텐츠를만드는거겟지)

근데 사진찍는 과정이랑 결과물이 너무 룽한거임! 완전 옛날갬성이고… 귀엽고… 키치하고… 유니크하고… 썸네일만봐도너무예쁘지않나요?

그때부터 시작된 나의 빈티지웨딩에 대한 광기

그당시 추구미 : 내남결 정수민이 입고 나온 뭔 알리에서 5만원따리에 살법한 70년대 웨딩드레스 입고 우리 엄마아빠도 안이랬을것같은 6070 바이브 사진 찍기

추구미

사실 진짜 유행하는 빈티지웨딩은 이런바이브였는데 출처 : 인스타그램

근데 저런 진심 빈티지웨딩 스냅까진 못할것같았음

나의 결혼준비기간 : 6개월안에 모든것을 해결해야 한다

그러나 : 유명 빈티지웨딩 스냅작가들은 예약 24년 하반기까지 꽉차있음

그리고 : 좀 도박같았음 웨딩사진은 모청에도 올려야 하고 어른들한테도 보여줘야 하는데… 이런 컨셉사진 좀 모험 아닐까나

그래서 찍먹만 해보고싶었던 킹믕메리 눈에 들어온 80년대 컨셉촬영 스튜디오

감성 무슨일임? 완전 80년대 화양연화 분위기임 자관끼리 구룡성채로 떠나는 고정틀커미션 여기서 찍어낼것같음

드레스도 스튜디오에서 빌려주고 찍먹 즐기기 좋을 것 같아서 ㅋㅋㅋㅋ 고민 끝에 예약 갈김

헤메도 스튜디오 제휴 메이크업샵 있어서 같이 예약하고~ 3월 중순에 촬영 다녀옴

오랫만에 남이해주는 풀메 받고 덩어리까지 난생 처음 세팅받아봐서 상당히 반딱반딱해짐 ㅋㅋㅋㅋ 매우 즐거웠음

근데 그날 정말 바람이 거 칠 게 불었고… 덩어리의 멋진 머리는 풀려서 조금 복슬복슬해짐 그럴수도있죠

스촬이 진짜완전처음이라 매우 뚝딱거렸지만 ㅋㅋㅋ 별 컨셉 생각 안했다고 말하니까 사진작가님이 대부분 디렉팅해주셔서 찍기 수월했음

스튜디오에서 프로필사진이나 커플사진 찍는 것처럼 20분간 촤자작 찍고 3컷(+제휴 메이크업샵 이벤트 1컷 추가) 골라서 그자리에서 같이 보정 확인해가면서 작업해주셔서… 토탈 1시간 좀 안되서 끝남

진짜 마음에 들게 잘 나왔음 나의 추구미 빈티지 그 잡채… 물론 표정이나 자세는 촬영 첨이라 그런지 어색한건 어쩔수 없긴 했는데 잘 나온 거 골라서 보정으로 커버하니까 그럴듯해짐 이게…나?

짜잔~~


찍고 끝난 줄 알았는데도 레트로/빈티지에 대한 광기는 커져만 갔고…

2월 말에 생활한복 원피스랑 허리치마를 샀었는데, 처음 계획은 이거 입고 궁궐 놀러가서 사진찍으면 재밌겠다! 였음

이왕 사진찍는거 스냅작가 구해서 덩어리랑 커플스냅 찍어보고 싶다 -> 곧 결혼하는데 웨딩스냅으로 찍어보자 -> (여기서 오타쿠같은 생각 첨가) 경성어쩌구 레트로컨셉으로 웨딩드레스까지 구해서 웨딩스냅 찍으면 재밌겠지…

스드메도 다 할건데 스냅사진까지 찍는것 너무 과하지 않을지? 많은 고민이 있었으나…

이 때 아니면 언제 이렇게 사진 많이 찍어보고 즐기겠냐는 생각에… 저지르고 말다

(스튜디오는 대신 심플하게 인물중심으로 가기로 함. 세미촬 할까도 고민했었는데 이건… 다음썰에서 다시 풀기로)

스냅작가님도 구하고 일정잡고

어디 진심 박물관에서 꺼내온것같은 찐또배기 레트로 드레스까지 척척 구해옴

번개장터에서 샀는데… 판매자님 분명 66이라고 하셧자나요 저 다이어트 실패했으면 이거 못입을뻔했어요 진심 꽉낑김; 그러나 예뻤음ㅎ

스냅사진도 원하는 추구미가 있었기 때문에… 실패 없이 찍어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었음

작가님한테 레퍼런스나 시안이 있으면 좋을지 여쭤보고 나서 핀터레스트 뒤져가면서 레트로 커플사진 열심히 찾아서 시안 만듦

언제 했냐면… 촬영 1주일전이었나 3일전이었나 (어지간히 P인 편)

그래도 만들어놓고 나니 제법 J같은데여?✌️

추구미 컨셉 중에 둘이 왈츠같은 춤 추는 샷을 원했는데 시안에는 패기있게 넣어놓고… 둘다 춤 출줄 1또 모르는 목각인형ㅎ 연습도 안함

소품으로 사진기 들고 가서 사진찍는 것처럼 찍으면 예쁠 것 같다고 생각했었는데

이것도 당근이나 쿠팡에서 오래된 카메라 사려고 뒤져보면서 덩어리한테 이거 살까? 물어보니까… 집에 옛날 필카 있어서 들고 오겠다구 함

까짓거 진짜 사진도 찍어보자고 필름까지 샀음 (아직까지 현상을 안 했네… 언제하지)

준비하다 보니까 문제가 생김

옷도 갈아입어야 하고 조화부케며 신발이며 사진기까지 소품이 개꽉낑겨; 이거 끌고 이고 다니면서 촬영할 정신머리가 있을지 의문이 생김

인*에서 웨딩스냅 팁 릴스 뒤지다 보니까 카트같은데 담아서 끌고다니는게 제일 편하긴 한데 짐 맡아줄 헬퍼 지인 있어도 도움된다고 해서…

급하게 트친단톡에 헬프를 침 <촬영 헬퍼알바 하실분>

쏠이 도와주기로 함🥹

끌고 다닐 카트도 주문하고 쏠한테도 뭐뭐 도와주면 될지 전달하고… 대망의 촬영일을 맞이함

이번엔 예전에 트친들과 신년파티 할때 갔었던 홍대 메이크업샵으로 출동함

아침일찍 한복원피스 입고 카트 돌돌돌 끌면서 지하철 타고 이동…

전날 비가 와서인지 이날도 날씨가 약간 흐리긴 하였으나ㅠㅠ 오히려 좋아 덥지도 않고 눈부시지도 않고 완전 럭키비키잖아🍀 마인드를 가지려 노력

이번에는 덩어리 머리 아주 스프레이로 빡세게 고정시켜달라고 주문함… 스프레이 한통 거의 다써주심 열심히 볶았음ㅋㅋㅋ

그런데도 불구하고 바람이 개 많 이 불어서 찍다보니 머리가 사정없이 날아가더라구요 ㅋㅋㅋㅋ

복슬복슬… 면사포도 다 날아감…

도파민 쫙 돌고 즐거웠어요

찍다보니까 시간이 너무 빨리 가는거임 어떡하지? 미리 연장신청 안해뒀는데 지금 말씀드려도 받아주실까? 했는데 작가님이 넘 재밌는데 좀만 더 찍고 가자고 먼저 말씀해주심🥹👍

스튜디오촬영과 다르게 재밌었던 점 : 사람들 다 다니는 길거리와 공원을 웨딩드레스 차림으로 활보하다 보니… 지나가는 사람들이 다 쳐다봐요 극 I는 좀 힘들지도 근데 저는 오히려 관종마인드 되서 재미있었음 ㅋㅋㅋ 찍고 다음장소로 이동할때 구경하던 아저씨들이 행복하게 살아요~ 하고 지나가셨던게 기억에 남아요 감사합니다…

뾰족구두 신고도 힘든거 못느낄 정도로 신나게 그 경사진 낙산공원 돌아다녔는데… 덩어리는 뒤로 갈수록 지쳐서 영혼 탈출함 ㅋㅋㅋ 마지막에 찍은 사진 보면 둘다 다소 영혼 나가있음…

완성된 나의 사의찬미팬레터빈티지레트로웨딩


드레스투어 / 스튜디오촬영 / 상견례 / 청첩장 / 플래너 후기 등등도 썰 풀어야하는데

본식이 2주앞으로다가왔네요?……

유부가되어서도 계속 연재하겠습니다…

아윌비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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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 존경받는 소라고둥

    ✌️✌️✌️✌️매니저일도 넘 재밌었어요 스냅촬영 관심없다가 관종으로서 우정스냅도 갈긴 일일매니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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