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호열 (단편)

[백호열] 강풍 올백머리여도 산책은 필수

업로드 2023.06.19

* 개수인 강백호 X 주인 양호열

아 왜 개수인이라고 해요 이상하잖아

딱히 생각나는 종이 없어서 그랬어요 미안해

* 심플하고 짧고.. 개그쪽...그런 것 좀 쓰고싶어서.. 덕분에 캐붕 심함 

* 백호열이지만? 강쥐수인백호지만? 강쥐이기만 합니다

* 반려동물 키워본 적은 없고 트이타에서 지옥의 날씨 속에 산책 가야한다는.. 그런 류의 트윗들 예전에 봤다가 최근 들은 음악이 너무 그 느낌이라 가져왔음 모든 반려동물 키우는 집사들아 힘내세요

* 음악이 왜 이래요

 저도 몰라요 근데 리코더 반주?랑 뮤비는 봐줬으면 해..

* 모바일 작성(월루 유후) 

** 생각해보니까 양호열은 항상 리젠트니까 어떻게보면 원래 올백인데()


호열은 난감한 표정으로 현관에 앉아 큰 꼬리를 붕붕 흔들고 있는 제 반려동물… 아니, 반려수인을 보았다. 수인이라 할지라도 어리기도 하고, 동물화 하면 본능은 동물에 더 가까운 탓에 반려수인은 산책갈 때 꼭 동물의 모습을 고집했다. 수인 형태로 산책 나갔다가 동물형의 모습일 때 했던 것 처럼 바닥에 엎드려 코를 킁킁 거린다던지 산책하는 다른 동물들과 인간형으로 기싸움을 한다던지 하는 이벤트가 몇 차례 있고 나서는 호열 역시 적어도 산책에 한해서는 반려수인의 동물화를 선호하게 됐다. 덩치는 산 만한데 태어난지 그리 오래되지 않았고 성격이 워낙 강했던 터라 사회화가 쉽지 않아 더 그럴 것이라는 수의사의 말이 떠올랐다.

- 어린 동물들 보낸다는 유치원이라도 보내면 좀 나을까요?

- 강한 수인은 강한 주인을 따르기 마련입니다. 당신은 멀리서 봐도 기백이 장대해 보이는 인간이라 개치원에서 깽판만 치고 사회화 더뎌지느니 당신 같은 강한 인간에게 굴려지는 게 더 직빵입니다.

- …?

- ?

- 당신 의사 맞아?

힘내라며 따봉을 날려주는 브로콜리 같은 의사를 뒤로 한 채 호열이 어린 수인을 안고 나왔다. 태어난지 얼마 되지도 않았다는데 호열의 품을 꽉 채운 게 얼마나 클지 엄두도 안난다. 발이 크면 엄청 큰다던데 왕 크면 왕 귀엽지.

아 이게 아니지.

이 크기면 이거 개가 아니라 다른 종인거 아냐? 호열이 눈을 가늘게 뜨고 동물병원 벽에 붙어있는 멘트를 읽었다.

[모든 동물/수인 취급점 관리점]

- 아놔.

여기 믿어도 되는 거 맞냐고.


덩치가 개가 아니라 호랑이 같아 백호라는 이름을 붙여주었는데 하루가 멀다하고 쑥쑥 크니 이게 보람을 느껴야할지 무서워해야할지 모르겠다. 그래도 호열이 제압하지 못 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 이 세상에서 널 제압할 수 있는 게 있긴 하냐?

친구들의 말 같지도 않은 말은 무시하는 게 제 맛이다.

어쨌든 호열은 호랑이 같은 개수인 백호를 데리고 교육을 시켰다. 집중이 짧고 산만하긴 하지만 본인이 흥미를 가지는 쪽이라면 습득이 빨랐다. 특히 공놀이에서 부각을 보였다. 밖에 산책 나가서 공놀이로 힘 빼주면 되겠다. 새끼 때부터 남다른 체력을 자랑이라도 하듯 벽지를 다 뜯어놓은 걸 보고 호열이 생각한 것이다. 저 큰 강아지가 혀 빼물고 눈을 희번뜩하게 뜨면서 공에 대한 남다른 집념을 보이고 달려가는 뒷모습 보는 게 좋기도 하고.

근데 그 산책도 날이 좋아야 하는 거지.

집이 떠나갈 새라 낑낑거리는 탓에 결국 밖에 나온 호열은 정면으로 불어오는 강풍에 눈도 뜰 수 없었다. 깔쌈하게 정리해 올린 머리가 순식간에 엉망진창이 됐다. 강풍은 왁스도 뚫어… 흘러내린 머리카락을 대충 쓸어넘긴 호열이 백호를 내려다보았다. 심하게 펄럭이는 털이 강풍이 부는대로 쓸려다녔다. 눈도 제대로 못 뜨고 바닥에 네 발바닥 착 붙이고 있는게 귀엽고 웃겨서 웃는데 더 큰 바람에 의해 백호가 굴러덩 했을 때는 질겁을 했다.

- 백호야!!

여전히 눈도 잘 못 뜬 채로 강풍이 굴리는대로 굴러가는 백호를 끌어안은 호열의 숨이 차다. 엉망이 된 제 머리보다 백호의 빨간 털을 빗겨주며 호열이 말했다.

- 자, 너도 겪었으니 알겠지? 이 날씨에 산책은 무리,

- 산책!!

- 야! 강백호!!

산책 갈까? 산책 가자! 야심한 시간에 영상을 시청하는 집사들을 밖으로 내몰았다는 어느 동물 유O버가 그러했듯 산책이라는 단어는 강풍 속에서도 그것을 강행하게 했다. 호열이 희게 질린 얼굴로 품에서 버둥거리는 백호를 놓아주었다. 바닥을 딛은 백호의 앞으로 다시금 바람이 훙 불었다. 몸을 낮 춘 백호가 외쳤다.

- 산책 천재에게 덤벼라! 마구 이겨주마!

- 천재는 이런 날씨에 억지로 산책하지 않아!

- 왕!

저도 모르게 호기로운 백호의 외침에 태클을 걸고 만 호열이 바람에 못 이겨 슬금슬금 뒤로 밀리는 백호를 안아들었다. 덩치가 있는 탓에 한 번 안아들 때마다 끄응, 하는 소리가 절로 튀어나왔다. 억세게 부는 바람 탓에 호열의 목소리가 마구 뭉개진다.

- 백호야! 이런 날씨는 위험해서 못 가! 바람이 좀 멎으면 그때 다시 가자! 이러다 누구라도 다치면 큰일이야!

호열의 말이 제대로 들리긴 했는지 백호의 귀가 축 처졌다. 산책을 워낙 좋아하니 엔간해선 산책 하고 싶은데 오늘 같은 날씨는 기백과 객기로도 어떻게 할 수 가 없다. 축 처진 모습을 보니 애먼 날씨가 야속하기도 하고,

쏴아아아아아 --

- …….

- …….

미친듯이 퍼붓는 빗줄기에 호열과 백호가 순식간에 젖어들었다. 백호가 호열의 품에서 낑낑거리다 수인화하여 꽉 끌어안고 호열이 백호를 품으며 그의 머리 위로 한 손을 올려 최대한 비를 덜 맞게끔 고쳐안았다.

- 백,

쏴아아아아아

- 얼른 집,

쏴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아오; 호열이 껌딱지가 된 백호를 끌어안고 허겁지겁 집까지 뛰어갔다. 집에서 나오자 마자 맞닥뜨린 강풍 덕분에 건물 안으로 들어가기는 순식간이었다. 그새 전신이 쫄딱 젖다못해 빗물이 뚝뚝 떨어졌다. 백호가 호열의 품에서 뛰어내리더니 푸르르 몸을 털었다. 아. 흙탕물… 넌 오늘 목욕 확정이다.

- 거봐. 그러게 가자할 때 집에 가자니까. 비 그치고 바람도 멎으면 다시…….

호열의 잔소리에도 백호가 밖을 보고 있었다. 퍼붓는 비와 불어닥치는 바람이라도 보나 싶어 호열 역시 백호가 보는 방향을 보았다.

- ……?

멀리서봐도 브로콜리였다. 아, 아니. 그때 그 수의사. 수의사가 커다란 우산을 든 채 비바람 속에 있었다. 자연스레 수의사의 손에 쥐어진 목줄을 본다. 이어지는 시선 끝에 우비를 입힌 덩치 큰 개 두 마리. 한 마리는 신난다듯 듯 한 번씩 높이 점프하며 흙탕물을 다 튀겨대고 있었고 다른 한 마리는 슬그머니 수의사의 주위를 돌며 산책줄을 있는대로 꼬아대고 있었다.

???????????

미친 이 날씨에 산책을 한다고????????

- 어, 이렇게 되면…….

호열의 시선이 제 밑으로 향했다. 멍하게 폭풍 속을 산책하는 브로콜리 하나와 개 두 마리(아마 수인이겠지)를 보던 백호의 눈이 반짝반짝 하다. 안 돼, 백호야. 우리는 지금 우산도 없고 가오도 없어… 애달픈 시선을 보내자 호열을 올려다보던 백호가 숑하고 밖으로 튀어나갔다. 백호를 붙잡지 못한 호열이 비바람을 뚫으며 속으로 외쳤다.

누가 강아지한테 이런 날씨에 산책하는 거 아니라는 강아지어 개발 좀 해줘!!!!!!!

- fin

내용은 모르겠고 이 음악이 이 연성과 잘 어울렸으면 좋겠고 이 글이 개그로 보였으면 좋겠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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