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비노기 메인

G1 여신강림

Generation 11 - 1

Lover by 애인

댓글 2


  • 애인 창작자

    - 리플레이. 아주 오래 전 일을 떠올렸다. 아주 오랜 기간 에린에 거주하며 단 한 번 시간을 되돌린 적 없었다. 익숙한 풍경임에도 낯설었고, 알던 이들이 초면인 듯 나를 대했다. 그때의 일을 인위적으로 재현해주는 느낌이었다. 모리안 여신 또한 나를 처음인 양 불렀고, 티르 코네일의 다난들도 나의 존재를 잊었다. 현재였던 시점으로 언제든 갈 수 있으나 그러지 않았다. 오랫동안 묻어두었던 기억을, 이제는 상기할 때가 된 것 같다. 나는 에린의 일을 뒷전으로 두어 소울스트림에 도달하기 전만을 생각하며 그리워했다. 어린 설표 격이었던 시절을 단 한 번도 잊은 적 없다. 혼자가 되면 어김없이 떠올렸다. 찬란하고도 슬펐으며, 무서웠던 전의 생을. 끊임없이 기다렸지만 함께 죽음을 맞이했던 인연은 에린에 도달하지 않았다. 한 번 끊긴 인연은 복구되지 않는다. 사람의 죽음은 돌아오지 않는다. 나는 결코 다난을 먼저 찾지 않았다. 구태여 부르지 않아도 그들은 나를 자주 불러 도움을 요청했다. 부름에 응한다. 그뿐이었다. 그게 당연했다. 그 당연했던 것들이 늙고 오래되어 끝내 마모된다. 다난들의 목숨은 유한하며 밀레시안과 같이 부활이나 환생의 개념이 없다. 밀레시안을 제외한 사람의 죽음은 돌아오지 않는다. 그들과 있었던 일을, 보았던 것을, 들었던 말을. 다시금 떠올려 되새겨야 했다. 그것들은 동물이 아닌 밀레시안으로서의 내 영혼을 성장하게 할 것이며, 에린의 다난들과 나 사이의 관계를 재정립하게 할 것이다. 이미 되돌려진 단침이 천천히 움직이고 있다.

  • 애인 창작자

    그것은 어린 신수가 에린의 말을 막 배웠을 때의 일이었다. 꿈이라곤 그날의 일만 되풀이하던 어린 신수의 영혼에게 검은 날개를 지닌 자가 찾아왔다. 덜 배운 어린 영혼은 여신의 말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했다. '티르 나 노이'라는 것도, 파괴되려 한다는 것도. 아직 배우지 못한 말이었다. 어린 영혼은 티르 코네일의 마을로부터 도움을 받고 있었다. 글과 전투를 배웠고, 에린에 대해 들었으며, 음식과 잘 곳 또한 나눠 받았다. 어린 영혼은 그에 대한 답례로 좁은 마을 내의 자잘한 일들을 하고 있었다. 그날도 똑같았다. 여느 때처럼 촌장 던컨의 부탁으로 잃어버린 귀걸이를 찾기 위해 눈밭을 찾았고, 눈사람을 부쉈다. 귀걸이를 확인한 던컨은 시드 스넷타의 구조물에 대해 설명해 주었지만, 대부분 알아듣지 못한 눈치였다. 어린 영혼이 알아들은 것은 오직 하나.  「가족을 잃은 사람이 곰으로 변했다.」 즉, 사람이 동물로 변했다. 던컨의 말을 들은 어린 영혼의 심박수가 빨라졌다. 에린의 사람이 동물이 되었다면, 자신도 동물로 돌아갈 수 있지 않을까? 기대를 품은 금빛 눈동자가 반짝였다. 어린 영혼은 던컨이 말한 곰을 찾아 나섰다. 곰은 바닥에 자신의 이름을 적어주었지만, 그 처음 보는 글자를 어린 영혼이 알아볼 수 있을 리 만무했다. 그저 그것을 기억해 던컨이 서있는 땅 위에 손가락으로 그렸을 뿐이었다. 던컨은 세 전사의 이야기와 '티르 나 노이'라는 꿈에서 한 번 들어본 적 있는 말을 해주었다. 검은 날개를 지닌 사람은 여신이었다. 그리고 아마 '티르 나 노이'라는 곳은 강림시키고 싶어하는 자들이 있을 정도로 좋은 것임이 분명했다. 어린 영혼은 그렇게 생각했다. 별에서 온 자. 밀레시안이었으나 티르 코네일 밖을 나서본 적 없던 영혼은 드디어 그 호칭에 걸맞는 여행을 시작했다. 던바튼으로 향하며 '문게이트'라는 것도 알게 되었고, 에린에 더 많은 사람이 있다는 걸 깨달았다. 미숙한 밀레시안이 찾은 이는 던바튼 마법 학교의 교사 스튜어트였다. 제 딴엔 침착하고 차분하게 그의 말을 들었지만, 그리 듣는다 하여 모르는 단어가 이해되진 않았다. 다만 '티르 나 노이'가 '전설'이라는 것과 세 전사 중 한 명인 '타르라크의 유품'이 있다는 것, 그리고 유품이라는 이름의 물건이 자신의 가방에 들어온 것을 깨달았다. 본래 동물 격 신수였던 어린 영혼은 인간들의 로켓 목걸이와 안에 심어진 사진을 신기하게 바라봤다. 스튜어트의 말대로 알비 던전에 로켓 목걸이를 바쳤다. 바쳤다기보다는 물웅덩이에 동전 던지듯 떨궈버린 게 맞았지만, 어쨌거나 던전은 그것을 받아 길을 열어주었다. 그것이 메모리얼 아이템이었다는 것과 스튜어트가 그것에 대해 설명해 주었었다는 걸 인지한 것은 꽤 시간이 흐른 뒤였다. 던전에 들어오자 밀레시안은 자신이 붉은 머리 남자의 몸 속에 들어온 것처럼 느껴졌다. 세 사람이 나누었던 대화가 들리고, 세 사람이 담긴 던전 내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루에리? 마리? 레이널드? 드루이드는 뭐지? 루에리란 남자도 나와 그 꿈을 꾼 건가? 그들의 대화는 어린 영혼의 밀레시안을 혼란스럽게 했다.


추천 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