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마돌/일검&비] 제일검은 악몽을 꾼다.

사마비는 제일검이 궁금하다

졸립 by 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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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마는 아이돌이 되었다(약칭, 천마돌) 2차연성(썰)백업 입니다.

  • 스포일러성 내용이 소량 포함되어 있습니다.


제일검은 악몽을 꾼다. 사마비가 그 사실을 알게 된 건 그와 함께 산지 얼마 되지 않은 날이었다. 한 밤중 일어나, 화장실에서 돌아오는 길. 제일검 방에서 들려오는 끙끙거리는 소리가 사마비의 걸음을 멈추게 했다. 고운 얼굴 위로 찌푸려진 미간이, 땀에 늘러붙은 머리카락이 사마비의 발걸음을 멈추게 하였다.

" 흐음, 일검군이 뭐에 이렇게 힘들어하는 걸까요. "

사마비는 땀에 젖은 머리칼을 넘겨주며, 그 앞에서 한참동안 제일검을 바라보았다.

다음날 아침, 제일검은 찌둥한 몸을 일으키다 마주친 사마비의 시선에 어쩡하게 기지개를 고 있던 팔을 내렸다.

" 저, 대표님… "

" 아, 일검군. 잘 주무셨나요? "

" ……예? …아, 네. 잘잤습니다."

어색한 대화에 제일검은 멋쩍은 웃음을 지어보였다. 그 미소에 사마비의 시선이 잠깐 머물렀다가 이내 사마미도 웃음을 지어내고선 "그래요? 잘 잤다니 다행이네요." 하고선 손에 들린, 따뜻한 물이 담긴 머그컵을 제일검에게 건내었다. 알 수 없는 호의에, 제일검은 그저 아무말 없이 받아들이곤, 홀짝일 수 밖에 없었다.

" 저… 근데, 여기엔 왜. "

" …아, 일검군이 곧 깨어날 것 같아서, 아침에 따뜻한 물이 몸에 좋다 하더라고요. "

그 말에 제일검의 말문이 막혔고, 이내 "아,그렇군요." 하는 짧은 대답과 함께 대화의 끝이 났고, 사마비는 제일검을 가만히 쳐다보다 이내 자기방으로 돌아갔다. 제일검은, 단 한 번도 자신의 아침을 챙겨주지 않았던 사이비가 어려져 자신을 챙기는 모습을 보이자 알 수 없는 기분을 느꼈다. 불쾌도, 무엇도 아닌… 간질 거리는 감정에 제일검은 볼을 긁적이다 컵을 비우곤,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 뒤로, 사마비는 간간히 새벽에 눈이 뜰 때면 제일검의 방에 가곤 하였다. 그 행동을 제일검이 알았다면 소름 끼쳐했을지, 아니면 놀랐을지 모르겠지만 들키지 않은 이상 사마비는 그 행동을 멈추지 않을 생각이었다. 가끔 제일검이 잠에 늦게 들때면, 따뜻한 우유 두 잔을 들고와, 건내주곤 하였다. 그런 자신의 선의가 익숙하지 않은지 제일검은 떨떠름한 기색을 보이고선 아무말 없이, 자신이 건낸 우유를 마시곤 하였다. 사이비가 제일검의 자는 모습을 지켜보는 거 외에는, 별 이상할게 없는 일상, 가정의 하루였다.

" 무엇이 당신을 이렇게 괴롭게 하는 걸까요. "

사이비는, 침대에 걸터 얼굴에 팔을 괴곤 끙끙 거리는 제일검을 바라보았다. 사마비는 알 수 없었다. 제일검이 무슨 악몽을 꾸는지, 그리고 이 악몽을 언제부터 꾸었는지, 왜 계속해서 악몽을 꾸고 있는 건지. 사마비는 궁금하였다. 사마비에게 제일검은 그렇게, 궁금한 사람이 되었다. 생각해보면 제 말을 의심없이 따르던, 제일검이 신기하기도 하였다. 그때는 딱히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못 했지만, 지금의 사마비로서 보기에는 제일검의 행동들이 자신에게 신기하게 다가왔다.

사마비는 괜히, 찌푸려진 제일검을 미간을 쿡. 짧은 손가락으로 눌러 펴보았다. 그럼에도 그는 깨어나지 않았다. "도대체 무슨 꿈이길래, 그리 힘들어하면서도 금방 깨어나지 못하는 걸까요." 사마비는 알 수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제일검에 대해 궁금해지기 시작한 건 최근이었기에 그는 지낸 세월에 비해 제일검에 대해 아는 것이 잘 없었기에 사마비는 알 수 없었다. 만약 제일검이 자신이 이러고 있는 것을 보면 어떤 반응을 보일지. 다정한 이 아이는, 궁금증을 참고 모른체 할 건지, 아니면 화를 낼지, 아니면 아무런 반응도 안 할지 사마비는 문득 제일검의 반응이 궁금해졌다. 그렇지만, 그는 제일검을 깨우지 않았다. 그가 무슨 꿈을 꾸는지 궁금했기에, 물어본다면 대답해주지 않을 것 같아서. 사마비는, 그저 지켜보았다.

제일검은 가끔, 무슨 말을 중얼거리곤 하였다. 그 단어들이 익숙하여 사마비는 귀를 기울다. 그는 무언가 잘 안 풀리는 듯, 이건 아니야. 라고 말할 때도 있었고, 파문제자였던 이들의 이름을 부르기도 하였다. 자책인가? 지금에 와서? 아니면 자신의 말을 듣는 동안, 그렇게 힘들었던건가? 그렇다면 왜… 자신을 데리고 있는 건지. 사마비는 도통 제일검이 이해되지 않았다.

" 참 신기해요, 일검군은. "

뒤바뀐건, 둘의 관계 일 뿐인데 이렇게 보는 시야가 달라지다니 신기하다 생각이 들었다.

제일검이 자신에게 무언가를 숨기고 있다는 것은, 어렴풋이 알고 있었으나 사마비는 굳이 그 비밀을 물어볼 생각이 없었다.

자연스레 알게 되면 모르겠지만, 굳이?

그래서, 사마비는 오늘도 제일검을 관찰한다.

악몽을 꾸는, 제일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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