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희무현] 나의 기록이 겨울을 지날 때 ˚.· 。*1부 1화
11월에는 새 일기장을 사기로 했다 | 여우 수인 김재희 X 마법사 박무현
𖥧𖧧⡱
축복받지 못한 겨울의 길고 어두운 길을 지날 때
나는 죽도록 일기를 썼다.
미련 가득하고 후회만 깊어가는 삶 속에서
그럼에도 내가 살아남았다는 것을
뒤돌아보니 별 거 아니었다는 사실을
나중에라도 일기로 깨닫고 나면
조금은 세상을 맑게 보고 싶은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나의 기록이 겨울을 지날 때
1부 1화
11월에는 새 일기장을 사기로 했다
왕국력 913년 11월 08일
박무현은 올해로 26살이다. 그는 6년제 마법부 직속 마법 학교를 졸업하고 학교 옆에 있던 마탑에 취직했다. 그는 개인 연구실에서 백마법과 연금술, 그리고 약간의 의술을 5년 정도 공부한 성실한 마법사이다. 그리고 내일이면 새로운 도전과 경험을 위해 마탑을 떠나 북부로 향한다. 그곳에서도 박무현은 치유사로 맡은 바 임무를 다할 것이다. 우리 모두 박무현의 앞날을 축복하며 건배하세. 건배!
음.
이 이야기가 정말 그렇게 형편 좋은 이야기였다면 그런 희망찬 도입부도 나쁘지 않았을 것 같다. 마법에 대한 열정이 가득했던 마법사의 모험 일대기 같은 주제로 소개되었을지도 모르지.
하지만 내가 마탑을 떠나는 이유는 그런 낭만 가득한 이유가 아니었다. 무슨 거창한 삶의 목표가 있는 게 아니라 그냥 돈 벌려고 가는 것이다. 그런 낭만 차릴 여유가 없다.
돈은 아무리 있어도 부족하고 없으면 문제인데, 마탑이 내어주는 쥐꼬리 같은 연구지원비와 월급만으로는 나날이 밥 빌어먹고 살기 빠듯하다. 돈이 부족해도 마탑에서 벗어나지 않은 건, 마탑 소속 마법사로 5년 지내면 향후 30년 동안 명예 연구원 신분으로 연금이 나오기 때문이다. 그 이유 하나 때문에 5년을 버텼다.
그렇게 딱 5년을 바쁘게 꽉 채운 시기에 북부에 있는 왕립 의료원에서 백마법을 쓰는 마법사를 우대 고용한다는 공고가 붙었다.
수도인 서울에서 최소 나흘은 걸리는 평창에 있지만 조건도 괜찮고, 월급도 마탑에서 주는 것보다는 많았다.
마침 나이 차가 있는 어린 남동생도 학교에 들어갔고 슬슬 돈을 더 잘 벌 수 있는 곳으로 이직하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잘 됐다. 나는 공고를 보자마자 열흘의 일정을 비우고 북부 왕립 의료원에 방문했다.
의료원장은 내가 주말을 제외한 오전 8시부터 오후 4시까지 의료원에 상주하며 진료를 진행하는 조건으로 마탑에서 나오는 월급의 세 배를 제안했다.
순간 귀를 의심했지만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거기까지였다면 모를까, 마탑에서 공부하다 왔으니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는 돈, 마탑식으로 말하자면 연구지원금을 소액 더 얹겠다고 했다. 북부 왕립도서관에는 고서가 많으니 원래 공부하던 학문을 더 공부하라고 장려하는 것이다.
내가 너무 의아해진 나머지 비밀 이야기를 하듯 이건 어디서 지급되는 돈인가요? 하고 물으니, 원장은 따라서 속닥속닥 대답했다. 북부를 다스리는 분의 돈이지요.
나는 그 소리를 듣고 하마터면 그 자리를 뛰쳐나갈 뻔했다. 시가지로 뛰어가서 북부 영지 사람들! 나랏일 하는 애들이 국고를 지들끼리 다 털어먹나 봐요! 나한테 다 준다는데요? 남들은 어쩌고 나한테 준대요?! 라고 고래고래 외칠 뻔했다. 다행히 그건 상상뿐이고, 나는 머릿속으로 내 외침으로 인해 시끌벅적해진 시가지를 떠올리며 한참 동안 계약서를 쳐다보고 있었다.
“이런 말씀 드려도 될지 모르겠지만, 이렇게 많이요? 왜요……?”
이거 혹시 사기 아니야? 왜 나한테? 내가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가 소문이 났나? 혹시 내가 수도에 처박혀 있는 동안 백마법 치료사가 그렇게 종사자도 없을 만큼 고강도 직업군이 되어버린 건가?
결코 쉬운 일은 아니라지만 그럴 리가. 그랬으면 내가 백마법 전공을 안 했지. 그런데 원장이 내 반응에 크게 웃으며 말하길, 백마법사가 북부에 오는 건 드문 일이니 만약에 백마법사가 찾아온다면 급여를 최대한 올려서 고용하라는 북부대공의 분부가 있었다고 한다. 원장은 내가 백마법을 전공 마법사라 어떻게든 같이 일해줬으면 해서 올렸다고 하더라.
설마 백마법사인 내 존재 자체가 급여 상승의 원인이라니. 북부인들은 괴팍하다고 들었는데 생각보다 시원시원하군. 투자의 중요성을 아는 거야. 손해 보기 싫어서 투자할 생각은 안 하고 매해 예산이나 인력을 줄이기 바쁜 꼬장꼬장한 수도 사람들보다 훨씬 낫다.
확실히 환부에 치유 마법을 사용한 뒤 붕대를 감거나 약을 바르는 등의 물리적인 치료를 하면 물리적인 치료만 하는 것보다 효과도 월등히 좋고 회복 속도도 빠르다는 것이 과학적으로 밝혀진 바가 있다. 북부대공은 그걸 알고 백마법사를 고용하라는 판단을 내렸겠지? 생각 잘했네. 시민 입장에서 보자면 치료 기간은 긴 것보다 단축할 수 있으면 단축하는 게 훨씬 좋다. 영지민의 목소리를 듣고 부담을 덜어주는 것이 영주의 할 일이 아니던가?
북부대공이 영지민을 위하는 사람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자 북부에서 일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추운 것만 빼면 마탑보다 훨씬 좋은 환경이고 좋은 조건이다. 일을 잘하면 월급도 올려준다는데 내가 마다할 이유가 어디 있다는 말인가. 인력 부족이라 그런 건지 내가 마음에 들어서 진심으로 고용하고 싶은 건지는 감이 안 잡혔지만 어쨌든 나를 고용하고 싶어하니 다른 이유는 중요하지 않았다.
삼개월 해보고 정 못 견딜 것 같으면 그때 그만두지 뭐. 구차한 생각은 그만두고 계약서에 도장이나 찍자는 생각이 들어 사인을 한 뒤 지장을 찍었다.
그 일이 당장 어저께 같은데 벌써 한 달이 지나 오늘이 떠나는 날이라니.
나는 벌써 멀어진 마탑을 뒤돌아 바라보았다. 이만큼 걸어왔는데도 마탑을 떠난다는 게 실감이 안 났다. 이미 짐이란 짐은 이사갈 지역으로 다 부쳤고, 가진 것이라고는 내 손에 든 큰 트렁크 하나와 항상 제 몸처럼 걸치고 다니는 가방 하나뿐이다.
몇 년씩 신발이 해지도록 걷고 뛰어 살아온 곳을 두고 새로운 곳으로 떠나는 것은 10년 넘게 쓴 오래된 일기장을 버리고 새 일기장을 산 거나 마찬가지다. 오랫동안 고운 정 미운 정 다 붙은 공간에서 새로운 어딘가로 떠나는 건 적어도 나에게는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인간은 변화를 두려워하면서도 또한 추구하는 모순적인 동물이지 않던가. 나 역시 찾아올 변화가 두려우면서도 새로운 도전과 환경을 마주할 기대감과 고양감을 무시하기 힘들었다.
그래도 엄청 힘들진 않겠지. 내 곁에는 마법학교 시절부터 함께한 친구가 있다. 비록 사람 말도 못 하는 뱀이지만. 나는 가방을 열어 노란 뱀이 얌전히 똬리를 틀고 있는 것을 확인한 뒤, 더는 탑을 돌아보지 않고 북부로 향하는 마차에 올랐다.
그 추운 북부 산골짜기에는 조금 더 나은 삶이 있을까, 품 하나만큼의 기대를 안고서.
왕국력 913년 11월 13일
마차로 수도 서울에서 북부 평창까지 오는 데는 닷새가 걸렸다. 심지어 도착일 전날에는 시야 확보도 제대로 안 될 정도로 눈이 쏟아졌다.
이게 북부 겨울의 위엄인가. 잘 왔다고 환영하는 건지 왜 왔냐고 몰아내는 건지 알 수 없는 눈보라였다. 그래도 성에 도착했을 때는 눈이 멎었다.
마차는 성곽 검문을 통과하자마자 나를 내려주고 떠나버렸다. 나는 미리 준비한 북부의 지도를 들고서 수도에서 출발하기 전에 미리 짐을 부친 여관으로 향했다.
길거리에는 온갖 불빛과 장식이 가득했다. 다음 달 말이 크리스마스라 그런 것 같다. 두 달 조금 안 남았는데 벌써 크리스마스 일색이라니. 나는 웃으면서도 불빛으로 형형색색 물든 거리에서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지금의 나에게는 현실에 쫓기듯 도착한 북부에서 좋은 얼굴로 서 있기는 무리인 것 같았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하지만 내가 택한 길이니, 축 처져있어서는 될 일도 안 된다는 마음에 주먹 쥐고 마음을 다지며 여관에 다다랐다.
여관 문을 열고 들어가자, 안에서 여관의 주인처럼 보이는 자가 먼저 온 손님을 응대하고 있었다. 손님이 꽤 많다. 무현은 그 손님 줄 맨 뒤에 서서 짐가방을 든 채 두리번거렸다.
대기하는 중에 바로 옆으로 보이는 창문 밖이 눈에 띄었다. 건너편 상점에서는 어떤 동물이 살금살금 기어가더니 상점 매대에 놓인 물건을 입으로 낚아챘다. 그리고 그것을 본 가게 주인이 역정을 냈다. 뭐라고 말하는지 들리진 않았다. 여우는 사람이 없는 방향으로 도망치자, 주인은 몽둥이를 들고 그 여우를 쫓아갔다. 풍성하게 찰랑이는 붉은 꼬리가 멀리서도 눈에 띄었다. 다만 걸음걸이가 조금 이상했다. 혹시 다쳤나? 저러다 잡히면…….
“거기 마법사 양반!”
“네? 네?!”
“앞으로 오세요!”
나는 놀라서 가방을 들고 후다닥 뛰어갔다.
“죄송합니다, 부인. 벌써 제 차례인 줄 몰랐습니다.”
“밖에 무슨 일 있어요? 불러도 답도 없고.”
“저 건너편 가게에서 그…… 어떤 여우가 매대의 물건을 훔쳐 가는 바람에 소란이 일어난 것 같았습니다.”
“저런. 요새 날짐승이 말썽이라더니. 그쪽이 서울에서 온 마법사 양반이죠? 성함이 뭐라 그랬더라. 박무현 씨?”
“아. 예. 그렇습니다. 금방 알아보시네요.”
“오늘 오는 마법사는 당신 하나뿐이고, 당신은 누가 봐도 마법사인 걸. 내가 장사를 하루 이틀 해야 말이죠. 호호!”
도망치던 여우 생각은 여관 주인과의 대화로 금방 옅어졌다. 주인은 장부에 내 이름 석 자를 적은 뒤 무현을 크고 무거운 짐을 대신 보관해 주는 방으로 바로 안내했다. 비싼 솥이나 책, 모아온 약초를 정리해 담은 상자, 마법 도구 같은 거 말이다. 내 짐이 안전히 잘 도착했음을 확인 시켜준 주인장은 내가 집을 구하게 되면 무료로 이 짐들을 운반해 주겠다고까지 했다. 이런 친절한 여관이 다 있나.
그 후에는 바로 식당으로 나를 안내했다. 이 여관은 식당도 운영한다고 한다. 식당은 여관 숙박객 외에도 이용할 수 있어서 그런지 사람이 엄청 많았다. 각자 다양한 외양과 복식의 사람들이 이리저리 섞여서 식사하거나 교류하고 있었다.
나는 고기 스튜와 모둠 채소구이, 따뜻한 커피 한 잔을 주문했다. 고기 스튜는 테이블에 앉아있던 손님의 음식이 맛있어 보여서 저걸로 달라고 했고, 모둠 채소구이는 추천한다고 하길래 주문했다. 그리고 커피는 좋아하고 필요해서 시켰다.
머지않아 따뜻하게 내린 커피를 한 잔 받았다. 눈앞에 놓이자마자 따뜻하고 깊은 향을 뽐내는 커피가 아주 탐스러웠다. 향을 깊게 들이마시다 한 모금 마시자 감탄이 절로 나왔다.
“하아아.”
최고다. 이런 게 소소한 행복이지. 닷새라는 오랜 여행 동안 지친 몸과 마음을 이 커피 한 잔, 아니 한 모금이 단번에 치유해 준다. 향도 끝내줘. 이 집 커피 맛있네. 커피만 마시러 와도 좋겠다.
커피에 감탄하는 동안에 나온 따뜻한 고기 스튜는 국물 간이 무척 적당했다. 당근과 고기, 감자 등의 건더기 크기가 한입에 넣기 좋게 일정한데 하나같이 굵직굵직했다. 숟가락에 하나씩 얹어 입에 넣으면 감자는 포슬포슬하고 고기는 촉촉하고 안에서 육수와 함께 스민 육즙이 일품이었다. 뜨거워서 입 안에서 건더기를 헉헉거리며 식혀 먹었다.
고기 스튜와 한 쌍이라던 호밀빵은 막 구웠는지 모르겠지만 김이 모락모락 피어올라 따뜻한 것이 듬성듬성 잘린 채 나왔다. 진한 스튜 국물에 찍어 먹기 딱 좋았다. 구운 브로콜리와 아스파라거스는 촉촉하게 익어 버터와 후추, 올리브유의 풍미가 깊게 묻어나왔다. 오독오독 씹어먹으며 역시 채소는 구워 먹는 게 제일 맛있지 않냐고 나 자신에게 물어보니, 내가 긍정했다. 응. 먹을 줄 아는구나. 하나하나 다 맛있어.
나온 음식을 한 입씩 입에 꽉 차게 먹다 보면 괜히 목울대가 울컥거려 눈물이 글썽거렸다. 요새 힘들었나 봐. 맛있는 음식 좀 먹었다고 눈물이 다 나네.
그렇게 몇 번 마시고 먹다 그제야 주변이 눈에 들어왔다.
따뜻한 조명 아래 사람 여럿이 먹고 떠들고 있었다. 누구는 오늘이 이 사람 생일이니 다 같이 축하해달라고 크게 외치길래 나도 모르게 같이 손뼉을 쳤다.
사람들 사이에서 손바닥이 빨개지도록 손뼉을 치고 나니 북부의 활기가 참 기껍게 느껴졌다. 이 나라에서 제일 추운 동네인데도 말이지. 상인과 행인들의 대화와 웃음에서 느껴지는 활기와 아까 짐을 안내해 준 주인의 적당한 거리의 친절함이 긴장한 내 어깨를 주무르고 갔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 이왕 온 거 잘 살다 가야지. 힘들겠지만 잘 살려고 온 거잖아. 어디에든 길은 있기 마련이니까.
북부에서의 첫 밤이 이렇게 저문다.
왕국력 913년 11월 22일
한동안은 여관에 거처를 두고 집을 구하러 다녔다. 동시에 의료원에 출근해 새로운 일에 적응하느라 바빴다.
집을 구할 때는 조건을 최대한 단순하게 생각하려고 했다. 저렴해야 하고, 혼자 살 거니까 엄청 넓을 필요는 없고, 아무리 저렴해도 사람 살 곳은 되어야 하며, 물약 제조용 솥이 들어갈 정도의 벽난로가 반드시 있어야 했다.
하지만 막상 집을 찾으려니 따져야 할 게 많았다. 북부 땅은 무척 넓고, 의료원이자 내 일터가 있는 시가지에서는 가까워야 하지만 그렇다고 너무 사람이 많은 곳은 싫었다. 이렇게나 조건이 많으니 집을 찾기 어렵지.
직접 발품을 팔아 수십 곳을 돌아다니며 살만한 곳을 찾다가 겨우 조건에 맞는 곳을 찾았다. 산 중턱에 있는 낡은 오두막이었다. 잘 닦인 길을 따라 산 아래를 내려오기만 하면 시가지랑 가까워 접근성도 좋았다.
보수할 곳이 조금 보이긴 했지만 그렇게 많지 않고, 내가 직접 수리하면 돈도 덜 들 것 같아서 그 오두막을 보러 간 날에 바로 그 땅을 샀다.
여관 주인은 장기투숙객을 보내게 되어 아쉽다는 눈치였지만 나는 식사라도 하러 오겠다며 주인을 타일렀다. 몇 주간 신세를 진 만큼 인사라도 다시 하러 와야겠군.
집을 산 뒤에는 보수가 끝날 때까지 여관에서 지냈다. 보수가 끝난 날이 마침 딱 휴일, 오늘이라 아침 일찍부터 여관에 맡겨둔 짐을 집에 옮겨왔다. 집에 와서 장작부터 패서 쌓아놓고, 약초도 사 와서 상하지 않을 정도로 쌓아두고, 식량도 든든하게 쌓아두었다. 책도 열에 맞추어 꽂아놓고 침대 옆에 작업 공간을 만들고 나니 사람 사는 집 꼴이 되었다. 뿌듯해. 나와 오래 살던 뱀은 벌써 쿠션 위에 똬리를 틀었다.
집이 갖춰지고 나니 오늘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기분이 들었다. 그래, 여태까지는 북부 수습기간이었던 거지.
거처까지 제대로 옮겨온 이상 여기서 오래 정착하여 살고 싶다. 일도 지금 시작한 지 한 달 밖에 안 됐지만 그럭저럭 잘 맞는다. 앞으로도 계속 이런 텐션이었으면 좋겠다.
잘 할 수 있겠지……. 희망차지만 막막한 마음을 담아 딥펜으로 마침표를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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