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ANOIA?
편집증적 도피, unconscionable!
야! 나 아직 그렇게까진 안 미쳤거든?!
Xanthine, “Xanthe”
본명은 잰신, 하지만 발음하기 복잡하고 외우기 어렵다는 이유로 보통 자신을 소개할 땐 잰시라고 말한다. 자신의 이름을 글로 표기할 땐 꼭 이탤릭체로 기울여 적는 것이 특징. 전쟁으로 빈곤해진 도시 속, 화학 약품 들었던 플라스틱 병의 라벨에서 따온 것이 뻔한 잰신이란 이름은 사실 불리는 일이 거의 없어 본인도 낯을 가리는 듯 하나 구태여 풀 네임을 묻는다면 딱히 꺼리는 기색은 없이 발음하는 법을 알려줄 것이다. 잰신, 잰사인, 혹은 크샨틴.
XX.
16세, 이팔청춘의 한창을 지나는 나이를 근거 삼아 자주 앞뒤 없는 행태를 부린다. 철이 들 만도 했으나 자랄 생각이 없는 건지 지금이 최선인지 영 어린애마냥 미친 짓을 해대곤 했으니 제발 어리게 굴지 좀 마!!! 라며 고함이 나오게 하는 것이다.
158cm에 50kg을 웃도는 평범한 체형, 끼니를 허겁지겁 때우고 쉴 새 없이 돌아다니는 바람에 마른 듯 보였으나 지극히 정상, 사실은 건강한 몸. 어디 가서 굶고 다니는 성정이 아니니 걱정하는 이는 아무도 없다. 굴곡이라곤 하나도 없는 체형이라 몸을 드러낼수록 깡말라 보인다고 하지만, 팔뚝을 만져 보면 온통 단단히 뭉친 근육에 볼품없이 뻗기만 한 다리도 야무진 뼈대로 잘 걸어다니니 아무도 염려하지 않는 것이다.
아직 젖살이 덜 빠진 뺨과 콧잔등엔 주근깨가 마구 돋아 있고 턱은 짧은데다 눈까지 동그란 탓에 본래 나이인 열 여섯보다 어리게 보이는 경우가 종종 있다. 겁도 없이 미간에 박아 넣은 금색 피어싱은 아문 지 오래라 이리저리 만지작거려도 아프지 않다고. 파랑새Dollarbird를 연상케 하는, 풀어헤치면 무릎께까지 닿을 긴 머리카락은 양 갈래로 잘 땋아 늘어뜨렸으며 비죽거리는 앞머리는 눈을 찌르지 않도록 눈썹 위로 잘라버린 모양새다. 크기만 한 눈과 날카로운 분홍색의 눈동자. 웃을 때 한쪽 입꼬리만 비딱하게 올라가기 일쑤였으며 어딘가 도둑고양이 같은 행색을 한 탓에 영 고와 보이지 않는 인상이라고 한다. 연한 토피 색 #b08a63의 피부, 햇볕에 강해 자외선에 몸을 드러내도 크게 화상 입는 일은 없었기에 더운 낮엔 데님 소재의 재킷을 허리에 묶고 시원히 팔 드러낸 채 다닌다. 멜라닌 색소 없는 아이들 꽁꽁 싸매고 다니는 꼴을 보며 비웃는 건 일상. 온전히 실용성에 초점을 맞춘 튼튼한 신발은 아무래도 떨어지지 않는 것을 보니 스포츠용, 혹은 군용이었던 걸로 추측되고. 양 손목에 자잘한 가죽 장신구들을 걸쳤으며 새로 발견할 때마다 하나씩 더한다. 가장 오래 끼고 있던 건 작동하지 않는 손목시계.
#독단적인 독립적이라기보단 제멋대로에 독단적이라는 말이 더 어울리는 성격. 좀처럼 협조라곤 할 줄 모르는데다 산만하고 충동적인 성격에 주변인들은 골머리를 앓는다. 본인 이외에 믿는 사람은 없어 보이며 친해진 듯 보여도 다음 날엔 인사 무시하고 쌩하니 걸어기기 일쑤. 내향적인 성격은 아니나 인간관계 만들기 귀찮아하여 스몰 토크 나눌 정도로 가까운 사람은 손에 꼽기도 힘들다는 사실은 말하기도 입이 아프다. 차라리 나무에 대고 묻는 게 나을 정도.
#광적인 야, 미친 자식. 또라이! 하는 말이 그녀를 부르는 호칭 일 순위에 붙었을 만큼 제 정신이라고 볼 수 없는 행태는 날이 갈수록 기이해져 가고 있다. 사람들이 돌은 놈, 하고 불러도 별로 기분 나쁜 기색 내비치지 않는 것을 보니 본인도 어느 정도 인정하고 있는 듯 하고. 그 조그만 머리 안에 뭐가 들어 있는지 감정 기복이 하루에도 수십 번 날뛰기 때문에 좀처럼 비위를 맞추기 어렵다. 무언가 하나에 몰두하면 미친 사람마냥 허공에다 손짓, 발짓을 다 해가며 혼잣말을 하고, 갑자기 버럭 화를 낸다던지, 있지도 않은 일을 있었다고 우기는 등 이해하기 어려운 행동을 자주 일삼는지라 어지간히 정신력이 강하지 않으면 오래 붙어 있기 힘들다.
#호전적인 들개 싸움도 흥미진진하게 구경하는 싸움광. 주먹 다짐이 제일인 줄 알고, 목소리만 크면 이기는 법이란 신념 품고 살아가는 사람이다. 누군가 시비를 걸어오면 좋아서 눈을 빛내는 게 보일 정도로 노골적이라 보통 사람들은 미친 사람 취급하며 슬슬 피하는 게 보통. 보복이 두렵지도 않은지 저 심심할 때마다 다른 이들을 긁어보려 헛소리를 지껄이는 걸 보이 어지간히 제정신은 아닌 듯 하고. 겁이라곤 어릴 적 베개 밑에 고이 묻어주고 온 건지 좀처럼 쫄지 않는 용감한 놈.
#무책임한 책임 없는 쾌락, 앞뒤 없는 충동성, 전례 없던 또라이! 일을 마구 벌여 놓고 귀찮아지면 몰래 발 빼고 달아나는 일이 허다한, 양심 빠진 인간이다. 지루하거나, 귀찮거나, 재미 없는 건 좀처럼 하려 들지 않기 때문에 끝까지 무언가를 붙들어 놓고 완성하는 일이 인생에서 손에 꼽게 드물다. 끈기도 없고, 책임감도 없고, 양심도 없으니 남은 건 뻔뻔함 뿐이겠다. 혼자 손 털던 행위 딱 잡힌 날엔 곤란한 척, 무해한 척 뺨 긁적이다 정강이 한 대 걷어차고 쌩하니 도망가는 습관으로 무마한다.
[ L/H/S ]
L: 냉동 치킨너겟, 달짝지근한 음식, 반짝거리는 물건
이제 냉동이라고 하기도 무엇하게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한 육류, 그 중에서도 닭이 들어간 것을 먹는 취미가 있다. 감자나 밀가루 으깬 과자 나부랭이보단 상한 단백질이 연료 생산엔 낫다나 뭐라나. 알 수 없는 말을 지껄이듯 늘어놓으며 그 눅눅한 인스턴트 으적으적 씹어대는 꼴이다. 이밖에도 가공육… 이를테면 햄이나 육포 종류를 자주 입에 달고 다닌다.
녹았다 다시 굳은 초콜릿, 짓눌린 캬라멜, 달달한 비타민 캔디 따위를 사랑하고 좋아한다. 유용한 식량 두 팩과 녹은 싸구려 초콜릿 하나가 있으면 후자를 선택하는 이상한 사고방식 자랑하며.
반짝이는 것들을 모으는 괴상한 취미가 있다. 군번줄, 한 짝뿐인 녹슨 귀걸이, 작동 않는 나침반, 등등…
H: 비 내리는 날, 말 끊기 혹은 집중 방해, 지루한 것
비가 내리는 날엔 건물 벽면이 미끄럽고 시야 확보가 어려워 싸돌아다니는 데 지장이 생기기 때문에 영 활기를 잃는다. 추위를 많이 타는 걸까 몸이 조금만 젖어도 생 난리를 치며 어디로든 기어들어가려 하는 습관. 먹구름이 끼거나 바람이 강한 흐린 날씨는 싫어하지 않지만 빗방울 떨어지는 순간부터 질색하며 조금이라도 쾌적한 곳(이 있다면)을 찾아가려 기를 쓰는 모습을 보인다.
혼자 지껄이고 있을 때 누가 말을 끊는 행위를 아주 싫어한다. 무언가에 집중해서 몰두하고 있을 때 자꾸 귀찮게 구는 것도. 처음 한 번은 무시, 두 번은 짜증으로 대응하지만 그 이상부터 싸움 신청으로 받아들이는 편.
지루한 것을 극도로 견디기 힘들어하는 경향이 있다. 30분만 앉아 있으라고 하면 고개 끄덕이다가도 1분이 채 지나기도 전에 이리저리 돌아다니는 인간. 덕분에 한 곳에 정착하기도 어렵고, 자주 위험에 빠지기도 하는 등… 다른 사람이 말하고 있을 때도 주위에 자주 시선을 빼앗겨 제대로 듣지 않고 있다는 느낌을 줄 수 있다. 물론 90% 이상은 진짜 제대로 듣고 있지 않는 것이다. 충동적이고 산만한.
S: 폭발, 불
지나치게 큰 소리나 폭발을 무서워한다. 따라오는 화재도, 흩날리는 재나 무너지는 건물도.
소지품
:: 낡은 메신저백, 알이 깨지고 녹슨 오페라글라스, 멀티툴
식량이나 외투 등을 집어넣어 다니는 가방, 제 몸통만한 것을 메고 불편하지 않은지 이리저리 잘 뛰어다니는 모습이다. 낡고 녹슬어 제 기능을 거의 못 하는, 금색에 가까웠을 법한 오페라글라스 하나를 지니고 있다. 더 좋은 물건이 보이면 교환하려 들지도 모르지만 아직까진 그럴 생각이 없는 듯 하다, 높은 건물에 올라앉아 이리저리 만지작대는 모습을 보면. 칼, 드라이버, 가위, 와인 오프너 따위가 달린 멀티툴을 지니고 다닌다. 그걸로 잠긴 창문을 따거나 망가진 것들을 조립하는 취미.
무언가 값진 것을 걸고 내기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래봤자 진짜 쓸 만한 물건은 아니지만. 오히려 쓰레기에 가까운 것들, 이를테면 녹을 잘 닦은 귀걸이 한 쪽이나 용도를 알 수 없는 유리구슬 따위를 모으는 모양이다. 가진 것을 몽땅 잃을 때까지 다 걸고 달리기 시합을 한다던가 삼일 밤낮을 굶고 간신히 구한 식량을 담보로 싸움 내기를 하는 등 이상한, 위험한 짓을 취미로 하고 있다. 식량에는 딱히 미련이 없는 걸까. 기껏 모은 먹을 것들을 다 빼앗겨도 잠깐 시무룩하고 말았지만 (쫓아가서 뺏었다.) 잉크 없는 만년필을 잃었을 때는 이틀이나 식음 전폐를 행했던 전적.
몸이 아주 날쌔다. 크지 않은 체구에 유연한 팔다리 이용하여 좁은 구멍이나 매달려야 할 법한 높은 곳에도 잘 돌아다니는 모양이 꼭 털이 볼품없는 도둑고양이 같다는 평. 달리기가 빠르고 신체가 민첩하여 갑작스러운 위험에도 몇 발자국 멀리 뛰어 피하곤 주변 둘러보다 달아나는 게 특기. 발끝으로 건물 난간에 매달린다던가 딛을 곳 없는 전봇대에 오르는 등 이상한 짓도 많이 한다. 다른 사람들이 보면 가슴 철렁할 만큼 높은 건물 사이사이를 일상처럼 뛰어다니며 웃어젖히고.
듣기 달가운 목소리는 아니다. 성대에서부터 갈라지고, 긁는 투의 목소리와 거슬리는 웃음소리. 크하학과 으하핫의 중간쯤 되려나. 음 이탈은 빈번하고 제 멋대로 날뛰는 높낮이는 정신이 사나울 뿐이다. 심지어 재채기마저 시끄러울 정도. 감탄사도 여럿 연발하는 꼴에 대화하다 보면 인상이 찌푸려질 정도로 곱지도 않은 말투까지 여러모로 말 나누기 좋은 상대는 아닐 듯 하고.
관심이 생긴 무언가에 굉장히 깊이 몰두하는 경향이 있다. 다만 그 관심이 얼마나 오래갈진 아무도 모른다는 게 함정. 보통 하나에 꽂히면 최소 삼십 분에서 최대 일주일 정도 몰입 상태가 지속된다.
[ 선관 ]
Ephedrine | 동생. 아홉 살 이후론 줄곳 둘이 살아남았다. 어릴 땐 나름 챙기고, 돕고, 보호하려는 모습을 보였지만 이젠 오히려 반대가 되어가는 상황.
━ 지구 멸망? 그게 뭐 어쨌다고? 난 지금 딱 좋은데?
- 카테고리
- #기타
댓글 0
추천 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