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 타래 쾅. 쾅. 쾅. 거센 힘으로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이번에는 또 누구야? 마셸은 몽둥이 하나를 쥐어들고 현관으로 나갔다. 별 것 아니면 엉덩이를 확 후려갈겨줄 요량이었다. “마셸.” 이 손님은 예상 못했는데. 마셸은 손에 든 몽둥이를 슬쩍 문 뒤로 가렸다. “내가 지금까지 한 끔찍한 짓이 모두 물거품이 됐다.”
※ DAO 전체 스포일러 포함 ※ 엘프 마법사 / 제브란맨스 악몽. 그건 악몽이었다. 아주 끔찍한 존재가 표효하는 악몽. 네리아는 그 존재가 전달하는 악의에 진절머리를 쳤다. 지독한 꿈이었다. 길게 숨을 내쉬며 고개를 돌린 곳에서는, 알리스터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네리아를 지켜보고 있었다. 처음으로 보는 선배다운 모습이었다. “왜, 그러시
* 참고 타래 “아, 씨발! 교수 개새끼야!” “왜, 또 과제 늦었냐?” “내가 늦으려고 늦은 게 아니거든?” 말은 참 잘해요. 마셸은 테네라스의 잔에 맥주를 콸콸 부어주었다. 잔을 든 테네라스가 벌컥벌컥 맥주잔 절반을 들이켰다. “내가 분명 제출을 했거든? 근데 안 냈다고 연락이 오잖아! 이번에는 분명 일찍일찍 제출을 했는데! 이거 뭐 문제
*참고 타래 간만에 일 없는 오후였다. 멜라바는 견과류를 우적이며 푸른 하늘을 구경하고 있었다. 마셸은 슬쩍 멜라바의 몸을 훑었다. 전보다 포동해진 게 확실했다. “멜라바.” “왜 그러지?” 그렇다면 다음 계획에 들어가도 되지 않을까? 마셸은 즉시 질문했다. “대련 한 판 할래?” 멜라바는 평소처럼 잔잔한 녹색 눈으로 마셸을 바라보
* 참고 타래 시간은 흘러갔다. 조사 과정에서 발견된 자료들은 그 기괴막측함으로 사람들의 정신을 갉아먹었다. 사방이 돌아버린 놈들 투성이었다. 마셸은 그 사이에서 아무렇지도 않은 것 마냥 웃었다. 오늘 저녁을 함께할 상대는 아쉬아드였다. 처음에는 그의 접근을 꺼려하던 사람들도, 마셸의 천연덕스러운 행동을 보고 난 후에는 긴장을 풀어버리고 말
*참고 타래 멜라바는 말랐다. 엘프치고 큰 키는 그의 깡마른 몸매를 강조하는 역할밖에 하지 못했다. 그래서 마셸은 열심히 먹이자고 결심했다. 첫 방문은 그저 그것이 내켰기 때문이었다. 워더링필드에서 받은 돈으로 뭘 할까, 고민하던 마셸의 눈에 말린 자두 한 상자가 눈에 띄었던 것이다. 그 순간, 마셸은 몇 주 전 제 앞으로 배달온 엘프식 절임
* 참고 타래 “드시오.” 지니브가 선언했다. 랄카라카는 불쾌한 표정을 팍팍 지으며 우아하게 숟가락을 휘저었다. “누님, 저는 저 치가 왜 이곳에 있는지 짐작이 가지 않습니다.” “내 듣기로 네게 친구가 생겼다 하던데.” “친구라니요! 전혀 아닙니다!” 마셸은 랄카라카의 얼굴이 붉게 달아오르는 것을 유심히 구경했다. 보통 저지경이 되면 온갖
*참고타래 눈을 뜨자 보인 것은 흰 붕대였다. 치료실인가봐. 마셸은 힘이 들어가지 않는 손바닥을 툭툭 치며 주변에 있을 치료사를 불렀다. “마셸? 깨어났어요?” 대답을 하려니 목이 아팠다. 증상을 눈치챈 치료사는 빠르게 물을 먹여주었다. 좀 살 것 같았다. “아, 좀 살겠네. 나 많이 다쳤나봐? 여기저기가 뻐근한데?” “말도 마시죠. 안
*참고 타래 천신만고 끝에 귀환한 조사팀은 일단 하늘보루에 몸을 뉘였다. 보고를 위해 자리를 떠야했던 아쉬아드를 제외하고, 나머지 조사팀은 몸만 겨우 씻고 바로 잠에 빠져들었다. 마셸이 아수라의 문을 두들긴 것은 다음날 아침이었다. “여, 아수라. 이제 깼나보네?” “그렇지요. 마셸은 잘 주무셨습니까?” “나야 언제나 잘 잤지!” 아침 운동도
*참고 타래 우거진 숲 옆을 빙 돌아가도록 다듬은 도로 위를 한 마차가 달리고 있었다. 워더링필드의 문양이 새겨진 마차는 모든 문을 꼭 걸어닫은 채 고요히 숲길을 지나갈 뿐ㅇ이었다. “워더링필드야, 나 심심한데.” “경. 그리고 기도나 하시오.” “나 진짜 밖에 나가면 안 되냐? 아니면 문이라도 열자.” “안 되오. 누님께서 무슨 연유로 그대를
* 위 타래에서 시작 “지금 나가야 한다니까?” 마셸은 꼭지가 돌아버리는 것 같았다. 이 양반이 탐사 한두 해 해보는 것도 아니고, 지금 재정비가 필요하다는 걸 모를리가! “쟤들 완전 쫄쫄 굶고 있거든? 애들 보존식도 다 떨어져가는 거 몰라?” 굶주린 병사는 병사가 아니다. 그저 한 마리의 짐승이지. 통제되지 않는 무력은 도리어 해가 된다.
* 위 트윗에서 시작된 글 큰 키에, 전보다는 둥글어진 몸. 마셸은 습관적으로 그의 몸을 훑는다. 불필요한 긴장이 가득한 몸이다. 약간 두툼하게 부푼 옷자락, 살짝 기울어진 균형, 딱딱하게 굳은 손가락. 모든 징조가 경고를 울린다. 암살이다. 아주 어설픈 암살. 허나, 마셸은 태연하게 웃으며 터벅터벅 다가간다. 손을 흔들며 자연스럽게 웃기까지 한
친애하는 막내에게 오늘은 별 일 없었다. 아즈라힘이랑 아수라 안마좀 시켜주고, 나 단장 얘기 썰 푼 정도? 중요한 건 이게 아니지. 그 빌어먹을 용 새끼, 별 거 아니드만? 감시자 애들이 툭툭치고, 엘프들이 의식 좀 하고, 우리가 기도 좀 하니까 픽 쓰러지던데? 이딴 것 때문에 십 며칠이나 질질 끈 게 한스러울 지경이야. 물론 정식 보고서에는 이렇게
친애하는 막내에게 오늘은 졸려서 푹 잤다. 별일 없었으니까 걱정하지 말도록 마셸 결제하지 마세요
친애하는 막내에게 다들 피곤해서 그런지, 요즘은 말수가 많이 줄었어. 꾸벅꾸벅 조는 애들도 늘고. 역시 재정비를 해야 했다니까. 오늘은 스트레칭 한 세트 한 다음에 춤 한 판 췄다. 그 무희출신 걔가 만든 그거 있잖아. 아수라가 궁금하다길래 한 번 춰줬지. 간만에 춰서 그런가, 몸이 다 뻐근하네. 아수라가 향신료 스프를 끓여줬는데, 내 입맛에는
친애하는 막내에게 아수라가 나보고 가족이라는데? 이거 그린 라이트냐? 너무 그런 시선으로 보지 마. 안 봐도 훤히 보여. 너 놔두고 다른 녀석에게 간다고 삐질 거잖아. 근데 어쩌겠냐. 나는 너희가 너무 소중한데. 눈 앞에 있으면 죽여버릴 것 같단 말야. (이 문제로도 랄카라카와 싸우긴 했지. 걔는 왜 별것도 아닌 일에 그렇게 열불을 낸대?) 아수라가
친애하는 막내에게 역시 유품은 하나씩 있어야해. 남은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말야. 시체도 없이 죽어가지고 빈 관만 묻은 애들이 얼마나 많았니? 차라리 생전에 미리미리 준비하는 게 낫지. 그래서 이번에 기념품 소동을 좀 벌였다. 밖에 나가서 캠프파이어 할 때 장식할 물품 하나씩 내놓으라고. 말이 기념품이지, 실상은 유품이지만 어쨌든 줄 놈은 순순히 내놓
친애하는 막내에게 어제 하도 난리를 쳐서 오늘 좀 피곤했나보지? 오늘은 애들이 좀 비척비척거리더라. 언제 어느 때나 잠을 푹 잘 수 맀어야 하는 게 용병의 덕목인데 말야. 이제 좀 정신을 차렸으니 아침운동을 해야지.(어제랑 그제도 하긴 했어. 안 적은 거야) 가볍게 중량운동 한 세트 돌리고, 오늘은 말야. 내가 기도라는 걸 해봤어. 전에 말했던 도
친애하는 막내에게 내가 이 집단과 거래를 끊든가 해야지. 실적, 실적, 그놈의 실적. 길 못 찾으면 나보고 책임을 지라는 거야? 그럴거면 내가 정식으로 심문회 소속이 되었겠지! 망할 대장새끼. 나보고 돌아갈 길 찾아낼 것도 아니면서 뒤로 갈 생각 하지 말라던데. 실적 내는 데 흠집내다 말라고. 이래서 윗것들이란! 결국 특별수당 얘기는 능글맞게 넘어가는
친애하는 막내에게 갸아악! (욕설이 잔뜩 적혀있다) 재정비! 재정비 좀 하자는 게 그렇게 어려워? (욕설, 욕설) 지들은 밥 안 먹고 사는 영인가보지? 난 사람이란 말야! 오늘 하체 스트레칭 두 세트 때리고, 타마르 정수기 만드는 거 좀 도와주고, 탈리타에게 포션 좀 받고, 수다좀 떨었지. 문제는 그놈의 유적이야. 뭔 이상한 노랫소리가 들리더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