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 플레이타래

[DAO] Maker help us all 10

대재앙-깨어진 협회

※ DAO 전체 스포일러 포함

※ 엘프 마법사 / 제브란맨스

악몽. 그건 악몽이었다. 아주 끔찍한 존재가 표효하는 악몽.

네리아는 그 존재가 전달하는 악의에 진절머리를 쳤다. 지독한 꿈이었다. 길게 숨을 내쉬며 고개를 돌린 곳에서는, 알리스터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네리아를 지켜보고 있었다. 처음으로 보는 선배다운 모습이었다.

“왜, 그러시죠?”

“나도 악몽을 꿨어.”

그게 회색 감시단의 비밀이구나. 네리아는 직감했다. 알리스터는 순순히 이 집단에 얽힌 비밀을 털어놓았다.

“회색 감시자는 어둠피조물의 존재를 느낄 수 있어. 놈들의 말을 듣는 거지.”

“말을 듣는다고요?”

“그래. 대재앙이 일어날 때, 대악마는 어둠피조물에게 말을 걸어. 우리는 그놈들처럼 대악마의 말을 들을 수 있고. 그래서 이게 대재앙인거야.”

생전 처음 듣는 문장이었으나, 실제로 경험한 이상 믿지 않을 도리가 없었다. 네리아는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이게 다에요? 제가 알아야 할 비밀이 더 있나요?”

“젊은 나이에 죽게 될 거란 거랑, 혼자서 대재앙을 물리쳐야 한다는 걸 뺴면? 없어.”

마지막이 가장 중요한 것 같은데. 네리아는 허탈하게 웃었다.

탑으로 향하는 나룻터를 막고 있는 것은 한 성기사였다. 탑에 살며 한 번도 본 적 없는 얼굴이었다. 그는 굳건하게 네리아의 접근을 막아섰고, 네리아는 어쩔 수 없이 최후의 방법을 사용해야 했다.

“사람에게 협박도 할 줄 알고. 많이 컸는걸?”

“필요한 경우였어요. 너무 슬퍼하지 마세요.”

두 동료의 위로는 네리아에게 어떤 영향도 주지 못했다. 그의 시선은 불길하게 깜박이는 탑의 그림자에 꽃혀있었다.

문을 열자마자 들린 것은 익숙한 목소리의 익숙하지 않은 고함이었다. 그레고어는 제 앞에 선 병사들에게 다급히 명령을 내렸다.

“그리고 문 인근에는 항상 병력 두 명이 머물면서 관찰하도록!”

“그레고어!”

이리저리 돌아다니는 성기사, 불안에 떠는 마법사, 긴급한 분위기. 그 모든 것은 중요하지 않았다. 지금 중요한 것은,

“어빙은, 수석 마도사님은 어디 계시죠?”

그레고어는 침묵했다. 그 순간, 네리아는 많은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어빙은 여기 없다. 그렇다면 아마, 눈 앞에 쳐진 장벽, 저 너머에.

“우리가 너무 안일했던 게지. 나는 네가 조완의 탈출에 공헌했다는 사실을 잊지 않았다.”

“지금 그게 중요한가요?”

이 미친 성기사가. 지금 그런 하잘것없는 일을 논할 시기인가? 네리아는 진심으로 분노했다. 어빙이, 어빙이 위험하다는데, 이 작자가 지금.

네리아의 감정에 공명해 마법이 흩날렸다. 작은 불길들이 타닥타닥 공기를 태웠다. 그레고어는 경계하는 성기사들을 제지시키며, 익숙하게 그를 달랬다.

“우리가 본 건 악마들이 성기사와 마법사를 가리지 않고 공격해대는 광경뿐이다. 우리 병력으로는 놈들을 격퇴할 수 없음을 알고 후퇴를 명령했지.”

“그렇다는 말은….”

“그래, 데너림으로 연락을 보냈다. 소거의 권한을 집행하기로 했어.”

소거의 권한. 네리아의 안색이 창백하게 질렸다. 지금, 이 작자가 무슨 말을 지껄이는 거지? 탑 안의 모든 사람을 죽이겠다고? 어빙은?

“상황이 시급해. 탑에 기거하는 존재를 모두 말소해야만 탑이 안전해질 수 있다.”

그럴 수는 없어. 네리아는 반사적으로 외쳤다.

“그래요. 그러면 제가 들어가서 탑을 깨끗히 청소할게요.”

그래. 그가 사태를 종결시킨다면, 그러면 어빙이 살아남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지금 행동할 수 있는 건 네리아, 그 혼자뿐이었다. 그레고어가 걱정스레 말했다.

“흉물은 위험해. 그리고 저 안에는 흉물이 하나만 있는 게 아니야.”

“시도는 해 봐야죠.”

네리아의 결심은 굳건했다. 그는 제 스승을 살리기 위해서라면 무슨 수단이든 감내할 작정이었다. 그 의사를 이해한 그레고어는 얌전히 뒤로 물러났다.

“관문을 지나가면 두번 다시 돌아올 수 없다. 수석마도사가 직접 내게 난국이 타개되었다고 말해야 해.”

“당연한 말이에요.”

“네가 어떤 결정을 내리건, 안드라스테께서 당신의 용기를 네게 빌려주시기를 빈다.”

부디 그렇게 되기를.

“나와 함께 탑에 들어가주겠니?”

“좋아요. 윈. 탑이 안전하다는 걸 알면, 그레고어도 성기사들을 물리겠죠.”

그 소리를 들은 모리건이 진절머리쳤다.

“이 꼬장꼬장한 꼰대 늙은이들을 도우란 말이야? 마법사라고 불러주기에도 한심하기 짝이없는 이 따위 잡것들을 구하려고?”

“그래. 싫으면 여기에 남도록 해.”

지금 모리건의 투정 따위를 들어준다고 낭비할 시간이 없었다. 네리아는 차가운 눈으로 주변을 둘러보았다.

“스탠, 모리건을 지켜줘. 또 가기 싫은 사람?”

“저는 따라갈게요.”

“나도 갈 거야.”

윈, 렐리아나, 알리스터, 그리고 네리아.

“좋아요. 인원이 결정됐네요. 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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