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 플레이타래

[DAO] Maker help us all 2

드높은 마법사의 탑에서-피와 마법에 묶여

※ DAO 전체 스포일러 포함

※ 엘프 마법사 / 제브란맨스

인적드문 곳으로 네리아를 데려간 조완이 사정을 설명했다. 

“나에게 평온의 의식을 치르게 하려 한다고!”

그게 왜? 네리아는 영문을 알 수 없었다. 한때 스스로 평온의 의식을 치르는 것까지 고민했던 네리아였더. 너는 해낼 수 있다는 어빙의 지지가 아니었더라면 진작 의식에 자원했을지도 몰랐다.

“그래서 뭘 어쩌려는 거야?”

“네가 우릴 도와준다고 하면 말해줄게.”

그 말은, 도와준다는 선언 없이는 말하기 힘들 정도로 엄청난 일을 계획하고 있다는 뜻인데. 네리아로서는 이 사고뭉치가 대체 어떤 일을 생각 중인지 짐작조차 할 수 없었다. 

그러면 다른 분의 힘을 빌리는 수밖에. 

“잠시만, 생각할 시간을 줘.”

“너무 길게는 안 돼.”

네리아는 그대로 수석 마도사의 사무실로 찾아갔다. 어빙은 그 혼자 결정하지 못하는 일에 조언을 구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수석 마도사님, 혹시 시간 되세요?”

“네리아구나. 무슨 일이니?”

어빙은 평소처럼 인자한 미소를 지으며 네리아를 반겼다. 네리아는 친구의 치부를 고자질한다는 부끄러움에 손을 꾹 쥐며, 더듬더듬 상황을 보고했다.

“조완이, 성가대 입회자인 릴리 양과 사귄다고 해요.”

“알고 있었단다.”

소문은 바람보다 빠르지 않니. 어빙의 짖궃은 미소에도 네리아의 손에서는 힘이 풀리지 않았다. 수석 마도사의 사소한 배려에도 긴장이 풀리지 않았다. 이건 그만큼 중대한 문제였다.

“그리고, 아마 협회를 탈출할 것 같아요.”

“이런. 그렇게 되었단 말이지.”

어빙의 눈이 날카롭게 뜨였다. 그의 말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눈치였다. 오히려 말한 네리아가 더 놀라버린 것 같았다. 스태프를 톡톡 두드리던 어빙이 네리아에게 물었다. 

“그건 어떻게 알게 된 거니?”

“조완이 직접 말해줬어요.”

“네가 필요하다고 했구나.”

네리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건 제 깜냥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의 일이었다. 네리아는 수석 마도사의 결정을 판단을 기다렸다. 어빙이 결론을 내렸다.

“조완과 릴리를 돕거라. 뒷일은 내가 알아서 하마.”

“네, 알겠습니다.”

그렇게 말씀하시는 데에는 이유가 있겠지. 네리아는 굳이 어빙의 의도를 캐묻지 않고, 순종적으로 조완과 릴리에게로 돌아갔다. 

“네가 우리를 함정에 밀어넣었어!”

자유. 조완은 자유를 찾고자 했을 뿐이라며 울분을 토해냈다. 네리아는 여전히 조완의 생각을 이해할 수 없었다. 이런 힘이 자유롭게 풀리면 어떤 꼴이 날지 훤한데, 그걸 감안해야 할 가치가 있을까?

조완은 도망갔고, 릴리는 성가회로 넘겨졌다. 네리아는 뜻하지 않게 협회를 벗어나 회색 감시자가 되었다. 네리아는 다시 한 번 어빙에게 청했다. 

“정말로 떠나야 할까요?”

“이건 네게 좋은 기회가 될 거란다. 더 넓은 세상을 보렴.”

하지만…. 네리아는 순종적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수석 마도사의 뜻을 거부하는 일은 그의 세상에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것이 설사 자신을 내쫒는 일이라고 해도. 

“잘 부탁하네, 던컨.”

“좋은 인재를 모실 수 있게 되어 영광이야.”

어빙이 점지한 그의 새 주인은 이 덩치큰 남자였다. 배울 것이 많다고 하셨지. 네리아는 흔들리는 마음을 가라앉히려 애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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