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 플레이타래

[DAO] Maker help us all 1

드높은 마법사의 탑에서-협회의 마법사

※ DAO 전체 스포일러 포함

※ 엘프 마법사 / 제브란맨스

“괜찮은 거야? 무슨 말이라도 해봐. 제발.”

“조완?”

그의 동료, 조완이 찾아왔다. 협회에 소속된 수련생 중에서도 그를 그나마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이었다. 평소라면 반가이 그를 맞이했겠지만, 지금은 그럴 수 없었다. 

네리아는 시련 의식에 대한 조완의 질문에 건성으로 대꾸하며 어빙을 찾아나섰다. 여쭤봐야 할 것이 많았다. 

어빙은 웬 남자를 사이에 두고 그레고어와 다투고 있었다. 네리아는 일부러 발걸음 소리를 내며 사무실로 들어갔다. 

“실례합니다. 바쁘시면 나중에 찾아뵐까요?”

“아니란다. 얘야. 그레고어, 이 이야기는 나중에 하도록 하지.”

“알겠네.”

못마땅한 표정을 짓던 그레고어가 획 방을 나갔다. 어빙은 온화한 미소를 지으며 네리아를 불렀다. 

“의식을 통과했구나, 네리아. 축하한다, 얘야. 이제 너도 어엿한 마법사야.”

“저, 저는 잘 모르겠어요.”

영계의 네리아는 현계의 네리아보다 훨씬 처참했다. 영계의 마법은 예측 불가능할만큼 미친듯이 날뛰었고, 네리아는 그 틈새에서 제 몸을 지키는 것만으로도 벅찼다. 

숨쉴 때마다 흔들리는 마나와, 이를 갈무리하기 위한 노력. 제어에 너무 신경을 썼던 나머지, 영계에서 있었던 대화는 희미한 잔상으로밖에 남지 않았다. 

떠오르는 것이라고는 타오르는 불길과 전기, 그리고 부스러지는 영혼들. 이런 자를 진실로 마법사라 호명해도 되는 것일까? 네리아는 의문이었다. 

“제가 마법사가 되어도 되는 걸까요?”

“아니지. 너는 이미 마법사란다.”

어빙은 떨리는 네리아의 손에 의복과 스태프, 그리고 협회의 인장이 새겨진 반지를 쥐어주었다. 얼핏 닿은 손길이 너무나도 따스했다. 

“나를 믿으렴. 넌 네자격을 증명했단다.”

“네, 감사합니다.”

네리아는 호흡을 가다듬었다. 마법은 감정에 의해 좌우된다. 그는 언제나 평정심을 유지해야만 했다. 과하게 기뻐하거나 슬퍼하면 안됐다. 

네리아의 얼굴에서 순식간에 표정이 사라졌다. 어빙이 그런 그를 안쓰러이 보다, 멀뚱히 서 있는 남자에게 손짓했다. 

“이리 와 보게, 던컨. 이 애가 그 네리아야.”

“생각보다 어리군요.”

“네리아. 이쪽은 회색 감시자 던컨이란다. 내 오랜 친우지.”

네리아는 공손히 인사했다. 회색 감시자라면, 지난 번에 윈과 얼드레드, 그리고 다른 마법사들을 데려간 집단이었다. 

그들이 떠나고, 협회가 상당히 적적해졌던 기억이 있다. 네리아는 다소곳이 눈을 내리깔았다. 

“이 사람을 손님방으로 안내해주겠니?”

“네, 알겠습니다.”

어빙의 말은 절대적이다. 그는 어빙에게 가볍게 인사한 후, 사무실을 나갔다. 

 “여기는 오랜만에 오는군. 자네 실력이 그렇게 좋다고 어빙이 칭찬하던데.”

 “감사합니다.”

 “윈도 그랬어. 자기 밑에 있는 수련생 하나가 엄청 성실하다고 말이야.”

 “과찬이세요.”

 네리아는 할 말이 없었다. 타인의 입을 통해 듣는 네리아는 그의 모습과 전혀 달랐다. 성실하고, 재능있고, 착하다니. 실수투성이에 유유부단한 멍청이에게는 너무 과한 칭찬이 아니던가. 

 네리아는 찬사를 쏟아내는 던컨을 손님방에 두고 재빨리 도망쳐나왔다. 얼굴이 홧홧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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