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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차

조사

친애하는 막내에게

우리 좀 많이 좆된 것 같아. 아니, 엘프 땅에 왜 이딴 유적이 있냐고요. 나 왜 이 임무 수락했지? 나 멍청인가? 아니 근데 진짜 그 때는 몰랐어. 가벼운 산책일 줄 알았단 말야.

오늘 아침운동은 상체 스트레칭 한 세트, 하체 스트레칭 한 세트. 애들 안 깨운다고 조심조심 운동하느라 죽는 줄 알았다. 이깟 걸로 심란해서 잠을 못 잔다니, 완전 애송이들 아냐?

스트레칭 하는데 애들 몇명이 와서 수다를 떨더라. 아수라는 랄카라카의 시종노릇을 하게 됐대. 얘도 걔 놀려먹으려고 진심인듯? 같이 놀려먹으면 더 재미있을텐데 말야.

전에 그 몰락귀족 기억하지? 네 한참 전 선임. 레니에에게 조각 보답으로 그 이야기 좀 풀었다. 그 새끼 몰락귀족이라고 나대더니, 도시엘프에게 홀딱 빠져가지고 퇴직해서 나갔잖냐. 집안을 책임져야 한다나, 어쩐다나. 아주 로맨틱하다고 좋아하대?

오늘 여기서 한판 붙는 놈들(랄카라카, 테네라스)이 나올 줄 알았는데, 아쉽게도 입만 털더라고? 사내새끼들이 말야. 한 번 각오를 했으면 화끈하게 부딪혀야지, 쫌생이처럼 입만 턴다니까.

그 만찬 연다는 브린이라는 애에게도 육포 맛집 소개시켜주기로 했다.

오늘 조사가 되게 압권인데. 장막불꽃 비추니까 웬 사이비들이 난리를 치는거야. 신이 어쩌구, 진리가 어쩌구, 기도가 어쩌구. 내용 궁금하면 다른 놈들이 쓴 정식 보고서나 봐. 내가 그런 걸 기억할 것 같아?

어쨌든 문이 있어서 하나 열어봤는데, 피냄새 개쩔더라. 오죽하면 내가 기분이 더러웠겠냐. 한두 해 쌓인 피냄새가 아니던데?

거기 움푹 패인 조각이 있다길래, 타마르라는 애가 직접 조사해봤지. 난 아냐. 나도 몸 사릴 줄 안다니까? 내가 무슨 매일 앞장만 서는 미친놈인 줄 알아?

어쨌든 거기에 손(타마르 꺼야. 내 꺼 아냐)도 넣어보고, 오줌도 싸봤는데 영 기분이 안 좋아. 어떤 미친놈들이 이딴 걸 지은거야?

아무리 생각해도 발 잘못 들인 기분이야. 진짜 찜찜하다고.

* 추신. 오줌 얘기 들은 멜라바가 결국 쓰러졌다. 괜찮으려나? 좋은 애였는데.

마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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