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차
조사
친애하는 막내에게
오늘은 진짜 별 일 없었다. 믿지? 나 어제 다친 것도 솔직하게 얘기했잖아. 그니까 좀 믿어라. 너희는 대체 뭐가 문제냐…. 안그래도 아수라가 한 번 보고 갔다. 치료 한 거 증언해줄 수 있음.
잉가가 어제 진짜 많이 놀란 것 같던데, 운동하러 나와가지고 기특했다. 요즘 애들은 놀라면 자빠져서 못 일어나는 약골 투성인데, 얘는 좀 끈기가 있더라고. 얘뻐죽겠어.
어제 그 타마르라는 놈과는 잘 풀었어. 그 와중에 조지의 희생이 있었고, 몇 가지 썰도 풀고(니들 바다 놀러간 그거 말야), 대련도 한판 뜨니까 확 풀리던데. 역시 전사는 친해지려면 한 판 떠야 해.
근데 테네라스 이 자식은 어디서 뭘 하고 다니는거야? 로완이라고, 코이프 쓰는 애가 있는데 매듭이 독특해서 물어보니까 그놈 짓이래. 두 전 당하지 말라고 안풀리는 매듭 짓는 법을 좀 알려줬다.
아수라랑 일 끝나고 성가회 놀러가기로 했어. 웬일이냐고? 나도 성가회 좀 가 볼 수도 있는거지, 말이 많네? 각자 미래계획을 적당히 논의하다보니까 가고 싶어진 걸 어떡해. 나 휴가낼거다? 미리 고지한다? 아, 맞다. 나 은퇴하지. 그냥 가면 돠갰네!
타마르가 걸작을 만들더라. 오줌정수기. 생오줌 받아먹던 시절은 끝났어! 이제는 오줌에도 정수를 할 수 있다고! 차라리 그 부피만한 물을 들고가는 게 나아보아지만, 기술은 언제나 개선되는 법이니까.
조사는 별거 없었어. 고대 엘프어 석상 몇 개랑, 뭐 이것저것. 힘 쓴 거라고는 넘어져있던 엘프 신 석상을 들어서 이리저리 옮겨준 정도? 이건 오히려 감사받아야 할 일이지. 안 그래?
그 와중에 손 상처가 좀 터지긴 했는데, 다 치료받았으니까 문제 없다고!
맞다. 테네라스 그놈은 어디서 뭘 하고 다니는 거야? 이번에는 멜라바에게 누님이라고 부르더라? 나한테도 불러보라고 했더니 안 해줌. 내가 훨씬 연상인데?
슬슬 식량 걱정이 되는데, 이 조사 어떻게 돌아갈지 잘 모르겠다. 웬만하면 그냥 사리고 나오고 싶은데 말야….
* 추신. 랄카라카랑 싸웠다. 혈마법 썼다고 뭐라 하잖아. 그것가지고 혈마법이라고 하면, 세상 용병 태반은 혈마법 사용자겠다.
마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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