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품커] 아쉬아드 퍽퍽 外
*참고 타래
쾅. 쾅. 쾅.
거센 힘으로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이번에는 또 누구야? 마셸은 몽둥이 하나를 쥐어들고 현관으로 나갔다. 별 것 아니면 엉덩이를 확 후려갈겨줄 요량이었다.
“마셸.”
이 손님은 예상 못했는데. 마셸은 손에 든 몽둥이를 슬쩍 문 뒤로 가렸다.
“내가 지금까지 한 끔찍한 짓이 모두 물거품이 됐다.”
아쉬아드는 멍하니 마셀을 보더니 뭐라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안색이 붉은 게 어디서 술이라도 한 잔 걸치고 온 것 같았다. 말술 아쉬아드가 취할리 없는데도.
“내가 어떻게 했어야 했을까?”
“대장아, 아니, 아쉬아드. 일단 들어오고….”
“내가 어떻게….”
취한 놈은 답이 없다. 마셸은 방망이를 벽에 기대어두고, 아쉬아드를 부축하기 위해 문 밖으로 나왔다. 그 순간이었다. 다 풀린 눈가에 살기가 어린 건.
“너 때문에!”
앗차. 멱살이 잡혔다. 둔해진 몸이 판단을 따르지 못한 것이다. 평화에 찌들었어. 두 발이 땅에서 떨어지는 순간에도, 마셸은 느긋하게 그런 생각이나 해버렸다.
그만큼, 상대의 손끝은 파르르 떨리고 있었다.
“그 때 네가 대들지만 않았어도, 그냥 순순히 말만 따랐어도 이렇게는 안 되었을 거다.”
그 때? 그 때가 언제지? 일단 맞장구나 맞춰주자는 생각에, 마셸은 열심히 짱구를 굴려봤다. 그런데 딱히 떠오르는 게 없었다. 정말로.
“일단, 진정해. 그리고 앞뒤 사정을, 다 붙여서, 말하라고. 무슨 뜻인지, 하나도, 모르겠잖아.”
“기억이, 전혀 안 난다고?”
아쉬아드의 손아귀에 힘이 팍 들어갔다. 슬슬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 마셸은 미간을 찌푸렸다.
“야, 적당히, 하지?”
“너 때문에 다 망했는데!”
이래서 술취한 것들은. 마셸은 아쉬아드의 팔을 꼭 붙잡고 몸을 웅크렸다. 그리고 그 반동으로 아쉬아드의 얼굴을 내리찍었다.
아쉬아드의 손에서 힘이 풀리자, 마셸은 손발로 땅을 짚으며 유연하게 착지했다. 아쉬아드의 눈에 귀기가 어렸다.
“너!”
“응, 취객은 닥쳐.”
비록 그가 현역에서 물러난 지 좀 시간이 되었다 해도, 술취한 쿠나리 하나 제압하지 못할 실력은 아니었다. 마셸은 가볍게 다리를 걸어 아쉬아드의 균형을 무너트리고, 그대로 머리를 붙잡고 바닥에 내리찍었다.
덩치 큰 쿠나리가 정신을 잃는 것은 순식간이었다.
“에효. 내일 아침은 해장국인가.”
마셸은 아쉬아드를 번쩍 들고 집 안으로 들어갔다. 창고에서 기다란 로프 하나를 꺼내는 것도 잊지 않았다.
아쉬아드가 깨어난 것은 다음날 아침이었다. 마셸은 숙취로 빌빌거리는 아쉬아드의 눈앞에 주저앉았다.
“스프 먹을 거냐?”
“….”
“좋아. 손만 풀어줄테니 알아서 먹어.”
마셸은 딱 손을 묶어놓은 부분만 로프를 풀어주었다. 상완이 여전히 몸통에 묶여있어 불편한 자세였지만, 아쉬아드는 얌전히 제 처지에 순응했다.
마셸은 그 앞에서 아무말도 없이 스프를 들이켰다.
“할 말 있냐?”
“….”
“없으면 꺼져.”
아쉬아드를 밖으로 끌어내고, 로프를 풀고, 마셸이 들어갈 때까지, 아쉬아드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마셸은 무심하게 길 잃은 취객을 잊고, 오늘 만들 장신구를 고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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