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 플레이타래

[DAO] Maker help us all 7

대재앙-로더링과 제국공로 1

※ DAO 전체 스포일러 포함

※ 엘프 마법사 / 제브란맨스

플레메스의 제안에 따라 모리건이 일행으로 합류했다. 알리스터와 모리건이 투닥거리는 것 같았지만, 네리아는 거기까지 신경을 쓸 여력이 없었다. 날뛰는 마력을 제어하는 것으로도 벅찼다. 

로더링에 들어가기 전, 모리건이 물었다. 대단히 의뭉스러운 어조였다. 

“네리아.”

“왜 부르셨어요?”

“답답해서. 네 마력운용이 너무 갑갑하지 뭐야.”

네리아는 애써 모리건에게 집중했다. 그 말의 의도를 알 수 없었다. 그는 협회에서도 가장 거친 마력운용으로 유명했다. 정신력이 타고난 마력을 이기지 못한 케이스였다. 

나이를 먹고 그나마 정제된 꼴이 이 수준이었는데. 이걸 답답하다고 말하다니. 네리아는 맥락을 이해할 수 없었다. 

“제가요?”

“계속 힘을 억누르려고 하잖아. 마력은 그렇게 쓰는 게 아니야. 펑펑 터트리라고 있는 거지.”

“마력을 터트리라고요?”

안그래도 감당하기 힘든 마력을 그대로 내보내라니. 대체 무슨 참사가 일어날 줄 알고. 네리아는 경악한 목소리로 반문했다. 

“이걸 어떻게….”

“해보지도 않고 투정부리는 거였어? 마침 잘 됐네. 네 역량을 시험해볼 상대가 있는 것 같아.”

그것은 네리아의 첫 살인이었다. 네리아는 치유마법을 연습하면서도 사람을 죽인 적이 없었다. 그만큼 위급한 환자를 맡을 능력이 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던컨은 인적 드문 길을 골라 걸었고, 늪지대에서도 네리아의 상대는 짐승과 어둠피조물 뿐이었다.

 사람은 처음이었다. 이토록 애절한 눈으로 애원하는 사람은 더더욱. 그 강도는 간절히 호소했다. 

“다 먹고 살려고 그런 거야! 이런 짓도 하지 않으면 대체 우리가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겠어?”

네리아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모리건은 흥미로운 눈으로 그를 바라보고 있었고, 알리스터는 그의 의견을 존중하겠다며 한 발 물러섰다. 그의 생사를 가르는 것은 오로지 네리아의 판단, 그 뿐이었다. 

“내가 당신을 살려야 한다고 생각하나요?”

“당연하지! 아니, 당연합니다. 제발 한 번만 봐주세요. 부탁입니다.”

무릎까지 꿇고 부탁하는 강도. 네리아는 고민했다. 그의 힘을 휘둘러도 되는 걸까. 내키는 대로 휘둘렀다가 또 누군가 상처입게 되는 건 아닐까. 

고민에 빠지기에는 시간이 부족했다. 임무가 그를 독촉하고 있었다. 네리아는 결단했다. 

“알겠습니다.”

“그, 그럼!”

“안녕히.”

얼음덩어리가 그의 몸을 뒤덮었다. 그리고 돌주먹. 얼어붙은 그의 몸이 산산조각났다. 모리건이 놀리는 듯한 태도로 빈정거렸다. 

“의외네, 네리아. 너라면 울고불며 못하겠다 버틸 줄 알았는데.”

평시 상황에서라면 그랬을지도 모른다. 네리아는 그의 힘에 의해 타인이 다치는 상황을 극도로 싫어했다. 힘을 제어할 수 있으리라는 어빙의 믿음을 어기는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다른 이들의 조언 또한 머릿속에 떠올랐다. 이미 죽은 전투마법사 아이단은 그에게 속삭이곤 했다. 양심 때문에 적을 살려두었어가 더 큰 화를 입지 말라고. 

“제 감정보다 더 중요한 게 있으니까요.”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협약서를 통한 원조 요청. 그 중에서도 협회에 무사히 도착하는 일이었다. 그 과정에서 사소한 변수라도 용납할 수 없었다. 

“흠, 그렇단 말이지.”

모리건이 흥미로운 눈으로 그를 훑었다. 네리아는 녹아내리기 시작한 시신에 눈길도 주지 않고 로더링으로 들어섰다. 임무, 임무를 달성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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