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 플레이타래

[DAO] Maker help us all 8

대재앙-로더링과 제국 공로 2

※ DAO 전체 스포일러 포함

※ 엘프 마법사 / 제브란맨스

로더링은 개판이었다. 온갖 곳에서 몰려온 난민들이 마을 곳곳에 진을 치고 자리하고 있었다. 겨우 생필품 몇 가지만을 챙겨온 이들은 하루하루 살아남을 궁리를 하는 것에 모든 정신이 팔려있었다. 

일행은 둘로 나뉘었다. 알리스터와 마바리는 수도원에서 소식을 탐색하고, 모리건과 네리아는 여관에서 정보를 구하는 것이었다. 

알리스터가 떠난 뒤, 모리건이 물었다. 단도직입적인 어투였다. 

“그래서, 우리 회색 감시자께서는 무슨 일로 나를 따로 보자고 하신 걸까?”

“들켰나요?”

나름 잘 수를 썼다고 생각했는데. 역시 이상한 부분이 많았나. 마법사와 전사를 각기 운용한다는 발상부터가 기괴한 짓이긴 했다. 하지만, 모리건과 알리스터를 붙였다가는 싸움만 일어날 미래가 훤했으니. 

“뻔하지. 그 머저리는 그러려니 하고 넘어간 모양이지만, 나는 아니거든.”

모리건이 어서 네 비밀을 고해 바치라는 듯 턱을 치켜세웠다. 네리아는 떨리는 손에 살짝 힘을 주며 태연한 듯이 말했다. 

“알리스터는 조각상을 좋아해요. 당신은 무얼 좋아하시나요?”

“뭐야, 자기 소개 시간? 이런 시답잖은 이야기를 하려고 시간을 내라 한거야?”

“네. 알리스터가 들어서 좋을 것 없는 얘기가 많을 것 같아서요.”

네리아는 고개를 으쓱였다. 정말로 이게 다인 걸. 

대인관계에는 미숙한 네리아라도, 모리건과 알리스터의 사이가 영 좋지 않다는 것 정도는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이런 관계는 보통 임무의 실패로 이어지기 마련이었다. 

사람에 친해지는 방법에 대해서는 그저 어깨너머로 배운 것밖에 없지만, 네리아는 있는 힘을 다해 두사람 사이를 조율해보기로 결정했다. 어빙이 보고 싶었다. 

모리건의 미간을 꿈틀거렸다. 네리아를 곰곰이 주시하던 모리건은, 이내 고개를 끄덕이며 제안에 응했다. 

“흠, 어떤 이야기가 듣고 싶어서 이러시나? 우리 어머니? 내 마법?”

아무거나 상관 없었다. 원래 인연이란 사소한 잡담에서 시작되는 법이었으니. 네리아는 말이 통할 수만 있다면, 정말로 무슨 화제든 신경쓰지 않았다.

“그냥 소소한 이야기요. 당신이 좋아하는 음식이라거나, 좋아하는 마법이라거나. 정 할 말이 없으면 알리스터 뒷담화도 좋아요.”

“내가 싫다면?”

그러면 다른 방법을 찾아야겠지. 조금 힘들겠지만. 이것이 네리아의 최선이었고, 그게 통하지 않는다면 그 다음 선택을 내릴 뿐이텄다. 어빙을 만날 수만 있다면, 네리아는 그게 어떤 방법이든 괜찮았다. 

“어쩔 수 없죠.”

모리건의 금안이 흥미로 반짝였다. 낙심한 네리아에게 모리건이 매력적인 미소를 지으며 다른 제안을 건냈다. 

“그러면, 이건 어때? 네 이야기를 해 봐. 그러면 내 이야기도 해 주지.”

“제 이야기요?”

그의 이야기는 재미 없을텐데. 평범한 협회 수련생의 일상은 도돌이표마냥 같은 일상을 반복했다. 네리아라고 다를 것이 없었다. 

“글쎄요. 흥미로운 이야기는 아닐텐데.”

“그건 내가 판단해.”

네리아는 미심쩍게 모리건을 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나쁠 것 없는 제안이었다.

로게인의 부하를 전부 죽여버린 후, 렐리아나는 네리아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네리아는 흔쾌히 그에 응했다.

요 며칠 로더링 오는 길에 느낀 건데, 이 파티는 사람이 부족했다. 최소한 돌아가며 불침번을 정할 수 있는 숫자는 채워야 한다, 고 알리스터가 투덜거렸다. 

로더링에 살았던 성가회의 평사제라면 그들보다 아는 정보가 더 많을테고. 네리아는 렐리아나에게 조심스럽게 물았다. 

“그러면 렐리아나, 혹시 우리 일행에 도움이 될 만한 정보가 있을까요?”

렐리아나는 경쾌하게 미소지으며 대답했다. 순진무구하고 천진난만한 웃음이었다. 

“글쎄요? 구체적으로 어떤?”

“인력도 좋고, 분위기도 좋고, 저런 사람에 대한 이야기도 좋아요.”

인력, 인력이라…. 잠시 생각하던 렐리아나가 손가락을 톡 튕겼다. 그리고 문 바깥을 가리키며 말했다. 

“저기에 스탠이라는 쿠나리가 있어요. 능력은 좋은데 되질이 악하디고 하더라고요. 이런 이야기도 괜찮을까요?”

알리스터에게, 대버스도 소매치기범으로 현장체포 당한 케이스라고 들었다. 정말로 능력만 된다면 웬만한 범죄자들도 징집할 수 있는 것이 회색 감시단이었다. 

“그 사람이 저희 여행에 동참하기를 바라야겠죠.”

네리아는 부디 이 파티가 무사히 협회에 도착할 수 있기를 기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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