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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관함의 보관함 by 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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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애하는 막내에게
오늘은 별 일 없었다. 아즈라힘이랑 아수라 안마좀 시켜주고, 나 단장 얘기 썰 푼 정도?
중요한 건 이게 아니지. 그 빌어먹을 용 새끼, 별 거 아니드만? 감시자 애들이 툭툭치고, 엘프들이 의식 좀 하고, 우리가 기도 좀 하니까 픽 쓰러지던데? 이딴 것 때문에 십 며칠이나 질질 끈 게 한스러울 지경이야.
물론 정식 보고서에는 이렇게 안 쓰지. 겁나겁나 거대한 괴물이고, 엄청 독한 놈이고, 잡기 더럽게 힘들었다고 쓰긴 할텐데, 그놈들이야 뭐, 뻥튀기에 이골이 난 놈들이니까.
여하튼, 드디어 유적 탈출! 대장 주머니 좀 삥뜯어야겠어!
… 어차피 다 태울건데 말이나 좀 더 붙여볼까.
좀 무섭긴 했지. 여기서 죽을까봐 걱정도 했고. 회색 감시자 놈들 멈춰버릴 땐, 아차 싶었다니까. 이거 좆된거 아냐? 라면서. 저새끼들 베려면 좆빠지게 고생하겠네, 싶었지.
저 새끼가 진짜 나쁜 놈 맞나, 존나 쌘 나쁜 새끼면 뒷수습 어쩌나, 내 새끼들 뒈져버리면 안 되는데. 뭐 그런 생각이 왔다갔다 하더라. 그래도 기도한 보람이 있게, 저 새끼가 잘 죽어주더라고. 그나마 다행이지.
씨발 개같이 무서운 새끼였는데. 그래도 용케 살아남았다. 이제 이 짓은 때려칠거야. 더 이상 살아남을 자신이 없다. 이번 탐사에서 그걸 좀 더 느낀 걸 같아.
너희는 오래오래 살도록 해. 기왕이면 자연사로.
마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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