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nfido

3부 20화

밀회와 회의

기사들은 어제와 다른 게임을 하며 내기를 하고 있었다. 당연히 돈이 걸려있거나 하는 건 아니었고 훈련장 열 바퀴 돌기, 뭐 이런 소소한 것들이 걸려있었다. 두코의 말대로 솔라는 이런 내기나 게임에 참여하지 않는 편이었지만, 단장이 자고 있다면 달리 할 일이 없는 것도 맞았다.

솔라가 의자를 끌고 와서 무리의 가장자리에 앉자, 기사들은 그를 발견하고 중앙으로 오라며 손짓했다. 그중엔 크로마도 끼어있었다. 아무리 솔라가 정무에 유능하다고 해도 게임은 영 어색한지 그는 연패했다. 그는 지고 나서 묵묵히 벌칙을 수행했고, 돌아와서는 또 게임에 참여했다. 은근히 고집스러운 모습에 크로마는 남몰래 웃었고, 어쩌다가 솔라가 이겼을 때는 제 일처럼 기뻐했다.

이때 두코는 은근슬쩍 숙소 밖으로 나왔다. 밖에선 먼저 나온 프라이에가 그를 기다리고 있었고, 두 사람은 어디로 갈지 정하지 않고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밤하늘엔 별이 반짝였고, 바람은 고요했다. 먼저 말을 꺼낸 사람은 두코였다.

“어제 크로마가 뭐라고 이야기했어?”

“아무 말도 안 해주더라. 비밀이라고.”

“…그럴 리가 없잖아.”

“왜 그렇게 생각해? 크로마가 말을 안 해주길래 나도 그렇게 캐묻지 않았어. 그 이후로도 별로 길게 이야기 안 했고.”

만약 크로마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면, 프라이에는 왜 오늘 아침에 두코와 살짝 닿은 것만으로 그렇게 소스라치게 놀랐단 말인가? 두코가 이를 지적하자 프라이에는 그저 놀랐을 뿐이라고 대답했다.

“정말이야. 그건 그냥, 예상 못 했던 상황이었으니까 당황했던 것뿐이야. 너도 갑자기 뭐가 닿으면 놀랄 거 아냐. 절대 뭔가 있어서 그런 거 아니니까. 그리고 크로마랑 그건 아무 상관 없잖아.”

부정할수록 당연히 더 수상해 보이기 마련이었다.

“말하기 싫으면 그냥 말하지 말지 왜 거짓말을 해? 크로마를 그렇게 데려 가놓고 아무런 이야기도 하지 않았을 리 없잖아. 크로마한테는 할 수 있지만, 나한텐 못 하는 이야기를 했나 보네?”

문장이 끝나갈수록 두코의 목소리에선 힘이 빠졌다. 실망한 기색이 역력한 얼굴로 돌아선 두코를 붙잡으며 프라이에는 충동적으로 말해버렸다.

“그 애한테 널 좋아하는 걸 들켰어! 내가, 그걸, 그걸… 너한테 어떻게 쉽게 말해?”

“뭐?”

붙들린 채 프라이에를 돌아본 두코는, 그의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올라 있다는 걸 깨달았다. 밤인데도 판별이 가능할 정도로 빨갛게 익은 얼굴로, 프라이에는 두코를 바라보다가 시선이 맞닿자 눈을 피했다. 그저 눈을 피할 뿐인데도 프라이에의 머리카락이 세차게 흔들렸다. 두코는 자기도 모르게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는 걸 깨닫고 억지로 힘을 눌렀다.

“…언제부터 날 좋아했어?”

“그런 건 잘 기억이 안 나. 북부에 처음 갔을 때쯤? 그 전까진 같은 거주관이어도 자주 만나진 않았으니까.”

우물쭈물 대답하는 프라이에는 마치 큰 잘못을 한 학생처럼 어깨를 동그랗게 말고 있었다. 저보다 머리 하나는 큰 사람이 그렇게 쭈그러들어 있으니 두코는 심란해져서 그의 어깨를 툭툭 쳤다. 하지만, 태연한 동작과 다르게 두코의 마음속은 프라이에의 자세만큼이나 엉망진창이었다.

‘그렇게 옛날부터 좋아했다고? 내가 너무 오랫동안 삽질을 했구나… 누가 몇 년 전 내 뺨 좀 때려줘. 정신 좀 차리게.’

뜨거운 한숨을 짧게 내쉰 두코가 말했다.

“어떻게 하고 싶어?”

당연히 두코가 기대한 것은 고백이었지만, 프라이에는 그 말을 다르게 받아들인 모양이었다.

“…넌 날 좋아해?”

‘널 안 좋아하면 지금까지 널 붙들고 여기에 서 있었겠냐? 어떻게 하고 싶은지 물어봤겠냐고. 바로 거절하고 돌아섰겠지. 나만 맞아야 할 게 아닌 거 같네.’

욱하는 마음을 참고 두코는 그렇다고 대답하려고 했다. 그런데 막상 그렇노라, 내가 널 좋아한다고 말하려니 입이 떨어지지 않아서, 두코가 잠깐 대답을 망설였다. 그 모습에 프라이에는 한 발짝 뒤로 물러났다.

“아니, 미안. 너무 내 얘기만 해서 그랬지. 미안, 부담스러우면 그냥 고개를 저어줘. 억지로 받아달라고는 안 할 테니까. 괜찮아.”

‘하나도 괜찮지 않은 얼굴인데…. 누가 보면 내가 널 어떻게 하려고 하는 줄 알겠어.’

아까보다 더 빨개진, 아마도 부끄러움이 연정을 이겨버린 얼굴에, 두코가 급하게 답했다.

“부담스러운 거 아니야. 그랬으면 여기 남아있지도 않았겠지. 나는… 솔직하게 이런 이야기를 해본 적이 없어서 조금 어색했어. 그래서 대답이 늦어진 거야, 미안.”

침착한 두코의 어조에 프라이에도 진정한 듯 보였다. 두코는 말을 이었다.

“그리고 너랑 난 부대장이잖아. 우리가… 목숨을 건 임무에서 서로에 대한 감정 때문에 일을 그르치게 될까 봐 너한테 말을 못 했었던 것도 있어.”

그 말에 거절을 예상한 프라이에가 두코를 붙들었던 손에서 힘을 풀었다. 하지만 이번엔 두코가 그의 팔을 잡았다. 다시 가까워진 거리에 프라이에는 무심코 숨을 참았고, 두코는 그를 똑바로 올려다보았다.

“끝까지 들어줘. 그러니까, 만약 우리가 그런 사이가 된다고 하더라도 일에 대해서는 감정적으로 서로를 대하지 말자고 이야기하려는 거였어. 우리는 책임져야 할 사람들이 있는 기사니까. 그것만 약속해주면 돼.”

프라이에는 멍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 그는 은은하게 달아오른 얼굴로 두코의 대답만을 기다렸고, 두코는 그의 반짝거리는 눈빛을 견디지 못하고 굴복했다.

“사귀자, 나도 너 좋아해.”

순간, 두코는 얼굴이 어딘가에 부딪혔다. 대답을 들은 프라이에가 그를 꼭 끌어안는 바람에 두코는 그의 품에 갇혀버리고 말았다. 아직 덜 마른 프라이에의 머리카락이 두코의 머리 위에서 살짝 흔들렸다. 프라이에는 아무 말 없이 두코를 꼭 안고 있었는데, 몸은 희미하게 떨리고 있었기에 두코는 팔을 들어 그를 마주 안았다.

“음, 그런데 이걸로 끝이야?”

품속에서 웅얼거리는 목소리에 프라이에가 뭐가 끝이냐고 물었다.

“아니, 그래도 키스 정도는 해야 하는 거 아니야?”

“우리 오늘 사귀기로 한 첫날이잖아. 너무 진도 빠른 거 아냐?”

“…좋아한 지는 둘 다 한참 됐잖아.”

퉁명스럽게 대답한 두코가 프라이에의 품을 빠져나가려고 바르작거렸다. 그러자 팔에서 살짝 힘을 뺀 프라이에가 제 품속에서 빼꼼 고개를 내밀고 있는 두코의 이마에 입을 맞췄다. 순간, 반응하지 못한 두코를 다시 가두며 프라이에는 ‘아직은 이것만 할래. 더 했다간 난 정말로 죽을 거 같으니까.’라고 말했고 잠깐 사이에 그의 표정을 봐버린 두코는 ‘이번만 봐주는 거야.’라며 얌전해졌다.

‘더 했다간 프라이에는 얼굴이 익어서 죽어버릴지도 모르겠네. 기회는 앞으로도 있…, 아니 기회는 무슨 기회! 나 지금 무슨 생각하는 거야?’

한참이나 한 덩어리가 되어있던 두 사람은 프라이에가 이제 돌아가야 할 시간이라고 말하고 나서야 떨어졌다.

“내가 먼저 들어갈게. 넌… 좀 더 식히고 오는 게 좋을 거 같아.”

두코의 말에 프라이에는 고개를 끄덕였다. 제 얼굴 여기저기에 손을 대보고 있는 프라이에를 보던 두코는 자기도 모르게 크게 웃었고, 그 미소에 프라이에는 생각했던 것보다 더 오래 밖에서 서 있어야 했다.


다음날, 완전히 기력을 회복한 시도폰은 오전에 전체 회의가 있다는 시종의 말에 죽을상을 하며 숙소를 나섰다. 그 뒤를 솔라와 두코, 크로마가 따랐고, 원래 시도폰의 대리인 자격으로 참석하던 베론과 피데이스는 환한 얼굴로 그들을 배웅했다. 비가 내릴 정도로 흐린 날씨는 아니었지만, 어제처럼 맑지는 않은 하늘에 시도폰이 기운 빠진다며 한숨을 쉬었다.

“단장님께서 도착하셨습니다.”

회의장에 도착한 일행을 보고, 문을 지키던 기사가 큰 목소리로 외쳤다. 안쪽에서 문이 열렸다. 사제들은 평소 자신들이 앉는 자리에 서서 그들을 맞이했고 교황 옆엔 빈자리가 마련되어 있었다. 북부 기사단 대표들이 자리에 앉고 나서 교황이 개회를 선언했고 사제들은 그제야 자리에 앉았다.

카리타스는 교황을 기준으로 해서 시도폰의 반대편에 앉아있었다. 처음 참석하는 회의였으니 시도폰은 먼저 사회를 맡은 사제가 안건을 제시하길 기다리고 있었고, 첫 안건은 북부의 지원에 대한 것이었다. 카리타스의 음성적인 지원이 있었지만, 당연히 그 규모는 크지 않았고 북부는 늘 자원을 아끼면서 살아야 했다. 식량이든 책이든 가릴 것 없이 부족했기 때문에 솔라는 지난 몇 년 동안 북부 자원 담당관이 기록해둔 자료를 제시하며 북부에 얼마나 많은 자원이 부족한지 설명했다.

그의 말이 끝나자 누군가 손을 들었다. 그는 남부의 재무 담당관이라고 자신을 소개하며 북부로 가는 지원은 지금도 충분하다는 식으로 반박했다. 시도폰은 어이가 없었으나, 자신이 직접 반박할 순 없었다. 교황이 솔라의 말에도, 남부 재무 담당관의 말에도 반응하지 않으며 회의를 지켜보기만 했기 때문이었다.

가만히 있을 수밖에 없는 단장을 보며, 솔라는 북부 기사단도 남부와 마찬가지로 북부의 고아나 부랑아들을 거두어서 교육하고 있으며 그들을 먹이고 입힐 재원이 북부 예산에서 배정되고 있으니 그것을 늘려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한 사제가 손을 들었다.

“남부의 거주관은 신성력이 있는 아이들만을 받아들여 엄격한 교육과 수양을 시키고 있습니다. 북부의 보호소도 그런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는지 궁금하군요. 그 아이들이 자라서 교회와 신께 충성을 다하는 우수한 재원이 된다면 참으로 감사한 일입니다만.”

이 자리에 있는 모두가 남부 출신이었다면 그 말은 먹혀들었을 수도 있었다. 거주관은 교황과 교회에 충성하는 이들을 길러왔다. 그들은 교회를 운영하고 교회 밖의 신자들을 보살피는 중요한 인력이었고, 그렇기에 거주관은 교회와 역사를 같이할 정도로 오래 운영되었다. 하지만 북부의 보호소에 대해서 아는 사람이 거의 없었으니 저렇게 음해한다면 많은 이들이 납득하고도 남았을 것이었다.

‘남부 사제들이나 왕실의 높은 분들이나 다른 게 없군. 하지만 상대를 잘못 골랐는데.’

그렇게 생각한 두코가 팔짱을 끼며 솔라보다 먼저 입을 열었다.

“그건 걱정할 필요 없습니다. 북부의 보호소는 저희가 있었던 거주관만큼이나 잘 운영되고 있고, 우수한 재원도 배출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두코는 솔라를 돌아보았다. 의기양양한 그의 표정에선 ‘이 사람이 방금 설명한 그 우수한 재원입니다.’라는 것이 읽히는 듯했다. 솔라는 민망한지 잠깐 굳어있다가 정신을 차렸다.

그는 반박을 위해 북부에서 어떤 수행을 하는지, 어떤 방식으로 교육이 진행되는지 설명하려고 계획하고 있었으나, 두코의 말에 동요하는 사제들의 표정을 보고 생각을 바꿨다. 사제들에게 어떤 방식으로 말해야 먹히는 건지 깨달은 것이었다.

‘저들은 객관적인 방식이 궁금한 게 아니었어. 그래서 피데이스가 어제 조심하라고 했던 거군.’

잠깐 숨을 참은 솔라가 손에 든 자료를 내려놓으며 말했다.

“부단장께서 말씀해주신 대로입니다. 저희는 남부와 같은 방식으로 아이들을 교육하고 있습니다. 다만 북부의 환경이 가혹하다 보니 신성력이 없는 아이들도, 저희는 거두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원이 더 필요하다고 말씀드리는 겁니다.”

곧바로 반박이 들어왔다. 하지만 이는 솔라가 반박하기 쉽도록 유도한 것이었다.

“부관께서는 지금 북부의 보호소에서 사제가 되지 못하는 아이들도 거두고 있다고 말씀하신 겁니까? 그런 아이들이 무슨 미래의 재원이 된다고요.”

“북부에서 나고 자란 아이들이 보호소를 나서면 그대로 북부의 마을로 내려갑니다. 그들은 척박한 땅을 일구어 한랭한 곳에서도 자라는 작물을 키우고, 자신들의 삶을 꾸려냅니다. 그게 기사단과 무슨 상관이 있느냐고 여쭈시는 것이겠죠? 당연히 상관이 있습니다. 그들의 작물이 저희의 식량이 되고, 그들의 자원이 지금 이 순간 북부를 지키고 있습니다. 만약 보호소가 없어서 그들이 모두 추위와 굶주림에 죽어버렸다면 저희는 여기까지 안심하고 내려올 수 없었을 것입니다.”

반박은 돌아오지 않았고, 회의장은 조용했다. 재무 담당관의 패배였다. 그는 솔라가 제시한 협의안을 가지고 조금 더 실랑이를 벌이다가 북부 예산 증액에 찬성하였고, 사회를 맡은 사제가 다음 의제를 발표했다. 교황은 그 결정에 딱히 반대하지 않는 듯했다. 이번엔 남부와 관련된 이야기였다.

발제를 맡은 사제가 자리에서 일어섰다.

“쿠나블라에서 발생한 이단에 관한 건입니다.”

시도폰은 언젠가 카리타스가 그 건에 대해 편지를 썼던 것을 기억하고 있었다. 하지만 꽤 오래된 일이었으니 제대로 된 내용이 기억날 리 없었다. 다행히 사제는 7년 전 바다 건너 쿠나블라의 시골 마을에서 나타난 이단이 어떤 설교로 사람들을 미혹하고 다녔는지 설명해주었고, 그의 말이 끝날 때쯤, 시도폰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걸 알아챈 교황이 시도폰에게 설명이 부족한 부분이 있었냐고 물었다. 아까까지 설명하던 사제가 그 말을 듣고 긴장한 얼굴로 시도폰을 바라보았다.

“아뇨, 설명은 훌륭했습니다. 다만…, 그렇기에 더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있어서 말입니다.”

“어떤 점이 이해가 되지 않으십니까? 고견을 들려주시지요.”

“그렇게 거창한 건 아닙니다. 다른 분들도 의심하고 계실 법한 부분이지요. 저는 이단이 그렇게 사람들을 도울, 그것도 7년 동안 도울 수 있는 자금이 어디서 발생하는지 궁금합니다. 교회의 직물, 제지 사업처럼 어떤 물품을 생산하는 것 같지도 않고 농작물을 팔아서 그만한 자금을 마련하는 건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교황이 타당한 지적이라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서 저희는 이단을 지원하는 자금줄이 있을 거라고 예상합니다. 아직 그 배후가 어디인지 밝혀진 바는 없으니 함부로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현재 이를 조사 중이라는 사실을 보고드립니다.”

그렇게 말하고 사제가 자리에 앉았다. 이어서는 이단을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 그들을 막을 방법은 어떤 것이 있을지 논의하였고, 누군가가 이단이 혹시 아르카눔과 관련된 게 아니냐는 의견을 새로이 제시했는데, 크로마가 그건 아닐 것이라고 대답했다.

“지금까지 말씀하신 거로 보면 그와 이단 사이의 관계를 찾아보기 힘듭니다. 만약 북부에도 이단이 관련되어 있다면 저희가 알아차리지 못했을 리 없습니다. 게다가 아르카눔은 이단의 가르침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 행동을 보였고,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관찰되었던 것이 2년 전입니다.”

의견을 제시했던 사제 또한 그렇게 진지하게 이야기한 것은 아니었는지, 크로마가 반박하자 바로 다른 이야기로 넘어갔다. 이후로는 남부와 관련된 이야기가 주로 나왔기에, 북부 대표들은 긴장을 조금씩 풀었다. 남들이 다 활발하게 의견을 제시하는 와중에 카리타스는 거의 발언하지 않았고, 이를 이상하게 생각한 시도폰이 그쪽을 흘끔 쳐다보았다. 두 사람의 눈이 마주치자마자 카리타스는 고개를 돌렸다.

‘무슨 일 있었나?’

궁금한 마음을 참고 시도폰도 앞을 보았다. 계속 그가 카리타스를 보고 있으면 사람들의 시선이 그쪽으로 쏠릴 테니까. 교황도 비슷한 의문을 느꼈는지, 양옆의 사람에게만 들릴 정도로 카리타스에게 아무 의견이 없냐고 물었다. 교황의 몸에 가려져 카리타스의 대답은 들리지 않았고 이후, 회의가 끝날 때까지 그의 입은 열리지 않았다. 교황이 폐회를 선언하며 일어섰다.

“저….”

시도폰이 급하게 일어서며 교황과 카리타스 쪽으로 몸을 돌렸다.

“말씀하십시오.”

교황이 말하는 사이 카리타스가 사라졌다. 아무것도 아니라고 얼버무린 시도폰은 사라진 카리타스를 찾으러 가지도 못하고 숙소로 돌아왔고, 솔라는 숙소에 남아있던 기사단 간부들에게 회의 내용을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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