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릴린 과거

용기의 바다

푸른잔향 by R2di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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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정

어머니(Abigail)-평범한 인간

아버지(Ryan)-평범한 인간, 초월자 만들기 연구 참여자 

마릴린(Marilyn)- 실제로는 사망한 아비게일과 리안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의 이름.

메이너드 (Maynard)(UT-α01)- 최초의 성공 실험체. / 2월 29일 완성

블랑쉐 (Blanche)(UT-ε03)- 현재 마릴린이라 불리는 실험체의 당시 이름. / 11월 9일 완성

아이아나(Aiyana)- 당시 실험체 블랑쉐 담당 연구원

*메이너드: 용기, 강인한 힘

*마릴린: 바다의, 혹독한, 사랑받는, 소원하던 아이

*블랑쉐: 하얀, 아름다운

*UT-α01: 유타카프-알파 01, 당시 메이너드라는 이름을 갖기 전의 실험체로써의 이름.

*UT-ε03: 유타카프-엡실론 03, 당시 블랑쉐라는 이름을 갖기 전의 실험체로써의 이름.

이야기의 시작을 잡아보자면 이 모든 것의 원인인 아버지로부터 시작되었다고 이야기할 수 있다. 셀리멘탈 실험 벙커 (현재 폐건물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쓰이고 있음) 결혼 이전, 연애 이전 관계에서도 비밀리에 연구소에서 일했었던 그 자이다. 초월자와 시간은 관계되어있을지 모른다는 가설을 세운 자이기도 한 그 사람. 초월자 연구, 인간 초월자 프로젝트, 커닝시티와 대립된 관계 등 여러 이유를 대어 프로젝트 하나가 암암리에 시작되었다. 그러나 가설을 세운 리안이 아닌 다른 과학자가 프로젝트의 총괄을 맡게 되었다. 물론 리안은 일개 연구원으로서가 아닌 가설을 세우고 프로젝트를 어느 정도 이끈 장본인으로서 총괄의 바로 아래의 직책을 가졌다. 위 프로젝트는 명칭 crĕátor fragméntum(크레아토르 프라그멘툼) 창조주의 파편, 연구원들은 자신들이 만드는 것을 창조주가 만들었던 것들, 그들 중 금기시되었던, 그리고 그중에서도 아주 조그마한 파편 그들은 자신이 행하는 일들을 그리 불렀다.

일명 초월자를 만들기 위한 준비물, 용족 샘플을 잡아온 지역은 카르카르 아일랜드에 있는 나즈카르 제단이나 엘레니아 깊은 숲 속 모종의 이유로 연약해져 있는 루미에라곤을 죽기 살기로 여러 명의 연구원이 고군분투하여 많은 희생을 낳으며 단 한 마리의 루미에라곤을 생포하게 된다. 그들로서는 많은 루미에라곤이 있는 것이 좋지만 한 마리만으로도 피해가 막심하여 이에 그치기로 한다. 잡혀 온 루미에라곤은 현재의 메이너드와 마릴린의 유전적 어머니라고 할 수 있다.

실험을 시작하기 바로 전 그들이 알게 된 것은 그들이 잡아온 개체가 암컷이라는 점이었다. 그것을 깨달은 리안은 명석한 두뇌를 잘 사용할 줄 알았기에 시험 요소에는 여러 가지 방법 중 추가하지 않았던 내용이 추가되었다. 인간과 용족의 아이일 경우 이도 초월적 존재가 될 수 있는가? 

1. 용족의 부위를 맨 인간에게 심는 경우

2. 인간과 용족을 섞어 만든 인공적인 실험체의 경우

루미에라곤을 잡아오는 과정도 순탄치 않았듯 실험의 과정도 극악이라고 할 정도로 순탄치 않았다. 자신들이 예상했던 것보다 실험체들의 거부반응이 강했거나 혹은 인공적인 실험 체는 제 모양을 유지하지 못하고 슬라임처럼 녹아버리는 경우가 허다했다. 100개의 실험 중 그나마 나은 1개의 실험체들이 나오기도 했지만 담긴 용족의 힘을 감당하지 못하고 결국 터지는 등 또한 형체를 유지하지 못하였다.

실험이 시작된 지 3년 즈음 되었을 때 폐기된 실험체의 개수는 4자리 수가 넘어갔고 연구원이었던 아버지는 마릴린의 어머니와 결혼을 하게 되었다. 잠시 이야기를 다른 곳으로 세자면 아버지는 어머니를 이상할 정도로 사랑하고 있었다, 단지 사랑의 방법이 잘못되었다고 설명하는 편이 편할 것이다. 그래서 리안은 아비게일에게 자신이 과학자라는 것 빼고는 밝히지 않았다. 자신이 생체 실험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아비게일이 알게 된다면, 정의감과 생명을 중요시하는 그녀가 자신을 미워하게 될 것이 뻔했기 때문이다. 그만큼 리안은 아비게일을 잃고 싶어 하지 않았고 그녀가 자신을 떠나지 않기를 바랐다.

다시 본래의 이야기로 돌아와 리안은 매년 선물을 받고 있었다. 첫 번째 해에는 아비게일과의 결혼이라는 선물을, 두 번째 해에는 딸이라는 선물이 그리고 마지막이라고 부를 수 있는 딸이 태어난 그 다음의 다음 해, 그 해에는 유난히 특별한 선물을 받았다. 바로 실험의 성공이라는 막대한 선물을. 약 6년 동안 이루어졌던 실험 그리고 마침내 성공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 실험체가 나오게 되었다. 그 실험 체는 우리가 지금 메이너드라고 부르는 그자, 그자가 가장 첫 번째로 성공한 실험 체이다. 실험에 한번 성공하고 나니 그다음은 그다지 어렵지 않았다. 메이너드 이후 4번의 실패를 하고 조금 더 성공률이 높은 두 번째 실험체, 그들은 그 실험체를 블랑쉐라고 이름 붙이었다. (이들의 이름은 실험체로써의 이름이 아닌 성공한 실험체이기에 이후 병기 혹은 사회에 나가 사용할 이름으로써 붙여진 이름이다.)

모든 것이 잘 풀린다 생각하던 그때, 리안은 내리막길을 마주하였다. 그것도 다시는 되돌리지 못할, 끔찍한 그래 내리막길이 아닌 절벽이라고 부를 수 있을 만큼의 그런 절망적인.

당시의 마릴린은 리안과 아비게일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가 맞다. 다만 그 아이는 리안의 절망적인 사건 중 하나로 아비게일이 약 2년간의 장기 출장을 떠나게 되고 난 뒤 반년 후의 일이다. 리안이 마릴린과 잠시 산책을 나와 잠시 한 눈을 팔았을 때, 호기심 가득한 마릴린은 이곳저곳 돌아다니다가 위험이라는 것을 알지 못하였기에 (당시 마릴린의 나이는 3살 중반) 아무런 망설임 없이 차도로 걸어 들어갔다. 마릴린을 다시 인도로 데려올 틈도 없이 작은 아이를 당연히 육안으로 확인하기 어려웠던 운전자는 차마 마릴린을 발견하지 못하고 쾅……. 다행이랄까 마릴린은 그 자리에서 사망하지는 않았다. 다만 작고 여린 아이가 어렵게 숨을 내뱉으며, 작은 몸으로는 감당하기 힘든 고통에 눈물을 펑펑 쏟아내며 놀라 급하게 뛰어온 아버지 품에서 생명의 불씨가 천천히 꺼져갔다. 리안은, 두려웠다. 아이가 죽어가는 것에 대해서가 아닌 이 진실을 아비게일이 알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에서 말이다. 그래서 그는 아이를 살려내기로 했다. 자신이 진행한 연구의 실험 체를 사용해서. 위험 가능성이 있어서는 안 되었다. 그래서 성공률이 더 높은 블랑쉐를 자신의 아이를 살려내는 기반의 육체로 사용하기로 택하였다. 마릴린의 뇌의 일부 블랑쉐의 뇌의 일부, 그리고 블랑쉐의 육체, 루미에라곤의 유전자와 리안의 유전자 그리고 아비게일의 유전자. 이 모든 것을 하나의 인간이 버텨내기에는 어려웠겠지만 용족의 유전자, 육체도 일반인과는 다른 조금 더 튼튼하고 단단한 그런 육체이기에 마릴린은 새로이 만들어내는 데 성공할 수 있었다. 

진짜 마릴린의 몸은 차가운 땅 아래에 묻히게 되었고 깨나 전과 다를 것이 없는 새로이 `만들어진` 마릴린은 사회에 금방 익숙해져 갔다. 왜냐하면, 기반이 되어줄 뇌가 있었기에. 1년 반 후 아비게일이 돌아왔을 때 마릴린은 6살 초반이 되었을 때, 그다지 아비게일의 의심도 사지 않았다.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자신의 아이라고 생각하였고 의심할 겨를도 없었기에. 전과 조금 다르다면 두통이 자주 있었던 것 정도려나, 이유는 불안정한 뇌. 일반인이었다면 이미 녹아내리거나 정상적으로 사고하지도 못하였을 상황이지만 용족의 유전자가 있었기에 두통 정도로 끝날 수 있었다.

아, 실험은 어떻게 되었는지 설명하자면 결론적으론 망했다. 그것도 장렬하게. 성공한 실험체들 중 메이너드 그리고 블랑쉐를 빼고는 인간의 사고라는 것을 하지 않았다. 인간의 힘이라고는 생각 할 수 없는 비상식적인 영역의 힘과 능력을 더 이상 감당할 수 없었고, 더 했다가는 음지에서가 아닌 다른 큰 일이 일어날 수도 있겠다라고 생각한 리안 외의 연구원들과 총괄자인 과학자는 이 프로젝트를 중지하고 자료들을 폐기하기로 결정하였다. 다만 그것을 가만히 바라보고만 있을 리안이 아니었으니, 블랑쉐보다는 성공에서 멀지만 일단은 성공이었던 메이너드를 미리 빼내고, 중요 파일들(ex. 성공 실험체들의 유전자 배합, 실험의 과정, 블랑쉐와 메이너드에 관한 자료, 마릴린을 만드는 과정 등)은 실험이 진행되었던 건물이 폐기 되기 전 아무도 찾을 수 없는 곳에 숨겨두었다.

그리고 시간은 꽤 흘렀다. 6살이었던 마릴린이 8살이 되었으니 약 2년 정도가 흐르고 난 뒤이니, 흘렀다면 많이 흘렀고 적게 느껴진다면 적게 흐른 시간이겠지. 세상은 언제나 그렇듯 평화와 불안정함이 공존하였다. 그 날이 아이들이 마주한 것은 어쩌면 평화를 유지하기 위한 불안정함이었다고, 그리 이야기할 수도 있을 것이다. 

블랑쉐 그러니까 지금의 마릴린은, 마릴린으로써 행복한 가정 속에서 잘 살아가고 있었다. 당시 아버지는 꽤 뛰어난 실력을 갖춘 과학자였지만 자신의 가족과 함께하고 싶어 일을 포기하고 가정에 시간을 쓰는 사람으로서, 어머니는 생명을 사랑하고 정의감이 강한 사람으로 메이플 월드 곳곳에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돕는 봉사자로서 그리고 그런 따뜻한 가정의 자녀로 살아가고 있었다. 그리고 말괄량이 소녀 마릴린은 언젠가 어머니처럼 메이플 월드 곳곳에 돌아다니며 사람들을 도우며 살아가고 싶다는 꿈을 가지게 되었다. 그런 마릴린은 먼저 자신의 집 주변부터 돌아다녀 보자! 라는 생각이 들어 부모님에게는 잠시 친구들을 만나고 온다는 이야기를 하고는 가지 말라고 했던 위험 지역들을 돌아다녔다. 그렇지만 작고 여린 소녀 (자신의 힘을 자각하지 못하여 무의식적으로 인간의 힘으로 맞추고 있기에)에게 탈리스커 주변은 깨나 위험한 곳이었고, 길은 복잡하였다. 그저 신나 주변을 돌아다니다가 정신을 차려보니 기억 속에 없는 난생처음 와보는 곳에 도착 있는 것을 자각하였다. 

위험하고 어둡고 왜인지 기분이 너무나 나쁘다고 느껴진 그곳은 셀리멘탈 실험 벙커, 블랑쉐 지금의 마릴린의 몸이 만들어진 곳이었다. 그렇지만 그 기억은 가지고 있지 않으니 그저 무의식적으로 그리 느낄 뿐이었다. 그리고 뒤에 드리워진 자신보다 조금은 큰 듯한 사람의? 그림자. 아니 사람의 그림자가 맞을까, 날개가 달려있었으니 말이다. 조심스럽게 고개만 돌려 바라보았을 때 보았던 것은 멍한 눈과 얼굴을 하는, 그리고 날개가 달린 마족…? 처음에 들었던 생각이다, 그렇지만 마족은 아닌 것 같았다. 그냥 자신의 직감이 그리 이야기하는 것 같았다. 마족이 아니라면 무엇일까 생각하던 중 스쳐 지나간 생각은 나이가 지긋하신 할아버님들이 이야기하던, 그저 오래된 신화를 듣는 것처럼 넘겨들었던 용족에 관한 이야기였다. 

~

오래전 에레브가 7영웅과 함께 어둠의 세력에 맞서 싸웠을 때, 그들에게 힘이 되어준 동료들이 있었다. 그중에는 드래곤 마스터 비셋과 그를 따르는 용족인 루미에라곤도 있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격렬한 전투 중에 비셋은 세상을 떠나고 말았고, 루미에라곤 역시 연이은 전투로 인해 그 수가 멸종을 우려할 만큼 감소하여 지도자까지 잃게 된 그들은 혼란에 빠지고 말았다. 결국 루미에라곤은 종의 존속을 위해 그 누구도 찾을 수 없는 그들의 성지에서 깊은 잠에 빠져들기로 하였고, 훗날 자신들을 이끌어줄 새로운 드래곤 마스터가 나타나면 다시 그 모습을 나타내겠다 하고 자취를 감추었다. 그렇게 시간은 흘렀고 루미에라곤은 사람들에게서, 그리고 여제에게서도 잊혀져 가고 있었다.

~

거짓말이라고만 생각했다. 실제로 마릴린의 주변에 용족을 보았다고 이야기하는 사람은 단 한명도 없었으니까 말이다. 그리고 정작 본인이 용족을 마주하게 된 것이다, 제 뺨을 꼬집으며 사실은 꿈이 아니겠느냐는 생각을 하고 있었지만 말이다. 사실 두렵지는 않았다, 멍한 얼굴에 조금은 앳돼 보이는 얼굴이 저와 비슷한 나이인 것 같았고 자신에게 적의를 들어낸다던 가는 보이지 않았으니까. 마릴린의 감은 좋았고 실제로도 그 용족은 오히려 돌아가는 길을 알려주려고 하는 착한 아이였다. 그 용족은, 그래 몇 년 전 실험이 폐기되기 전 유일이 인간의 사고를 할 수 있었던 두 실험체들 중 마릴린의 몸이 되었던 블랑쉐 말고 남았던 또 다른 실험체. 메이너드. 마릴린이 마주쳤던 용족은 메이너드였다. 

리안은 빼돌린다고 빼돌렸지만, 딱히 둘 곳이 없어서 실험실이 폐기된 후 메이너드를 그대로 그 실험실이 있던 셀리멘탈 실험 벙커 쪽에 두었다. 완벽히 인간처럼 보이기 전까지 언어와 행동을 가르쳤고 이후에는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생필품을 챙겨다 주었다. 책임감이 없었다, 분명 그랬다. 책임지지도 못했던 것이 맞았고 그렇다고 메이너드에게 애정이라던 가를 쏟은 것도 아니었다. 메이너드는 그러 리안에게 감정이라는 것을 제대로 배운 적이 없기에 멍하게 보이는 것이었고 말이다. 

메이너드는 마릴린에게 호의를 표했다. 어디로 가야 하는지 물었고, 다정하게 대해주었다. 리안 말고는 처음 보는 인간…. 스스로가 실험 체이고 일단은 인공적이라도 용족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 메이너드였으니. 한 가지 더라면 메이너드는 마릴린이 블랑쉐라는 것을 어느 정도 알아채고 있었다. 대화하며 마릴린을 데려다주는 중 메이너드는 혹시 이름이 블랑쉐가 아니냐고 물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제 이름은 마릴린이라는 답변이었다. 조금은 모습이 겹쳐 보였지만…. 그냥 착각이라고 메이너드는 넘겨짚었지만 말이다. 헤어질 때 쯔음 마릴린과 메이너드는 매우 친한 사이가 되어있었고 이후에도 마릴린은 종종 메이너드가 찾아와도 된다고 이야기하는 날짜에 맞추어 놀러 가고는 했다. 둘은 1년 사이에 둘도 없는 친구가 되었다. 메이너드가 마릴린을 공주님 안기를 하고 난다든가, 마릴린이 엄마가 구워준 간식들을 몰래 챙겨 메이너드에게 가져다준다든가 서로 만날 날만을 기다리는 사이가. 그리고 마릴린이 9살 중반이 되었을 때, 그들이 만난 지 딱 1년 반이 되었을 때 이 둘은 어쩔 수 없이 강제적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매번 만나던 셀리멘탈 실험 벙커, 언제나 장난을 치며 놀던 날이었다. 그때의 마릴린이 꽂혀있던 것은 땅속에 묻힌 이쁜 돌들을 모으는 것이었다, 그래서 메이너드와 함께 땅을 파며 돌을 찾곤 하였다. 메이너드와 함께 돌을 찾던 중 메이너드가 땅을 판 곳에서 무언가 문 같이 생긴 것이 묻혀있었다. 주변까지 다 파보니 허름하고 녹슨 듯한 철문이, 잠금장치가 달려있긴 있었지만 땅속에 묻혀있어 아무도 찾지 못할 거로 생각한 누군가는 새롭게 잠금장치를 바꾸지 않았는지 쉽게 부수고(;) 들어갈 수 있었다. 들어간 그곳은 겉과는 다르게 신식 시설처럼 보였다, 사용하지 않은지 오래된 것인지 먼지가 많이 쌓여있긴 했지만 말이다. 

무언가 들어있었던 것 같은 그렇지만 깨져있는 유리관, 이것저것 무언가의 색을 띠고 있는 약품들, 꽤 많은 사람이 지냈었던 건지 문마다 적혀있는 사람들의 이름. 그 문들을 천천히 바라보던 중 마릴린은 익숙한 이름이 눈에 들어왔다, `Ryan` 제 아버지의 이름. 흥미를 느끼고 열고 들어간 그 방에는 썰렁할 정도로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단 한 가지 타일 중 단 하나의 타일만이 다른 색을 띄는 것을 뺀다면. 누가 봐도 수상한, 그 타일을 발견한 마릴린은 메이너드를 불러 함께 무언가 있는지 살피기로 했다. 마릴린이 들기에는 타일의 무게가 꽤 있어 대신 메이너드가 손쉽게 들어내었다. 

타일을 들어내자 보이는 것은 잠금을 풀어야 하는 금고. 그렇지만 그걸 그냥 무시하고 지나갈 마릴린과 메이너드가 아니었으니. 처음에는 마릴린 자신의 생일을 (0531), 그다음에는 메이너드는 스스로가 만들어진 날 (0229). 그렇지만 이 둘 다 열리지 않았는데, 마릴린은 혹시나 하고 제 어머니의 생일을 넣어보았는데 (0701) 놀랍게도 열리었다. 그것으로 마릴린은 그것이 자신의 아버지의 것이 맞다는 확신을 하게 되었고 말이다. 열린 금고…. 그 안에는 오래전 리안이 메이너드를 빼돌릴 때 함께 숨겨두었던 실험 자료들이 들어있었다. 

하나하나 읽던 과정에서 마릴린은 모든 진실을 접하게 되었다. 사실은 자신의 이름은 마릴린이 아니라던가, 이미 진짜는 죽었다던가, 만들어진 존재라던가, 인간이 아니라던가…. 기분은. 진실을 접한 기분은. 끔찍했다. 자신이 무엇인지 알 수 없게 된 그 기분이, 너무나도 끔찍했다. 충격으로 제정신을 유지 못 하는 마릴린, 그런 마릴린을 걱정하는 눈빛으로 바라보는 메이너드, 그리고 차가운 방. 그때 닫힌 문 바깥에서 누군가의 가쁜 숨과 빠르게 달려오는 발소리가 들렸고, 문이 벽에 부딪혀 쾅 소리를 내며 열리었다. 열린 문 앞 보인 것은 리안이었다. 리안이 어떻게 알고 올 수 있는 가한다면, 혹여 나의 상황을 위하여 실험실 곳곳에 카메라와 센서 그리고 금고에 자신 이외의 사람이 손을 대면 자신에게 알림이 오도록 해놓았다. 절대로 울릴 일이 없을 거라고 생각한 알림이 울리고 휴대전화를 확인한 리안은 카메라에 잡힌 메이너드와 마릴린을 발견하고 급하게 그들을 저지하러 달려온 것이지만 이미 늦어버린 후였다. 

조금은 시간이 지나 정상적인 사고를 할 수 있는 마릴린이 정신을 차려보자 보인 것은 조명이 비추는 천장 그리고 달그락거리는 소리를 내는 곳을 바라보니 보이는 리안의 뒷모습. 마릴린은, 아니 블랑쉐는 직감으로도 알 수 있었다, 분명 좋은 일이 일어날 건 아니라는 것을. 도망을 시도해보았지만 실험체들을 잡아 수술하기 위한 수술대였기에, 지금의 블랑쉐의 힘으로는 풀리지 않았다. 그리고 리안이 행한 일들은, 단 하나의 단어로 정의할 수 있었다. 최악. 리안은, 최악의 인간이었다. 마릴린이 진실을 접하게 되었을 거라는 생각을 하자 들었던 생각은, 이대로라면 마릴린의 뇌가 과부하 하여 버티지 못할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마릴린의 몸이 예전의 폐기된 실험체들처럼 슬라임이 될지도 모르는 그런 상황이었고, 두려워한 것은 아비게일이 자신에게 실망하는 것이었다. 아비게일, 리안의 세상이자 모든 것 그 세상에 마릴린은 들지 않았다. 리안에게 마릴린은 그저 아비게일이 행복할 수 있고 자신을 떠나지 않을 수단 중 하나였을 뿐.

이후 블랑쉐가 어떻게 되었는지 이야기하자면 지금의 마릴린처럼 되었다. 기억이 명확하지 않고, 4년 전의 기억들은 봉인되게끔 무언가의 수를 써 놓았다. 자세히 설명하자면 이렇다. 마릴린의 뇌에 들어있는 기억은 그대로 두었지만, 블랑쉐의 뇌에 들어있는 실험에 관한 모든 내용은 봉인시켜두었다. 그리고 조금의 기억조작 본래의 마릴린의 나잇대로라면 2살은 어릴 메이너드를 사실은 2살 연상인 오라버니로, 그리고 마릴린과 메이너드가 이복남매인 것으로 말이다. 그래야 메이너드에 관한 기억은 자연스럽게 넘길 수 있었기 때문이다. 덤으로 이것만으로도 불안했던 리안은 기억이 뒤섞이도록 해두었다, 매년을 기점으로 한 4년 전 기억들은 모두 뒤섞이게. 예를 들어보자면 20살 일 때는 16살 때까지의 기억들이, 21살 일 때는 17살 때까지의 기억들이 뒤섞이도록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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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실험관련문서

https://www.evernote.com/shard/s668/sh/d2df7b73-1846-4b8b-9fc9-4b2ebe3a942e/96231fb14eeb1067618db73ba776fa64

1) 메이너드의 완성도는 약 92%보다 조금 높고 블랑쉐의 완성도는 98%에서 99%사이 정도 된다.

2) 이들이 용의 힘을 많이 쓸 때에는 (기준은 개개인마다 다르다) 역안과 피부 경화가 나타난다.

3) 메이너드는 블랑쉐보다 완성도가 낮아 강한 상대를 상대할 때에는 (강함의 기준은 같은 루미에라곤 정도) 힘의 제어가 조금 어려워져 손과 발이 용족처럼 변한다.

4) 블랑쉐의 기억을 되돌리고 섞이는 저주를 풀려면 동족의 피로 만든 무언가의 약품이 필요하다. (제조 방법을 아는 것은 리안, 그리고 제조법이 적힌 종이가 있긴 하지만 어디 있는지는 알지 못 함.)

5) 메이너드는 리안이 건들지 않음. 더 건들였다가는 남은 하나의 실험체가 어떻게 될지 모르기 때문에. 대신 입 막음을 위하여 블랑쉐 관련 이야기를 본인에게 언급하면 극심한 고통이 찾아오도록 해놓았다. (손오공의 머리띠 비스무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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