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인보우 식스 드림
유료

나 살쪘어?(1)

레인보우 식스 드림

당신의 연인과 단둘이 보내는 시간.

그가 사랑스러운 얼굴을 하고 당신을 바라보며 묻습니다.

나 살쪘어?


1. 뮤트

"저 살쪘습니다."

처음엔 잘못 들은 줄 알았다. 하지만 진지하게 말하는 상대를 보니 제대로 들은 게 맞나 보다. 근데 그걸… 왜 나한테 보고하는데…?

"전에 그러셨잖아요. 두툼한 사람이 좋다고."

젠장. 요즘 답지 않게 블리츠랑 어울리며 운동한다 싶더니 그걸 들었나 보다. 전에 별생각 없이 밀리터리 예능 프로그램을 같이 보다가 흘린 혼잣말이었다. 그때 바로 반응이 없다 싶어서 다행히 못 들었구나 했는데.

그렇게 하지 않아도 있는 그대로의 네가 좋아. 사탕발림으로 달래보았지만 마크는 그냥 지나칠 생각이 아닌듯했다. 그래, 이런 말로 넘어가 주기엔 마크를 많이 놀리긴 했지…. 학습되지 않은 순수한 마크가 좋았는데. 훌쩍훌쩍.

더 이상의 딴청은 허용하지 않겠다는 듯 그가 갑자기 입고 있던 티셔츠를 훌러덩 벗어젖혔다. 이런 갑작스러운 스트립쇼 괜찮은가? 말은 그렇게 했지만 눈은 솔직하게 그의 맨살을 훑었다. 살짝 그을린 팔에 비해 뽀얀 배가 예쁜 굴곡을 갖고 있었다. 그리고 그 위에 가슴, 가슴이……. 이런 갑작스러운 가슴쇼도 괜찮가슴을지도가슴.

마크는 내 손을 잡은 채로 자기 손을 가슴에 겹쳐 올렸다. 손바닥 아래로 맞닿은 피부가 따뜻했다. 힘을 줘 누르자 말랑하고, 또 탄탄했다.

"만족스러우세요?"

응….

"이제 다른 사람 보고 좋다고 안 하실 거죠?"

응….

"그런데, 저만 벗는 건 좀 불공평하지 않나요."

응?

2. 애쉬

"2kg 정도 증량했어. 알아?"

너는 무슨 그런 말을 간식 먹을 때 하니? 그에게 수플레를 떠먹이려던 손을 멈췄다. 나, 나…?

"아니. 날 말하는 거야. 내가 치밀하긴 하지만, 널 들어 올리는 것만으로 무게를 정확히 알 정도는 아닌데."

엘라이자의 눈이 선글라스 너머에서 호선을 그렸다. 그리고 나에게서 포크를 가져갔다. 수플레는 내 입으로 대신 들어오게 되었다. 와암.

"이런 변화는 좋지 않아. 원래는 디저트를 이렇게 자주 입에 대지 않았다고. 다 너 때문이야."

엘라이자는 불평하며 반대 손으로 턱을 괴었다. 한적한 야외 테라스, 반짝이는 햇살, 살랑이는 바람, 그리고 제 말에 눈을 동그랗게 뜨는 귀여운 연인까지. 엘라이자는 모든 것이 완벽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니까, sweetie pie. 네가 책임지고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할 거야. 말 나온 김에 오늘 밤에 같이 운동이나 하자고."

3. 몽타뉴

"내가 그렇게 뚱뚱한가?"

90kg이 가벼운 무게는 아니죠…. 그도 아는 당연한 사실을 왜 질문하는지 모르겠다. 아니, 사실은 알고 있었다.

간만의 데이트였다. 질만한 키와 덩치를 가진 사람은 어디에서나 눈에 띄었다. 거리를 걷는 동안 주위 사람들이 한 번씩 시선을 던지는 건 당연했다. 그러나 지나가던 아이가 '와, 저 사람 좀 봐! 어어어엄청 크다!'하고 소리친 건 예상에 없었다. 우리는 아이의 보호자에게 웃어 보였지만, 질은 내심 신경 쓰였던 모양이었다.

그가 슬픈 곰처럼 시무룩해하며 제 몫의 몽블랑을 한 입 먹었다. 어라. 몽블랑이 사라졌다. 비슷한 마술을 프로 야구에서 본 것 같은데….

질, 진짜 살을 빼실 건 아니죠? 당신이 드는 방패를 생각해야죠. 그렇게 대꾸하자 질은 고개를 저었다.

"아니, 훈련을 게을리할 생각은 없지만… 나 때문에 자네가 창피할까 봐 그러지."

아, 귀엽기도 해라. 울망한 눈망울을 보고 앓는 소리를 내지 않기 위해 애써야 했다. 괴상한 울음을 참고 말했다. 질이 어떤 모습이든 좋아요. 그 문장 하나로 질은 다시 자신감을 찾은 것 같았다. 그가 웃으며 내 입가로 손을 뻗었다. 그의 손가락에 크림이 묻어나왔다. 그는 그것을 다시 제 입으로 가져갔다.

"나도 마찬가지야, Mon poussin. 내 마음은 변하지 않을 걸세."

그가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 곰처럼 생겨서는, 이런 앙큼한 행동은 어디서 배워왔대?

4. 퓨즈

"무거워?"

당연히 무겁지, 멍청아! 땀이 비 오듯 흘러내렸다. 등을 누르고 있는 엉덩이가 원망스러웠다. 팔굽혀펴기인데 굽힌 팔이 다시 펴질 생각이 없었다. 젖 먹던 힘까지 쥐어짜 내서 외쳤다. Ты- Ты свинья!

대답 대신에 그가 자세를 바꾸어 눕는 것이 느껴졌다. 결국 몸이 무너져 내렸다. 운동을 봐주겠다고 할 때부터 알아봤어야 했는데! 끄응, 앓는 소리를 내어도 그는 내려올 생각이 없었다. 등의 감촉으로 그가 다시 자세를 바꾸었다는 것만을 알 수 있었다. 아니, 내려가라니까?

목덜미에서 숨결이 느껴졌다. 한참을 침묵하던 그가 입을 열었다.

"내가 도울 수 있을 것 같네."

네가 돕는 일은 내 위에서 비키는 거야, 슈랏.

정말 비키긴 했다. 하지만 말을 들은 건 아니었다. 괴롭히는 방법을 바꾼 건지 누르는 대신 이번엔 본인이 나를 들어 올렸다.

"땀을 많이 흘렸잖아."

그렇게 말하곤 욕실을 향했다. 도와준다는 말의 뜻을 이해했을 땐 이미 늦었다.

5. 예거

"어때? 좀 는 것 같지?"

그가 제 팔뚝을 보이며 힘을 주었다. 흡, 하는 소리와 함께 불룩해진 이두박근이 보였다. 이상행동이 늘었냐는 거야…?

"아니이! 몸무게 말이야, 몸무게! 근육이 좀 쪄 보이지 않냐고!"

그건 내가 아니라 체중계가 정확히 알겠지.

체중계를 가져와 친히 앞에 놓아주자 어째선지 그가 딴청을 피우기 시작했다. 아하. 이렇게 나오시겠다? 그를 억지로 끌어다 체중계 위로 올렸다. 마리우스는 울상을 지었다.

[64.1kg]

… 찌긴 쪘네. 한… 아기 치와와 정도?

마리우스가 반박했다.

"근육량은 늘었을 거야, 확실해!"

그러더니 냅다 꽉 껴안고 들어 올리는 것이었다. 마리, 잠깐, 갑자기 이러면-

요란한 소리와 함께 우리는 같이 넘어졌다. 이럴 줄 알았지. 뒤로 자빠지기 전에 그의 머리를 감싸서 다행이었다. 조금 앓는 소리를 내긴 하지만 멀쩡해 보였다. 그가 이러는 이유는 참 어처구니없었다. SNS에서 '남자가 들기에 이상적인 몸무게'라는 글을 보곤 갑자기 그때부터 블리츠를 따라 운동하겠다느니, 식사량을 늘리겠다느니 하기 시작한 것이었다. 하지만 마리우스, 그건 안기는 상대를 보고 몸무게를 감량하라는 의미일 텐데.

"알아, 그치만 네가 빼는 건 싫어! 차라리 내가 열심히 찌워서 멋지게 널 들고 다닐게!"

고맙긴 한데 넌 기술병이지 방패병이 아니잖아…. 그와 이마를 맞대었다. 톡, 하고 그의 고글에 닿는 소리가 났다. 넌 지금도 멋있으니까 괜찮아, 멍청이.

"고마워. 가끔은 내가- 으음, 그게 뭐랄까-…."

불안해?

"맞아. 그래서 말인데,"

코끝에 고글의 차가운 감촉이 닿았다.

"지금 뽀뽀해도 돼?"


퓨즈의 캐해석이 제일 힘듭니다….

아래에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결제하시면 창작에 큰 힘이 됩니다.

댓글 2


  • 정교한 아르마딜로

    네임리스 레식 드림은 처음 보는데 진짜 정말 거짓말 안 치고 맛있습니다 선생님.... 갑자기 최애 드림을 찾는 이 어마무시한 행운.... 행복해요😭👍💘💘🔥🔥 좋아하는 사람 취향 맞춰서 증량한 뮤트 정말 귀엽고 와중에 끼부리는 건 또 앙큼하고 섹시하네요 미치겟다.... 드림주 입맛 따라서 디저트에 익숙해져버린 애쉬라니 맙소사 상상만해도 쏘 러블리....🤦‍♀️💗💗 언니가 스위티 파이라고 불러줫어요ㅠㅠㅠㅠ 마지막 플러팅 뿅가죽네(ㅈㄴ 간만에 레식캐들한테 불타올랐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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