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트 세카이

십분않은 십분

가이드 아키토×센티널 토우야

by,유펑

그런 생각을 했다. 십분은 얼마나 긴 시간일까

소복히 눈이 오는 날 너를 처음 만났다. 잔뜩 엉망인 상태로 내 앞에서 정신을 간신히 붙잡고 있던 너를 볼 때 이제껏 한번도 오지 않았던, 아니, 못했던 전율이 내 몸에 쫘악 끼쳤다

한눈을 팔 뻔 했던 것 같다

다시 이성을 붙잡고선 널 다루었다. 너와 단둘이 그 시간을 일하는 것이 아니라 감정을 나누는 시간으로 인식할 정도로 몰두했다. 너였기에 가능했겠지. 네가 아니였다면 너를 못만났다면 이런 시간은 꿈도 꾸어보지 못했을꺼야

다음날 나와의 시간이 끝나고 너가 다시 말끔해져 있는걸 보고 왠지 기분이 멍..했던 기분이 들었어. 동료 선배에게 너에 대해 물어봤었지. 내가 물어보는게 의아하다던 그 선배는 선배답지 않게 명료하게 너에 대해 알려주었어. 듣는 내내 너를 붙잡고 싶단 생각밖에는 들지 않았어.너를 놓치면 안될 것 같단 생각이 듦과 동시에 그 선배는 나에게 이런 조언을 해줬어

“기관에 매칭을 의뢰해 보는게 어때?”

그 말을 듣고 그날 업무가 끝나고 기관에 의뢰를 했지. 그리고 며칠후 입이 벌어지고 입꼬리가 못 올라갈 정도로 예쁜 숫자가 날 반기더라.

100이었어.

기관도 좋았나봐. 당연하지. 네가 뛰어난 센티널이였던 만큼 맞는 가이드가 없었을 것이니 말야. 너도 그 소식을 듣고 많이 놀랐을 것이라 생각해. 당연하지. 그날 처음 만난 사람이 의뢰한 것도 모자라 100이란 숫자를 만들었고 그날 신속하게 각인까지 되었으니까.

네가 임무가 끝나고 오는 시간을 기다렸던거 같아. 이런 생각하면 안되지만, 너가 심하게 다쳐오는 날 기분좋은 저릿함이 느껴졌던거 같아.네가 너무 좋았어. 그래서 우리가 각인한지 좀 된 내 마음이 너무너무 깊어져 더 내려가도 알아차리지 못할 심해로 내려온 것 같았던 날, 아마 너도 기억했을꺼야. 너에게 내 모든걸 다 주었던 날. 이제 심해층 속으로 들어가 마치 혼합층과 차단되어 너밖에 모르는 사람으로 완벽하게 되었던 날. 너와 단지 가이딩을 나눈 것이 아니라

사랑을 나눈 날에 아직도 갇치고만 싶어.

네 미소 속에 끝없이 갇치고 싶어

그런데 시간을 애속하게 가더라. 사간은 십분 주어진게 아니였어

그날도 흰눈이 소복하게 쌓이던 날, 네가 불탄 건물에서 간신히 건져져 나온 날, 널 수온약층 밖으로 넘겨버린 날… 불이 모든게 완벽하던 너와 내 시간에 너가 빠져나가기 십분 큰 구멍을 만들었어

너가 긴급하게 이송되어 내 눈앞에 나타났고, 내 손이 도저히 네게 닿지 못했어, 아니 이건 않았어가 맞을지도 모르겠어. 모르겠어, 내가 왜 무뚝뚝하게 서서 널 바라보고 있었는지. 난 지금 이 순간도 네가 떠오르는데, 그때의 난 왜 그랬을까

단순하더라

그냥, 부정하고 싶었던 것 같아

네 입이 움직이는 것 같았지만 시침, 분침과 초침이 네 입을 막았어.

딱 십분, 십분이 지나있었고, 네 시간 십분, 아니 그보다 더한 시간을 내가 먹어버렸어. 그 순간 네 손에 힘이 풀리고 녹음기가 툭 하고 빠져나오더라…

고마워 아키토, 내게 미소란걸 주어서…

그 말을 듣자마자 널 만났을 때도 나오지 않았던 눈물이 쏟아져 나왔어. 시계침이 너무 야속했어.

후에 너는 가이딩으로도 못 살았단 말이 떠돌았어. 근데 난 내가 미워. 노력조차 안한거잖아. 네 미소가 좋다면서 네 미소를 처참하게 죽인거잖아.

십분않은 십분도 밉지만, 내가 너무 미워서 눈물이 또 나올 것 같아. 하지만 울면 눈물이 이 추운 날씨에 담겨 눈이 되어 소복히 쌓일 것만 같아서 겁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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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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