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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미션] Svítání

동터오는 여명 전이 가장 어둡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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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것이 과학적으로는 맞는 것 하나 없는 말이라는 사실을 알 사람은 알고 있으나, 지적하고 싶은가? 그것은 당신의 자유, 그러나 동정한다. 역경을 지나온 적이 없으니 그 아름다운 문장을 이해할 기회마저 가져본 적 없는 당신을. 동터오는 여명 전은 가장 어두운 순간이다- 지평선 너머 떠오르는 태양을 두 눈으로 마주해야만 비로소 믿을 수 있는 이들이 있기에. 태양은 동쪽에서 떠서 서쪽으로 진다오, 말할 필요도 없는 당연한 진리라 할지라도 한 번, 밤새워 하늘을 올려다보는 것도 나쁜 일은 아니야. 천만 명이 거짓을 외친다 해도 진실이 무엇인지 마음에 품고 있는 자가 한 사람이라도 남아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이 세상에는 아직 희망이 남아있는 증거라 감히 말하겠다. 

체코-슬로바키아에 아침이 찾아온다. 동쪽 들판에서 서쪽 숲을 향해 바람이 분다, 말이 달린다. 사회에서 낙오된 뒷골목 광인들의 파티는 끝난 지 오래, 새 소리가 들려오면 어두컴컴한 술집은 커튼 틈새 사이로 들어오는 새벽빛이 물들어 회색. 페네트라는 테이블에서 몸을 일으키고 몇 시간 사이 담배 연기를 머금어 쩌들은 내가 물씬 풍기는 모자를 머리에 썼다. 

더러운 나무 문을 열고 나가면 냉기 머금은 습한 공기가 폐를 채웠다. 뉴스보이들이 사방에 뿌려대는 신문에는 오늘도 우울한 뉴스들로 가득했고, 페네트라는 오늘도 그 잉크 덜 마른 종이들을 무시하지 못했다. 세상의 온갖 모순에 귀 기울이면서도 희망찬 미래에 대해 말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알아? 진실을 마음에 품어라, 이 세상에는 아직 희망이 남아 있다고 스스로에게 속삭여라. 말하는 문장은 나 자신을 향한 것이기도 하다. 하지만 침묵해야 할 거야. 많이 아는 자는 사랑받으면서 자유로운 토론의 장에서 자신의 생각을 알릴 수 있는 자리를 제공 받으며, 동시에 그 머리에 들이미는 총구를 바라보고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말하도록 종용당할 테니까. 그야말로 20세기의 갈릴레이라! 있는 듯 없는 듯, 그러나 분명히 어둠 속에 존재하고 있는 억압에 숨통이 막힌다면 어떻게 하고 싶은지는 잘 생각해 봐, 그것 만큼은 누구도 결정해 줄 수 없으며 도와줄 수도 없다. 이 모든 문장이 페네트라 파비우스가 이 빛나는 시궁창에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조언이었다. 

보헤미아의 리부셰, 크록의 셋째딸- 그대가 사랑한 이 땅 사람들이 어딘가 어긋난 채 아물은 다리를 절고 있다면 바로잡아야 합니다. 하지만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힘 없는 한 사람의 목소리만으론 되는 게 없죠. 그 위대한 카롤루스도 실패한 게 통합이니 당신이라는 영웅 전설이 탄생할 수 있었던 것이니 말이에요. 페네트라 파비우스는 오늘 아침에도 저를 알아보고 차 한 잔을 권하는 이와 어딘가로 급하게 연락하는 이들을 여럿 보았다. 어느 쪽이든 원망할 생각은 없다. 단두대에 목 내민 당신의 의지에는 찬사를 보내고 한 발 물러선 당신의 용기에 박수를 칠 테니, 무엇이든 표현해 봐- 당신이 인간이라면, 스스로의 의지로 목소리를 낼 수 있음을 증명하라. 경찰의 호루라기 소리를 들으며 불청객이 오래된 벽돌로 쌓은 성벽 너머로 달린다. 선택한 단어들이 당신의 마음에서 우러나온 것임을 보여줘. 태양 없는 여섯 시 하늘의 주홍색이 아침의 것이라는 증명을 해 줘. 말을 해 줘. 이 침묵의 시대에...

-페네트라 파비우스!

공장 매연 가득한 도심을 벗어나면 한적한 농가가 눈앞에 펼쳐진다. 페네트라는 저를 부르는 어느 아낙네의 호통치는 듯한 목소리에 이끌려 갔고, 우리 젊은이들에게 이상한 바람 불어넣지 말고 썩 꺼지라는 말과 함께 삶은 감자 두어 개를 받아들었다. 그건 어떤 표정이었지? 두려움, 아니면 동경? 무엇이든, 조용하게 살고 있던 여인에게는 일생일대의 용기였을지 몰라. 신문에서는 그 얼굴이 무뢰배로 도배된 이에게- 소금만 뿌린 감자에서는 아무 소란 하나 없는, 평화로운 가정집 부엌의 향기가 났다. 페네트라는 누군가의 식사였을 것을 베어 물며 걸어나갔다. 동쪽으로, 혹은 서쪽일지도 몰라. 방향은 알지 못한다. 그러나 무작정 걸어, 어차피 어느 시대의 어느 나라에서도 환영받지 못할 테니, 초대받지 않은 손님이라면 나조차 이곳이 어디인지 몰라야 수지에 맞지 않겠나. 얽매는 모든 사슬에 반대할 뿐이지만 아나키스트라고 불린다면, 그 사람이 한 곳에 정착해 평화롭게 살아가기란 힘든 세상이었다. 그런 시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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