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소쵸로]사탕도 달콤하다
2017. 3. 14. 작성 | 공백 미포함 5,357자 | 회사원 오소마츠 X 파티셰 쵸로마츠au
전편
손에 땀이 찬다. 나는 들고 있던 상자를 잠시 내려놓고 손수건을 꺼내 양 손을 닦았다. 얼굴에서도 땀이 나는 건 아닐까? 스쳐지나간 생각에 가방 속에서 굳어버린 거울을 찾아냈다. 얼굴을 살피며 씩 웃어봤다. 내가 봐도 웃는 게 참 어색하다. 그치만 긴장되는 걸 어떻게 해. 나는 눈 앞에 있는 문을 빤히 바라보았다. '406'이라 적힌 문패가 내 눈높이쯤 가운데에 박혀있다. 휴대폰을 꺼내 수백번은 읽은 오소마츠씨와의 라인 내용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오소마츠 : 아, 그렇지. 우리집 놀러올래?
나 : 네? 그래도 돼요?
오소마츠 : 응 놀러와 놀러와 동생들도 쵸로마츠 궁금해하더라고.
오소마츠 : 우리집 주소는─」
휴대폰과 문패를 번갈아바라봤다. 틀림없다. 제대로 왔다. 여기가 오소마츠씨네 집이다. 나는 숨을 크게 들이마쉬고 천천히 내쉬었다. 손에 찬 땀도 닦았고, 옷도 괜찮고, 선물인 케이크도 제대로 만들어왔다. 초인종을 누르면 오소마츠씨가 나오겠지? 오소마츠씨와는 평소처럼 인사하면 될 거고, 들어가서 동생들 만나면 웃으면서 인사해야지. 너무 부담스럽지 않게! '내가 너희 형의 애인이다'가 아니라 '너희가 그 애들이구나'같이 동네 형처럼 편하게! 그 흐름을 타면 자연스럽게 케이크를 선물해서 어필하는 거다. 오소마츠씨의 말대로라면 둘 다 내 케이크를 좋아하니 점수를 따는 것은 식은 죽 먹기일 터!
"좋아, 내 계획은 완벽해!"
주먹을 쥐고 각오를 다진 뒤 초인종을 눌렀다. 딩동하고 밝은 소리가 울리자 발소리가 이어 들려온다. 아아아 온다. 온다! 양손을 꼭 잡고 자세를 바로 했다. 곧이어 철문이 열렸다.
"오소─"
어라? 잠깐만. 아냐. 오소마츠씨가 아냐. 얼굴이 상당히 닮긴 했지만 엉망으로 헝크러진 머리에 반눈은 평소 오소마츠씨의 모습이 아니다. 집이라서 편하게 있다보니 그런 걸 수도 있지만 그런 것치곤 뭔가 어두운 분위기가 풍겨져 나온다. 이 특징 설마. 오소마츠씨가 해준 이야기를 떠올린 나는 급하게 노선을 변경했다.
"아, 안녕, 하세욧..! 이치마츠, 씨!"
아, 망했다. 목소리 뒤집어졌어. 계절과 어울리지 않게 식은 땀이 삐질 흘러내렸다.
"아, 형이 말한 대로다."
"네?"
"들어와요."
"아, 아 네! 실례하겠습니다."
문에서 살짝 비켜선 이치마츠씨를 지나 집 안으로 살짝 들어섰다. 현관에는 색만 다른 운동화 3개가 가지런히 놓여있었다. 빨간 운동화 옆에 살짝 신발을 벗어두자 이치마츠씨가 실내화를 내주었다. 손님용인 걸까? 나때문에 일부러 사왔을 리는... 없겠지~ 시덥잖은 생각을 하며 초록색 실내화에 발을 끼웠다.
이치마츠씨를 따라 방 두개와 화장실 있는 복도를 걸어갔다. 저 문 너머에 오소마츠씨가 있다. 짧은 거리임에도 길게만 느껴진다. 쿵. 쿵. 뛰는 심장소리에 발 소리가 묻혀버린다. 실루엣 두 개가 왔다갔다거리는 문에 대고 이치마츠씨가 두어번 노크를 했다. 집 안에서 웬 노크? 의아함은 우당탕거리는 소리와 함께 사라졌다.
"아! 기다려! 거의 다 치웠어!"
아직 덜 치웠구나. 긴장이 풀린 내게 이치마츠씨가 고개를 까닥였다. 나는 눈썹을 늘어뜨리며 웃어보였다. 이런 형이라서 미안해요. 아뇨. 괜찮아요. 알고 있었는걸요. 아무런 말도 없었지만 이런 대화가 온 간 기분이 들었다.
"그러게 내가 미리 치우랬지!"
"나 좀 깨워주지 그랬어! 아니, 네가 좀 치워주지 그랬어!"
"난 분명히 깨웠었다? 그리고 난 과제하느랴 바빴거든요~"
"웃기시네! 라인만 하는 거 내가 다 봤거든?"
"저기, 쵸로마츠씨 계속 기다리는데."
"아, 응! 미안해, 쵸로마츠! 다 치워가!"
"아!!! 오소마츠형 내 물건 막 차지마!!!"
"푸흡."
콩트같은 대화에 그만 웃음이 터져버렸다. 바로 옆에 이치마츠씨가 있기에 황급히 손으로 입을 막았지만 틈새로 찔끔찔끔 웃음이 새어나온다. 나는 등을 돌려 눈물을 훔쳐내고 숨을 크게 쉬며 진정하려 애썼다.
"하아... 미안해요. 제가 너무 웃었죠?
"...오소마츠형이 왜 반했는지 알 것 같아."
"네?"
"기다렸지!"
요란한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리고 오소마츠씨가 튀어나왔다. 튀어나왔달까, 엎어졌달까. 재빨리 일어나 날 보고 씩 웃는 모습에 또 웃어버렸다. 하여간 오소마츠씨는 못말린다니까. 나는 표정을 갈무리하고 짐짓 새침하게 말했다.
"오소마츠씨가 불러놓고 손님을 이렇게 기다리게 해도 되는 거예요?"
"미안, 미안~ 자, 어서 들어와."
"실례하겠습니다."
벌써 두 번째인 말을 입에 담으며 문 안쪽으로 들어갔다. 아까의 소란이 콩트는 아니였는지 들어선 거실은 제법 깔끔했다. 서랍장 아래나 뒤에 뭔가가 삐져나와있지만 그정도는 살짝 눈 감아주자. 상자를 들고 조심조심 들어가니 테이블에 앉아있는 청년이 손을 흔들며 나를 반겨주었다. 오소마츠씨와 이치마츠씨는 내 곁에 있으니 남은 사람은...
"토도마츠씨 안녕하세요!"
됐어! 이번엔 잘 말했어!
"안녕하세요~ 오소마츠형한텐 얘기 많이 들었어요. 여기 앉아요."
와, 나긋나긋하네. 나는 쭈뼛거리며 토도마츠씨가 있는 테이블에 앉았다. 당연하다는 듯이 오소마츠씨가 내 옆에 앉았고, 이치마츠가 반대쪽 옆에 앉았다. 작은 테이블에 성인 남자 네 명이 따닥따닥 붙어앉은 꼴이 제법 웃겼다. 나는 바르게 정좌를 한 채 눈동자만 데굴 굴려 주위를 살폈다. 왼쪽 오소마츠씨, 오른쪽 이치마츠씨, 정면에 토도마츠씨. 닮았다, 닮았다 생각은 했지만 이렇게 나란히 보니 진짜 많이 닮았다. 오소마츠씨의 바리에이션을 보는 기분... 미묘한 기분에 휩싸이며 나는 꾸벅 고개를 숙였다.
"새삼스럽지만 다시 인사할게요. 마츠노 쵸로마츠라고 합니다!"
"내 애인님이시다! 귀엽지? 예쁘지? 괜히 넘보지 마라 너희들!"
"오, 오소마츠씨!"
"네~ 네~ 애인 자랑 좀 그만해. 그거 귀에 딱지가 앉을 정도로 들었다구."
화르르 얼굴 전체에 불이 번져나간다. 날 껴안고 있는 오소마츠씨도 오소마츠씨지만 애인 자랑이라니! '아까 얘기 많이 들었어요'는 그냥 형식상 한 말인 줄 알았는데! 질린 표정으로 고개를 젓는 토도마츠씨의 반응을 봐선 한 두번 말한 게 아닌 것 같다. 대체 무슨 말을 한 거야. 오소마츠씨를 살짝 째려보니 아무것도 모른다는 식으로 씩 웃는다. 얄밉다. 귀여워서 더 얄밉다.
"그보다 그거 먹고 싶은데. 케이크지?"
"아, 그렇죠 참! 케이크는 아니고 타르트를 좀 만들어왔어요."
오소마츠씨를 밀어내며 들고 온 상자를 테이블 위에 올렸다. 오소마츠씨는 입을 쭉 내밀며 내 허리에 매달려왔다. 내가 픽 웃어버릴 때 두 사람은 테이블에 바짝 붙어앉았다. 기대하고 있나봐. 아닌 척 눈을 반짝이는 두 사람이 무척 귀여워보인다.
"무슨 타르트?"
"과일 타르트예요. 블루베리랑 복숭아 두 가지로 만들어봤어요."
"블루베리..."
"앗, 잠깐만 이치마츠형! 사진 찍을 거니까 바로 먹을 생각마!"
토도마츠씨가 꽤 앙칼지게 이치마츠씨의 손을 쳐냈다. 이치마츠씨가 자신의 손을 감싸며 안그래도 굽은 등을 더 숙였다.
"칫. 또 SNS에 올리려는 거냐. 그런 쓸데없는 짓을."
"쓸데없지 않거든!"
"싸우지 마세요..."
"그래, 그래. 먹을 거 앞에서 싸우는 거 아냐. 그건 그렇고 얘네가 좋아하는 거로만 갖고 왔네?"
"그야 당연하죠. 맛있게 먹어줬으면 하니까..."
사랑하는 오소마츠씨니까, 그 오소마츠씨의 동생이니까 조금이라도 더 맛있는 걸 주고 싶었다. 동생들에게 잘보이기 위한 뇌물이 아예 아니라곤 할 수 없다. 그래도 그냥 파티셰로서 순수하게 누군가가 내 케이크를 맛있게 먹어주는 것이 기쁘니까. 내가 손을 꼼지락거리고 있자 오소마츠씨와 이치마츠씨가 묵묵히 타르트를 상자에서 꺼내기 시작했다. 토도마츠씨도 사진은 다 찍었는지 들고 있던 휴대폰을 내려놓고 미리 준비해놨던 홍차를 잔에 따라주었다. 좋은 향기가 코 끝을 간질인다. 조심스레 찻잔을 감싸쥐고 세 사람을 보았다. 포크가 천천히 그들의 입 속으로 들어간다.
"맛있어!"
"맛있네."
"응! 역시 쵸로마츠야!"
"정말요? 다행이다..."
가슴을 쓸어내리며 홍차를 한 모금 머금었다. 혀를 감싸는 홍차 또한 맛있어서 빙그레 미소가 지어진다.
"아까부터 신경쓰였는데 존댓말 안하면 안돼요?"
"네?"
"우리가 더 어리니까 말 편히 놓는 게?"
"이치마츠 어째 네가 놓은 것 같다?"
"내가 뭘."
"그럼 그냥 서로 놓자. 어때, 쵸로마츠형?"
"그, 그럴까...?"
"앗! 야 임마 토도마츠! 약삭빠르기는. 나도 아직 쵸로마츠한테 반말 못들었는데!"
"그럼 이 기회에 서로 놔."
"그러자, 쵸로마츠!"
"에."
손을 꽉 잡고 눈을 맞춰오는 오소마츠씨의 기세가 무서워 슬쩍 시선을 돌렸다. 사실 말 놓자는 얘기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오소마츠씨가 몇번이고 말했었고, 실제로 오소마츠씨는 내게 말을 놨다. 하지만 나는 그 뭐랄까... 오소마츠씨가 연상이기도 하고, 반말이 영 어색해서... 내가 곤란해하자 오소마츠씨는 불편하면 안해도 된다는 식으로 넘어가주었다. 그런데 이건 진짜 곤란하다. 분위기에 휩쓸려 동생분들께 말을 놔선 안됐다. 여기서 오소마츠씨에게도 말을 안놓으면 이 남자, 분명 삐질 거다. 한 번 삐지면 잘 안풀리는데... 내가 대답을 계속 피하고 있으니 오소마츠씨는 손에 더욱 힘을 주고 내게 바짝 다가왔다. 가까워. 가까워. 가까워! 나는 눈을 질끈 감고 오소마츠씨를 밀어냈다.
"알겠으니까 떨어져! 오, 오소마츠형!"
"와..."
"역시 이상하─"
"야, 방금 들었어? 쵸로마츠가 나보고 오소마츠형이래! 형!"
"우리한테 맨날 듣잖아."
"너희랑 쵸로마츠랑 같아? 아아아 내 애인 귀여워!!!"
"아, 진짜! 눈꼴시려 못봐주겠네!"
보다못한 토도마츠가 벌떡 일어났지만 뭐라 할 말은 없었다. 나 자신조차 부끄러워서 얼굴을 들 수가 없었다. 오소마츠씨, 아니 오소마츠형이 팔불출이라는 건 알고는 있었지만 그건 단 둘이였을 때만 그런 줄 알았다. 설마 동생들 앞에서도 이럴 줄은... 그럼 평소 이야기도 이런 식이라는 거잖아? 얼굴이 다 핫핫해진다. 아아... 내가 미안해...
"그보다 쵸로마츠 내 거는? 네가 저 타르트만 갖고 온 건 아닐 거 아니야."
"있긴 있는데..."
이걸 지금 이 타이밍에 꺼내기는 좀... 슬쩍 상자 하나를 등 뒤로 밀었다. 그새 이걸 봤는지 오소마츠형이 상자를 낚아채갔다. 손수 묶은 빨간 리본이 펄럭거린다.
"오? 그게 내 거 맞지? 이리 줘."
"앗! 잠깐만! 그거 그... 시험작! 그래 시험작이라서! 나중에 혼자 먹으면 안될까?"
"왜애? 시험작이면 다같이 먹어보는 게 낫지 않음?"
"신작이야? 기대된다~"
"응."
이게 아닌데?! 앞뒤 상황 안가리고 막으려 손을 뻗었지만 리본은 이미 풀린 뒤였다. 상자가 열리고 세 사람의 표정이 굳어진다. 아아... 나는 그대로 테이블에 엎어졌다.
"아."
"이건."
"..."
차라리 뭐라 말을 해줘!!! 나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감쌌다. 지금 분명 얼굴, 목 할 것 없이 다 새빨개졌을 거다. 오소마츠씨의 케이크. 그건 내가 모처럼만에 설탕공예를 활용해서 만든 케이크다. 화이트데이니까. 오소마츠씨에겐 발렌타인 데이쯤에 고백을 받았으니 어떻게든 꼭 챙겨주고 싶었다. 그 결과, 너무 열을 올려버렸다. 새하얗게 코팅된 둥근 케이크 위엔 초록빛 잎에 쌓인 붉은 장미가 반짝거리고 있다. 여기까진 좋다. 근데 문제는 그 가운데에 있는 반지다. 설탕공예가 아닌 진짜 반지. 지금 내 목에 걸고 있는 것과 똑같이 생긴 반지 말이다.
도저히 얼굴을 들 수가 없다. 케이크에 반지라니 도대체 어느 시대 방식이냐! 진부하다. 촌스럽다. 거기다 혹시나 오소마츠형이 모르고 삼킬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아예 보이는 곳에 당당히 올리고 말았다. 그나마 혼자였다면, 우리 단 둘이였으면 괜찮았을 텐데 동생들 앞에서 이걸 보이다니! 그것도 이런 타이밍에!! 공개 처형이다. 수치사다. 난 테이블에 머리를 박았다.
"쵸로마츠."
"..."
"쵸로마츠 너 진짜... 하..."
괜히 쉴드 쳐주려 안해도 돼. 솔직하게 부끄럽다고 말해도 돼. 난 괜찮아. 아니, 괜찮지 않아. 좀 죽고 싶다. 지금 일어나서 세 사람 뒷통수 치면 딱 좋게 방금 기억만 날아가지 않으려나아... 허무맹랑한 생각만 하고 있는 그때 누가 날 억지로 일으켰다. 시야가 갑자기 급반전되고 얼굴이 붉어진 오소마츠형이 눈 앞에 나타났다. 시야 가장자리에서 내가 준 반지가 반짝이고 있었다.
"이건 반칙이잖아!"
"응?"
"아, 몰라! 이젠 아무래도 좋아! 결혼하자, 쵸로마츠!"
"뭐, 뭐라는 거야! 미쳤어?"
"왜이렇게 귀여워, 응? 진짜 너무 좋아..."
오소마츠형이 날 꼭 껴안았다. 심장소리가 엄청나다. 쿵쿵 울려대는 심장박동에 내 심장도 덩달아 뛰기 시작한다. 오소마츠는 어깨에 얼굴을 파묻고 얼굴을 살짝 비빈다. 에. 갑자기 왜 이래. 머리가 너무 뜨거워져서 상황판단이 잘 되지 않는다. 몸을 살짝 비틀어 동생들을 찾았다. 두 사람은 차갑게 식은 눈으로 우릴 보고 있었다.
"커플, 죽었으면."
"다른 때 같으면 뭐라 했을 텐데 지금은 나도 이치마츠형 말에 공감."
에? 영문을 모른 채 눈만 깜박거리고 있는 내게 오소마츠형이 더 밀착해온다. 목에 코를 박고 천천히 등을 쓸어내린다. 이 손길은 설마. 거짓말. 대체 어디서 스위치 들어간거야? 나는 필사적으로 입술을 깨물며 바르작거렸다. 이 이상 추태를 보일 순 없었다. 날 구원해준 것은 다름아닌 토도마츠였다.
"아!!! 이제 됐지 않아? 나가! 나가서 해!"
"빨리 하고 싶은데."
"나가!!! 러브호텔이든 어디든 가버려!!! 장남의 섹스따위 보고 싶지 않거든?!"
"형아 돈 없어."
"하? 뻔히 보이는 거짓말 하지마!"
"그냥 빨리 내보내자."
이치마츠가 주머니에서 꼬깃꼬깃한 지폐를 꺼내 오소마츠형의 손에 쥐어주었다. 호텔비라고 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였지만 오소마츠형은 만족스럽게 웃고는 날 안고 일어났다...?
"잠깐, 오소마츠형!"
다급하게 목에 팔을 두르며 매달리자 오소마츠형은 내게 입을 맞추어왔다. 쪽. 작은 소리가 입술 사이에서 튀어나왔다. 그윽히 날 내려다보는 눈빛엔 열망이 들끓고 있어 난 더이상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해피 화이트 데이 보내라 동생들아~"
"누구누구덕분에 언해피거든?!"
"그럼 우리가 너희 몫까지 해피하게 보내줄게~"
내가 듣기에도 얄미운 웃음소리를 남기며 우리는 집 밖으로 나갔다. 그 뒤는... 오소마츠형 말마따나 해피 화이트 데이를 보냈다고 해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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