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상
잊혀진 기억. 참 틀려먹은 구절이다. 잊어진과 잊힌을 모두 사용한 이중피동이며 잊다라는 말의 의미가 기억하지 못하다이니 동어반복이다. 단 두 단어로 이루어진 엉망진창으로부터 태어난 존재, 그것이 A였다. A는 멈춘 시간 속에서 아주 오랫동안 존재했다. 얼마나 오래냐면, 윤정한이 자신을 잊고, 자신이 누구인지 잊고, 윤정한이 누구인지 잊을 때까지. 모
아.내가가는길을너는절대로가지않겠지.나역시도네가가는길을가지않을거고.너와나는미래와과거꿈과현실이라네가있는현실에는내가설수없고내가있는현실에는네가설수없으니.너는나를보고미련하다고무시하고나는너를보면냉혈한이라고욕하지.과거를걷지못하는너는허무하고미래를보지못하는나는고립될테니내가보기에는너나나나같은존재이지만너는그렇게생각하지는않을거야.너는네가옳은일을하고있다고믿고있겠지.네가정의
밴드는 원래 해체하기 위해 존재하는 거다. 농담과도 같은 이 말은 사실 락덕들이 눈물로 새긴 문장이다. 힙합하는 사람들이 SNS로 저격하고 디스곡 써낼 때 밴드맨들은 면전에서 손가락 날리고 주먹질하고 팀 나갔다.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난다는 말을 그보다 더 착실하게 지킬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다가 그 누구도 남아있고 싶지 않게 되면 팀은 끝난다. 그리
최한솔이 궁금해하곤 했던 것은 인류는 어떤 식으로 멸망할 것인가였다. 이것은 한솔만이 가진 의문은 아니라 인류는 오랜 시간 지구 멸망 시나리오를 써내려왔다. 한솔은 그 모든 것을 섭렵한 수준은 아니었대도 꽤 많은 것을 상상해낼 수 있었다. 진부하게는 운석 충돌이나 화산 폭발, AI 반란부터 현실적으로는 지구온난화와 꿀벌의 멸종, 제재없는 전쟁까지.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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