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린

[빈린] 입맞춤

빈센트의 왼손은 여전히 린다의 왼쪽 발을 붙들고 있었다. 그는 린다를 올려다보다가, 그녀의 왼손 손가락 끝에서부터 조심스럽게 입을 맞추어나갔다. 그 입술의 뜨거움이 제 피부에 닿을 때면, 린다는 제 체온이 낮은 걸까, 그의 체온이 높은 걸까 하는 시답잖은 고민을 하곤 한다. 이윽고 빈센트가 린다의 손목 안쪽을 입술로 살짝 물었다가 놓았을 때, 진한 웃음을 띈 그의 얼굴을 보며 똑같은 부위를 대어보면 알 수 있겠다고 나름대로 결론을 내렸다. 사실, 이 린다 혼자만의 문답은 이미 몇 번씩이나 반복된 것으로, 그녀는 질문도 알고 답도 알고 있었다. 그저 저 다정한 숨결이 느껴질 때마다 반사적으로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당신의 숨은 왜 항상 이리 뜨겁나.

 

입술에 키스해도 될까요? 빈센트의 물음에 상체를 조금 숙인 린다가 승낙의 의미로 가볍게 쪽, 소리를 내며 빈센트의 입술에 입 맞췄다. 역시 당신 체온이 더 뜨겁구나. 똑같이 입술과 입술이 닿아도 여실히 느껴지는 차이에 린다는 잘게 웃고 말았다.

 

조금 더 마냥 웃게 두지, 그것을 기다리지 못하고 입술이 벌려졌다. 그는 스킨쉽에 대해 허락을 구하지 않는 법이 없지만, 허락을 받고 나면 한순간도 망설이지 않았다. 혀가 얽히고, 혀뿌리를 느릿하게 휘감아 당겨오는 미끄덩한 살덩이가 주는 감각을 느끼며, 그녀는 자신의 무게를 빈센트에게로 기울였다. 팔을 뻗어 빈센트의 목에 감으면, 침대에서 내려와 그에게 안기는 듯한 모양새가 되었다. 그러나 그녀가 하는 일은 어느 것 하나 그에게 기껍지 않은 게 없었으므로, 그는 그녀의 팔과 허리를 부둥켜안을 따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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