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삼계탕
최소 천 자, 글 공유 모임
좀비 사태 이후, 좀비바이러스 대책 본부의 존립 여부가 문제되었으나 때맞춰 터진 문제들로 인해 누구도 필요 여부를 문제로 올리지 않았다. 그것은 몇 년이 지난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좀비 바이러스를 이용한 사건사고는 끊이질 않았기 때문이다. 강남 대치동 학원가를 중심으로 퍼진, 좀비 바이러스와 치료제를 이용한 전반적인 기억력, 지남력,
글 쓰는 여자란 하나같이 제정신이 아닌 법일세. 거나하게 취한 놈의 말이었다. 그 말을 남기고 까무룩 잠들어버려 그 말에 동의한다고 해주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다. 파티에 와서 사교고 뭐고 대뜸 술부터 마시더니 아내가 소설을 쓰기 시작하더니 밤낮할 것 없이 책상머리에 앉아있질 않나, 집안일은 뒷전이질 않나, 아주 죽겠다며 앓는 소리를 늘어두었다. 들을
파블로프 씨는 누구의 개입니까? 그것은 정말로 재미없는 농담이었다고 이반은 회고했다. 그러나 종종 그 말을 떠올리는 것이다. 20세기의 중엽을 내달리고 있는 레닌그라드에서 밥을 먹다가, 책을 읽다가, 창가에 서 있다가, 넥타이를 매다가. 화장실 거울 속 자신과 눈이 마주칠 때는 꽤 자주. 일상에 침습한 말과 사상이 어디 한 둘이겠냐만은. 근본없는 농담,
이 세상에서 여운을 남길 수 있는 건 많지 않다. 총격전, 난투극, 배신, 그리고 고문. 이 정도. 섹스는요? 반대겠지. 아, 이런 내가 또 틀렸군요. 마테오는 집무실 소파에 앉아 럼을 반 컵 정도 따랐다. 십분의 일이나 팔분의 일 쯤 따르는 것이 적당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럼의 강렬한 참나무 향이 공간을 꽉 채웠다. 마테오는 막 공사를 마친 건물의
잘 가꿔진 정원에서 오는 정갈함. 사람들은 그것을 아름다움이라고 불렀고 세네레이스는 그 말 역시 틀리지 않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아름다움보다는 통제가 본질을 좀 더 잘 설명하는 단어일 것이다. 인간이 자연을 통제할 수 있다는 믿음. 이곳은 자신들의 구역이라는 표시. 자라나는 생명을 임의로 재단할 수 있는 권력. 수백년, 혹은 수천년 그 자리에 있었을 종
인간은 타인이 될 수 없다. 자기 자신으로 태어나 자기 자신으로 죽는다. 그러나 연속성이란 허상이 아닌가? 선과 면도 결국 점의 집합이듯 삶이라는 연속체는 무수히 많은 단절을 포섭하고 있다. 예컨대 시간. 흔히는 사건. 혹은 욕망. 아르네 가예웨스프는 과거 어느 한 점을 떠올린다. 바로 그때. 아르네 가예웨스프의 인생이 걷잡을 수 없이 뒤집혀 버렸던 바
그러니까 이건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일이다. 돈만 받으면 된다는 인생 모토가 수립하기까지 어느 정도 걸렸더라. 착한 사람이 되기 위해선 평생을 바쳐야 하지만 나쁜 사람이 되기 위해선 단 한 번의 실수만 있으면 족했다. 그래도 제법 양심적으로 나쁜 짓을 했다. 대충 재산이 어느 정도 있는 것 같다, 판단하면 거기서 사기칠 금액을 설정하곤 했으니. 2000달
루이스 리가 웃을 때면 딱 이 생각이 들었다. 빌어먹을 부르주아 새끼. 모든 자본이 그러하듯 상당히 아름다웠고 욕망 속에서 배태되었으며 딱 그만큼 피 냄새가 났다는 뜻이다. 페인트 통을 들이부은 것처럼 선명한 머리카락은 다채롭게 붉었다. 빛을 받을 때, 어둠에 잠겨 있을 때, 잠에 취해 있을 때, 누군가를 상처입히고 싶어 몸이 달았을 때, 자기가 흉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