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조는 말이 없다.
「 오딜의 이야기 」
─────, by 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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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명의 악마는 ‘말’을 가져간다.
단순히 소리를 못 내게 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가로서 바치는 말은 ‘안녕’, ‘고마워’, ‘사랑해’ 와 같은 표현들이다. 빼앗긴 말은 글이나, 외어(外語)나, 수화로도 할 수 없다. 말할 수 없다. 전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모든 말을 빼앗긴 계약자는 언어를 잃는다.
그저 울부짖으며 비명만 지르는 괴물이 된다.
비명의 악마가 웃는다.
네 노래가 기대되는구나.
오데뜨, 내 아이가 되렴.
이후 비명의 악마는 그녀를 오딜이라고 부른다.
계약으로 빼앗긴 말은
“살려줘”
“죽고싶지않아”
이다.
참 쉬운 계약이라 생각한다.
자신은 평생 그 말을 할 리가 없다.
백조는 말이 없다.
점점 언어를 잃어간다.
괴물이 되어간다.
언젠가 이 말도
---전부 닿지 않겠지.
그녀는 침대 아래 하얀 수첩을 꺼냈다.
자신이 잃을 말들을 미리 적어둔다.
언어의 무덤이다.
“살려줘”
“죽고싶지않아”
“괴로워”
“외로워”
“가지마”
“이리와”
“아파”
“따듯해”
“싫어”
“그리워”
“날 봐”
“하지마”
“울지마”
“무서워”
“미안해”
“괜찮아”
“아니”
“어딨어”
“여깄어”
“안녕”
“행복해”
“고마워”
“사랑해”
“안녕”
1995年 12月 29日.
수첩은 계속해서 갱신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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