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퀘로 쓴 단문 소리 없이 다가와 무게 없이 손끝에 내려앉는 것, 손가락을 조금만 까딱여도 반동 하나 없이 날아가 버리는 것. 후루야 레이에게 있어 인연이라는 건 나비와도 같았다. 조금만 움직여도 훌훌 날아가 버리는 것. 그래서 그는 일단 나비가 내려앉으면 절대 움직이지 않기로 했다. 움직이지 않아도 날아가 버리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최소한
당신을 동경했다. 당신처럼 되고 싶었다고 감히 말해본다. 아버지는 다정한 사람이었다. 과거형으로 말하는 이유는 어느 시점부터 너무나도 냉정해진 아버지를 기억하기 때문이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때를 그 기점으로 삼겠노라. 감히 선언해 본다. 나의 어린 날이 품었던 따스함은 갑작스럽게 식어버렸고 끝나지 않을 겨울만이 찾아왔다. 봄을 불러오고 싶었다. 내 방은
그것은 참으로 아름다운 죽음이었다. 내가 증오한 너는 나의 손에 스러졌고 더는 깨어날 수 없을 것으로 보였다. 그래, 그것은 죽음뿐만 아니라 복수. 달콤하기 짝이 없는 복수였다. 내가 사랑한 모든 것이 너의 손에 스러졌던 순간을 기억한다. 가족이라 불러도 좋을 이들과 친구라 불러야 마땅할 이들. 그 달콤한 나날들을 한 번에 깨뜨려 산산이 부서지게 한 것은
평야, 복잡하고 아름다운 생명의 땅이죠. 풀을 뜯어 먹는 일로 목숨을 부지하는 어린양이든, 자신보다 나약한 이들의 살점으로 내일을 이어갈 위안을 얻는 사자든, 우리는 그곳의 그 누구도 탓할 수 없습니다. 물론이죠, 가끔 우리는 단순한 군것질로도 생명을 앗아가는걸요. 하지만 우리가 지금부터 지켜볼 이는 필요에 의해 식사하므로, 어떤 면에서는 우리보다 낫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