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립이가 막판에 초를 치지 않았다는 IF 엔딩 이후 시점 백동수는 기뻐했다. 몇 번이고 아이처럼 소리 내 웃는 모습에 다림방 식구 모두가 눈을 동그랗게 뜰 정도였다. 그도 그럴 것이 고작 3년 하고도 조금의 시간 그 뿐이었음에도 백동수는 예전의 모습을 찾을 수 없을 만치 변했었다. 시답잖은 장난을 치지도 버릇 없는 말투로 시시덕대지도 않고
* 여운이 영화관에서 무사히 초립 및 동수와 화해한 IF엔딩 이후 시점 쪽, 쪼옥……. 컴컴한 밤, 장용위의 훈련생들은 물론이거니와 장대포 스승님과 장미 이모까지 잠들었을 시간. 웬 끈적이는 소리에 깬 초립이 반쯤 뜨인 눈을 비볐다. 졸지에 동수 놈과 운이의 몇 백 번은 되어가는 대련에서 심판 역을 떠맡은 탓에 깊은 새벽에도 쉽게 눈이 떠졌으니
보글보글. 수증기가 올라오며 끓던 물. 띵. 즉석 밥이 데워지는 소리기 미세하게 들리던 전자레인지. 말없이 내 등만 보고 있던 여운. 창가로 새어들어오던 당근빛 노을. 2인분의 카레가 데워지던 시간 3분. 무슨 말을 꺼내면 저 애가 웃으며 대답할까 고민하던 찰나. 나는 그 시간을 좋아했다. 여운은 가스레인지 앞에 서 끓는 물을 바라보고 서있던 내 등을 보며
bgm https://youtu.be/69P2dpbv3oA?si=r2KrnhldBvLQGJHr "차여운! 차여운! 뛰어!" 뜨겁게 작열하는 태양. 몇명인지도 알 수 없는 수많은 관중 속에서 홀로 객석 앞까지 뛰쳐나와있는 나. 차여운을 향해 소리치는 나. 멍하니 서있던 여운은 내 목소리에 고개를 든다. 씩 웃는 표정에는 생기가 돈다. 그의 발엔 내가
전투에 쓰지도 않는 무거운 검을 매일 차고 다니고, 매일매일 광나게 닦으며 관리했다. 내가 친구를 잃었다는 것을 인정하기 싫었고, 잊고 싶지 않았기에. 검을 쓰는 순간 샘솟는 벗과의 추억은 나를 점령하려 들었고, 감정에 잠식당하고 싶지 않아 들고만 다녔다. 쓰지도 못하는 검 미련하게 왜 들고 다니는 거냐며 핀잔도 들었다. 그렇지만, 너무나도 소중한 검이었기
그날은 빌어먹게도 날씨가 좋았고, 그 모든 것이 평화로웠으며, 어제와 다름없는 오늘과 내일이 흘러갈 것이라 예상되는 날이었다. 직장인들은 손에 커피를 한 잔씩 들고 회사로 비척비척 걸어들어갔으며, 학생들은 삼삼오오 모여 어제와 다름없이 학교와 학원을 가야하는 처지를 불평하면서도 그들의 일상을 충실히 수행중이었다. 그러니까, 정말 다른 점이 없었고 그런 일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