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리피 가든

3-1에 대한 짧은 이야기

* 과거 연성 백업본입니다.

* 3-1 연출을 보다가, 왜 로건이랑 헤일리가 새를 쫓다가 춤추고 있는 건지 궁금해져서 써 보았습니다.

* 좀 더 부드러운 스토리 전개를 위해, 원작 연출이랑은 사건 순서가 다릅니다.

* 3-1 튜토리얼이 생기기 이전에 쓰인 글입니다.

* 영문 번역본: https://docs.google.com/document/d/1n2on9-ufVPHN6IUWEyw8HixsR0O4PbIc-vHB5dPnLsk/edit?usp=drivesdk

그 날의 작은 사건은 병원 복도를 걷고 있던 로건과 헤일리의 머리 위로 왕관앵무 한 마리가 날아가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어? 왜 병원에서 새가 날아다니고 있는 거지?" 하고 로건이 헤일리에게 물었다.

"글쎄, 나도 잘 모르겠네."

노란 새는 복도를 날아다니다가 의자 등받이에 앉았다. 로건과 헤일리로부터 몇 미터 정도밖에 떨어지지 않은 거리였다. 로건은 호기심을 느끼곤 조심스럽게 새를 향해 걸어갔다가, 새의 목에 뭔가 달려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이거 봐, 파란 리본을 달고 있는데. 주인이 있는 건가?"

"그럴지도 모르겠네. 잡아서 주인한테 데려다 줘야 하지 않을까?"

"그래야겠다."

둘은 왕관앵무에게 조심스럽게 다가갔지만, 손을 뻗으면 붙잡을 수 있을 만큼 거리를 좁혔을 때 왕관앵무는 날아가 버렸다. 로건과 헤일리는 왕관앵무를 쫓아 달려갔지만, 따라잡지 못했다. 왕관앵무는 계속 날아가다가 실내 정원 문 뒤쪽으로 사라졌다.

로건은 들어가서 방 안을 둘러보았다. 다행히도, 로건은 지쳐서 바닥에 앉아 있는 왕관앵무를 금방 발견할 수 있었다. 더 이상 도망갈 생각은 없어 보였다.

"헤일리! 여기야, 찾았어! 여기에 있었구나, 아기 새야.“

헤일리는 실내 정원 안으로 서둘러 들어와서, 로건이 왕관앵무를 조심스럽게 손가락 위에 올려놓고 있는 것을 보았다. 헤일리는 로건의 앞에 서서 왕관앵무를 가만히 보다가, 왕관앵무가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것 같다는 것을 알아챘다. 깃털이 뽑히고 있었다. 헤일리가 걱정스럽게 말했다.

"세상에, 얘 상태가 별로 안 좋아 보이는데. 어떡하지?"

"음, 다쳤거나 아픈 건지는 잘 모르겠는데. 의사님들한테 여쭤봐야 되나?"

"로건, 여긴 동물병원이 아니잖아. 의사님들도 새에 대한 건 잘 모르실 것 같고."

그 말에 로건도 동의했다.

"하긴 그렇겠네."

로건은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에 잠겼다. 로건이 고민하는 동안, 헤일리는 새를 더 자세히 살펴보기 위해 로건 쪽으로 좀 더 가까이 와서 몸을 기울였다. 살짝 고개를 든 로건과 헤일리의 눈이 우연히 마주치자, 로건은 자신과 헤일리 사이의 거리가 매우 가깝다는 것을 깨달았다. 헤일리의 숨결이 로건의 몸에 닿는 것이 느껴질 정도로.

"헤...헤일리?"

로건이 깜짝 놀라서 헤일리를 부르자, 헤일리도 마찬가지로 놀랐다. 헤일리의 눈은 휘둥그레졌고 얼굴은 붉게 물들었다. 헤일리는 재빨리 살짝 뒤로 물러섰다.

"미...미안해! 놀래킬 생각은 아니었는데. 난 그냥 새를 좀 더 자세히 보고 싶어서..."

헤일리가 말을 더듬었다. 어색한 공기가 둘 사이로 흘렀다. 로건이 분위기를 깨 보려고 뭐라도 말해 보려고 했지만,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로건은 헤일리가 그런 그를 한심하게 볼 거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 생각은 그를 더욱 당황스럽게 만들었다. 로건은 자기 얼굴이 뜨겁게 달아오르며 심장 박동이 빨라지기 시작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로건은 밀려오기 시작한 가슴 통증에 얼굴을 찡그렸다.

"로건?"

헤일리는 로건의 상태가 나빠진 것을 금방 눈치채고, 그의 얼굴을 걱정이 잔뜩 묻어나는 표정으로 쳐다보았다. 헤일리는 로건이 너무 걱정된 나머지, 덩달아 가슴이 아파 오기 시작했다.

때마침 인턴의 모니터가 예술 병실 안으로 미끄러지듯 들어왔다. 인턴 역시 페이지의 부탁으로 왕관앵무를 따라오고 있었던 것이다. 로건이 외쳤다."아! 마침 잘 오셨어요, 의사 선생님! 저희 좀 도와주세요!"

인턴은 즉시 로건과 헤일리에게 리듬 제세동을 실시했다. 인턴이 치료를 마치자, 둘의 상태는 한결 나아졌다. 위험한 상태가 지나가자, 둘은 왕관앵무에 대한 것을 떠올려내곤, 그 새의 상태에 대해 다시 걱정하기 시작했다. 로건은 인턴은 수의사가 아니란 것을 알고 있긴 했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물었다.

"도와주셔셔 정말 감사합니다. 계속 귀찮게 해서 죄송하지만, 혹시 얘도 한 번 봐 주실 수 있으신가요? 상태가 안 좋아 보여서요."

헤일리도 로건의 말을 거들었다.

"무리한 부탁이란 건 저희도 알아요. 하지만 진짜로 걱정돼서 그래요. 제발요!"

인턴은 생각에 잠겼다. 이 새로운 치료법은 인간 이외에게는 아직 적용해 본 적이 없었다. 인턴은 이 방법이 왕관앵무에게도 통할 지 확신하지 못했다. 그러나 시도하지 않으면 왕관앵무는 죽을지도 몰랐다. 인턴은 왕관앵무의 생명을 구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꼈다. 인턴은 일단 시도해 보기로 결정하고, 둘을 돕겠다는 뜻으로 엄지손가락을 들어올렸다. 로건과 헤일리는 안도하며, 인턴에게 한 목소리로 감사를 전했다.

"정말 고맙습니다! 선생님만 믿어요!"

인턴은 왕관앵무의 치료를 시작하자마자, 모니터에 뜬 심전도를 보고 약간 놀랐다. 왕관앵무의 심박이 세 번씩이나 건너뛰어져서, 7박이 아닌 4박을 유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조금 지나자 인턴은 새로운 박자 유형에 빠르게 적응했다.

잠시 후, 예술 병실 안에 있던 모두가 왕관앵무의 상태가 호전된 것을 볼 수 있었다. 왕관앵무는 날개를 기운차게 퍼덕였다. 왕관앵무는 건강하고 행복해 보였으며 깃털 때깔도 완벽했다.

로건과 헤일리가 기뻐하며 말했다.

"우와, 의사 선생님이 새 목숨도 구하셨네요!"

"최고예요, 선생님!"

왕관앵무는 잠시 후, 기운을 완전히 되찾자마자 문 밖으로 날아갔다. 모두가 왕관앵무의 뒤를 따라갔다. 새는 복도를 따라 계속 날아가더니, 마침내 한 병실로 들어갔다. 병실 안엔 왕관앵무의 주인인 듯한 할머니가 있었다. 왕관앵무가 할머니의 손가락 위로 날아와 앉자, 할머니는 기쁘게 미소지었다.

로건과 헤일리는 병실 문 밖에서 뿌듯한 마음으로 그 광경을 지켜보았다. 인턴은 스티븐슨 여사의 반려동물이 무사히 되돌아간 것을 확인하고는, 자기 일을 막 끝낸 페이지와 합류하기 위해 떠났다.

예술 병실로 되돌아가면서 로건이 물었다.

"헤일리, 이제 우리 뭐 하지?"

"음, 우리 예술 병실에 좀 더 있다가 가는 건 어때? 그러니까 너만 괜찮다면 말이야."

헤일리가 미소지으며 로건에게 손을 내밀었다.

로건은 헤일리의 말에 놀라며 얼굴을 붉혔다. 로건은 잠시 망설였지만, 곧 자신이 가진 모든 용기를 긁어모아서 대답했다.

"그래."

로건은 눈을 꼭 감고 헤일리의 손을 잡았다. 두 명의 손가락이 서로 얽혔다.

방 안에 감도는 묘하지만 나쁘지만은 않은 분위기와 창 밖에서 불어오는 기분 좋은 바람에 감싸여, 둘은 어느새 방 안에서 빙글 돌며 춤추고 있었다. 화려한 수국과 분재 나무와 실내 화초가 담긴 화분에 둘러쌓여 춤추고 있는 그들의 눈에는, 그 곳이 세상에서 가장 멋진 곳으로 비춰졌다.

카테고리
#2차창작
페어
#HL

댓글 0



추천 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