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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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바리가 돌아왔다. 그가 죽은 지 딱 일년이 되는 날이었다. * 카나토가 시골에서 일상으로 복귀한 지 두 달이 되어갈 때쯤이었다. 런드리에 울리는 벨 소리. 셋이 머리를 맞대고 다음 임무에 관해 상의하고 있을 때, 카나토의 핸드폰에서 착신 음이 들렸다. 저기, 카나토. 제가 회의할 땐 무음으로 해두라 했죠? 아니, 아. 어? 나 무음으로 분명 해뒀었는데?
감고 있던 눈을 떴다. 찌뿌둥한 몸을 일으키기엔 몸이 무거웠다. 날씨 때문에 더 그런 건 같은 기분. 습하고 덥고, 찝찝한. 그런 8월 장마의 어느 날. 몸을 누르는 듯한 공기에, 침대에 누워 뭉그적거리던 카나토는 익숙한 목소리에 고개를 들었다. “괜찮아?” 열렸던 문이 닫힌다. 시선 끝에는 보라색 머리가 서 있었다. 보스인 카나토의 방을 허락 없이 드나들
* * * 뭐가 문제였던 걸까. 아. 처음부터였을까. 카나토는 헝클어진 머리를 손으로 빗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언제 잠들었더라? 일어난 곳은 뒷골목에 있는 쓰레기봉투 더미. 쓰레기통에 박히는 건 익숙하니까, 뭐. 몸을 털고 몸을 풀었다. 카나토가 집에 들어서자, 사용인들이 익숙하게 자리를 피했다. 집안과 다른 이질적인 보랏빛 눈, 다크서클이 내려앉은
카나토의 가문은 뒷맛이 좋지 않았다, 항상 어디에서 피비린내가 났다. 제 곁을 지키던 사람은 부모님을 제외하고는 매일 같이 바뀌었고, 이를 부모님께 물으면 "그야, 우리 카나토가 소중해서 그렇지."라는 말도 안 되는 답변을 받았다. 카나토는 이게 정말 싫었다. 그의 부모님은 항상 그랬다. 자신을 지킨다는 말로 멋대로 포장해서, 안을 볼 수 없게 만들었다
한 달 전에 히바리가 문득 바다가 보고 싶다 했어. 새벽 바다. 제피로의 문을 닫으면서 그런 얘기를 하는 거야. 그래서 보러 가자 했지. 그랬으면 안 됐는데. 그날은 유난히 덥고 습했어. 햇빛은 살을 태우고, 거리에는 사람 한 명 없는 그런 날씨 속에서 우리는 바다를 보러 갔던 거야. 마침 제피로도 휴일이니까. 넉넉하게 일정을 짜고 렌트한 차에 몸을 실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