幸福

내가 과연 살아서 행복할 수 있을까.

Tokyo by w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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どこかの街で
また出逢えたら
僕の名前を
覚えていますか?
その頃にはきっと
春風が吹くだろう

유예는 자신 있었다. 정답을 끝없이 미뤄 사이의 공백을 만든다. 벌어진 공백 사이에서 편안하게 호흡한다. 비록 딛고 서있는 곳이 금방이라도 무너질 듯이 위태로워도. 얼마 남지 않은 생이라 여겼기에 신경 쓰지 않았다. 자신을 위한 선택임과 동시에 자신을 위한 선택이 아니었다. 스스로 나아가길 포기하고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어쩌면 가장 이기적인 방식의 잔여를 택했다. 그래도 좋았다. 나로 인해 네가 조금이라도 행복해지길 바랐으니.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면 돼. 나는 이미 과거를 기억하고 살아가고 있잖아. 네가 행복하다면 그걸로 족해. 나를 기억해줬으면 좋겠어. 동시에 평생 떠올리지 않길 바라. 나의 존재가 너의 상처가 될 바에는 영영 허상 속에서 살아. 네가 살아가야 할 세상은 행복을 꿈꿀만한 곳이 아니야.

무의식을 정돈하면 분명 이와 같은 말이 완성되었을 테다.

그러나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곁에 맴돌았다. 버렸다 생각했던 희망을 품고, 작은 행동 하나에도 의미를 부여하였다. 자신의 생을 유지하기 위한 인간의 처절한 발악이었다. 너의 인생 속에서는 스쳐 지나갔을 작은 사건 하나가 제 삶에서는 큰 잔흔으로 남았다. 지워버리는 순간 지금껏 쌓아 올린 나라는 인간상이 무너져 내릴 수도 있을 정도로. 마지막에 마지막까지 너는 좋은 사람이었다. 설령 자신을 벼랑 끝까지 내몰고 평생을 고뇌하게 했을지언정.

처절한 감옥 생활을 버티기 위한 빌미가 필요했던 걸지도 몰라. 너를 좋은 사람이라는 틀 안에 가두고, 소중한 사람이라고 마음대로 생각해 버리고. 나 좋을 대로 해석하며 너에게 인생을 위탁했을지도 모르지. 다음에도 찾으러 오라는 속 보이는 약속도, 너에게 도움을 주겠다는 핑계도. 같잖지 않아? 나였으면 내 모습을 보며 역겹다 생각했을 거야. ··· 우스워.

명확한 판단조차 안 설 정도로 리이치는 망가져있었다. 자학은 습관이었다. 고통에 절여진 뇌는 수많은 사건을 왜곡시켰을지도 모른다. 기댈 사람이 필요했다. 그럼에도 변하지 않는 한 가지. 리이치가 위했던 사람은 전적으로 후지와라 료헤이였다. 너를 완전히 기억에서 지우겠다 다짐했을 때 나는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무너짐을 각오하고 있었다. 네가 기억이 돌아와 절망했을 때, 속에서 피어오르는 웃음을 짓누르고 너에게 위로를 건넸다.

잠시동안 미래를 그렸다. 네가 힘들어하고 지쳐할 때 이번만큼은 조금이나마 힘이 되어줄 수 있지 않을까. 지옥과도 같은 인생 속에서 내일을 포기하지 않았다. 너는 두 번이나 죽었다 돌아왔으니, 나는 앞으로 몇 번의 헤어짐과 절망을 반복해도 악착같이 돌아와야 한다고 다짐했기에.

그러나 다짐은 산산조각 났다. 허상이 되어 별무리 가운데로 흩어진다.

모순적인 사람이다. 동시에 일관적이다. 불안하고 나약하다. 무너지는 건 언제나 순간이다.

소중했던 만큼 고통스럽다. 성급히 달려간 하나야시키에는 시신 세 구가 무질서하게 널브러져 있었다. 너무나도 익숙한 얼굴들. 그 사이에 네가 있었다. 살아있어야 했던 네가 있었다. 다가가기 무서웠다. 처음으로 네가 나를 떠났던 날, 행복하라는 말을 두고 간 날. 보조감독의 명령 탓에 너의 시신 근처에 가지 못했었다. 동시에 지금은 아무도 자신을 막아서지 않는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두려웠다. 너는 결국 죽음을 딛고 살아 돌아왔다. 나는 그리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 네 죽음을 스스로 인정해 버렸다가는 내가 버티지 못할 테다.

숨이 막혀온다. 제대로 호흡할 수도 없어 그대로 네 앞에 주저앉는다. 눈물이 흐르는 자리를 감각하는 제 피부와 목울대를 타고 올라오는 괴성이 혐오스러웠다. 고립의 증거를 견디기에는 너무나도 쉽게 무너지는 사람이다. 나는 살아있다, 나만 살아있다. 심지어 산 사람이 죽은 사람의 시신을 회수해 가는 건 당연히 해야 하는 일. 새벽이 떠나가도록 울다가 어둠보다 여명이 가까워질 때쯤, 바닥에 엎어진 몸을 서서히 일으킨다. 밤새 통곡하여 목소리는 다 쉰 지 오래. 추하게 부어버린 눈덩이가 뻑뻑해 눈을 제대로 뜨지도 못했다. 아, 정말 죽었구나. 체념 끝에 다시금 슬픔이 밀려온다. 바닥까지 쏟아내었다 생각했는데. 또다시 눈물이 맺힌다.

널브러진 너에게 가까이 다가간다. 피맺힌 옷가지를 서툴게 정리하고, 손에 쥐어진 대검을 정리해 네 옆에 놓아준다. 최대한 네 몸에 손이 닿지 않도록 조심하고 또 조심한다. 그러다 문득, 피로 얼룩진 네 얼굴이 시야에 걸린다. 외면해야 하는데. 눈을 감으려 해도 감기지 않고, 올바르게 떠보려 해도 떠지지 않는다. 이 상황이 너무나도 비참했다.

한 가지 감정에 매몰된 사람의 머릿속은 한계에 도달했다. 되려 한계에 도달하자 혼란이 하나의 색깔로 변하고, 명확하게 정리됐다 착각한 채로 다음을 그린다. 수습은 어떻게 하지, 누구한테 전해줘야 할까. 네 유언만큼은 생각나지 않았다. 생각하고 싶지도 않았다. 그러다 문득 다시 눈물이 흐르면 또 한없이 외로워진다. 홀로 남겨지는 나는 세상 그 어떤 사람보다 쓸데없어 보였다. 남겨진 이는 남겨진 이의 일을 해야 한다. 떠난 이는 떠난 이의 입장에서 내려다보고 있겠지. 이 모습이 얼마나 바보 같아 보일까.

나는 친구를 잃었다. 나는 친구를 두 번이나 잃었다. 위태롭게 다시 일어섰던 사람에게 다시금 무거운 죽음이 드리운다.

회생할 가능성 따위 있을 리가 없잖아. 살아가고자 하는 마음따위, ··· ···

“··· ··· ··· 료헤이.”

아마 마지막으로 부를 네 이름. 차가워진 네 가슴팍에 고개를 기대고 심장 소리를 들어본다. 고동은 멈춘 지 오래. 싸늘히 식은 체온을 느낀다. 몸을 다시 일으킬 힘은 없었다. 그대로, 그 자리에서 또 한참을 보낸다. 10년간의 유예를 끝내는 데에는 그에 상응하는 시간이 필요했다. 지평선 위로 빛이 떠오른다. 너와 닮은 색이 하늘에서 사라지자 고개를 든다. 묵직한 몸뚱이는 비틀거렸다. 비틀거릴지언정 넘어지지 않았다. 아침 해가 밝아오기 전에 너희를 제자리로 돌려줘야 하니까. 여전히 쉬어있는 목소리로 마지막 안녕을 전한다.

“안녕. 그동안 고마웠어.”

무너진 리이치는 그릇된 선택을 한다. 나는 너의 바람을 들어줄 수 있는 사람이 아니었다. 모든 걸 포기한 자는 이제야 진실된 후련한 미소를 짓는다.

“행복하게 살아달라는 약속, ··· 이번에는 못 지킬 것 같아. 도저히, ··· 자신이 없어. 나 진짜 힘들어.”

고통도, 슬픔도, 우울도, 외로움도 없는 곳. 동시에 너희가 있는 곳.

“··· ··· 거기서 조금만 기다려줘. 곧 갈게.”

真っ新に生まれ変わって
人生一から始めようが
首の皮一枚繋がった
どうしようもない今を
生きていくん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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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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