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련해?
너도 나를 내려다볼 때 이런 기분이었을까.
突き止めたい 叶わない
君の正体は
迷宮入りの 難解なミステリー
나는 너를 평생 이해하지 못할 거야. 이해했다 착각한 순간만이 모이고 모여 내 기억 속 ‘너’라는 사람을 구성할 거야. 약과 대화가 오갔던 시간은 결코 짧지 않고, 너와 함께 같고도 다른 길을 걸어온 시간을 모으고 모아 유의미한 변화가 일어났을지언정. 하지만 아무렴 괜찮아. ··· 괜찮지 않을지라도 괜찮을 거야.
‘리이치’이던 시절의 나는 단단했을지도 모른다. 너를 옳은 길로, 옳은 길이 아니더라도 너를 해치지 않는 길로 이끌고자 했던 사람이었다. 어쩌면 가장 인간다운 사람이었을지도 모르지. 거울을 사이에 두고 서로 대척점에 서있는 둘은 서로를 바라보았다. 제 눈으로 한 번, 거울을 통한 잔상으로 한 번. 자신과는 조금 다른 너를 왜곡하지 않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던 모습은 어쩌면 네게 지루하게 느껴졌을지도 모른다. 요동치지 않는 잔잔함, 나직한 목소리에 담기는 염려. 그저 적당한 거짓과 인사로 넘기면 됐을 말.
다시 만난 날에는 솔직히 무서웠어. 예전과는 상상할 수조차 없을 정도로 밑바닥을 기는 모습이었잖아. 그런데, 네가 흥미를 느끼길래. ··· 솔직히 조금 신기했어. 왜 하필 나에게? 왜 하필, ··· 나에게. 네 관심이 탐탁치 않기도 했어. 그래도 너는 언제나 내 곁에 머물렀고, 주기적으로 챙겨주기도 하고, ··· ··· 심지어 살아갈 힘을 전해주기도 했지. 그게 설령 좋지 않은 방식이더라도 말이야.
너의 기분을 공감할 때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혈관을 타고 퍼지는 안락함, 숨을 쉴 때마다 밀려오는 환희의 감정. 한없이 침잠된 나 자신을 일으키는 생화학적 반응. 각성과 안정의 소용돌이 속에 몸을 맡겨 시간을 보내고 나면 불현듯 삶이 공포로 느껴지기도 하였다. 최악과 최선을 반복하다 보면, 그 모든 순간을 모으고 모으면 평균에 도달하기 마련. 나는 진창의 인생을 택했다 하였어도 어쩌면 너를 통해 인간답게 살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네가 어두컴컴한 감옥에 책과 라디오를 준비해준다면 성실히 들을 생각이었으므로.
약기운과 네가 동시에 떠난, 낮인지 밤인지도 구분이 안 가는 시간. 나는 공허한 공간에 누워 너를 떠올리곤 하였다. 공허했구나. 아무리 담고 담아도 나를 지나쳐가는 것들 사이에서 홀로 남아있었구나. 일반적인 방식으로는 심장 뛰는 감각조차 무용하게 느껴졌겠구나. 살아가기 힘들 정도로 무너지고 나서야 네가 겪는 공허를 이해하였다.
어쩌면 공허를 이해하였다 착각한 걸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모순적인 사람이고, 이기적인 사람이며, 철저히 인간적이어서 나의 기준으로밖에 생각하지 못하기에. 조금이나마 정확한 시선을 가지고 볼 수 있는 네가 이해해 주길 속으로 소망할 뿐이었다.
약물에 취할 때마다 과거의 고전시절이 떠올랐다. 그리고 행복을 꿈꿨다. 너도 그랬을까. 모두가 왁자지껄 모여있는 교실 속에 나는 미소를 짓고 있었다. 아침을 맞이하며 좋은 하루를 다짐하던 풍경 속에 너는 내게 손을 흔들고 있었고, 나 역시 자연스레 너를 맞이하고 있었다. 선후배 상관없이 모여 훈련하고, 오늘따라 유난히 많이 배정된 임무를 탓하며 앓는 소리를 한다. 지독하게 평범하고 행복했던 일상이었다.
미련하게 굴어봤자 가질 수 없다면 포기하는 게 맞잖아. 그렇지? 내게는 잘 안 맞는 약이었나봐. 네가 했던 말, 내가 한 말이 전부 기억나. 그래서 행복을 포기하고 끝없이 나를 낮추기로 다짐했어. 그랬는데, 분명 그랬는데··· ··· 뒤를 돌아보면 네가 있었어. 사소리, 행복해지지 못할지언정 인간답게 살아가고 싶었을지도 몰라. 너를 ‘모리 씨’가 아니라 ‘사소리’라 불러주고 싶었어. 불가능한 일이니 하지 않았을 뿐이지.
다시 마주한 너는 과거의 모습과도, 현재의 모습과도 멀어져 있었다. 차마 이해할 수 없었다. 비틀거리며 도달한 하나야시키 속 너는 사뭇 이 공간과 어울리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가벼운 미소, 지금껏 본 적 없는 후련한 얼굴. 행복해? 화학작용으로 이뤄내지 못할 참된 웃음이었다. 왜? 의문이 들었다. 네가 너무나도 자유로워 보였다.
눈물이 났다. 속에서부터 갈라지는 울음소리가 생기 없는 공간을 채운다. 힘없이 네 앞에 주저앉는다. 네가 남긴 혈흔이 제 옷자락에 지저분히 묻는다. 사방에 낭자한 네 핏자국 위로 눈물이 쏟아진다. 투명한 눈물이 닿고 또 닿아도 끈적하게 눌어붙어 지워지지 않는 죽음의 흔적이 야속했다. 외면해 보려 눈을 질끈 감아보아도 네 마지막 표정이 머릿속에 계속 맴돈다. 한없이 맴돌고, 또 맴돌아 차마 외면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른다. 동시에 포기한다. 나는 더 이상 이 지지부진한 유예를 계속할 수 없었다.
새벽이 다 가도록 울었다. 도저히 눈물도, 통곡도 할 수 없을 때까지 울었다. 모든 걸 다 쏟아내고서야 너의 죽음을 마주할 자신이 생겼다.
너는 죽어서 비로소 행복해졌구나.
널브러진 옷가지를 정리하고 너를 바로 눕혔다. 소맷자락에 남아있는 우표 몇 개를 챙겨 주머니에 넣는다. 오로지 간직하기 위해. 아마 동이 트기 전에는 네 시신을 수습해 자리로 돌려놓을 것이다. 아무도 찾아오지 않을 무덤일지라도, 제대로 안치해 주고 떠나는 게 친구 된 도리라고 생각했다.
제대로 된 한 마디조차 건넬 수 없을 정도로 목이 쉬어버렸다. 망가져버린 의지와 몸뚱이를 억지로 이끌어내 너에게 마지막 말을 전하고자 한다.
“··· ··· 사소리.”
분명 전부 쏟아냈다 생각했는데. 다시금 밀려오는 눈물을 꾹 참으며 말을 이어간다.
“너무해, ··· 나한테는 그런 표정 안 보여줬으면서.”
너와 나는 같은 곳에서 소중함을 느끼고, 비슷한 삶을 살았으며, 결국 마지막에 마지막까지 정의 내리지 못할 무언가를 찾아 끝없이 고뇌하였다. 만약에, 정말 만약에 우리에게 내일이 있다면. 서로의 동질감을 공감하며 같이 나아갈 방향을 생각했을지도 모르지. 그러나 이 동질감은 죽어서야 비로소 만들어진 것이기에. 아, 전부 헛되다.
“이제는 자유로워졌으니까, ··· 그러니까··· ··· 거기서 좋아했던 사람들과 행복하게 살아.”
저 역시 너와 같은 미소를 지었다. 모든 걸 포기한 인간은 비로소 진정한 행복을 눈앞에 둔다.
“그리고 나도 곧 갈게. 같이 행복하자.”
軽やかに姿を変えたのは
悲しいほどの夕暮れ
僕の知らない君は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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