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ood For Thought

Food For Thought 생각할 거리

1. 나중에 먹을 간식

원제: Food For Thought

저자: BlueberryPaincake


알래스터가 관심을 두는 대상은 적은 것들과, 그보다 더 적은 이들이었다. 그는 사냥꾼이었다. 사냥감을 고르는 것만큼이나 도구 또한 까다로이 고르는. 그러나, 공주의 갱생 호텔의 현 호스트로서, 타인에 대한 그의 견해는 변하기 시작했다.


이번만은 알래스터는 호텔에 혼자였다. 한 투숙객은 나머지 직원들을 데리고 새 TV를 사기 위한 짧은 여정에 올랐고, 이 공간 전체를 알래스터에게 남겼다. 하지만 그가 평소와 그리 다르게 행동했다는 뜻은 아니었다.

비록 카운터에 풍기는 썩은 시체 냄새에 대한 불만 신고 없이 부엌에서 그의 사슴고기를 요리할 수 있었다는 점이, 그에게 있어서의 주된 차이점이었지만. 어찌나 진기한 일인지.

그가 조용히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는 동안, 그의 그림자는 작은 돼지의 발가락을 붙잡았다. 말 그대로.

“아, 완벽한 점심 식재로군!”

이 멋진 곁들임을 생각하면 입가에 침이 고였다. 알래스터는 활짝 웃었다. 점박이 돼지는 요란스레 꽥꽥 울며 그 작고 살진 몸을 뒤틀었다. 알래스터는 그것의 뿔 돋은 머리 위로 맛이 잘 배도록 소금을 치기 시작했고, 돼지의 비명 따위는 그다지 신경 쓰지 않았다.

“알 씨발 뭐 하는데!”

엔젤은 알래스터의 손아귀에서 돼지를 빼앗으며 제 품에 껴안고는 그것의 볼을 납작하게 눌렀다.

알래스터는 일련의 쇼를 별 감흥 없이 지켜보았다. 우선 그의 점심식사가 중단되었고, 지금 그는 별 같잖은 이유로 잔소리까지 듣고 있었다.

“제가 동일한 것을 여쭐 수 있을 것 같은데요. 당신 지금 일하는 중 아닙니까?”

거미가 눈을 굴렸다.

“아니. 발이 촬영이나 뭐 그런 걸로 이따 밤에 불렀어. 그게 중요한 게 아냐! 너 지금 팻너겟을 요리하려고 했잖아!”

알래스터의 붉은 눈이 팬과 돼지 사이를 번갈아 훑었다.

“아뇨. 제 점심을 요리하고 있었습니다만.”

엔젤은 일어서서 팻너겟을 알래스터로부터 떼어놓았다. 아래쪽 팔로는 단단히 팔짱을 끼고, 그는 상대의 가슴을 쿡 찔렀다.

“아니. 너 내 애완동물을 거의 요리할 뻔했어. 얘 이름이 팻너겟이야.”

알래스터는 그 불쾌한 손가락을 엔젤이 치울 때까지 쏘아보았다.

“애완동물이라는 게 나중을 위해 재어 두는 음식 외에 또 무슨 의미가 있죠?”

결국, 애완동물은 그릇된 안전감에 꾀인 약한 먹잇감일 뿐이다.

엔젤은 말문이 막혔다.

“아냐, 이 싸이코 새끼야! 사람들은 사랑해서 애완동물을 들이는 거야! 내가 얘한테 관심이 없었으면 지금쯤 너 같은 괴물 새끼가 벌써 요리했을 거고.”

욕언은 무시하고, 알래스터는 그 외 다른 단어들을 사려했다. 애초에, 나중에 먹을 이유가 아니라면 번거로움을 왜 굳이 감수한다는 말인가? 처음엔 거미가 이 작은 생물을 거의 알지도 못했을 텐데 사랑이 어떻게 초기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었겠는가.

“그러니까 당신은 더 많은 책임을 맡기 위해서 이 추가적인 책임을 안았다는 겁니까? 확실히 이 통통한 꼬마는 자신이 할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은 일감을 만들어내겠군요.”

그렇게 말하면서, 라디오 악마는 새끼 돼지의 배를 쿡 찌르고, 뒤이어 그것이 물려고 턱을 내미는 것을 잽싸게 피했다.

엔젤은 믿을 수 없다는 듯 그를 바라보았다.

“너 내가 방금 한 말 못 들었어?”

알래스터는 예의 그 공허한 미소를 지으며 돌아보았다.

“그래, 그럼 이건 어때? 너겟은 내가 얘를 처음 만났을 때 엄청 귀여웠고, 나는 얘가 웬 사냥꾼 놈들한테 먹힐 뻔했을 때 엄청나게 죄책감이 들었어. 얘가 내 곁에 있어 주니까, 나는 얘의 곁에 있는 거야. 알겠어?”

그는 벅찬 미소와 함께 돼지를 받쳐 들었고, 눈을 깜빡이며 눈물을 참아냈다.

알래스터는 더 깊이 생각했다. 그는 팻너겟의 통통한 얼굴을 더 자세히 보기 위해 몸을 기울였다.

“그러니까 당신은 이것을 돌봄으로써 이에 대한 지배력을 주장한다는 건가요?”

그것이 먹이라는 이유로 먹이를 돌보는 포식자라고? 일종의 연민 때문에? 아니면 그저 귀엽기 때문에…… 어느 쪽이든 그것은 스스로를 돌볼 수 없었고, 이는 주인이 그것을 책임지는 이유였다.

“있잖아, 좋아, 그래. 그냥, 얠 먹지 마. 장담하는데, 아니면 찰리를 부를 거야.”

엔젤은 웃음을 지우며 휙 돌아 보란 듯이 방을 나섰다.

그저 함께 있기 위한 애완동물…… 알래스터는 이해할 수 없었다. 그와 같은, 선천적인 포식자에게 거래관계 이상의 동반자란 아무 쓸모가 없었다. 그의 어머니를 제외하면.

그럼에도. 무언가를 지켜보기 위해 곁에 두는 것은 그렇게까지 불합리해 보이지는 않았다. 특히 제 소유권을 주장하기 위해서라면.

그는 제 점심을 한입 베어 물었을 때에야, 그것이 바싹 타버렸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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