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PG 시나리오

할로윈의 이상향

통칭 <할로향>

TRPG by 베르미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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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로윈의 이상향

w. 베르미아

개요

오늘은 기다리고 기다리던 핼러윈입니다. 10월의 마지막 날을 장식하는 기념일은 나이가 있는 어른들에게는 익숙하지 않을 수 있지만 우리에게는 그냥 지나갈 수 없는 날입니다. 특히 기다리던 행사가 있다면 더욱 그렇습니다.

핼러윈이 기다려진 이유는 다 같이 분장하고 즐길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번에는 다른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핼러윈 당일에만 열리는 행사에 당첨되었기 때문입니다!


시나리오 정보

  • COC 7판 (Call Of Cthulhu 7th) 기준

  • 추천 인원: 다인 (4명)

  • 플레이 타임: 3~4시간

  • 트리거: 학교폭력, 가정폭력, 상해, 생명경시 등 

  • 추천 기능: 관찰력, 듣기, 자료조사


주의사항

  • 본 시나리오는 초여명 출판사에서 출간한 크툴루의 부름 (이하 COC) 제 7판 룰에 기반하여 작성된 비공식적인 2차 팬메이드 시나리오입니다. 관련된 모든 권리를 침해할 의도가 없음을 밝힙니다.

  • 룰북이 없는 마스터링, 공개된 곳에서의 플레이, 플레이 후 쿠션 없는 스포일러 작성, 개변한 시나리오의 배포 및 무단 2차 배포, 자작발언 등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 신화생물에 대한 독자적인 해석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 엔딩을 포함한 모든 부분의 개변을 자유롭게 허용합니다.


시나리오의 진상 및 본문과 연결됩니다.

키퍼링이 예정되어 있으신 분만 열람해주세요.


진상

사람들이 다 죽어버리면 좋겠어. 이 세상이 멸망하면 좋겠어. 그것은 세상을 원망하는 한 소녀의 속삭임이었습니다. 소녀에게는 안전한 곳이 없었고 24시간이 지옥이었습니다. 가정 폭력과 학교 폭력, 무관심 속에 죽어가던 그는 멸망을 빌었습니다. 이런 세계 따위는 사라져야 마땅하다고.

그래서 소녀는, 현실로부터 도망쳤습니다. 세계가 멸망하는 단서를 찾기 위해 온갖 비과학적인 것을 찾아 나섰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그가 얻은 것은 Unaussprechlichen Kulten(p.230)이었습니다. 다양한 사교에 대해 나와있는 책은 그에게 새로운 존재를 알려주었고 알게 된 주문들은 하나 같이 위험하지만 세계를 파멸 시킬 수 있는 것이었습니다.

소녀는 빌었습니다. 이 세계는 종말을 맞이해야 한다고. 우주의 시작인 아자토스(p.323)에게 종말을 빕니다. 하지만 아자토스를 소환하기에는 모든 것이 부족했습니다. 돈, 사람, 시간, 장소, 마력. 그것은 혼자 준비할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소녀는 세계의 멸망을 바라는 사람들을 모으기 시작합니다. 그중에는 사교도가 있었으며 재력가도 있었고 평범한 사람도 있었습니다. 공통점은 멸망을 바란다는 것 밖에 없었지만 그들에게는 충분한 이유였습니다.

소녀는 자신의 꿈을 무대로 삼았습니다. 처음에는 자신을 괴롭힌 사람들을 꿈 속에 넣어 서서히 머리부터 먼지로 만들었습니다. 머리가 없어진 시체들은 먼지가 되는 동시에 무대가 되었고 꿈은 점점 단단해지기 시작했습니다. 가족이라는 괴물을 삼키고, 친구라는 벌레를 삼키고 소녀의 꿈은 자라났습니다. 멸망을 바라는 사람들은 스스로 꿈에 들어가 먼지가 되었습니다. 아자토스를 소환하기 위해 만든 무대는 점차 넓어지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문제가 생겼습니다. 삼킨 사람들이 너무 많은 탓인지 마력이 부족해졌습니다. 무대는 일부분이 부서져 버렸고 그 속에서는 먼지가 되어 가는 시체가 우수수 떨어졌습니다. 꿈에 쌓인 원념은 지독했고 자칫하면 소녀 자신이 먹힐 지도 모르는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소녀는 건물 하나를 지었습니다. 자신이 다녔던 학교와 똑같은 건물을. 무대가 망가지는 것을 막기 위해 소녀는 학교라는 감옥에 스스로 갇혔습니다. 그곳을 무대로 삼아 원념이 강해지는 날을 주기로 더 많은 사람들을 삼키기로 했습니다. 자신을 향하는 원념을 비틀어 세계(꿈)가 무너지길 바라는 원망으로 바꾸었고 그것을 아자토스를 소환하는데 필요한 재료로 저장합니다.

소녀가 삼킨 사람들은 몇 명에서 몇 십 명이 되었습니다. 그들의 발버둥은 지독했고 소녀는 자신의 기억과 삼킨 사람들의 기억을 혼동하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무대에 자신의 기억을 넣을 공간을 만들어 그곳에 모든 것을 저장합니다. 폐허에 가까운 도서관은 대부분 죽고 싶거나, 죽이고 싶은 기억 뿐이었지만 그것을 잃으면 멸망을 바라는 원동력도 잃는다는 걸 알기에 그런 선택을 했습니다. 기억이 혼란스러울 때마다 도서관에 들어가 멸망을 다짐했습니다.

앞으로 몇 명만, 아니 몇 팀만. 소녀는 아자토스를 소환하기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최대한 다양한 사람들을 삼킨 덕일까요, 생각했던 것보다 준비가 빠르게 되고 있었습니다. 이번 핼러윈만 지나면. 죽은 자가 살아 돌아와 원념이 강해지는 날이 지나기만 하면 이 세상은 멸망하는 겁니다.

한편, 이 모든 것을 지켜보고 있던 한 존재가 있습니다. 노덴스(p.313)는 소녀의 계획을 보며 친절을 베풀기로 합니다. 아자토스가 소환되면 소녀가 바라는 대로 세상은 멸망하겠지만 소녀의 끝도 행복하지 않을 것이기에. 인류가 아닌 소녀를 위해, 그리고 소녀가 더 이상 상처 받는 것을 원하지 않는 한 생명을 위해.

인간의 몸으로 수많은 생명을 삼킨다는 건 마지막에 도달할수록 불안정해진다는 뜻입니다. 노덴스는 한 번의 친절을 베풀어 한 생명에게 기회를 줍니다. 소녀가 포기한다면, 주문이 실행되는 것을 막아주겠다고. 그렇게 한 번의 기회를 얻은 생명은 소녀의 무대 속으로 들어갑니다. 그리고 마지막 팀을 기다렸습니다.

탐사자들은 소녀에게 필요한 마지막 재물입니다. 그와 동시에 소녀를 포기 시킬 수 있는 기회를 가진 사람들입니다. 소녀가 포기하지 않는다면 이 세상은 멸망합니다. 탐사자들이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따라 이 세계는 멸망할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한 가지 분명한 건, 탐사자들은 아무것도 모른다는 것이겠네요.


도입

오늘은 기다리고 기다리던 핼러윈입니다. 10월의 마지막 날을 장식하는 기념일은 나이가 있는 어른들에게는 익숙하지 않을 수 있지만 우리에게는 그냥 지나갈 수 없는 날입니다. 특히 기다리던 행사가 있다면 더욱 그렇습니다.

핼러윈이 기다려진 이유는 다 같이 분장하고 즐길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번에는 다른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핼러윈 당일에만 열리는 행사에 당첨되었기 때문입니다!

'핼러윈의 이상향'이라고 불리는 행사가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는 모릅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입을 타고 소문이 퍼지게 되었고 지금에 들어서는 수많은 사람이 가길 원하는 곳입니다.

최대 5팀만 받는다고 알려진 행사는 들어갔다 나온 사람들 모두가 핼러윈에 어울리는, 무척 재미있는 경험이었다고 입을 모아 말했기 때문에 경쟁률은 해가 갈수록 치열해졌습니다. 매번 떨어져서 아쉽다는 말을 댓글로 남기는 사람들이 대다수죠.

그렇기 때문에 (가장 운 좋은) 탐사자가 당첨되었다는 건 정말 기쁜 일이었습니다. 그 소식을 듣고 다 같이 기뻐했었죠. 이번 핼러윈은 정말 재밌을 거라고 기대 높여 말하기도 했던 것 같습니다.

(어떤 이유든 운이 가장 좋은 탐사자가 당첨되었기 때문에 행운 덕이라고 생각하도록 유도해주세요. 물론 실제로는 대성공이 아닌 대실패(펌블) 떠서 해당 행사에 당첨되었습니다.)

우리는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약속 장소에 모였습니다. 저녁 7시부터 시작해 10시에 끝나는 행사는 어느 건물에서 진행된다고 안내받았기 때문에 근처 대기 장소에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분장하고 돌아다니는 사람들을 보니 정말 핼러윈 분위기가 물씬 나네요. 뱀파이어에 유령, 늑대인간, 마녀, 미라까지! 유명한 영화 속 인물이나 만화 캐릭터까지 있습니다. 그 속에 있으니 행사가 더욱 기대되기만 합니다.

(행사에 대해 아는 정보가 있는지 물어본다면 지능 판정 굴려주세요. 성공 시 '하나 같이 재밌다는 평만 있을 뿐 어떤 내용인지 어떻게 진행되는지에 대해서는 나와 있지 않았습니다. 개최 측에서 입단속을 단단히 한 모양이라고 생각했었죠'라고 해주세요.)

"안녕하세요. 혹시 ***팀인가요?"

대기를 하고 있으니 어떤 여자가 와서 팀 이름을 대며 묻습니다. 백발을 가지고 있는 여자는 매니저라는 이름텍을 붙이고 있습니다. 평범한 옷을 입고 있지만 겉에 두른 검은색 외투는 로브 같으며 피어싱에 팔찌며 액세서리가 반짝입니다. 언뜻 보기에는 지나가는 사람 같지만 핼러윈을 즐기는 것 같기도 합니다.

(팀 이름은 전적으로 당첨된 탐사자의 선택입니다.)

(여기서 등장하는 매니저가 사교도이며 머리가 하얗게 센 상태이며 변장이 아닙니다. 마력이 모일 때마다 주문을 사용한 탓입니다. 액세서리는 마력을 올려주는 것입니다.)

"저는 이번 행사의 개최자이자 여러분을 안내할 안내자입니다. 간단하게 매니저라고 불러주세요."

여자는 밝게 인사하며 여러분에게 따라오라며 앞장섭니다. 이동하는 동안 궁금한 게 있다면 질문해달라고 말하네요.

Q. 개최자이자 안내자?

A. 네. 이 행사는 저 혼자 운영하고 있습니다. 물론 아이디어도 제꺼고요. 그래서 최대 5팀만 받고 있습니다.

Q. 행사 내용은 어떤가?

A. 그건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 보안이 생명이라…다른 질문은 없을까요?

Q. 즐거웠다는 후기를 봤는 데 정말 즐거운가?

A. 물론입니다. 행사가 끝나면 여러분도 즐거웠다고 생각하시게 될 거예요.

Q. 이런 걸 혼자 개최하다니 돈이 많아 보인다.

A. 뭐…그렇게 많은 건 아니고요. 일부는 후원받았답니다.

Q. 왜 핼러윈 당일에만 행사를 여는가?

A. 그야 핼러윈이니까요. 죽은 자들이 돌아오는 날이라니 멋지지 않나요?

(행사 내용과 관련 있는 부분은 전부 노코멘트 처리해주세요. 밝힐 수 있는 내용은 이미 탐사자들에게 설명한 부분뿐입니다.)

"도착했습니다. 이 건물입니다."

대기 장소에서 10분 정도 떨어진 곳에 들어서자 매니저는 건물을 보여줍니다. 학교 건물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큰 건물은 새하얀 색으로 한눈에 봐도 지어진 지 몇 년 되지 않았다는 것이 보입니다.

(이 주변에 자주 와봤다는 설정의 탐사자가 있는 경우 지능 판정으로 어려운 성공 이상 시 해당 건물은 처음 보는 것 같다는 해설을 넣어주세요.)

매니저는 앞 순서에 들어간 사람들이 빨리 끝났다며 건물 안으로 안내합니다. 입구에 경호원까지 있는 걸 보면 보통 행사가 아닌 것 같습니다. 행사의 내용이 알려지지 않은 이유가 있었네요. 단순한 행사치고는 거하다는 느낌이 없잖아 있습니다만…뭐, 그러니까 유명해진 것이겠죠.

"들어가기 전에 간단히 소개부터 하겠습니다. 이 행사는 이름 외 모든 것에 대하여 발설 금지이며 참가비는 받지 않습니다. 자세한 사항은 서류를 읽어보시면 됩니다."

매니저는 무언가가 적혀있는 서류를 탐사자들의 수만큼 내밉니다. 계약서라고 적혀있는 서류는 어디 회사에서나 볼 법한 형식이군요.

[본 계약은 '갑'과 '을'이 수행하는 핼러윈의 이상향 행사의 참가자로 선정된 '을'의 협조를 요구함을 목적으로 한다.]

[제1조(협조)본 계약에 따른 '을'의 행사 참여에 있어 계약당사자 '갑'과 '을'은 본 계약에서 협의된 사항을 충실하게 이행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제2조(처리 기간) 행사 참여 기간은 행사 참여일로부터 1일로 한다. 필요한 경우 '갑'과 '을'은 상호 합의하에 참여 기간을 연장 및 단축할 수 있다.]

[제3조(비밀누설 금지) 행사 참여로 알게 된 관련 사항(행사 제목 외 모든 사항)에 대하여 외부에 누설하지 아니할 의무와 책임을 진다.]

[제4조(활동 범위) 행사에 참여하는 '을'은 원하는 행동을 할 수 있으며 '갑'은 그에 따른 결과를 제공하여야 한다. '을'은 행사 참여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며 행사와 관련 없는 일은 제외한다. 또한 '을'이 행사와 관련 없는 행동을 할 경우 '갑'은 이에 대해 책임지지 않는다.]

행사치고는 너무 형식에 맞는 서류 같지만 읽어보면 별 내용이 없습니다. 열심히 참여하기만 하면 된다며 매니저가 안심시켜 주네요. 계약 파기나 보상에 대해서는 나와 있지 않으니 지키지 않더라도 손해 볼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다 읽으신 분들은 밑에 서명해주세요. 계약서는 나가실 때 1부 드립니다."

매니저는 볼펜을 주며 말하고 여러분이 서명할 때까지 기다립니다. 어떻게 할까요?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지금이라도 나갈 수 있습니다.

(그만둘 경우 ED.1)

"모든 분의 서명을 확인했습니다. 감사합니다. 들어가기 전에 각자 변장부터 하고 갈게요. 본 행사는 고등학교 2학년 학생의 시점으로 진행되니 각자 사이즈에 맞는 교복으로 갈아입어 주세요."

매니저는 계약서를 거두고 남녀가 나뉜 분장실로 탐사자들을 안내합니다. 그 안에 들어가니 와이셔츠와 넥타이, 치마, 바지 등 고교생에게 필요한 것들이 사이즈별로 있습니다. 마음에 드는 것으로 갈아입으면 될 것 같습니다.

교복으로 갈아입고 나오자 매니저는 여러분을 데리고 2층으로 올라갑니다. 그리고 나온 문 앞에 서서 여러분 한 명 한 명에게 명찰을 달아줍니다. 접수할 때 이름을 썼다고 했는데 이것 때문이었나 봅니다.

명찰을 정성스럽게 달아준 매니저는 문을 엽니다. 여러분이 그 안으로 들어가면 매니저가 손을 흔들며 인사합니다.

"그럼, 핼러윈의 이상향에 어서 오세요!"

활짝 웃는 얼굴이 서서히 문에 가려 사라지면 탐사자들은 암흑 속에 남습니다. 그러고 보니 아까 계약서가 생각나네요. 참 특이한 계약서였죠.

1. 지능

성공

서명하는 란이 가장 아래에 있었는데 왜 그렇게 공백을 많이 남겨둔 것일까요? 참 이상한 계약서였습니다.

실패

서명하는 란이 가장 아래에 있었죠. 그래서 서명하기 편했습니다.

 

계약서에 대해 생각하고 있으면 잠시,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고 침묵이 이어집니다. 그리고 '딱' 하는, 손가락이 마주치는 소리가 들리더니 정신이 아득해집니다.

축제

"…어나…! 일어나…!"

아득한 꿈속을 돌아다니던 탐사자들은 눈을 뜹니다. 누군가가 여러분을 깨우고 있습니다. 비몽사몽 일어나면 앞에는 처음 보는 사람이 팔짱을 낀 채 서 있습니다. 전원 건강 판정입니다.

(가장 높은) 탐사자를 향해 그가 손을 뻗고 이마에 딱밤을 둡니다. 딱! 하고 소리가 들리면 맞은 사람도 그 소리를 들은 사람도 정신이 번쩍 듭니다. 이게…무슨 상황이죠? 여긴 어디고요.

“아무리 축제라고 해도 그렇지, 아침부터 단체로 자면 어떡하니!”

그의 말에 다른 사람들이 웃는 소리가 들립니다. 축제? 아침? 단체로? 대체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는 얼굴을 하고 있으면 빨리 잠이나 깨라는 소리가 이어집니다. 분명 우리는…어라? 우리는 무엇을 하고 있었죠?

1. 지능

대단한 성공 이상

우리는…어떤 행사에 참여했던 것 같은데 아니었나요? 조금 더 생각해보려고 하면 왠지 머리가 아프기만 합니다. 안개에 쌓인 것처럼 머리가 어지럽습니다.

어려운 성공 이하

우리는, 뭘 하고 있었죠? 뭔가 중요한 것을 한 것 같은데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습니다.

주변을 살펴보면, 다들 책상 앞에 앉아있고 우리는 교실 뒤쪽에 이불을 깔고 자고 있었습니다. 하나같이 교복을 입고 있는 것을 보면 우리 모두 학생인 것 같은데요. 반 친구들처럼 보이는 학생들이 우리를 보고 킥킥 웃고 있습니다.

‘딩동댕동-’

그때 교실 앞쪽의 스피커에서 짧은 음악 소리가 들립니다. 그 소리를 듣고 있으면 곧 스피커에서 귀에 익은 목소리가 들립니다.

[안내 말씀드립니다. 여러분은 고등학교 2학년 학생이며 지금은 가을 축제를 앞두고 있습니다. 오늘은 축제 날이며 여러분은 아침 일찍 축제 준비를 하다가 다 같이 잠이 들었습니다.]

…그랬습니다. 우리는 아침 일찍 축제를 준비한다고 모였다가 준비가 끝나기 무섭게 챙겨온 이불을 깔고 잠들었죠! 조회 전까지만 자기로 했는데 종소리조차 못 들은 모양입니다. 저 목소리가 누군지는 모르지만, 저 말 그대로입니다.

(방송 소리는 ‘권능의 말’로 탐사자들에게 들은 내용이 진짜라고 생각하게 했습니다. 이 내용은 모든 것이 ‘끝날 때’까지 유지됩니다.)

우리들은 이불에서 일어나 빈자리에 앉습니다. 그러자 선생님은 한숨을 쉬며 이게 학년 일등 반이라니 믿기지 않는다고 중얼거립니다. 학생들은 까르르 웃고 선생님은 다시 교탁으로 갑니다.

(주변 학생에게 방송에 관해 물으면 꿈을 꾼 거 아니냐는 반응이 돌아옵니다. 아무도 방송 소리를 듣지 못했으며 그것은 탐사자 외 모든 사람에 해당합니다. 방송에 대해 질문한 탐사자 및 대답을 같이 들은 탐사자는 곧바로 지능 판정을 해주시고 어려운 성공부터는 분명 방송을 들었다고 하고, 그 이하는 꿈을 꾼 것 같다고 해주세요.)

“자. 오늘은 너희가 그토록 바라던 축젯날이다. 기쁜 건 알지만 학생 신분에서 할 수 있는 일만 할 것! 이불에서 자는 건 오늘만 봐준다!”

“네에!”

“다 좋으니까 사고는 치지 말고. 4층은 공사 중인 거 다 알지? 천장은 고치고 있지만 위험하니까 근처에 가지 말 것.”

“네에!”

“사고 쳤다는 말이 들려오기라도 하면 다들 벌점인 줄 알아! 10점 이상 쌓이면, 알지!”

“어떤 상도 못 받는 거요? 알죠!”

“들키지 않게 도망갈게요! 그럼 되죠?”

“…그래. 도망이라도 가라, 가.”

골치 아프다는 듯 머리를 부여잡는 선생님을 보며 반 친구들이 다시 까르륵 웃음꽃을 피워냅니다. 친구들의 반응을 보니 선생님은 마음이 약한, 좋은 선생님인 것 같습니다.

"축제라고 너무 군것질만 하지 말고! 조회 시간이 끝나면 자유시간이니 천천히 구경하도록 해. 알겠지?"

"네에!"

"그럼 오늘 조회는 이것으로 끝!"

선생님은 학생들을 위한 주의사항만 알려준 채 조회를 끝냅니다. 엄격한 목소리지만 내용은 상냥해서 그 누구도 무서워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이윽고 선생님은 반을 나가고 친구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각자 움직입니다. 어디부터 구경할 거냐는 물음부터 운동장에서 군것질부터 할 거라는 대답까지. 여러 목소리에서 축제에 대한 기대감이 느껴집니다.

1. 듣기

성공

그런데 요새 먼지가 많지 않아? 그러니까 말이야. 4층 때문에 그런가 봐. 한쪽에서 축제와 관련 없는 친구들의 대화 소리가 들립니다. 공사 중이라는 4층에서 먼지가 많이 나온다는 말 같네요.

실패

에취! 한 친구가 재채기합니다. 그러고 보니 몇몇은 마스크를 하고 있네요. 꽃가루 알레르기일까요? 하지만 지금은 가을인데요. 휴지를 챙기는 모습이 한두 번의 재채기는 아닌 모양입니다.

친구들의 얘기를 들으며 종이 울리기 기다리고 있으면 한 학생이 앞으로 나와 팸플릿을 나눠줍니다. 앞에서 나눠주는 것을 보며 차례를 기다리자 팸플릿이 뒤쪽까지 옵니다. 내용을 보아하니 각 층에 어떤 부스가 있는지 나타내는 팸플릿인 것 같습니다.

팸플릿을 보면 각종 먹거리와 체험 부스가 운동장에 설치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교내에도 체험 부스 몇 개가 있지만 대부분은 운동장에 설치되어 있습니다. 모처럼의 축제니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요?

(지금부터 선생님은 등장하지 않습니다. 유일하게 등장하는 선생님은 담임인 ‘허준이’ 선생님이며 3층 교무실에 있습니다. 학생들 외에는 외부인은 물론 선생님을 포함한 어른들은 나오지 않습니다.)

운동장

이곳은 운동장의 요리 체험 부스입니다. 이곳에서 만들 수 있는 건 바로 '멸망 떡볶이'입니다.

"어서 오세요! 멸망 요리 체험 부스, 멸망체험입니다!"

여러분이 들어가니 부스에 있던 학생이 활기차게 반겨줍니다. 그리고 준비된 요리 탁자로 안내하더니 재료를 꺼내옵니다. 어…그런데 재료가…온통 빨갛습니다?

"저희 부스는 요리로 멸망을 맛 볼 기회를 드리고 있습니다! 입에서부터 천천히 멸망을 느껴주세요!"

왜 멸망 요리 체험인가 싶었더니 망친 요리가 아니고 심하게 매워서 다음날까지 고생하게 만드는 요리를 뜻하는 것이었습니다. 우리…살아남을 수 있을까요?

(도망치는 탐사자가 있다면 민첩 판정해 주세요. 부스의 안내원들은 육상부이므로 민첩 80입니다.)

부스에서 나가지도 못하고 강제로 붙잡힌 우리는 요리를 시작합니다. 포기하긴 아직 이릅니다! 조금이라도 덜 매워 보이는 재료를 넣는 겁니다! 비록 재료를 줄 때마다 고추장에 푹 찍어서 주지만! 고추기름에 잠재운 재료를 주지만! 하바네로가 가득 들어있지만! 그중에서도 고르는 겁니다.

(기본적인 재료는 다 있습니다. 단지 매운 버전으로 있을 뿐입니다. 맵지 않은 재료는 없습니다. 원하는 재료를 넣게 해주세요. 행운 판정으로 재료를 넣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그렇게…요리가 완성되었습니다. 가까이 가지도 않았는데 눈물이 날 것 같습니다. 운동장인데도 매운 냄새가 풀풀 납니다. 이걸 먹고 살아남을 수 있을까요? 과연 한낱 인간인 우리가?

1. 건강

성공

세상에. 매움이라는 단어를 표현하면 이런 맛일까요? 그래도 탐사자는 버텨냅니다. 입을 불타고 목구멍은 아릿하고 배는 뜨겁지만! 어떻게든 버텨냅니다. 그리고 그 모습에 전원이 손뼉을 칩니다!

실패

매움이라는 단어를 표현하면 이런 맛일까요? 세상에 매운맛과 단둘이 남은 것 같습니다. 이걸 단순히 멸망이라고 칭해도 되는 걸까요? 이건 존재 파괴, 아니 말살입니다! (체력 -1)

여러분들이 멸망 떡볶이를 먹고 있으면, 아니 억지로 넣고 있으면 부스원들이 대단하다는 듯 구경하고 있습니다. 이런 음식을 준비해놓고 정작 자기들은 구경하고 있으면 어떡하나요! 이런 걸 먹고 있을 이유가 없어졌습니다.

(부스원을 잡아 멸망 떡볶이를 입에 넣겠다면 그렇게 해주세요. 떡볶이를 먹은 부스원들은 무조건 기절합니다. 그 틈을 타서 도망가는 것도 좋겠네요.)

우리는 멸망체험에서 벗어납니다.

(운동장에는 다른 부스도 있습니다. 페이스 페인팅(미술부), 물풍선 던지기(피구부), 펀치기계(복싱부), 기타 요리 판매(가정실습부) 등 다양합니다. 탐사자들이 원한다면 즉석 개변해서 즐기게 해주세요. 하지만 다른 먹거리를 먹어도 체력은 회복되지 않습니다.)

1층

1층에 들어서니 어딘가에서 고양이 소리가 들립니다. 애옹, 하는 소리가 무척 귀엽습니다. 어디에서 들리는 걸까요? 밖에는 매점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1. 듣기

성공

닫혀있는 매점 쪽에서 고양이 소리가 들립니다. 작게 우는 소리가 마치 누군가를 부르는 것 같습니다. 아니, 발견되길 바란다고 해야 할까요?

실패

매점 쪽에서 고양이 소리가 들리는 것 같습니다.

소리가 나는 매점 쪽으로 가니 어느 구석에 검은 고양이가 몸을 웅크리고 있습니다. 배가 하얗고 짝짝이 하얀 양말을 신고 있는 고양이네요.

(고양이의 목을 살펴본다면 빨간색 목줄이 걸려있고 거기에는 '나리'라는 이름이 적혀있습니다.)

고양이는 탐사자들 곁을 멤돕니다. 데려갈까요? 사고를 치지 말라고 했지, 고양이를 데리고 다니면 안 된다는 말은 없었으니까요.

(고양이를 데려가지 않아도 고양이가 알아서 따라옵니다. 중간중간 고양이가 보인다는 묘사를 해주세요. 고양이는 탐사자들을 제외한 사람들에게 보이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딜 데려가도 제지받지 않으며 고양이도 울음소리를 내지 않습니다.)

2층

2층은 복도 끝에서 귀신의 집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교실 두 개를 합쳐서 만든 규모 같은데 복도도 검은색 천으로 막혀있는 걸 보니 작정하고 만든 것 같습니다.

"안녕하세요! 귀신의 집입니다!"

안내를 담당하는 사람이 주변에 열심히 홍보하고 있습니다. 기념사진도 찍어준다는 말을 덧붙이네요. 드문드문 비명이 들리는 걸 보면 잘 만든 것 같습니다.

"앗! 안녕하세요! 체험하실 건가요?"

안내를 하는 사람에게 다가가니 명찰을 본 건지 성실하게 인사를 해옵니다. 명찰색이 다른 걸 보면 1학년 같습니다.

한눈에 봐도 착해 보이는 1학년에게 들어가겠다고 말하면 그는 환한 얼굴로 안내를 시작합니다. 다들 열심히 했는데 손님이 적으면 어떡하지, 하고 걱정했다는 말과 함께요.

"여기서부터 들어가시면 돼요! 기념사진은 체험하고 계시면 찍어드려요! 그럼, 무서운 체험 되세요!"

불빛 하나에 의지해 겨우 들어갈 수 있을 것 같은 입구에 우리들을 안내한 1학년은 금새 제자리로 돌아갑니다. 저렇게 말하니 무엇을 준비했든 체험하는 것이 예의겠죠!

[환영합니다. 우리는 귀신. 존재하지 않는 존재들. 여러분을 저희의 세계로 초대합니다.]

입구를 열고 들어가니 기다렸다는 듯이 내레이션이 들립니다. 무척 매끄럽고 강약 조절이 잘 되어 있는 목소리입니다.

검은 도화지로 교실을 온통 막았는지 두 사람이 겨우 지나갈 수 있는 통로는 해괴한 그림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사람을 시작해서 동물, 그리고 이상한 존재들까지 다양하게 그려져 있습니다.

1. 지능/오컬트

성공

여기에 그려진 그림은 흔히 말하는 설화 속의 존재 같습니다. 온갖 귀신부터 구미호와 창귀까지. 붓을 꺾어 일부러 해괴하게 그린 것 같습니다.

실패

온통 해괴한 그림뿐입니다. 붓을 꺾어 그린 것이 보통 솜씨가 아닙니다.

[알고 있나요? 우린 인간으로부터 태어나 인간에게 상처받은 존재라는 것을.]

[오직 인간 때문이에요. 인간만 없었어도…]

원망하는 목소리가 나오더니 바로 옆에서 쾅, 소리와 함께 무언가가 떨어지는 소리가 들립니다. 그리고 다리를 스쳐 가는 감각은 마치 털이 달린 무언가가 기어가는 느낌입니다.

(놀라는 탐사자가 있다면 SANC 0/1)

목소리는 처음부터 끝까지 인간을 탓합니다. 인간만 없었어도 괜찮았을 거라고 합니다. 일부는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만…전부는 아니지 않나요? 그리고 인간이 전부 나쁜 건 아닐 텐데 말이에요.

그런 생각을 하고 있으면 밑에서 쑥 무언가가 나와 탐사자들의 다리를 잡아당깁니다. 차가운 손의 감촉이 다리를 타고 올라오는 것 같습니다. 탐사자들 건강 판정해주세요.

(다른 묘사를 추가하거나 다른 장면을 추가해도 좋습니다. 건강 판정에 실패한 탐사자들은 심하게 놀랐다고 묘사해주시고 그중 가장 높게 나온 탐사자는 유일한 실종자가 됩니다. 단, 고양이를 데리고 있는 경우 제외됩니다.)

(실종자의 경우 다음과 같이 묘사해주세요. 당신은 다리를 잡아당기는 느낌에 깜짝 놀라 고개를 숙였습니다. 그러자 다리가 잡힌 게 착각이라는 듯 밑에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리고 당신이 고개를 들었을 때는, 모두가 사라진 뒤였습니다.)

탐사자들은 어둠 속을 걸어 다닙니다. 틈틈이 떨어지는 것들과 다리를 스쳐 가는 것들, 분장을 한 학생들을 지나쳐 가면 그제야 끝이 보입니다. 중간에는 비릿한 쇠 냄새가 올라와서 정말 실감 났습니다. 귀신의 집이 아니었다면 정말로 사람이 죽었을 거라고 생각할 정도였어요. 정체가 뭔지 모를 존재들도 나와서 한층 무서웠습니다.

(지금까지 세계에 갇힌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입니다. 정체가 뭔지 모를 것들이 바로 그 사람들이며 인간을, 세계를 원망하고 있습니다.)

제일 앞에 선 탐사자가 저 멀리 보이는 문손잡이를 잡고 힘껏 당기자, 환한 빛이 쏟아져 내립니다. 그리고 팍, 하고 폭죽이 터지더니 환호 소리가 들립니다.

“축하합니다! 귀신의 집을 무사히 나오셨습니다!”

신나게 축하하는 1학년들을 보니 괜히 헛웃음이 나옵니다. 일반 학생들이 꾸몄다고 하기에는 실감 나는 곳이었죠. 괜히 겁먹거나 놀랐던 것 같아 머쓱하게 서로를 쳐다보면…어? 이상합니다. 왜…한 명이 부족하죠?

1. 지능

성공

분명…모두 같이 있지 않았나요? 여기저기서 놀라느라 잘 생각이 나진 않지만, 중반까지는 같이 있었던 것 같은데요. 그래요, 분명 다리를 붙잡히기 전까지는…

실패

분명 같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언제 어디서 없어진 거죠? 알 수가 없습니다.

일행 중 한 명이 사라졌다고 하면 1학년들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습니다. 구조상 억지로 남아있지 않은 한 헤어질 수 없는 한 방향의 길이라면서 그럴 리가 없다고 합니다. 

“먼저 나온 사람도 없었고, 정말 선배님들만 나왔어요. 혼자 나온 사람은 없는데…”

실종자를 찾고 있으면 출구에 있던 1학년들이 난처한 표정을 짓습니다. 개중에는 거짓말을 하는 게 아니냐는 얼굴도 있지만 확실합니다. 우리 중 한 사람이 사라졌다는 사실은. 

아무리 찾아도 나오지 않는 실종자. 목격담도 없는 사건. 원인을 알 수 없는 현상에 탐사자 전원 이성 체크입니다. (SANC 1/1D2)

(중간에 나왔던 정체 모를 것들에 관해 물어본다면 분장을 한 학생이라고 합니다. 사람 형체가 아니었다고 하면 다들 확실하게 귀신 분장을 하고 있으며 무슨 소리를 하는지 모르겠다고 대답합니다. 해당 탐사자는 이성 판정해주세요. (SANC 0/1))

3층

3층은 천문학 동아리가 운영하는 플라네타륨 부스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교실 하나를 빌려 운영하는 부스는 여러 별자리를 소개해준다고 합니다.

“안녕하세요. 천문학 동아리 universe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차분한 목소리로 탐사자들을 안내하는 2학년은 따라오라는 말만 남기고 교실 안으로 들어갑니다. 우리가 따라서 들어가면, 검은색 도화지와 천으로 사방을 막은 교실에 아름다운 별자리가 수를 놓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저희 universe에서는 플라네타륨을 이용한 별구경과 동시에 카페 운영을 하고 있습니다. 이용 시간은 40분이며 다른 손님들을 위해 그렇게 정했다는 점을 양해해주세요.”

차분하게 안내를 마친 2학년은 메뉴판을 가져다줍니다. 아이스 아메리카노, 아이스 라테, 종류별 에이드, 아이스티. 어느 카페에서나 볼 법한 평범한 메뉴입니다.

“별은 눈으로 볼 수 있지만 실제로는 몇 광년에서 몇억 광년까지 떨어져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눈에 보이는 별조차 죽었는지 살았는지 알 수 없습니다. 우리가 보고 있는 건 과거의 별이 보낸 빛에 불과하니까요.”

음료를 마시고 있으면 아까 안내를 해줬던 사람이 마이크를 잡고 설명합니다. 굉장히 과학적인 말로 시작한 그는 시간에 따른 별자리와 계절에 따른 별자리를 보여주며 그에 관련된 이야기를 잠깐씩 해줍니다.

(실제로 이야기를 넣어도 됩니다. 생일별 별자리 등 넣고 싶은 내용을 넣어주세요.)

그 이야기를 듣다 보면, 어느새 시간은 30분을 넘기고 있습니다.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되다니.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빠져들 정도로 재미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우주에는 이렇게 다양한 별이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별이 더 많을 겁니다. 그렇게 생각하면 우린 우주 속에서 먼지에 불과합니다. 그리고 그 먼지들은 별을 이어 별자리를 만들고 이야기를 넣었습니다.”

빨강, 파랑, 노랑. 형형색색으로 빛나는 별들이 은하수를 만들고 거대한 은하가 됩니다. 플라네타륨이 뿜는 빛을 따라 별들도 회전합니다.

“별자리 이야기는 천문학을 알아가기 쉽게 해주는 도구이지만, 별 자체를 좋아하는 저로서는 별자리 이야기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우주 속 먼지에 불과한 우리가 만들어 낸 이야기에 불과하니까요.”

“하지만 여러분이 재미있으셨다면 저도 기쁠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우주에서 태어나 별에서 살아가는 수많은 먼지 중 하나였습니다.”

독특한 인사로 마무리하자 그 앞으로 박수가 쏟아집니다. 수많은 먼지 중 하나라니, 정말 특이한 표현입니다. 자신을 먼지에 빗대는 것은 물론 다른 사람들조차 먼지에 빗댔는데도 전혀 불쾌함이 올라오지 않습니다. 이것이 재능일까요?

이야기를 해준 2학년에게 다가가자 그는 이야기가 어땠냐며 여러분에게 묻습니다. 여러분의 인사에 2학년은 웃으며 고맙다고 하네요.

(탐사자들이 어떤 반응을 보이든 2학년은 예의상 웃으며 인사합니다. 심리학 판정 시 탐사자들의 인사에 관심이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2학년의 관심사는 오직 별뿐입니다. 그리고 별(지구)을 파괴하는 인간들을 싫어하며 가면을 쓰고 대합니다. 이런 세상은 멸망하는 게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 중 한 명입니다.)

Q. 왜 인간을 먼지에 비유했는가?

A. (쓸모없는 것이라는 뜻에서) 가장 잘 어울리니까요.

Q. 이야기를 잘하던데 연습했나?

A. 살면서 익힌 기술에 불과해요. 별거 아닌 재주죠. (인간을 싫어하는 걸 숨겨야 하므로 사람들이 좋아하는 화법, 강약 조절 등을 익혔습니다.)

Q. 별을 많이 좋아하는 것 같다.

A. 맞아요. 별을 위해서라면 뭐든 할 수 있어요.

정말 별을 좋아하는 것 같은 2학년은 다음 차례를 위해 잠시 쉬겠다며 분리된 공간으로 들어갑니다. 남은 음료수는 들고 갈 수 있게 처음부터 포장되어 나왔으니 어디든 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5층

(5층은 4층을 거쳐 가기 때문에 먼지가 많습니다. 5층에 도착하기 전에 건강 판정을 해주시고 실패 시 체력 1을 깎아주세요. 기침과 재채기가 나올 정도로 먼지가 많습니다.)

5층은 3학년 교실이 있는 곳으로 아주 조용합니다. 학교에서 축제를 하기 때문인지 3학년은 등교하지 않았습니다. 덕분에 5층 전체가 조용하네요. 5층은 소원 나무가 설치되어 있다고 복도에 쓰여 있습니다. 축제가 끝나면 캠프파이어에 넣어서 소원을 불태우며 이루어지길 바라는 구조입니다.

안을 구경하니 반마다 책상을 가장자리로 치우고 중앙에 나무를 설치해놓았습니다. 나뭇가지에는 여러 가지 색깔의 쪽지가 달려 있습니다.

1. 관찰력

성공

나무에는 다양한 쪽지가 있지만 제일 눈에 띄는 건 현실적인 고민이 쓰인 쪽지입니다. 수능 날이 오기 전에 지구가 멸망해버렸으면 좋겠다던가, 기말고사가 오기 전에 학교가 망해버리면 좋겠다는 이야기들이네요. 그리고 어느 한 종이에는 전부 사라지면 좋겠다는 내용도 있습니다.

실패

다양한 쪽지가 있지만 지구가 폭발해버리면 좋겠다던가 내일 하늘이 무너지면 좋겠다는 내용이 눈에 띕니다.

쪽지는 하나같이 미래를 걱정하며 그날이 오지 않길 기다리는 내용들입니다. 특히 3학년들에게는 더욱 그렇겠죠. 비행기조차 착륙하지 못하게 만드는, 수능이라는 대대적인 시험이 있으니까요. 시험 한 번으로 인생이 달라질 수 있다는 부담감이 얼마나 크게 다가올까요.

(관찰력 대단한 성공을 띄울 시 쪽지 하나가 사라져사라져사라져사라져죽어죽어죽어죽어 라고 붉은색으로 적혀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누군가를 저주하면서 쓴 글 같습니다.)

(다른 탐사자에게 보여줄 경우 쪽지에는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습니다. 그리고 쪽지를 본 탐사자의 머릿속에는 쪽지 내용 그대로의 소리가 울립니다. 비현실적인 일을 겪은 탐사자는 이성 판정입니다. (SANC 0/1))

소원 나무는 캠프파이어용이라서 길어도 오늘 밤이면 사라질 겁니다. 적고 싶은 내용이 있다면 지금 적어보는 건 어떨까요? 비밀스러운 내용이라면 몰래 적어 아무나 읽을 수 없게 제일 높은 곳이나 낮은 곳에 걸어놓으면 될 겁니다.

과연 소원이 이루어질까요? 그건 알 수 없지만 확실한 건 소원으로 빌 만큼 우리가, 아니 모두가 간절하다는 겁니다. 바라는 것을 문장으로 쓰고 그것이 이루어지길 바라니까요.

실종자

귀신의 집에서 실종된 당신은 어둠을 걷고 있습니다. 모두가 사라진 곳은 아무것도 나오지 않습니다. 차라리 뭐라도 나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분명 축제를 즐기고 있었는데 왜 이렇게 된 걸까요? 다른 탐사자들은 어디로 간 걸까요? 교실 안이라고 하기엔 너무 넓어서 이상한 곳으로 가고 있다는 사실만이 확실히 다가옵니다.

(주변을 살펴본다고 하면 어둠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어떤 판정과 RP를 해도 어둠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앞이 어디고 뒤가 어딘지 몰라서 방향감각이 상실된 건 오래입니다. 그렇게 무작정 걷고 있으면, 무언가가 들려옵니다.

1. 듣기

대단한 성공

사라져버려. 죽어버려. 전부 다. 다 죽어버리면 좋겠어. 무언가가 속삭이는, 아니 저주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주위에는 아무것도 없는데 귓가에 맴도는 소리에 머리가 아파져 옵니다.

성공

무언가가 속삭이는 소리가 들립니다. 아니, 그건 속삭이는 소리가 아니라 저주하는 소리입니다. 목소리에 깃든 악감정이 확실하게 느껴집니다. 그 소리에 탐사자는 머리가 아파져 옵니다.

실패

어떤 소리가 들리는데 무슨 내용인지 모르겠습니다. 확실한 건 그 소리를 듣자마자 기분이 나빠졌다는 겁니다. 머리가 아파져 옵니다.

이 소리의 주인은 누굴까요? 왜 이런 소리를 내는 걸까요? 아무것도 모르겠습니다. 목소리는 모든 걸 포기했다는 듯이 이내 괴성을 지르기 시작했고 그 속에는 실성한 웃음소리가 섞여 있습니다. 기분 나쁜 소리를 들은 탐사자는 이성 판정입니다. (SANC 1/1D2)

(여자 목소리이며 세상을 지독하게 저주하고 있다는 것을 추가 정보로 알려줄 수 있습니다. 이 목소리의 주인은 매니저이며 그가 세상을 저주하고 멸망하길 바라던 어느 때를 들려주고 있습니다.)

목소리를 듣고 있던 탐사자는 점점 의식이 흐려지는 것을 느낍니다. 바닥에 무릎이 닿고 시야가 점점 좁아집니다. 어둠이 당신을 잡아먹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당신은 의식을 잃습니다.

교무실

여러분은 얼추 축제를 둘러본 것 같습니다. 운동장에 있는 부스와 건물 안의 부스 등 눈에 띄는 것은 다 둘러본 것 같습니다. 이제 무엇을 하면 좋을까요? 축제 구경은 끝났으니 이제 돌아가 볼까요? 어찌 되었든 우리는 부스를 운영하지 않으니까요. 

(간단한 RP나 정리 시간을 가져주세요. 실종자를 찾겠다고 하면 그렇게 해주세요.)

그런데 말이에요. 우리는 분명, 축제 준비를 하다가 교실에서 잠이 들지 않았나요? 담임 선생님도 축제니까 봐준다고 했는데…. 우린 부스를 운영하지 않는데 왜 축제 준비를 한 걸까요? 우린, 대체 무엇을 한 걸까요?

1. 지능

성공

그러고 보니 축제는 뭔가 이상했습니다. 분명 재밌긴 했습니다만…있어야 할 게 없다는 느낌이었습니다. 그게 뭘까요?

실패

그러고 보니 축제가 이상했던 것 같기도 합니다. 재미는 있었는데…뭔가 산만했던 것 같은 느낌이네요.

네. 그렇습니다. 생각해보니 축제에는 마땅히 있어야 할 존재가 없었습니다. 그건 바로 선생님입니다. 조회까지만 해도 있었던 선생님이, 종일 축제 내내 보이지 않았습니다. 마치 사라진 것처럼요.

탐사자들은 3층 교무실로 갑니다. 불투명한 유리문을 열고 들어가자 교무실은 조용하기만 합니다. 그리고 교무실의 한가운데에는 아침에 봤던 담임 선생님이 앉아있습니다. 가까이 다가가자 책상에는 지구과학 담당 ‘허준이’라는 이름이 적혀 있습니다. 선생님은 노트북으로 무언가를 보고 있으며 여러분이 들어오는 소리조차 듣지 못한 것 같습니다.

(탐사자들이 말을 걸어도 선생님은 묵묵부답입니다. 탐사자들이 노트북을 확인할 수 있게 해주세요.)

선생님이 무엇을 보고 있는지 확인해보면, 그것은 CCTV입니다. 교내와 교외가 다 보여서 학교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왜 이런 걸 보고 있었을까요?

“정말 재밌지 않니?”

여전히 노트북을 보고 있는 선생님은 웃긴 걸 본 것처럼 웃기 시작합니다.

“시간이 지나면 다 잊어버릴 건데. 뭘 저렇게 열심히 할까. 어차피 우리는 사라질 먼지들인데.”

먼지, 라니요. 이건 3층 천문학 동아리 부스에서 들었던 단어입니다. 우연일까요? 먼지라는 말이, 이렇게 겹칠 수 있나요?

“이제 조금만 더 있으면 완전히 끝이야.”

하하하하하. 선생님이 소리를 내어 웃습니다. 고개를 돌린 그는 탐사자들을 보고 있지만 초점은 전혀 맞지 않습니다. 그저 웃는 게 전부인 인형처럼 아주 기쁘게, 소름 돋게 웃기만 합니다. 숨이 넘어갈 정도로 웃는 소리를 듣다 보면 등과 팔에 소름이 삐쭉 올라옵니다.

허준이 선생님은 노트북을 그대로 둔 채 일어납니다. 그리고 탐사자 한 명 한 명과 눈을 마주치더니 웃음을 멈춥니다.

“이런 축제가 정상이라고 생각하니? 그럴 리가 없는데도?”

선생님의 고개가 한쪽으로 기울어집니다. 고장 난 인형처럼 목소리에는 아무 감정이 실리지 않았습니다. 상냥하던 아침과는 딴판입니다. 그 선생님이 이 선생님이라는 게 믿기지 않습니다.

(무서워하는 탐사자가 있다면 이성 판정입니다. (SANC 0/1))

여러분을 본 허준이 선생님은 볼 일이 끝잔 것처럼 그대로 교무실을 나갑니다. 탐사자들은 노트북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탐사자들이 노트북을 살펴보면 CCTV는 학교 건물과 운동장을 다양한 각도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1층부터 옥상까지 비추는 카메라는 학생들의 모습을 담고 있습니다.

(4층을 볼 시 실종자가 복도 한복판에 쓰러져 있습니다.)

(카메라로 확인한 학생들은 축제를 즐기고 있습니다. 만약 일정 시간을 두고 길게 관찰한다는 탐사자가 있다면 학생들이 각자 구역이 있는 것처럼 일정 범위 이상으로는 움직이지 않는 것 같다고 해주세요.)

(교무실 전체를 확인하겠다는 탐사자가 있다면 교무실에는 먼지가 많다고 해주세요. 다른 선생님들의 자리를 확인해봐도 아무것도 없습니다. 마치 처음부터 없었던 것처럼요.)

4층

4층은 공사 중이라는 팻말이 있고 공기 중에는 먼지가 떠다닙니다. 숨쉬기 힘들 정도의 먼지네요. 탐사자들 건강 판정입니다. (실패 시 체력 -1)

(4층에서는 일정 시간마다 먼지로 인한 건강 판정을 해주세요. 간격을 좁혀 탐사자들을 압박해도 좋습니다.)

팻말 옆을 통해 복도에 들어서면 천장이 여기저기 무너져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무너지지 않은 곳도 금이 가 있어서 안전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벌어진 틈으로는 먼지가 떨어지고 바닥에는 주먹만 한 먼지가 잔뜩 보입니다.

탐사자들이 복도를 보면 한가운데에 실종되었던 탐사자가 누워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쓰러진 탐사자를 깨우면 바로 일어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이 얘기를 나누고 있으면 고양이가 애옹애옹하면서 웁니다. 궁금해서 다가가면 그 앞은 도서관입니다.

(탐사자들이 고양이를 데리고 다니지 않았더라도 고양이는 탐사자가 4층에 도착하면 도서관 앞에 나타나서 웁니다.)

천장이 무너져서 위험해 보입니다만, 왠지 도서관은 멀쩡해 보입니다. 게다가 학교에 있는 것이라고 하기에는 문의 색깔이 달라 보이고 안의 풍경도 흔한 도서관과는 다릅니다.

1. 관찰력

성공

도서관 안의 책들은 제대로 꽂혀 있는 게 없습니다. 어느 책은 찢어져서 바닥을 뒹굴고 있습니다. 사서는 없는 걸까요? 외부인이 들어와서 난동을 부린 걸까요? 이해할 수 없는 모습입니다.

실패

도서관 안은 난장판입니다. 멀쩡한 책이 있긴 할까요? 잘 모르겠습니다.

도서관 문은 쉽게 열리지 않을 것 같습니다. 나무가 아닌 돌로 만들어진 것처럼 차가운 감촉이 손을 타고 올라옵니다. 자물쇠는 없는 것 같은데 어떻게 열어야 할까요?

(근력 어려운 성공으로 열 수 있습니다. 만약 탐사자 전원이 실패하면 고양이가 발로 툭 건드립니다. 그러면 문이 소리 없이 열립니다. 처음부터 고양이를 문에 대면 열리는 구조입니다. 그렇게 하는 탐사자가 있다면 문이 부드럽게 열리며 고양이가 열쇠인 것 같다는 묘사를 덧붙여주세요.)

어렵게, 혹은 쉽게 도서관에 들어가면 사서는 없습니다. 도서관 내부는 전쟁 난 것처럼 어지럽기만 합니다. 서 있는 책장은 몇 개 없고 나머지는 넘어져 있거나 부서져 있습니다. 도서관보다는 폐허라고 해야 할 정도입니다.

(아무 책이나 집어서 내용을 확인한다고 할 경우) 탐사자는 책의 내용을 볼 수 있습니다. 붉은색으로 쓰인 글씨는 누군가를 원망하는 내용입니다. 글씨는…피로 쓴 것 같습니다.

(피인지 확인해보면 피가 아닙니다. 자세히 보지 않으면 피라고 생각할 정도로 완전히 똑같은 색입니다.)

도서관을 둘러보면 책은 여기저기 섞여 있습니다. 제대로 분류가 되어 있는 것 같지 않습니다. 대부분은 저주의 말에 가까운 내용들로 채워져 있고 그마저도 멀쩡한 책은 없습니다. 어쩌다 보니 들어오게 되었지만 여기서 무얼 할 수 있을까요?

(고양이를 쳐다보면 고양이는 책상 위에 앉아서 그루밍하고 있습니다. 고양이에게 직접적으로 도와 달라고 하면 바로 멀쩡한 책을 찾을 수 있습니다.)

1. 관찰력

성공

자세히 살펴보니 세워져 있는 책장 몇 개 중 멀쩡한 부분이 있는 것 같습니다. 입구에서 그 책장으로 가다 보면, 미묘하게 편합니다. 이렇게 엉망인 곳에서 머리나 허리를 굽히지 않고 지나갈 수 있다니. 이것은 마치 누군가 출입한 흔적 같습니다. 그렇지 않다면 편한 길이 존재할 수가 없으니까요.

실패

드문드문 살펴보면 멀쩡한 책장 몇 개에 멀쩡한 부분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 부분을 살펴보기로 합니다.

멀쩡한 책장으로 가면 책 세 권이 꽂혀 있습니다. 세 권 말고는 아무것도 꽂혀 있지 않아서 오히려 이상하기만 합니다.

첫 번째 책은 사람들의 사진이 있습니다. 첫 장을 제외하고는 다들 학생 같습니다. 사진 밑에 세 글자가 적혀있는 것을 봐서는 각자의 이름인 것 같습니다. 특이한 건 사진마다 붉은색으로 가위표가 그려져 있다는 겁니다. 마치 표적을 제거한 것처럼.

첫 장에는 나이가 있는 남자와 여자의 사진이 있습니다. 언뜻 보면 부부 같기도 한데 왜 두 사람만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1. 지능

성공

그러고 보니 이 얼굴, 묘합니다. 처음 보는 사람인데도 어디선가 본 것 같은, 아니 봤던 것 같은…비슷한 사람을 본 적이 있는지 생각해보면 그것도 아닌 것 같은데…. 잘 모르겠습니다. 머리가 아파져 옵니다.

실패

왜 두 사람만 있는 걸까요? 그리고 이상하게 봤던 것 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매니저의 부모님 사진입니다. 매니저는 부모님과 많이 닮은 얼굴이지만 탐사자들은 기억을 잃은 상태이기에 매니저를 떠올릴 수 없습니다.)

다음 장부터는 교복을 입은 학생들의 사진이 있습니다. 멋을 내고 찍은 사진은 졸업 앨범에서 볼 것 같은 정면 사진입니다. 사진 위로 그려진 가위표가 섬뜩하게 느껴집니다.

(사진 속 학생들은 매니저를 상대로 학교 폭력을 저질렀던 사람들입니다. 교복을 살펴본다는 탐사자가 있는 경우, 사진 속 학생들이 입은 교복과 지금 입고 있는 교복이 같다는 것을 알려주세요.)

페이지를 더 넘기면 그때부터는 사진 없이 사람의 이름만 적혀 있습니다. 모든 이름에는 가위표가 그려져 있고 예외는 없습니다.

(학교 폭력 가해자들의 가족들, 친구들을 포함해 선생님들까지 포함되어 있습니다. 가해자들을 삼키고 나서 사람이 더 필요해지자 그들까지도 삼켰습니다.)

가위표, 가위표, 가위표. 사람들의 이름 위에는 온통 가위표만 그려져 있습니다. 이건 사진첩이 아닌 것 같습니다. 이게 실존하는 이름이라면 그 주인들은 어떻게 된 걸까요?

(사진이 있는 사람들은 이미 먼지가 되었기 때문에 마주칠 수 없습니다. 교내에 한 명이라도 비슷한 얼굴이 있었냐는 물음이 있을 경우 확실하게 없다고 말해주세요.)

두 번째 책은 외국어 제목이 적혀 있습니다. 영어가 아닌 외국어로 적혀있는데 아마도 독일어 같습니다. 그 안을 펼쳐보면, 역시 독일어로 쓰여 있습니다.

1. 자료조사

성공

혹시, 라는 마음으로 책을 전체적으로 훑어보자 한국어로 되어 있는 부분이 나옵니다. 정확히는 그 부분만 한국어로 되어 있습니다. 아자토스라는 신화 생물과 그것을 소환해내는 방법이네요. 신화 생물이라니 뜬금없는 말입니다.

실패

책을 대충 훑어봤지만 보이는 건 독일어뿐입니다.

책을 빠르게 넘기면 그 안에서는 쪽지 하나가 나옵니다. 쪽지에는 [혼돈이여. 갈증을 거두소서. 이름을 부를 수 없는 존재시여. 무한의 중심으로 돌아가소서.]라고 아이의 글씨체로 적혀있습니다. 삐뚤빼뚤한 글씨는 내용만 아니었다면 무척 귀여웠을 것 같습니다.

(소리 내어서 읽으면 마력 3을 깎아주세요. 아자토스가 소환되기 전이므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세 번째 책은 일기 같습니다. 날짜는 적혀 있지 않고 몇 번째인지도 적혀 있지 않습니다. 산만한 글씨는 오직 기억하기 위해 적었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전부 죽여버리고 싶어. 다 죽어버리면 좋겠어. 이 세상이 망가져 버리면 좋겠어.]

[세상을 멸망시킬 방법을 찾았다. 이것만 있으면 전부 끝이야. 하지만 모든 게 부족해. 어떻게 하지? 나 혼자서는 할 수가 없어.]

[사람들이 제법 모였다. 조금만 더 모이면 될 것 같아. 내 꿈을 무대로 하자. 한 번 들어오면 나갈 수 없도록. 전부 먹어 치워 먼지로 만들자.]

[자꾸 헷갈려. 누구의 기억인지 모르겠어. 다 먼지가 됐으면서 왜 기억은 남기는 거야? 어차피 죽었으면서. 죽었으면 조용히 사라지라고.]

[내 기억을 보관할 장소를 만들었다. 거긴 유일하게 기억을 떠올릴 수 있는 곳이니 아무도 들어갈 수 없게 해야지.]

[계약서 덕에 권능의 말을 사용하기 쉬워졌다. 아무도 발견할 수 없도록 해야 한다. 전부 잡아먹기 위해선 그래야 해. 이것도 도서관에 넣자.]

[이번 핼러윈이 마지막이다. 이걸로 세계는 끝이야.]

일기는 그렇게 끝이 납니다. 일기라고 하기에는 각각이 너무 짧지만 읽어보면 틀림없이 일기입니다. 그리고 이것은, 장난 같지 않습니다.

1. 지능

성공

왜 몰랐을까요? 멸망 떡볶이, 인간을 저주하는 귀신의 집, 먼지에 불과하다는 플라네타륨 카페, 세상이 망하면 좋겠다는 소원 나무. 그것들은 전부 ‘멸망’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마치 학교 전체가 멸망을 바라는 것 같습니다. 만약 이 일기가 진실이라면, 어떻게 해야 하는 거죠?

실패

이 일기는 진짜 같습니다. 확신할 수는 없지만 무시하기에는 세계를 멸망시킬 방법을 찾았다는 대목이 거슬립니다. 이 일기가 진짜라면, 어떻게 해야 하는 거죠?

멸망이라는 단어에 심장이 내려앉는 것 같습니다. 이 세상이 멸망한다니. 믿을 수 없지만 안 믿을 수도 없습니다. 이 학교의 축제는 이상하고 우리는 동떨어진 사람들이라는 느낌이 드니까요. 하지만 다른 것을 떠올리려고 하면, 머릿속에 안개가 낀 듯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습니다. (SANC 0/1)

그때 어디선가 고양이 울음소리가 들립니다. 그 소리를 따라가 보면 고양이가 도서관 구석에서 울고 있습니다. 구석으로 가보면 고양이는 두꺼운 파일을 발로 툭 치며 울고 있습니다.

(두꺼운 파일을 꺼내 안을 살펴보면 그것은 계약서입니다. 약 100~150부 정도 됩니다. 제일 마지막에 탐사자들 것이 있습니다. 계약서를 찢으면 모든 기억이 돌아옵니다.)

(계약서를 찢기 전에 살펴보면 비어있던 공간에 새로운 조항이 쓰여 있습니다. 내용을 보면 행사와 관련 없는 기억은 모두 잊어버리고 목숨을 바치는 것에 동의한다는 것입니다. 그 외에도 몇 가지가 있는데 그것을 살펴보면 신체 포기 각서와 다를 게 없습니다.)

(글씨체를 살펴보는 탐사자가 있다면 일기에 쓰여 있던 글씨와 똑같다고 해주세요. 탐사자들이 서명한 후 매니저가 조항을 추가한 것입니다.)

계약서를 찢자 모든 기억이 돌아옵니다. 그래요. 우리는 핼러윈을 즐기러 행사에 참여했고 눈을 뜨니 이곳이었습니다. 아무런 대가가 없는 줄 알고 서명했는데 이런 효과가 있을 줄은 몰랐습니다. 일기에 있던 권능의 말이라는 게 이런 효과를 낸 것이라면…아마도 이 세상이 멸망한다는 건 틀림없는 사실 같습니다. 그리고 이번 핼러윈이 마지막이라는 것은, 마지막 참가자인 우리가 먹히면 세상은 멸망한다는 이야기일 겁니다.

어떻게 해야 하죠? 이미 무대에 들어온 우리에게는 아무 기회가 없는 걸까요? 진실을 알고도 무력하게 죽어가야 하나요? 멸망을 눈앞에 두고?

(간단한 RP를 진행해주세요. 다음에 무엇을 할지 정해지면 그때 진행을 마저 해주세요.)

당장 해야 할 일이 떠오른 우리는 행동을 실행하려고 합니다. 그러자 고양이가 파일에 달려들더니 안의 계약서를 뜯습니다. 마치 있어서는 안 되는 것을 본 것처럼 파일이 엉망진창이 되도록 뜯습니다.

(같이 계약서를 없애는 탐사자가 있다면 그렇게 해주세요. 계약서를 절반 정도 없애면 무대에 쌓인 원념들이 기억을 되찾아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쿵! 쿠구궁! 계약서가 일부 찢어지자 복도에서 무언가 무너지는 소리가 들립니다. 고개를 돌리면 새까만 먼지가 풀풀 일어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천장이 무너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게다가 무너지는 소리는 단순히 복도에서만 나는 게 아닙니다. 아래층, 그러니까 학교 전체에서 나는 소리 같습니다.

운동장이 보이는 창문을 보면 모든 것이 무너지고 있습니다. 땅이 갈라지고 부스가 무너지고 사람들은 발버둥 칩니다. 무너져 가는 땅속에서 나오려고 하는 그들은 끔찍한 괴성을 지릅니다. 학교 건물 전체가 흔들립니다. 이대로 있다가는 파묻히고 말 겁니다!

옥상

우리는 도서관을 나와 무너지는 천장을 피해 달립니다. 천장에서는 무수한 먼지가 나와 복도를 덮고 마치 시냇물처럼 흘러갑니다. 새까만 먼지에 금방이라도 파묻힐 것 같습니다. 계단을 내려가려고 하면, 아래로 내려가는 계단은 이미 무너지고 있습니다. 이대로는 내려갈 수 없습니다. 어쩔 수 없습니다! 위층으로 올라갑시다!

(고양이는 바로 위로 올라가 버렸습니다. 탐사자가 고양이를 챙겼다면 같이 가도록 하고 그렇지 않으면 스스로 올라갔다고 해주세요.)

탐사자들은 위층으로 올라갑니다. 계단을 두 개씩 뛰어넘고 난간을 잡고 비틀거리는 몸을 지탱합니다. 파도처럼 덮쳐오는 먼지를 피해 위로 가면 옥상 문이 보입니다. 망설일 틈도 없이 옥상 문을 열고 뛰어나가면…. 탐사자들은 붉은 하늘과 마주칩니다.

콰가가강! 문 너머로 학교가 무너지는 소리가 들립니다. 곧 옥상도 무너질 것 같아 주위를 두리번거리면, 이상하게 옥상은 고요합니다. 마치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학교 건물과는 이어지지 않은 것처럼. 붉은 하늘을 제외하면 평온하기까지 합니다.

새까만 먼지는 계단까지 올라왔지만 문을 넘지 못합니다. 결계가 있는 것처럼 문의 경계를 넘지 못한 먼지는 공간을 새까맣게 채웁니다. 그리고 이내 색깔이 바뀌더니 붉은색의 먼지가 됩니다. 학교 내부의 모든 물건이 떠밀려 온 것처럼 벽에 부딪히고 먼지가 되갑니다.

옥상을 통해 다른 곳을 보면 붉은 먼지가 반딧불이처럼 날아다닙니다. 피에 물든 것 같은 붉은 먼지는 닿는 모든 것을 먼지로 만들고 있습니다.

붉은 하늘은 피를 흘리는 것처럼 보입니다. 이건 노을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붉고 서늘합니다. 그리고 하늘 저 멀리에서는 검은색 무언가가 보입니다.

붉게 물든 하늘을 잡아먹고 있는 검은색의 무언가는 마치 블랙홀 같습니다. 저런 게 나타났다면 조용하지 않았을 테니 저건 이 무대 속에서 나타난 것입니다. 멀어서 제대로 보이지 않지만 저것을 보는 것만으로도 머리가 아프고 속이 울렁거립니다. 문득 탐사자들은 섬뜩함이 온몸을 덮치는 것을 느낍니다. 이것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공포입니다. (SANC 1/1D10)

“이렇게 될 줄은 몰랐는데.”

(이성치가 많이 깎인 탐사자는 토를 하고) 대부분이 헛구역질하거나 얼굴이 하얗게 질려있으면 누군가가 말을 합니다. 방금까지 아무도 없던 곳에 한 여자가 나타나 있습니다.

멀리서 봐도 알아볼 수 있는 백발에 검은 로브를 걸치고 있는 그는 우리를 행사에 참여하게 한 매니저입니다!

"도서관에는 어떻게 들어갔지?"

매니저의 말에는 가시가 돋쳐 있습니다. 처음 만나 행사를 안내해줄 때와는 전혀 다른 톤입니다.

Q. 세상을 왜 멸망시키는가?

A. 쓸모없으니까. 살아있어봤자 먼지만도 못한데 뭐 하러 살아있지?

Q. 세상은 아름답다. (+좋은 사람들이 많다)

A. 하하, 하…세상이 아름답다고? 그렇게 아름답고 좋은 사람이 많으면 왜 이 모양이지? 오히려 이해가 안 되는데. 그렇게 아름답다면 나도 느낄 수 있어야지. 좋은 사람이 많다면 내 곁에도 있었어야지!

Q. 주변 사람들 때문에 그런가?

A. 왜. 그렇게 말하면 내가 말할 것 같아? 이해해주면 다 그만둘 것 같아? 웃기시네. 이게 겨우 타인의 동정을 받기 위해 벌인 일 같아?

(매니저는 어떤 말을 해도 설득되지 않습니다. 자신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지만 세상에 대해 부정적이고 사람들을 미워하는 것만은 확실합니다.)

"아무것도 모르고 죽지. 그랬다면 계속 축제를 즐길 수 있었는데."

그 말과 함께 매니저는 흉내 낼 수 없는 말을 합니다. 그러자 떠다니던 먼지들이 모여 사람의 형상을 만들어냅니다. 제일 먼저 나타난 사람은 담임 허준이입니다. 그 뒤로 나타난 이는 플라네타륨에서 설명을 맡았던 2학년입니다. 둘은 자신들이 먼지로 만들어졌다는 것은 상관치 않고 매니저를 지키듯 앞에 섭니다.

어쩔 수 없습니다. 매니저는 무슨 말을 해도 부정적이고 마음을 돌릴 생각조차 없어 보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매니저를 막지 않으면 죽습니다. 이곳에 삼켜지든 세계와 멸망하든 결말은 똑같으니 망설일 필요는 없습니다.

(허준이 선생님과 2학년을 상대로 전투가 시작됩니다. 둘을 쓰러뜨리지 않으면 매니저에게 갈 수 없습니다. 탐사자들이 어떤 기능을 굴려도 매니저는 설득되지 않으며 대화조차 나누지 않습니다.)

(만약 멸망 떡볶이를 가져온 탐사자가 있다면 그것을 쓰게 해주세요. 제압하고 억지로 먹여야 하며 실제로 먹여봤자 아무 소용 없습니다. 둘에게 떡볶이가 닿으면 그저 먼지로 돌아갈 뿐입니다.)

<허준이>

근력 80 건강 55 크기 60 민첩 45 외모 50 지능 75 정신 40 교육 80 행운 55 체력 11 마력 8

관찰력 40 듣기 40 말재주 50 자연 40 회피 62 지질학 51 천문학 51 연기 45 가롯테 45 격투 65

<2학년>

근력 30 건강 65 크기 50 민첩 50 외모 50 지능 65 정신 45 교육 55 행운 50 체력 11 마력 9

관찰력 75 말재주 55 매혹 55 설득 50 심리학 50 자연 50 회피 55 천문학 51 격투 35

(전투를 진행해주세요. 전투를 해도 둘은 계속해서 살아납니다. 죽어도 먼지가 되었다가 다시 사람이 될 뿐입니다. 전투는 계속 진행하되 탐사자들이 못 이긴다는 것을 깨닫거나 다른 방법을 찾으려고 하면 시나리오를 진행해주세요.)

기억

허준이 선생님과 2학년을 상대로 싸웁니다. 하지만 둘은 아무리 공격해도 쓰러질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먼지가 뭉쳤기 때문일까요, 한 번 쓰러뜨려도 먼지가 되었다가 다시 사람이 될 뿐입니다. 게다가 매니저는 옥상 끝에서 무언가를 하고 있습니다. 보지 않아도 뻔합니다. 세상을 멸망 시키기 위해 준비하는 것이겠죠.

1. 지능

성공

매니저가 아무것도 못 하게 할 방법이 없을까요? 숨어있던 매니저가 직접 나왔다는 것은 아직 우리에게 기회가 남아있다는 뜻일 겁니다. 매니저는 분명 도서관에 어떻게 들어갔냐고 했죠. 게다가 학교는 계약서를 찢자 붕괴했습니다. 그걸 이용하면 될 것 같습니다.

실패

이대로는 승산이 없습니다. 다른 방법을 찾아야만 합니다. 하지만 어떻게? 떠오르는 게 없습니다. 분명한 건 계약서가 찢긴 뒤에 학교가 붕괴했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계약서를 이용해봅시다!

(탐사자들이 방법을 떠올리지 못하면 지능 판정으로 도와주시고 떠올릴 경우는 하지 않아도 됩니다.)

1. 계약서를 챙기지 않았을 경우

교내의 물건들은 먼지에 휩쓸려 옥상 문쪽으로 왔다가 먼지가 되어 사라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계약서가 든 파일도 언젠가는 떠밀려 올 겁니다. 어쩔 수 없습니다. 계약서도 떠밀려 왔길 바라고 저 속에 들어가는 방법 외에는 생각나지 않습니다!

(먼지 속에 들어가면 건강 판정이며 계약서를 찾는 건 행운 판정입니다. 처음에만 복합 판정 후 두 번째부터는 행운만 판정합니다. 대신 실패할 경우 체력 -1)

먼지 속에 들어가 겨우 계약서 파일을 찾았습니다. 여기저기 찢긴 파일은 아직 계약서의 형태를 가지고 있는 것이 더 많습니다.

2. 계약서를 챙겼을 경우

도서관에서 뛰쳐나올 때 계약서를 챙겨와서 다행입니다. 여기저기 찢긴 파일은 아직 계약서의 형태를 가지고 있는 것이 더 많습니다.

우리는 계약서를 찢습니다. 그러자 붉은 먼지가 반응하더니 허공에서 무언가를 두드리듯 움직입니다. 마치 보이지 않는 결계가 있는 것처럼 문의 경계를 향해 달려듭니다.

“아니야, 아니라고! 그건 내가 아냐!”

계약서를 찢은 여파는 매니저에게도 있는지 날카로운 목소리가 들립니다. 머리를 부여잡고 허공을 향해 소리 지르는 그는 목에 핏줄이 서도록 소리칩니다.

“날 괴롭힌 건 너네들이야! 이렇게 된 것도 다 너네들 탓이야! 죽어! 죽어! 죽으라고! 내 기억에서 꺼져!”

아아아악, 하는 소리가 악에 받쳐 있습니다. 허준이와 2학년은 곤란하다는 듯 매니저를 바라봅니다. 그리고 이내, 와장창! 하며 무언가 깨지는 소리가 들립니다. 그와 동시에 들어오고 있지 못 하던 붉은 먼지가 덮치듯 들어옵니다. 붉은 먼지는 사람의 형태가 되어 바닥을 기어다니고 매니저를 향해 갑니다.

"내 잘못일 리가 없잖아! 꺼져! 내 머릿속에서 꺼져!"

붉은 먼지의 사람들은 매니저를 둘러쌉니다. 그리고 이내 형체를 잃고 사방으로 퍼지더니 옥상에 있는 모두를 삼킵니다.

눈을 감았다 뜨면 보이는 것이 있습니다. 어린 아이가 어른에게 맞고 있는 것이 그림자 형태로 보입니다. 이리저리 끌려다니고 맞고 부딪히는 모습이 끝나지 않습니다.

다시 눈을 감았다 뜨면 그림자는 여전히 누군가에게 맞고 있습니다. 다만 그것이 또래로 보이는 그림자로 바뀌었을 뿐입니다. 맞고 부딪히고 굴러다니고. 폭력은 끝나지 않습니다. 손가락질은 그림자를 따라다닙니다. 그를 구해주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림자는 무릎을 꿇습니다. 머리를 땅에 박습니다. 도와달라는 듯 손을 비빕니다. 하지만 그 행위에 응답하는 이는 없습니다.

수많은 장면이 지나갑니다. 바뀌지 않는 것은 주인공으로 보이는 그림자 하나. 그가 맞고 있다는 건 변하지 않은 채로 모든 것이 바뀝니다. 수많은 장면에서 그림자는 철저히 외면 당합니다. (SAN 1/1D3)

다시 눈을 뜨면 보이는 것은 없습니다. 붉은 먼지는 한 곳에 모여있고 매니저가 씩씩대고 있습니다. 그의 눈은 실핏줄이 터져 붉게 변해있습니다.

"그게 왜 내 잘못이야!"

붉은 먼지는 무언가 소리를 내기 시작합니다. 말을 듣지 않은 네 잘못이라며, 맞고 있었던 네 잘못이라며, 적극적으로 도움을 청하지 않은 네 잘못이라며 매니저를 원망합니다. 미안하다고 했다며 짜증을 내는 소리도 있고 왜 사과를 받아주지 않냐며 화를 내는 소리도 있습니다.

1. 듣기

성공

모두 너 때문이야! 네가 가만히 있었잖아! 왜 이제 와서! 우린 잘못이 없는데 왜! 다 네 잘못이잖아! 매니저를 향해 원망하는 소리는 끊이지 않습니다.

실패

셀 수 없는 소리 때문에 시끄럽습니다.

우리는 알 수 있습니다. 아니, 알 수 밖에 없습니다. 그림자로 보였던 이가 매니저라는 것을. 우리가 본 것이 매니저의 과거라는 것을. 붉은 먼지는 매니저를 괴롭힌 사람들이라는 것을. 그래서 매니저는 세상을 멸망 시키려고 했다는 것을.

"그게 내 잘못이라면 이렇게 된 건 너네 탓이지! 누가 먹히래? 마지막까지 멋대로 했으면서 그게 왜 내 잘못이야!"

금방이라도 삐끗할 것 같은 목소리에는 분노가 담겨 있습니다. 폭력의 피해자는 여전히 울부짖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이 될 때까지 아무런 도움을 받지 못 한 피해자는 세상을 멸망 시키는 단계까지 들어섰습니다.

세상은 혼자 살아가는 것이라고 했던가요? 그렇다면 혼자 살아가지 못 한 자는 어떻게 되는 걸까요? 단 한 명이라도 도움을 줬다면 이런 결말은 생기지 않았을 겁니다. 단 한 명이라도 막아섰다면 이런 일은 생기지 않았을 겁니다.

"흐흐, 흐. 어차피 세상이 영원하길 바란 것도 아니잖아. 다들 멸망하길 바라던 걸? 오히려 날 도와야지. 칭찬해야지! 떠받들어야지! 단 한 번도 세상이 멸망하길 바란 적이 없다고 말할 수 있어? 이딴 세상이 영원해야 되냐고!"

(소원 나무에 세계 멸망과 비슷한 말을 썼다면 그것도 언급해주세요.)

매니저의 말에 우리는 선뜻 대답할 수 없습니다. 한 번도 세상이 멸망하길 바란 적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죠. 우리는 사소한 계기로 세상의 멸망을 바란 적이 있으니까요. 단 한 번도 그런 적이 없다고 하면, 그건 거짓일 겁니다. 우리뿐만 아니라 이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이라면, 모두가.

(소원나무에 비슷한 내용을 썼거나 동의하는 탐사자가 있다면 SAN 0/1 입니다.)

"냐아아아옹!"

상념을 꿰뚫는 소리가 있습니다. 날카로운 울음소리는 방금 했던 생각을 물리칩니다. 탐사자들이 소리가 들린 곳으로 고개를 돌리는 반면, 매니저와 허준이 선생님, 2학년은 어디에서 난 건지 모르겠다는 듯 엉뚱한 곳을 봅니다. 고양이는 탐사자들을 향해 걸어오고 있는데도 말이에요. 마치 저들에게는 고양이가 보이지 않는 것 같습니다.

“고양이?”

매니저는 고양이 소리를 듣고 의문을 표하다가 이내 하얗게 질립니다. 그리고 ‘나리’라는 이름을 내뱉습니다.

(고양이의 목줄을 확인했다면 고양이의 이름이라는 것을 확신시켜 주세요.)

“안 돼! 네가 왜 여기 있어!”

나리야! 나리야! 매니저가 허공을 향해 소리 지릅니다. 하지만 대답은 돌아오지 않습니다. 고양이는 방금 운 게 거짓말이라는 듯 얌전히 탐사자들의 곁에 있습니다. 바쁘게 그루밍을 하는 모습이 귀엽긴 합니다만, 이 고양이의 정체는 뭘까요?

1. 지능

성공

생각해보면 여긴 동물이 한 마리도 없습니다. 흔한 참새나 비둘기조차 없고 여기서 본 동물이라고는 고양이 한 마리 밖에 없습니다.

실패

아침에 일어났을 때 새소리가 들렸었나요? 운동장을 돌아다닐 때 새를 봤나요? 우리는 한 마리도 보지 못 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이 공간에서 단 한 번도 동물을 보지 못 했습니다. 그러면 이 고양이는 왜 여기 있는 걸까요? 이곳이 매니저를 괴롭힌 사람들만 모여있는 곳이라면…고양이는 왜 있는 걸까요? 매니저의 반응을 보면 미워했던 건 아닌 것 같은데.

매니저가 불안하게 주위를 둘러보고 있으면 허준이 선생님과 2학년은 그런 매니저를 보며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취합니다. 절박하게 ‘나리’라는 이름을 외치는 매니저는 방금까지 멸망을 바라던 사람처럼 보이지 않습니다. 오히려 살고 싶은 사람처럼 보여서 역설적이기까지 합니다.

“네가 왜, 왜…!”

매니저는 이내 괴롭다는 듯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무릎을 꿇습니다. 그 모습에 허준이 선생님과 2학년은 뭐라고 하려고 했지만 목소리가 나오지 않습니다. 그들은 그저 입을 뻐끔거리고만 있습니다.

“여기 있으면 안 돼! 제발, 어디 있는 거야…”

매니저는 주변을 둘러보지만 고양이가 보이지 않는지 시선이 공중을 헤맵니다. 그 절박한 모습에 고양이를 보면 고양이는 그루밍만 열심히 할 뿐 움직이지 않습니다.

매니저가 모든 것을 멈추고 있으면 가만히 있던 붉은 먼지가 움직입니다. 지금까지 가만히 있었던 것이 이상할 정도로 빠르게 부피를 늘린 그것은 허준이 선생님과 2학년을 덮칩니다. 그리고 이내 매니저를 덮치지만, 그것은 통하지 않습니다.

“…하, 하하…. 내가, 착각을 했네.”

매니저는 자신을 덮친 붉은 먼지를 보고 중얼거리더니 정신을 차린 듯이 똑바로 일어섭니다.

“그래. 나리가 여기 있을 리가 없지. 너흰 도서관에 들어갔다 왔으니까!”

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걸까요? 매니저는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합니다.

(매니저는 탐사자들이 도서관에서 자신의 기억을 보고 왔기 때문에 고양이가 약점이라는 것을 알고 왔다고 착각하고 있습니다. 탐사자들이 약점에 대해 물으면 적절한 RP를 해주시되 무언가 착각하고 있다는 느낌을 느낄 수 있게 해주세요.)

매니저는 붉은 먼지와 탐사자들을 바라봅니다. 풀린 두 눈에서는 감히 짐작조차 할 수 없는 분노가 담겨있고 끝없는 악의만이 느껴집니다.

“이미 죽은 것들은 얌전히 꺼지기나 해!”

매니저의 말에 붉은 먼지가 뭉치더니 바닥에 짓눌러집니다. 그리고 엄청난 중력이 탐사자들의 몸을 억누릅니다.

“다 죽어버려. 이딴 세상은 멸망하는 게 맞아! 다 죽어서 재로 돌아가버리라고!”

매니저의 입에서 형용할 수 없는 발음의 주문이 시작됩니다. 그러자 머리 위에 떠있던 알 수 없는 검은 덩어리들에서 무언가가 뻗어져 나옵니다. 그것은 사방을 향해 수족을 뻗고 세계를, 아니 무대를 파괴합니다.

“기뻐해! 너희는 멸망을 볼 수 있는 최초의 인간들이니까!”

하늘에 금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무너진 땅에서는 더 이상 비명 소리가 들리지 않습니다. 평온할 것 같았던 세계는 악몽이었으며 지금은 그 악몽조차 무너져 내리기 시작합니다.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이대로 죽는 걸까요?

(주문의 시전자는 매니저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매니저가 주문을 ‘유지’할 수 없도록 만들면 모든 것이 멈춥니다. 만약 탐사자들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른다면 지능 판정으로 유추할 수 있게 해주세요. 설령 실패하더라도 매니저와 연관있다는 정도는 알려주세요.)

<매니저>

근력 40 건강 40 크기 50 민첩 45 외모 60 지능 75 정신 35 교육 50 행운 40 체력 9 마력 7

관찰력 55 동물다루기 15 듣기 50 심리학 40 외국어 61 오컬트 35 은밀행동 40 응급처치 45 자료조사 50 최면술 31 컴퓨터사용 25 회피 37 연기 35

(전투를 진행해주세요. 탐사자가 원할 경우 기절시킬 수 있습니다. 혹은 기절할 수 있다고 거론해주셔도 좋습니다.)

(3~4턴 내에 매니저 기절 or 처리하지 못 하면 ED.3)

쪽지

우리는 매니저를 쓰러뜨렸습니다. 매니저는 더 이상 주문을 외지 못 하고 어느새 밑에 있던 고양이가 근처에 가서 서성거리고 있습니다.

(매니저를 죽인 경우 SANC 1/1D3. 매니저를 죽인 경우에는 고양이가 애처롭게 운다고 해주세요.)

이제 모든 것이 멈출 거라고 생각해 고개를 들면, 하늘에 있는 검은색 괴생명체는 속도가 느려졌을 뿐 움직이는 것을 멈추지 않습니다. 검은색 덩어리가 움직일 수록 무대는 산산조각 나고 그 뒤로 검은색의 아무것도 없는 공간이 나옵니다. 그것은 마치 블랙홀과 같아서 한 번 들어가면 나오지 못 할 것이라는 생각이 무의식적으로 듭니다. 끊임없이 흔들리는 공간,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무대. 이것이 바로 ‘혼돈’일까요? 때마침 우는 고양이 소리가 우리의 머릿속을 혼란스럽게 만듭니다.

(매니저를 죽인 경우 아래 판정을 생략해주세요. 이 경우 탐사자에게 쪽지에 적힌 주문을 이용하면 된다는 힌트를 제공하지 않습니다.)

1. 지능

성공

고양이, 그리고 혼돈…. 그러고 보면 생각나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네. 그걸 왜 잊고 있었을까요? 탐사자는 도서관에서 얻었던 쪽지를 기억해냅니다.

실패

고양이, 그리고 혼돈…. 그러고 보면, 저 고양이는 유독 도서관에 서성거렸던 것 같습니다. 왠지 도서관이라는 단어가 굉장히 신경 쓰입니다.

(쪽지에 적힌 주문을 외우면 검은색 괴생명체(아자토스)를 돌려보낼 수 있습니다. 주문을 외우면 이성 판정 후 성공 시 마력 4, 실패 시 마력 3을 잃습니다. 주문은 2명 이상 성공했을 때 효과를 발휘하며 해당 판정은 마력이 4 이상 남아있는 한 계속 할 수 있습니다.)


엔딩

ED1. 멸망의 핼러윈

(행사에 참여하지 않고 돌아갔다.)

가볍게 생각해서 참여한 행사인데도 불구하고 계약서라니…어쩐지 석연치 않은 기분이 듭니다. 겨우 행사에 불과한 일에 계약서까지 써야 할까요?

우리는 석연치 않은 기분이 들어서, 계약서를 쓰는 것에 거부감을 느껴서 그대로 방향을 틉니다. 아니면 참여하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일 수도 있겠네요. 그렇게 우리는 기다렸던 행사에 참여하지 않고 핼러윈을 즐깁니다.

그리고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요? 문득 시계를 보면, 벌써 밤 12시가 다 되어갑니다. 조금 있으면 11월로 날이 넘어가겠네요. 조금 쌀쌀해지긴 했어도 아직은 더운 계절입니다. 여전히 핼러윈을 즐기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 지금이 밤인지 낮인지 분간이 가질 않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건, 집에 돌아가야 하는 시간이라는 겁니다.

사람들이 서서히 헤어지는 것을 보고 있으면 어느 건물의 거대한 디지털 시계가 곧 12시를 알립니다. 그리고 그 순간….

땅이 흔들립니다. 마치 지진이 일어난 것 같아 당황해 몸을 낮추면 하늘도 흔들리는 것 같습니다. 아니, 그게 아닙니다. 하늘‘도’ 흔들리는 게 아니라 모든 것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온 세상이 말입니다.

방금까지만 해도 즐거운 핼러윈을 즐기고 있었는데, 우리는 무엇을 해야 했을까요? 무엇을 했어야 이런 일을 맞이하지 않았을까요? 

지금 생각해봤자 아무것도 해결할 수 없는 의문만 머릿속을 채웁니다. 그래요. 우리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습니다. 그것을 모두가 안 순간.

하늘에서 검은 무언가가 나타납니다. 가늘고 긴, 마치 무언가의 다리 같은 것이 여러 개 나타나더니 세상을 쥐어 잡습니다. 그 밑에 깔린 사람들이 울부짖습니다. 어디로 가야 안전할까요? 애초에, 저것을 피해 갈 수 있는 곳이 있을까요? 형용할 수 없는 공포가 사람들을 덮칩니다. (SANC 1D10/1D100)

하늘에서는 눈이 올 계절이 아닌데도 눈이 내립니다. 새까만 촉수는 땅을 부수고 더 아래로 내려갑니다. 멀리서 본다면, 그러니까 지구 밖에서 본다면 무언가가 지구를 꽉 움켜 잡은 모습이겠네요.

부디, 즐거운 핼러윈이었기를 바랍니다.

탐사자 전원 로스트.

지구는 아자토스에 의해 부서져 멸망합니다.

ED2. 마지막 핼러윈

(전투에서 전원이 쓰러졌다.)

너무 성급했던 탓일까요. 우리는 싸움에서 지고 맙니다. 

알아들을 수 없는 주문을 외던 매니저는 우리를 보고 웃습니다. 하지만 그 웃음이 마냥 기뻐보이는 건 아닙니다. 그 속에서 느껴지는 것은 또다른….

마지막으로 쓰러진 탐사자의 주위로 고양이가 돌아다닙니다. 그 모습이 안절부절하는 것 같다면 이상할까요. 비릿하게 웃는 매니저와 날카롭게 우는 고양이. 그 속에서 우리는 의식을 잃어가는 것을 느낍니다.

쓰러진 탐사자들 위로 무대가 무너져 내립니다. 매니저는 깔깔 웃고 있고 고양이는 울음을 멈추고 그런 매니저를 보고 있습니다. 머리 위에서는 검은 무언가가 날뛰고 있습니다. 그것은 곧 무대를 삼키고 현실로 나가 세상을 멸망시키겠죠. 그리고 우리는 멸망을 먼저 겪은 사람이 될 겁니다. 그래봤자 죽는다는 결과에는 아무런 차이가 없겠지만요.

부디, 즐거운 핼러윈이었기를 바랍니다.

탐사자 전원 로스트.

무대 속의 생명을 모두 삼킨 아자토스는 지구마저 부수고 멸망시킵니다.

ED3. 무너지는 핼러윈

(매니저를 쓰러뜨렸으나 주문을 외우지 못 하거나 주문이 성공하지 않았다.)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단 한 가지. 쪽지에 적혀 있었던 내용을 읽는 겁니다. 이것이 맞는 행동인지는 모르겠으나 지금 생각나는 건 이것 밖에 없습니다.

우리는 쪽지에 적혀 있었던 내용을 읽습니다. 그리고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면…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괴생명체가 무대를 부수고 있는 건 똑같고 그 아래 우리가 있는 것도 똑같습니다.

방금 행동이 옳았는지에 대해서는 아무도 얘기해주지 않습니다. 이 일을 벌인 매니저는 쓰러져 버렸고 우리만 남겨졌으니까요. 쪽지의 내용은 별다른 게 아니었는지 괴생명체의 움직임은 멈추지 않습니다.

쿠구궁. 안전하던 옥상마저 무너지고 우리는 그 사이로 쓸려나갑니다. 붉은 먼지가 주변을 떠다니고 쓰러진 매니저는 어디로 내려갔는지 보이지 않습니다. 그리고 고양이마저도….

그렇게 우리는 무너지는 무대 사이로 삼켜집니다. 형용할 수 없는 공포가 우리를 집어 삼키고 무대를 부숩니다. 저 괴생명체는 어디서 나타난 걸까요? 이 무대가 부서지면, 다음은 우리가 사는 세상이겠죠. 그리고 우리는 먼저 죽음에 삼켜진 사람들이 될 것입니다. 이런 결말을 원한 매니저는 과연 행복할까요? 그건 모르겠습니다. 아무도 알 수 없겠죠. 당사자 외에는.

부디, 즐거운 핼러윈이었기를 바랍니다.

탐사자 전원 로스트.

무대 속의 생명을 모두 삼킨 아자토스는 지구마저 부수고 멸망시킵니다.

ED4. 환상의 핼러윈

(매니저를 쓰러뜨리고(죽임) 주문을 외웠으며 주문이 성공했다.)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단 한 가지. 쪽지에 적혀 있었던 내용을 읽는 겁니다. 이것이 맞는 행동인지는 모르겠으나 지금 생각나는 건 이것 밖에 없습니다.

우리는 쪽지에 적혀 있었던 내용을 읽습니다. 그리고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면, 괴생명체가 주춤하는 것이 보입니다. 그리고 우리의 귓가로 어떤 소리가 들립니다. 가늘고도 깊은 이 소리는…피리 소리? 확정할 수는 없지만 이것은 피리 소리 같습니다. 그 소리에 이끌리는 건지 괴생명체는 조금씩 크기가 작아지고 무너지고 있던 무대도 그대로 멈춥니다.

이제 우리는 괜찮은 걸까요? 이 세상에 멸망은 오지 않는 걸까요? 아무도 대답하지 않는 물음으로 머릿속을 가득 채우고 있으면 애오옹, 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그 울음소리에 고개를 돌리면 쓰러진 매니저 근처에 있던 고양이가 한 번 더 웁니다. 그 소리는 왠지 원한이 차 있는 것 같아 팔에 소름이 조금 돋습니다. 말은 통하지 않지만 고양이의 눈빛으로 보아서는 왜 매니저를 죽였는지 묻는 것 같습니다.

말이 통했다면 이런 결말이 되지 않았을까요? 아니요. 아닙니다. 말이 통했다고 하더라도 우리는 이런 결말을 봤을 겁니다. 우리도 매니저가 겪었던 사람들과 별반 다르지 않으니까요. 우리는 흔한 사람들 중 한 명이었던 겁니다. 의식이 조금 흐려지는 것 같아 고양이의 살기 어린 시선을 받으며 하나 둘 씩 쓰러지고 나면….

다시 눈을 뜨면 어느 건물입니다.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이동했던 방인지 주위가 어두컴컴합니다. 문을 열고 나가면 우리가 옷을 갈아입었던 방이 보이고 매니저로 추정되는 인물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습니다. 그리고 여전히 생생한 눈빛이 떠오르는 고양이마저도요.

교복을 입고 있는 것을 보면 꿈은 아닌 것 같은데 이게 어떻게 된 일일까요? 우리는 정말 세상이 멸망하는 것을 막은 것일까요?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건 우리는 한 사람을 죽였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꺼름직한 분위기에 옷을 갈아입지도 않고 건물을 나섭니다. 우리가 겪은 건 무엇이었을까요? 그것을 증명해줄 사람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이번 핼러윈은 쉽게 잊혀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잊혀진다면 그게 더 큰 문제겠지만요.

부디, 즐거운 핼러윈이었기를 바랍니다.

탐사자 전원 생환.

이성 1D10 회복

멸망을 막은 탐사자들은 1D6개월 동안 고양이의 원한에 시달립니다.

ED5. 돌아오는 핼러윈

(매니저를 쓰러뜨리고(삶) 주문을 외웠으며 주문이 성공했다.)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단 한 가지. 쪽지에 적혀 있었던 내용을 읽는 겁니다. 이것이 맞는 행동인지는 모르겠으나 지금 생각나는 건 이것 밖에 없습니다.

우리는 쪽지에 적혀 있었던 내용을 읽습니다. 그리고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면, 괴생명체가 주춤하는 것이 보입니다. 그리고 우리의 귓가로 어떤 소리가 들립니다. 가늘고도 깊은 이 소리는…피리 소리? 확정할 수는 없지만 이것은 피리 소리 같습니다. 그 소리에 이끌리는 건지 괴생명체는 조금씩 크기가 작아지고 무너지고 있던 무대도 그대로 멈춥니다.

이제 우리는 괜찮은 걸까요? 이 세상에 멸망은 오지 않는 걸까요? 아무도 대답하지 않는 물음으로 머릿속을 가득 채우고 있으면 애오옹, 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그 울음소리에 고개를 돌리면 쓰러진 매니저 근처에 있던 고양이가 한 번 더 웁니다. 눈을 한 번 깜빡이면서 우는 모습이 왠지 애교를 부리는 것 같기도 합니다. 매니저를 살려줘서 고맙다는 뜻일까요? 매니저의 반응을 생각하면 아는 사이인 것 같기도 합니다.

쓰러진 매니저의 손에 머리를 부비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조금씩 의식이 흐려지는 것을 느낍니다. 그렇게 우리는 하나 둘 씩 쓰러지고….

다시 눈을 뜨면 어느 건물입니다.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이동했던 방인지 주위가 어두컴컴합니다. 문을 열고 나가면 우리가 옷을 갈아입었던 방이 보입니다. 교복을 입고 있는 것을 보면 꿈은 아닌 것 같은데 이게 어떻게 된 일일까요? 우리는 정말 세상이 멸망하는 것을 막은 것일까요? 알 수 없습니다.

(건물을 더 둘러보면 고양이는 없고 쓰러진 매니저를 찾을 수 있습니다. 이후 매니저에 대해서는 탐사자들의 선택에 맡깁니다.)

우리는 그대로 건물을 나섭니다. 우리가 겪은 것은 무엇일까요? 그것을 증명해줄 사람은 없지만 분명한 건 이번 핼러윈이 쉽게 잊혀지지 않을 거라는 사실입니다. 또한 다음 핼러윈도 맞이할 수 있다는 것이 무척 다행스럽게 느껴집니다. 그래요. 우리는 멸망을 물리치고 살아남았습니다. 그것이 비록 사람들에게 버려져 선택하게 된 비극적인 결말임에도 우리는 우리만의 선택을 했습니다.

그러니 부디, 여러분에게 즐거운 핼러윈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탐사자 전원 생환.

이성 1D10+5 회복

멸망을 막은 탐사자들은 1D3개월 동안 운수가 좋아집니다. 마치 누군가가 도와주는 것처럼요.


시나리오 후기 폼입니다.

자유롭게 작성 부탁드립니다. 플레이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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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925 시나리오 배포

20231007 시나리오 후기 폼 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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