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김안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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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은 언제나처럼 밝아왔다. 가벼운 새벽 공기에 눈을 뜬 빈센트는 제 옆자리에 누워 자는 여자를 내려다본다. 검은 머리칼이 베개위에서 굽이치고 유려한 곡선의 어깨가 한쪽으로 돌아누워 볼록 솟아있다. 그리고 그곳에 남은 잇자국이 간밤의 정사를 추억하게 만들었다. 드러난 맨어깨가 추워보여 이불을 덮어준다. 제 옆사람을 바라보다 오늘의 일과를 떠올린다. 신혼여
새벽이 되어서야 피로연이 정리되었다. 결혼이라는 것이 이렇게 힘든 일이었던가. 마지막으로 제 부모를 배웅하고서야 모든 일과를 마친 빈센트가 한숨을 내쉰다. “이제 들어갈까요.” “네.” 엘리스는 단아하게 손을 모으고서 저택 안으로 그와 함께 들어갔다. 빈센트는 말했다. 신혼집이 있는 파리로 가면 방을 따로 쓸 수 있게 해 줄테니 오늘만 양해해달라고.
“드디어 나오셨군!” 에드거가 빈센트를 맞이했다. 빈센트는 얼굴 만면에 기분 좋은 표정을 걸고 있는 그가 신기했다. 어떻게 그는 가면을 쓰고도 자유자재로 표정을 지을 수 있는 것일까? 그의 가면에는 특별한 무언가라도 있는 모양이다. 제 등을 두드리는 에드거에게 핀잔을 주고는 제 부모, 실제로는 양부모인, 앞으로 가서 인사를 한다. “죄송합니다. 긴장이 돼
프랑스 남부의 청명한 하늘 아래, 널따란 마당을 가진 저택에 손님들이 북적인다. 저택 바깥에 주차된 자동차들은 주인의 부를 자랑이라도 하듯 흠 하나 없이 매끈한 본넷을 빛내며 질서정연하게 주차 되어있다. 정문으로 흰색 루와얄 한 대가 들어온다. 사람들이 차의 주인이 누군지 궁금해하는 얼굴로 문 너머를 힐끗거리고 있다. 차에서 내리는 남자는 금발에 금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