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학년 / 마법의 역사 과제

제르네우스 맥과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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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르네우스 맥과이어는 역사에 눈곱만치라도 관심을 가져본 적 없다. 몰두하고 있는 거라고는 오로지 퀴디치, 그리고 괴상하고 특이한 마법들. 그가 이제까지 마법의 역사에서 간신히 합격점을 받을 수 있던 것은, 어릴 적, 자기 전에 부모가 들려주던 옛날 이야기들 덕분일 것이다. 위인들의 옛 전설들은 어린 아이들이 좋아할 법한 멋진 모험 얘기들이 많았으니까. (어린이용으로 약간의 각색은 필요하겠지만.)

그러나 학년이 올라감에 따라 과제는 더욱 높은 수준의 사고를 요구하기 시작했고, 얄팍한 상식들을 쥐어짜내는 것만으로는 더이상 버틸 수가 없는 시기가 도래했다. 미리 대비했더라면 그럭저럭 따라갈 수 있었겠지만, 제르네우스 맥과이어는 평소 공부에 열심인 학생은 아니었다. 교과서는 한 번이라도 제대로 읽어본 적 없고, 자지 않고 끝까지 들어본 수업도 손에 꼽게 적다. 이런 상황에서 과제를 해내라니, 정석적인 방법이란 하나밖에 남지 않은 셈이었다. 책에 쓰인 그대로 ‘중립적이고‘, ‘사실적인’ 내용만을 받아 적기. 따분하기는 해도 내용에 틀린 점은 또 없으니 암만 공부를 소홀히한 그여도 합격점을 받아낼 수 있을지도 몰랐다.

그러나 제른은 모험을 감행해보기로 한다. 중세의 마녀 사냥이 ‘마법사’가 아닌, 머글들에게 끼친 영향에 대해 작성해보기로 한 것이다. 첫 문장은 이렇게 시작한다. 당시의 머글들은 마법의 실존조차 확신하지 못했던 자들이 많았으므로 중세의 마녀 사냥은 정확히 ‘마녀’를 겨냥한 것이 아닌, 증오하는 상대에게 ‘마녀’라는 껍질을 뒤집어씌워 사회적 약자들을 내모는 수단 중 하나로 이용되었을 것이다… 평소의 더러운 필체와는 다르게 한 자, 한 자 최선을 다한 예쁜 글씨로 적어내는 것은, 이만큼 노력했으니 예쁘게 봐주십사, 하는 아부일 것이다. (의미없이 줄 간격 띄우기, 글씨 크게 적기, 중언부언하며 조사 및 어미 반복하기 등을 통해 양피지 한 장을 가득 채워내는 것에 성공한 제르네우스는 뒷장에 작은 하트와 함께 메세지를 남겨놓는다. 존경하는 교수님,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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