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와 여성주인공의 계보 (1)

여주판과 로판의 계보

장르소설을 사랑하는 올드팬이라면 조금 지루할 수도 있는 내용인데 어쨌든 소설의 포맷이 종이에서 웹공간으로 완전히 넘어가며 세대 단절이 어느 정도는 있다보니 일단은 한번 설명해야겠다는 필요성을 느껴서 기록으로 남겨두려 한다. 원래는 여주판이란 단어를 안 쓰려 했는데... 일단 이해하기 쉬우라고 여주판이라는 단어를 왕왕 쓸 생각이다. 

또한 판타지 드라마 장르에 있어 남성 주인공 아이돌물이 여성 작가들이 많은 장르라는 말을 들어서 그런 맥락이라면 납득 가능하다 싶어 이 부분에 대해서도 말을 얹어볼까 한다. 아이돌은 3D로도 2D로도 1D로도 영 관심 없어서 잘 모르는 축이었는데 이제라도 알게 되어 다행이라 생각한다.

그럼 이제 진지하게 계보를 파보자.

1세대 : PC통신

판타지소설이 대한민국에 들어온 게 PC통신 시절이다. 하이텔, 천리안, 나우누리. 요즘 친구들은 이름도 모를 곳들에서 연재된 소설들이 바로 대한민국의 장르소설의 기반이다. 대충 80년대부터 시작됐다고 생각하면 되는 이 PC통신이라는 게 얼마나 골때리는 물건이냐면... 전용망이나 전화망을 통해 인터넷을 접속하는 거라 전화가 오면 PC통신이 끊기거나 PC통신 사용 중에는 전화가 안 됐다. 더 무시무시한 건 요금이라서 게임을 했다간 한달 월급 정도의 금액이 청구되기도 했다. 

다들 알겠지만 사람은 재밌다고 생각하면 뭐든 한다. 지금 우리가 갖은 커뮤니티에서 찾아볼 수 있는 게시판 형태 또한 이 시절의 유산이기도 한데... 어쨌든 90년대 하이텔에서 이우혁 작가가 연재한 '퇴마록'이 히트를 치면서 다른 PC통신망들에서도 판타지 소설란이 생겨났다.

그간 국내에서 찾아보기 힘들었던 종류의 소설이지만 어쨌든 소설이고 이렇게까지 히트를 치니 출판업계에서 컨택이 오지 않을 리도 없잖은가. 그렇게 '퇴마록'은 1994년에 출판되었고 대한민국 첫번째 장르소설이 되었다. 다만 장르 분류에 있어서는 판타지라고 느끼지 못할 수도 있는데... '퇴마록'이 한국 배경을 채택했기 때문이다. 지금 판타지라고 하면 어렴풋하게 떠올리는 서양의 중세 어드메 배경은 이보다 뒤에 히트작이 출간된다. 

바로 전민희 작가의 '세월의 돌'과 이영도 작가의 '드래곤 라자'다. 전민희 작가가 나우누리, 이영도 작가가 하이텔에서 연재한 것까진 아는데 학생이다 보니 연재를 못 봐서 어느 쪽이 먼저인지는 정확히 모른다. 이영도 작가가 1998년이고 전민희 작가가 1999년이라고는 하는데... 그 시절 통신망을 다시 들여다볼 방법이 없으니 조금 애매한 채로 두는 건 양해를 부탁드린다. 그리고 이 부분은 지금도 이어지는 인터넷 공간에서의 연재의 어쩔 수 없는 단점인데, 출간이 결정되고 나면 어떻게든 과거의 연재 기록이 따로 기록이라도 하지 않는 한 100% 그대로 남지는 않기 때문에 실제 아마추어 연재와 계약 연재 혹은 출간 사이에 어쩔 수 없는 지연이 발생한다.

올드 장르팬치고 이 두 작가의 소설을 단 한 권도 안 읽은 사람은 드물 거다. 굳이 따지면 나는 두 작가의 모든 소설을 거의 다 읽었으며, 전민희 작가의 '태양의 탑'을 제일 좋아하는 불쌍한 사람(...)이고 이영도 작가는 '눈물을 마시는 새'를 제일 재밌게 읽었다. 거의 동시대에 연재를 시작한 두 작가의 공통점이 서양 배경을 채택했다는 거지만 동시에 차이점이 바로 여기서 발생하는데 이영도 작가는 톨킨과 DnD의 영향을 찐하게 받았고 전민희 작가는 톨킨의 영향을 받았다. 

두 작가 다 타국의 장르에서 먼저 영향을 받은 건 자명하고 자연스러운 일이다. 알다시피, 대한민국은 80년대까지만 해도 맨날 하던 게 민주화 운동이었던만큼 문화예술로 눈을 돌리면 참담하기 짝이 없었으니 말이다. 식민지에서 벗어나나 했더니 전쟁나서 국토의 대부분이 박살난 거 어떻게든 수복한다고 애쓰는데 허구헌날 미친놈이 독재 독재 쿠데타 쿠데타 울기 바쁘던 시절을 거쳤단 말이다. 게다가 이 멍청한 독재자들은 자국 내 문화예술을 적극적 프로파간다의 수단으로 써먹던지 아니면 줘패기 바빠서 김대중 전 대통령이 문화개방을 하지 않았다면 어떤 의미에선 장르소설의 유행 자체가 10년이나 20년 정도는 밀렸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역사적 맥락을 설명하다보니 거창하게 들릴 거 같지만, 기본적으로 한국 장르소설은 이러니 저러니 해도 미국과 일본의 영향이 강한 채로 시작했다는 얘기다. 따지면 톨킨은 영국 사람이지만 한국에 들어온 대부분의 서구쪽 문화는 그 기원지나 중간 통로가 미국일 수밖에 없다.

제일 흥미로운 지점은 이때 나온 소설들 중 이미 벌써부터 한국 고유의 색을 띄고 있는 작품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가장 처음에 언급한 '퇴마록'도 그렇지만 김민영 작가의 '옥스타칼니스의 아이들'(지금은 '팔란티어'로 개정됐다)은 게임판타지 장르의 시조나 다름 없다. 오메가버스도 그렇지만 게임판타지 장르에선 일본이 엄연한 후발주자다. 오메가버스는 미국에서 시작해 한국으로 흘러들어왔고 나중에 일본에도 유입됐다. 순서를 헷갈리면 안 된다. 사소하지만 중요한 포인트다.

자, 여기서 판타지 계보를 살짝 나누기 시작해보자. 물론 좋은 글은 성별을 가리지 않고 작가의 성별이 글에 있어서 전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판타지에서 밀려나가게 된 여성 작가와 여성 독자층의 계보에 있어서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가장 먼저 히트친 전민희 작가에서부터 시작해야한다.

전민희 작가의 데뷔작인 '세월의 돌'을 살펴보자. '세월의 돌'의 주인공인 파비안은 남자다. 그리고 소설의 구성에 있어 매우 전통적인 모험물이다. 평범한 잡화점 직원으로 살던 파비안이 모든 걸 비극적으로 잃고, 생면부지의 아버지가 나타났는데 너무 쉽게 그런 아버지에게 정서적으로 기대어 일어난다. 양육은 조금도 하지 않은 아버지에게서 가보를 받고 가보를 완성 시키러 길고 긴 여행을 떠나는데 어쩌다보니 유리카란 소녀와 동행하고 사랑도 하는 뭐 그런 내용인데 대충 요약한 시놉시스를 보면 알겠지만 상당히 셰익스피어적인 구성이다.

핏줄을 타고 내려오는 힘이나 얼굴도 모르던 아버지의 존재가 대단하게 그려지는 것 자체는 상당히 오래된 레퍼토리지만 그만큼 인기 있는 법이고 무엇보다 전민희 작가의 강점은 자연스럽게 이뤄지는 대화와 시대적 한계는 분명히 있지만 덜 미소지니한 여성 캐릭터들, 그리고 섬세하게 짜여진 구성과 이 구성을 유려하게 그려내는 문장들이다. 특히 개정판을 내면서 과거에 쓴 문장들을 지금 스타일로 완전히 바꿔냈는데 개정판의 문장이 더 뛰어난 건 당연하지만 구판의 문장도 여전히 어지간한 요즘 소설보다 뛰어나다는 점이 전민희 작가의 실력을 잘 드러낸다.

'세월의 돌'을 읽어보면 금방 알 수 있고, 또 공통적으로 드러나는 당시 여성 작가의 계보적 특징은 이거다. 

1. 주인공이 남자고 

2. 전통적인 모험물의 시놉시스다.

그건 전민희 작가가 대단하니 전민희 작가만 그런 거 아니냐고 어떤 이는 말할지도 모르겠지만 같은 1세대인 민소영 작가에게서도 공통적으로 찾아볼 수 있다. 민소영 작가의 데뷔작 '검은 숲의 은자'의 주인공 카얀도 남성이고 전형적인 모험물이다. 민소영 작가는 같은 시기 활동하던 다른 작가들보다 톨킨의 영향이 비교적 옅은 게 오히려 특징이다. '검은 숲의 은자'를 살펴보면 작품 내 신족 설정이 세세해서 대립 구도를 잘 살려낼 수 있었던 점은 좋았지만 어떻게 보면 결말이 좀 그리스로마신화적이었다. 개인적으로는 민소영 작가의 작품 중에서는 '홍염의 성좌'가 제일 재밌었으므로 그쪽을 더 추천한다. 두 작가님 모두 아직 현역이시니 한 번쯤은 이분들의 작품도 읽어보자. 뭘 집어도 상타는 친다.

그리고 이 계보의 시작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점은 이 책들의 발행 정보다. 두 작품 다 1999년에 출판됐다. 전민희 작가의 '세월의 돌'의 초판 발행이 1999. 10. 27. 인 건 확인했지만 민소영 작가의 '검은 숲의 은자'는 책이 없어 더 자세한 일시 확인이 어렵다. 어떻게 도서관 데이터베이스를 검색해도 발행년도만 덜렁 나와서 자료 찾기가 너무 힘들다... 실물 책 1권을 가지고 있는 분이 있다면 제보 바란다. 도움.

2세대 : 인터넷 소설

김대중 전 대통령이 문호개방을 하고 IT 강국을 만든다며 국민들에게 PC 보급 정책과 ADSL 기반의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를 지원했는데 그 결과 PC통신은 예정된 사양길로 접어들기 시작한다. 하지만 한 번 시작된 소설의 즐거움을 사람들이 쉽게 포기할 리도 없어서 이 온라인 상의 연재처는 다른 곳으로 이동하기 시작한다. 팬커그, 삼룡넷 같은 커뮤니티와 조아라, 문피아 같은 사이트로 말이다.

당연하다면 당연한데... 새로 들어오는 사람들은 언제나 기존의 사용자보다는 어릴 수밖에 없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올드비와 뉴비로 어느 정도 물이 섞이는듯 아닌듯 은연중에 나뉘게 되는데 아무래도 후발주자인 사이트 쪽들이 아무래도 젊은 사람들이 더 많았다. 특히나 커그는 작가들의 팬 커뮤니티 사이트였던 걸로 기억하고 있는데... 뭐 사이트마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특성이 약간씩은 갈렸기 때문에 하나만 하는 사람도 있고 여럿 하는 사람도 있고 그 여럿 중에서도 몇몇만 하는 사람도 있었다. 여하튼 연재처가 많아진 것까진 좋았다. 

그리고 2000년대 초반, 모두가 부러 언급하지 않는 그 붐이 온다. '귀여니' 붐이.

대충 2001년인가 2002년쯤부터 귀여니가 쓴 인터넷 소설들이 쏟아져나오게 되는데... 좋은 의미로든 나쁜 의미로든 많이 쇼킹했다. 여자애들이 삼삼오오 모여 책을 읽고 있는 것까진 가끔씩 있는 일이었다.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이 2000년에 출간해서 국내에서도 당연히 열풍을 일으켰으니 책을 읽는 아이들이 늘어나는 것까지야 새로울 것도 없었는데 대체 무슨 내용이길래 저러나 싶어 읽었던 내게는 문화충격의 연속일 수밖에 없었다. 묘사가 아예 사라지고 그 자리에 이모티콘이 나오는 것도 쇼킹했는데 연애하거나 주접 부리는 것말곤 내용이 없었으니 처음 접한 입장에선 쇼킹할 수밖에 없잖은가. 하지만 쇼킹한 거야 내 개인적 사정이고, 귀여니가 히트친 이유는 심플했다. 당시엔 여자아이들을 위한 소설이 거의 없었다. 

한국의 문화사를 들여다보면 아이들을 위한 채널과 컨텐츠가 막 나온 게 80년대다. 아예 애기들 보여줄 건 어영부영 있는데 미성년자인 여자아이들에게 보여줄 컨텐츠 중에서도 특히 소설이 없었다. 세일러문 같은 마법소녀물이라거나 순정만화가 있기는 했지만 순정만화는 바운더리가 로판만큼이나 넓어서 SF에서 로맨스까지 다 뭉쳐있는 물건이기도 했고 어쨌든 2000년 부근 해리포터와 PC통신으로 소설이 재밌다고 느끼는 소설독자층이 가장 먼저 소비하고 싶어하는 건 어쨌든 소설이지 않겠는가.

지금까지 언급된 히트작들을 생각해보면 더 명확해진다. 이 전통적이고도 어마어마하게 팔려나간 모험물들 중 여자 주인공의 서사가 1세대 히트작에선 얼마 없다. 나오는 여성 캐릭터들은 죄 조연이기만 하지 않은가. 조연은 이러니 저러니 해도 조연이다. 필수적인 요소긴 하지만 조연에게 너무 많은 서사를 부여해도 소설이 루즈해지는 건 필연적이다.

그러니 이전 세대에 비해 문화적으로 풍부해진 토양에 막 발을 내딛은 이 어린 여성 독자층이 가장 먼저 원했던 건 가장 자신을 이입하기 쉬운 '10대 여성 주인공의 이야기'였다. 동시에 아무도 하지 않는 이야기를 큰소리로 하자면... 여자 아이들도 당연하지만 성욕이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포르노 기능을 하는, 하지만 그리 노골적이고 여성에게 폭력적이기 짝이 없는 포르노는 싫기 때문에 나름의 로맨스 장르를 원하게 되는 건 당연하다. 귀여니는 그런 면에서 운이 좋았다. 

단순히 그거 뿐인가 싶기도 하겠지만 하이틴 로맨스라는 장르가 존재하고 있다는 걸 잊지 말자. 현실적으로 지금 로판이 어느 정도의 하이틴 로맨스 장르로써 기능을 하고 있다고 판단은 하지만 로맨스 판타지가 하이틴 로맨스로만 구성되어선 안 된다고 생각해서 입이 닳도록 지적하는 이유도 있다. 이 부분은 나중에 자세히 얘기하겠다. 이미 5천자 넘겼다.

여하튼 본론으로 돌아와서. 이러한 인터넷 소설의 노골적인 욕망이 인터넷 소설만의 이야기냐는 의문이 떠오를 텐데... 그럴 리가 있나. 연재의 장이 인터넷으로 옮겨지게 된 그 순간부터 이미 인터넷 상의 익명 속에서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저급할 정도로 날 것의 욕망과는 떨어지기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 

생각해보라. 아마추어가 연재하는 거니 돈을 내야하는 것도 아니요, 시간과 환경만 갖춰진다면 얼마든지 읽을 거리를 찾아볼 수 있다. 프로가 되고 싶지 않은 아마추어 작가는 없을 거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소설 또한 예술이라 예술에 대한 로망이 있을 수밖에 없는데다가 연봉이 억대라느니 하는 꿈 같은 소리가 나오기도 하니 작가가 되고 싶어하는 사람은 정말 많다. 그러니 아마추어가 프로 데뷔를 노리기 위해서 가장 흔하게 하는 선택이 이런 대중의 이런 저급한 욕망을 어느 정도 충족시켜주는 쪽을 고르는 건데 이러한 경향성이 점점 더 노골화된다. 

그렇게 노골적인 대리만족형의 모험물이 서서히 부흥하기 시작하고 이 흐름은 대여점 시절 내내 쭉 이어진다.

그럼 이제 본격적인 계보를 적어볼 테니 여성 주인공 작품의 발행일을 비교해보자. 물론 이 계보는 완벽하지 않다. 일개 개인이 모든 자료를 가질 수도 없는 건 너무 당연한 일이고 세월이 지나 기억에 잊혀져 빠진 작품이 있거나 끝까지 읽지 않은 작품도 섞여있고, 절판된 책을 구하는 게 대한민국에선 거의 불가능에 가까워서 발행일에 관련해 어느 정도의 오차는 나올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리고 몇몇 작품의 경우 작가가 남성이지만 일단 여성 주인공이면 계보에 넣었다. 관대한 마음으로 참고해달라.

엘야시온 스토리 / 안소연 저 / 2000. 06. 15

아린 이야기 / 박신애 저 / 2000. 11. 01

창조신의 파업일기 / 장은빛 저 / 2001. 05. 31

스토리 오브 환타지 / 배현상 저 / 2001. 07. 06

마신소환사 / 유지 저 / 2001. 8. 30

프린세스 조슈아 / 장진우 저 / 2001. 10. 19

달의 아이 / 박이수 저 / 2002. 08. 31

마족의 계약 / 김윤경 저 / 2002. 10. 24

카르마의 구슬 / 송정하 저 / 2002. 11. 25

루스벨 / 이선녀 저 / 2002. 12. 05

소녀의 시간 / 장진우 저 / 2003. 04. 15

정령왕의 딸 / 박신애 저 / 2003. 4. 22

소드퀸 / 이승훈 저 / 2003. 11. 25

치료사 렌 / 한도현 저 / 2003. 12. 15

알리샤의 유니콘 / 송정하 저 / 2004. 01. 08

시조드래곤 엘테미아 / 경도원 저 / 2004. 01. 20

오 나의 주인님 / 한재경 저 / 2004. 02. 25

퀸즈 하트 / 정원용 저 / 2004. 03. 16

여신의 아이 / 알테 저 / 2004. 05. 27

카오스의 유희 / 사빈 저 / 2004. 08. 24

꿈 속의 여행자 / 전유정 저 / 2004. 12. 13

붉은 소금성 / 박이수 저 / 2005. 02. 10

하즈 / 박예슬 저 / 2005. 03. 22

얼음램프 / 최서완 저 / 2005. 05. 02

선애야 선애야 / 박신애 저 / 2005. 07. 15

드래곤의 신부 / 김혜숙 저 / 2006. 01. 15

대륙의 여제 / 박선규 저 / 2006. 10. 28

실버문 / 사이딘 저 / 2006. 11. 16

천연악녀 / 송혜림 저 / 2006. 12. 21

실험실의 왕녀님 / 황시울 저 / 2007. 04. 14

금발의 정령사 / 글비 저 / 2008. 06. 04

검은 달 그림자 / 사이딘 저 / 2008. 08. 07

헤센 공작가의 매맞는 아이 / 문정 저 / 2008. 11. 24

서제 / 더스트 저 / 2009. 03. 17

폭군의 비 / 김동희 저 / 2009. 09. 24

홍염의 여제 / 여정민 저 / 2009. 9. 28

엘 수난기 / 은하루 저 / 2009. 10. 12

요리하는 군주 / 정진엽 저 / 2009. 10. 16

패스파인더 / 여왕 저 / 2010년 쯤으로 추정. 공개와 비공개를 반복하셔서 첫 연재일을 찾기가 힘들다....... 심지어 종이책은 개인지로 내셨다............... 정식 발행 정보가 없다... 게다가 못 샀다........ 

달빛의 주인 샤린 / 사이딘 저 / 2010. 06. 21

여대공 / 새벽 저 / 2011. 01. 16

라비린느 / 차장유리 저 / 2011. 12. 01

나무를 담벼락에 끌고 들어가지 말라 / 윤진아 저 / 2012. 09. 26

라스트 메모리 / 사이딘 저 / 2013. 07. 11

지금 적은 목록은 순전히 '판타지'만 적은 거고 무협쪽에서도 드문드문 여성 주인공이 나왔지만 내가 무협을 안 읽어서 일단 제외했다. 그 시절 무협은 정말...... 굉장했다... 미소지니가. 사실 아직도 많이 힘들다. 이 부분은 무협을 사랑하는 다른 분께 과감히 토스하겠다. 

또 모 작가의 '미친 여신의 정원사들'처럼 연중된 작품들은 뺐다. 이 부분이 크리티컬한데, 연중이 작가의 문제일 때도 있지만 출판사가 정산을 떼먹거나(홍정훈 작가가 이걸로 크게 욕 봤다) 표지 일러스트를 도용하거나(전민희 작가의 '태양의 탑'이 이것 때문에 연중됐다) 판매량이 떨어지면 어물쩍 연중해버리기도 했기 때문에 이런 문제로 발행이 안 된 여성주인공 작품들도 한 트럭이다. 패스파인더만 하더라도 그렇게 공개 비공개를 쿨타임 찰 때마다 했는데 선명히 기억하고 좋아하는 팬층이 있는 거 보라. 그 시절에 종이책이 발행 안 된 게 이상한 일이다. 개인지로 낸다는 게 너무도 귀찮고 번거롭고 힘든 일이기 때문에 작가가 그런 결단을 내리는 일 자체가 극히 드문데 말이다.

계보를 보면 대충 감이 올 테지만 조아라에서 여성주인공의 판타지라고 두드려맞기 시작한 시기부터 발행이 현저하게 줄어드는 걸 확인할 수 있다. 애초 로맨스 판타지라는 용어 자체가 여성 작가들과 여성 독자들이 필요를 느껴 만들어지지도 않았다. 하도 연재 중인 아마추어 작품에 쫓아와 코멘트 테러를 남겨대니 불편함을 느껴서 만든 거지.

그리고 여주판과 로판을 다른 장르 취급하는데 깊은 의문점을 가지고 있다. 그러니까, 이 계보에 있는 작품 중 반이라도 읽기는 했냐는 의문이 말이다.

현행 로판과 비스무레하게 황궁을 배경으로 한 소설 자체는 계보에 적힌 작품명으로 짐작할 수 있듯 로판이 생기기 전부터 있었다. 당장 '달의 아이'만 해도 판타스틱 로맨싱 사가 어쩌고 하며 팔던 마케팅 멘트에 뭔 소리인지 당혹했던 기억도 있는데(마케팅 멘트가 아주 틀린 건 아니다. 꽤 로맨스 요소가 강했으니까.) 여주판과 로판의 장르 공식이 다르다는 둥의 말을 하면 향유자 입장에선 조용하게 빡이 치는 일이다.

1만자에 가까워지고 있고, 피곤해서 당장 눕고 싶으니 오늘은 여기까지 하고 기력이 되는 대로 2편을 가져오겠다. 혹시 계보에서 빠진 여성 주인공의 판타지가 더 있다면 얼마든지 제보 바란다. 기준은 나름 판매량이 나온 종이책으로 발간된 여성 주인공 판타지로 잡고 있고 제보해준다면 일단 확인해 추가할 예정이다.

사족 1. 트위터 계정(@under_critic)을 풀었다. 여성 주인공의 판타지에 대해 천천히 떠들 생각이니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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