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스터 아들 윌러드와 아빠 지망생 행맨

루스터 아들 윌러드와 아빠 지망생 행맨 5

Under The Sea by 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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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밤 윌리는 꿈을 꿨다.


닭벼슬과 콧수염을 단 전투기를 탄 하리보젤리였다.

함께 넓은 하늘을 모험했다. 너무 즐거웠다. 그러다 갑자기 비가 오고 천둥번개가 쳤다. 


“하리보, 우리 비상착륙해야 할거 같아.”

“루스터 나 무서워.”

“괜찮아, 내가 지켜줄게. 저기 섬이다!!!”

덜커덩- 커다란 소리를 내며 착륙한 곳은 섬이 아니라 엄청 큰 배였다.


입을 벌리고 달려드는 커다란 파도에도 배는 나와 전투기를 지켜주었다. 배 이름은 행맨이었다.


*


“아빠?”

윌리는 잠에서 깬 뒤, 주위를 둘러봤다. 짤똥한 소세지 팔다리로 쭈욱 기지개를 켜고 눈을 비볐다. 


아빠들이 있을 아빠의 방으로 간 윌리는 평소처럼 문을 벌컥 열었고 쿠당하는 큰소리가 나더니 제이크가 침대가 아닌 바닥에서 뒹굴고 있었다. 


“아들!! 윌리 깼어?”

“웅, 아빠들 뭐해?”

브래들리는 후다닥 시트를 끌어모았다.


“어어 윌리 잘 잤어?”

제이크는 후딱 팬티를 꿰어입고 큰 몸으로 윌리의 시야를 가렸다. 윌리가 브래들리를 보려고해도 잘 잤냐고 묻는 목소리만 들렸다. 


“아! 아빠들은 비행기 놀이했어-”

“윌리도 할래!!”

“아, 그치 같이하는데 그.. 윌리 방에 가서 하자”

“응!”

“윌리 먼저 가 있을래? 금방갈게!”


윌리가 나가고 다다다 하는 윌리의 발소리가 들렸다. 마지막으로 윌리의 방문이 닫히는 소리까지 듣고서야 안심이 됐다. 브래들리는 자기가 숨을 멈추고 있다는 걸 그제야 깨달았다. 


“내가 새벽에 깰거라 그랬지!!”

“10분도 안 지난 것 같았는데..”

“아이고 그러셔요. 10분 안에 그정도 싼거면 너는 병이야. 조루백맨”

“자기 남편 절륜하다는 칭찬을 저렇게 밖에 못하다니 쯧쯧”


브래들리는 베개를 집어던졌다. 


“빨리 씻고 가서 윌리랑 놀아줘. ‘아빠는 왜 안 와?’ 이 소리 안나오게 아주 혼을 빼놔야 해.”

“옛썰!!”


전시의 군인 속도로 샤워하면서 행맨은 ‘아빠들 방문을 열 땐 꼭 노크를 한다’를 윌리에게 가르쳐야겠다 생각했다.


*


“윌리, 혼자 있을 수 있겠어?”

“응!! 윌리는 이제 혼자 있어도 괜찮아. 안 무서워.”

“정말?”

“응, 정말!”

브래들리는 정말 걱정된다는 얼굴이었지만 윌러드의 얼굴은 정말 백프로 괜찮다는 얼굴이었다.


“정말 혼자 있을 수 있겠어??”

“응!! 윌리 애기 아니야. 혼자도 잘 있을 수 있어.”

“어떻게??”

“비밀이야-!!!”


윌리는 제이크를 보며 웃었고 제이크가 윙크를 날렸다. 브래들리는 한 백번쯤 더 물어보고 윌러드에게 간단한 업무만 보고 금방 돌아오겠다고 약속을 천번쯤 한 뒤에야 간신히 부대로 갈 수 있었다.


*


“이제 말해.”

“뭘?”


함께 부대로 가는 길에 브래들리가 말했다. 


“윌리가 뭐라고 했어. 어물쩍 넘어가려고 하지말고 진지하니까 장난치지마.”

“루, 사나이끼리 비밀은 모른척 해주는거야.”

“거세 해버리기전에 빨리 말해.”

“내가 거세하면 아쉬운게 나만은 아닐텐데?”

제이크가 빈정거려도 대답이 없길래 뒤를 돌아보니 브래들리가 우뚝 멈춰서 있었다.


“알았어. 말할게. 너도 나한테 이제 털어놔야해.”

이내 브래들리의 얼굴이 구겨졌다. 행맨이 루스터에게 털어놓길 원하는 것은 딱 하나 뿐일 것이었다.


“윌리가 너한테 엄마 이야기 했어??”


*


[ 다시 그날의 윌리 방안 ]


“윌리는 뭐가 제일 무서웠어?”

제이크는 윌러드의 옆에 앉아서 조심스럽게 질문했다. 윌러드가 혹시나 상처받을까봐 걱정 되었기때문이었다. 


“아빠가,, 안 올까 봐..”

“아빠가 안온 적 있었어?”

“아니이..”

“그럼?”

“엄마가 안오자나..”

“오..윌리 러브,..”


제이크는 빠르게 침대에 걸터 앉은 윌리의 발치에 꿇어앉았다. 눈높이를 맞추고 윌리의 두 손을 꼭 잡으며 맹세했다. 


“아빠 미사일 맞을 뻔 했을 때 내가 구해줬단거 기억나?”

“응응”

“약속할게. 브래들리가 윌리아빠가 윌리 곁에서 안 없어지게 할 게. 그리고 나도 반드시 윌리 옆으로 돌아올게. 약속하자.”

제이크의 큰 손가락에 윌리의 작고 뽀얀 손가락이 걸렸다. 윌리는 활짝 웃더니 제이크의 손가락에 있는 힘껏 도장을  찍었다. 


“윌리는 제이키 믿어”

“윌리 이제 제이키말고 아빠라고 불러줘.”

“왜?”

“그게 우리가 절대 떨어지지 않는다는 약속이야. 반드시 돌아온다는 약속이야.”


윌러드는 제이크의 말이 어려워 고개를 갸웃했지만 이내 어렴풋이 이해할 수 있었다. 왜냐면 아빠는 언제나 윌러드한테 돌아왔으니까 ‘제이크아빠’도 돌아올거라는 약속을 해주고 있는거라고.. 물론 이걸 말로 설명할 수 있는건 아주아주 훗날에 이야기겠지만.


‘아빠’는 반드시 윌러드 곁으로 돌아온다는 강력한 약속의 주문이라는 것.


“응 아빠”

윌러드는 두 주먹을 불끈 쥐고 강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어쩐지 마음이 든든해졌다. 


제이크 또한 벅차오르는 마음에 윌리를 끌어안고 잔뜩 뽀뽀해버렸다. 


*


드뎌 아빠 겟또-!


*


오늘도 구구절절충의.. 구구절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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