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스터 아들 윌러드와 아빠 지망생 행맨

루스터 아들 윌러드와 아빠 지망생 행맨4

Under The Sea by 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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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당탕물인데 왜 진지해지지…


**

[윌리 방안]


윌리는 방문이 닫히는 소리에 고개를 살짝 들었다. 한쪽 눈으로 아빠가 진짜 나갔나 확인하려고 했는데 제이크가 서 있어서 다시 급하게 고개를 베개에 박고 더 서럽게 울었다.


제이크는 웃음이 나려는 걸 꾹 참아야 했다. 제이크는 윌리랑 같이 지내면서 윌리의 가짜 울음과 진짜 울음을 구별할 수 있게 됐는데 지금은 가짜 울음이 확실했다. 


너무 속상한 젤리인거지.


“윌리- 화났어?”

“화났어!”

“얼마나 화났어?”

“엄청 많이! 아주아주 많이! 바다만큼 하늘만큼 땅만큼! 우주만큼!”

“어떻게 하면 화가 풀리겠어?”

“윌리는 화 안 풀어.”

“음.. 그럼 화 안풀어도 되니까 일어나서 얼굴 보여주면 안 될까? 윌리 보고 싶은데, 답답하잖아? 그러고 있으면 얼굴이 납작해지면 어떻게?”


윌러드는 제이크 말에 못 이기는 척 일어나 앉았다. 솔직히 답답했거든.


“윌리는 왜 화났어? 아빠가 없어서?”

윌리는 고개를 끄덕였다. 제이크가 손으로 살살 눈물 자국을 닦아주는데 윌리는 다시 눈물이 나왔다. 


“제이크가 없는건 화 안났어?”

“화나써어.”

“나랑 아빠가 집에 없는게 윌리를 화나게 했어??”

윌러드는 다시 격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눈에서 닭똥같은 눈물이 도르르 도르르 떨어졌다.


“무섭거나 외롭진 않았어? 나는 어렸을 때 집에 혼자 있으면 무서웠는데 집이 너무 커서 나를 잡아먹을 것 같았거든”

“제이키도 무서워써어??”

“응 그리고 엄청 외로웠어. 그리고 지금도 외로워”

“...왜?”

“윌리를 못 봐서 엄청 보고싶었는데 윌리가 얼굴도 안 보여주고 안아주지도 않고 뽀뽀도 안 해주고 너무 마음이 외로워서 여기가 아파”


제이크가 심장 주위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아야야-’하며 아픈 시늉을 했다. 


“윌리도 여기가 아프지.”

“응”

“우리 아픈 사람들끼리 꼭 안아줄까?”

제이크가 팔을 벌리자 윌리가 와락 뛰어들었고 제이크는 그런 윌러드를 으스러져라 꽈악 안아주었다.


“조금 화가 풀렸어?”

윌러드가 고개를 끄덕거렸다. 퉁퉁 불어있는 입술이 귀여워서 제이크는 병아리 입술에 쪽쪽 뽀뽀를 했다. 윌리는 정말 화가 풀렸는지 그런 제이크의 애정표현을 내버려두었다.


“삼촌, 아빠 화나써어?”

“아니 아빠는 화 안났어”

“아니야아- 아빠가 윌리한테 화내써어.”

“아빠가 윌리한테 화낸건 나중에 내가 혼내줄게, 근데 지금 아빠는 속상하고 슬픈거야.”

“아빠 슬퍼? 우려?”


이번엔 제이크가 고개를 끄덕거렸다.  


*


“아빠아아아아아”


방문이 벌컥 열리더니 윌러드가 도도도 뛰어나왔다. 윌리는 지체없이 브래들리의 품에 폭 안겼다. 


“윌리 아빠가 미안해. 말도 없이 사라져서. 윌리가 일어나기 전에 돌아올 수 있을 줄 알았어. 미안해. 혼자 있게 해서.”

“아빠 나 혼자 무서워써어.”

“미안해 윌리 다음에는 절대절대 안 그럴게! 약속!”

브래들리는 새끼손가락을 내밀자 윌러드가 새끼손가락 걸었다.


“윌리가 아빠 밉다 해서 미안해, 아빠 안 미워, 윌리는 아빠 많이 좋아해. 윌리는 아빠 없으면 못 살아”

“아빠도 윌리 없으면 못 살아.”

브래들리는 윌리의 정수리에 뽀뽀를 했다. 


애틋한 수탉과 병아리를 행맨과 매버릭은 조용히 따스한 눈빛으로 바라봤다.


*


제이크 ‘Dr.5은0’ 세러신 등장.


*


“어떻게 달랬어?”

“내가 이 얼굴 달래기 전문이잖아. 다 방법이 있지. 솔직하지 못한 수탉도 잘 달래는데 솔직한 병아리를 못 달래겠어? 식은 죽 먹기지.”


매버릭을 배웅하고 쇼파에 나란히 앉은 행루.


윌러드는 행맨 품에서 고롱고롱 잠들어 있었다. 안하던 떼를 쓰더니 힘들었나보다. 루스터는 조금 입이 썼다.


“돈으로 회유했냐?? 선물 사준다고 하고? 버릇 나빠진다고 하ㅈ!!!”

“쉿- 허니 애기 깬다.”

제이크는 검지손가락을 세로로 브래들리 입술에 누르며 말했다. 


“깨워야 돼 이따 밤에 잠 못자.”

“하루쯤은 괜찮아.”

“허- 네가 아빠……..냐…………??”

순간 브래들의 머리 속에 ‘달래면 내가 아빠한다.’라고 했던 행맨의 말이 떠올랐다.


“이제 내가 아빠지.”

“그렇게 윌리 아빠하고 싶냐?”

“당연하지”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한 제이크는 제 품의 윌리 정수리에 입 맞췄다. 브래들리는 말을 잊어버린 듯 입술만 달싹였다. 반쯤 장난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까지 진심이었어?


브래들리는 자리에서 일어나 천천히 방으로 들어가며 말했다. 


“편하게 자게 윌리 침대에 눕혀.”

“요즘엔 오늘 밤 함께 있어줘 라는 말을 그렇게 하나?”


활짝 열린 침실 문을 보며 조심스럽지만 빠르게 윌리의 잠자리를 봐준 제이크는 밥상을 차려놓고 저를 기다리는 브래들리에게 갔다. 하여간 솔직하지 못하기는.


“윌리 딱 30분만 재울거야.”

“쉿- 우리 아들이 효자라 푹 자는거 봐. 이 시간을 즐겨야 해.”

제이크는 부드럽게 브래들리의 통통한 입술을 물었다. 작은 아기곰 입술하고는 다른 촉감에 조금 웃음이 났다.


*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지만 윌리는 매우 푹 자버렸다. 

본의아니게(?) 행루는 새벽에 일어난 윌러드와 놀아줘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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