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명/동오명헌] 교제
사귀기로 했습니다. 로 시작해서 사귀고 있습니다. 로 끝나는 동오명헌
동오는 명헌과 사귀기로 했다.
별로 대단한 일은 아니었다. 그럴 만한 순간에, 그럴 만한 이유를 대어, 그럴듯한 고백을 했고, 이도 저도 아닌 대답과, 귀에 새겨지듯 확실한 소리를 돌려받았다. 주고받은 것의 전부는 아니었겠지만, 일단 눈에 보이는 것은 그러하였다.
고등학교 동급생에게 고백하게 된 경위는 달리 없었다. 첫마디와 같이, 그럴 만한 순간이 찾아왔다. 고등학교에 입학해 처음 맞이하는 문화제의 마지막 시간, 끔찍하게 농구만 반복할 것이라고 기대했던 것과는 달리 아직은 도망가고 싶다는 생각도 해보지 않은 시기의 들뜸에, 그 순간에 같이 있었던 것이 명헌이었다.
당연한 일이다. 어떻게든 같이 시간을 내서 문화제를 한 바퀴 돌아보자고 약속하고, 일부러 교대 시간을 맞추고, 궁금했던 전시물도 보러 가고, 주전부리도 사 먹고, 잠시 오후 교대에 불려 갔다가, 뒷정리를 가볍게 마치고 돌아온 시간에 두 사람이 같이 있었던 것은, 정말로 당연한 일이었다.
그보다 왜 다른 사람도 아닌 명헌과 같이 다녔느냐고 한다면, 사실 그것은 동오도 잘 모를 일이었다. 초등학생 때부터 농구를 해 온 덕에 여러 지역대회에서 곧잘 마주치던 얼굴들은 꽤 여럿이고, 그중에는 같이 중학교를 나온 선배나 친구, 라이벌처럼 불리던 같은 포지션의 학생도 있었을 터였다. 그러나 그중에서 산왕에 입학하여 만났을 때 가장 반가웠던 것이 명헌이었는지는 모를 일이었다.
플레이가 눈에 띄어서 일지도, 묘하게 허공을 보고 있는 시선이 궁금했던 걸지도, 그저 단순하게 그 도톰한 입술에 시선이 갔을 뿐일지도, 시합을 관전하러 왔을 때와 시합을 하기 위해 왔을 때의 분위기의 차이에 놀랐을지도, 시합 중의 아이 콘택트에 심장이 철렁했던 경험 때문일지도, 저와 비슷한 신장에 저와 비슷하지 않은 플레이에 반했을지도, 마치 저의 팀원이 그 곳으로 달려갈 것이라고 확신하듯이 돌리는 패스에 눈길을 빼앗겼던 걸지도, 그의 공을 받았던 팀원에게 자기 모습을 덧대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일지도, 머리를 깎아내고 마주쳤을 때 서로를 알아보고 똑같이 어색하다며 웃어서 그럴지도 모르겠다.
확실한 것은 그 순간에, 오늘의 문화제에 사용하지 않았던 빈 교실에 숨어들어 운동장을 내려다보면서 눈을 마주치고 이게 뭐냐, 하며 웃는 그 순간에, 그 모든 핑계와 변명과 이유가 한 번에 떠올라서, 그 말을 하지 않고서는 못 배길 것 같아서, 최동오는 입 밖으로 내뱉어 버렸다.
"좋아해."
닷, 하고 평상시의 어미조차 되지 못한 말이 명헌의 입에서 튀어나왔다. 사실 고등학교에 들어오면서 정말 그런 생각이 하나도 없었던 것은 아니지 않은가. 아무리 농구에 전념하기 위해 산왕에 들어왔다지만, 고백을 받는다거나 혹여 애인이 생겨 농구가 중요해, 내가 중요해? 같은 유치한 질문을 듣는다거나 하는 상상을 어떻게 하지 않을 수가 있겠느냐는 말이다.
이 특이하고 일견 그런 것에는 전혀 관심을 두지 않을 것만 같은 인상을 풍기는 이상한 친구조차도 그런 것을 전혀 떠올리지 않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동오는 말을 뱉기 직전에 깨달았다. 평상시 부 활동에서 꽤 익숙해졌을 법한 거리임에도 선배들 앞에서처럼 눈을 내리깔고 어색한 듯 창문으로 돌리는 시선으로 깨닫고, 입을 꾹 다문 채 대답도 하지 못하고 귀 끝까지 빨개져 요동치는 눈동자로 확신했고, 벌떡 일어나 빈 교실을 한 바퀴 돌고 와서 동오의 얼굴을 끌어안는 행동으로 답을 받았다.
마치 이제 막 고등학교에 입학한 자신에게도 이런 일이 일어날 줄은 몰랐다는 얼굴로 쿵쿵거리는 심장 가까이에 동오의 머리를 끌어안은 명헌에게 나중에 들은 말로는 입을 맞추는 건 너무 빠른 것 같아서 일단 진정하려고 한 행동이었다고 했다. 마주 보고 싶었는데 아무래도 좋아하는 얼굴이 너무 가까이에 있으면 심장이 터질 것 같아서 부득이하게 보이지 않는 위치에서 끌어안았다는 부연 설명까지 들은 동오는 배가 찢어지도록 웃었더랬다. 덕분에 그 심장 소리를 잊지 못해 잠들 때도 명헌의 가슴께에 고개를 묻고 자는 미래가 올 줄은 상상도 못했다면서.
쿵쿵거리는 심장 소리는 사귀는 동안에도 계속해서 울려대서, 부활동 중을 제외하고서 두 사람은 서로와의 거리에 익숙해지는 시간을 가졌다. 점심 같이 먹기, 쉬는 시간에 반에 찾아가기, 교과서 빌리기, 시험공부를 핑계로 노트를 빌려 낯간지러운 말 써 두기, 체육복 빌리기, 조끼 바꿔 입기, 부 활동이 끝나면 이런저런 핑계를 대고 샛길로 돌아가기, 주말에 같이 신발을 사러 간다는 핑계로 시내에 나가 데이트하기, 교복을 벗기 전에 해 볼 수 있는 게 또 뭐가 있더라, 명헌은 위시리스트까지 세워가며 동오를 제 사심 채우기에 알차게도 써먹었다.
그 심장 소리가 농구 코트에서 공이 바닥을 울리는 소리로 대체된 것은 멀지 않은 일이었다. 두 사람의 길지 않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던 것은 언제나 농구였고, 다행히도 두 사람의 그런 가치관은 비슷해서 내가 중요해, 농구가 중요해 따위의 유치한 질문을 할 이유가 없는 것이었다. 거기다 명헌은 1학년부터 이미 주전으로 인터하이에 출전하기까지 했으니, 시간이 지날수록 부 활동이 없을 때에도 자율연습을 하게 되는 것은 당연하게 느껴지는 부분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동오와 명헌이 같이 있는 시간이 줄었다는 것은 아니고, 그 목적이 다른 커플들이 다 하는 꽁냥꽁냥 데이트에서 농구 경기를 하러 온 고등학교에서 농구 좀 열심히 하자는 것으로 변경된 것에 가까웠다. 동오는 종종 명헌과 같이 코트에서 경기를 뛰는 상상을 하곤 했고, 명헌의 핸드폰에 동오는 A라고 저장되어 있었으니, 그마저도 당연한 일이었다.
학년이 바뀌고, 명헌의 어미가 베시로 바뀌고, 농구부의 지옥 같은 훈련도 한 번 도망갔다 왔긴 했어도 어찌저찌 잘 넘겼고, 방이 2인실로 바뀌며 동오는 명헌과 같은 방을 쓰게 되었다. 1학년 때와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아무래도 씻고 나온 애인을 마음껏 맛볼 수 있다는 점일 것이고, 전혀 달라지지 않은 점은 여전히 두 명의 농구부원이라는 점이었다.
그러니까, 사실 그렇게 크게 달라진 것은 없었다. 명헌은 여전히 주전 선수였고, 촉망받는 농구선수였고, 명헌보다 조금 작았던 동오는 키가 꾸준히 자라 이내 명헌보다 커졌다. 대신 새로운 것은 생겼다. 1학년 후배 중에는 입학 전부터 소문이 무성하던 루키가 있었고, 그해 봄, 코트에서 명헌과 같이 경기를 뛰었던 것은 1년 동안 거진 30cm가 자라면서도 컨디션을 무너뜨리지 않은 신현철이었다.
명헌이 사랑했던 동오의 성격은 한 가지에 깊게 집중할 수 있는 집중력이 아니라 사실 한 가지를 집요하게 파고드는 고집이었다는 것을 안 것도 그즈음이었다. 동오가 사랑했던 명헌의 특이함 또한 이해하거나 동조할 수 없는 부분이라는 것을 안 것도 그즈음이었다.
그 두근거림을 간직했던 문화제가 다시 찾아오고, 짐짓 아무렇지 않은 척 자신들의 사이를 눈치챈 친구들에게 선물을 삥 뜯고, 더는 비어있지 않은 그 교실의 전시물을 구경하고, 잠시 체육관에 들렀다가, 갑작스러운 호출에 명헌이 자리를 비우고, 동오도 자신의 반으로 돌아가 맡은 일을 했다. 문화제의 마지막 날, 마지막 순서인 캠프파이어의 불꽃이 활활 타오르는 동안 두 사람의 어깨는 맞닿아 있었으나 큰 울림은 없었다.
후에 동오는 이렇게 구술했다. 그때는 너무 어렸으며, 입학하고 명헌을 만나면서 그렸던 미래와는 다른 미래가 기다리고 있다는 점이 가혹하다 느꼈으며, 벤치에서 명헌의 옆에서 완전히 제자리를 찾았다는 듯 당당히 서 있는 현철이 보고 싶지 않았고, 까불거리면서 빠르게 경기에 집중하지 못해 위험한 모습을 보이기도 하는 차기 에이스 정우성의 모습에 자꾸 자신을 덧그리는 것이 괴로웠고, 무엇보다, 명헌의 입에서 나오는 소리와, 명헌이 행하는 몸짓과 손짓 등이 전혀 달갑지 않았다. 내가 잠깐 미쳤었나 보다.
후에 명헌은 이렇게 구술했다. 키가 크지 않는다는 것을 실감했다. 앞에서 이끌어주던 선배가 떠난 농구 코트의 공기는 무거웠고, 이미 많은 것이 완성된 것처럼 취급받던 자신의 존재는 당연하게도 아무것도 완성되지 못한 고등학교 2학년생이었으며, 그럼에도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할 일을 눈앞에 두고 여타 다른 생각을 할 틈이 없었다. 어떤 상황에서 유치한 질문 따위가 나오는지 이해했으며, 그럼에도 자신의 기행을 낯설다는 눈으로 쳐다보던 애인은 한 대 치고 싶었다. 머리를 빡빡 밀어도 변함없는 미모만 아니었다면.
그럼에도 주장 이명헌과 주전 최동오는 같은 방을 사용했기 때문에, 각자의 일상의 끝에서 마주하는 것은 여전히 서로의 얼굴이었다. 처음 룸메이트가 되고 불같이 붙어먹었던 것이 아직 반년하고 조금밖에 지나지 않았건만, 어쩜 그런 것은 또 이렇게 쉽게 습관이 되는지 모를 일이었다. 권태인지 안정인지 지루함인지 연애의 경험도 헤어짐의 경험도 없는 와중에 명헌의 고민거리 중 하나는 내년에 같은 방을 쓰지 않으면 곤란하겠다는 점이었다.
명헌의 경우에는 동오와 사귀기로 한 것이 꽤나 명확한 이유였어서, 그 이유가 아무래도 머리를 박박 민다고 사라지지 않아서, 익숙하지 않은 일에 하루가 고되다 생각해도 그 이유 하나를 보면 숨통이 트여서, 과장 조금 보태서 십 년 동안 바뀌지 않은 이유가 지금에 와서 질릴 수 있는 것도 아니어서, 시작하지 않았으면 모를까 이미 익숙해져 버린 온기를 인제 와서 놓을 자신도 없어서, 오래도록 고민을 하다가 가을의 끝자락에 고민의 한 조각을 내뱉었다.
"좋아해."
맥락없이 뱉어진 말을 처음 듣는 것도 아니건만, 동오는 그 안의 여러 고민을 읽은 것도 아니면서 할 말을 잃고 가만히 명헌을 끌어안았다. 그 언젠가의 대답처럼 제 가슴께에서 울리는 소리는 크지 않았을 테지만, 참으로 오랜만에 서로를 끌어안고 잠이 들었다. 잠들기에 딱 적당한 울림이었다.
마지막 고등학교 선배들의 졸업식을 기점으로, 적어도 농구부 안에서는 동오와 명헌이 사귀는 사이인 것이 기정사실화되었다. 농구부 밖에서는 루머나 질 나쁜 농담으로 치부하는 경우도 있었으나, 동오도 명헌도 따로 해명하거나 화를 내거나 혹은 교제 중이라는 사실을 확언하지 않았다. 그렇게 하기로 의견을 나눈 것은 아니었으나 두 사람 다 부자연스럽게 그렇게 되었다.
왜 부자연스러웠느냐면 동오가 명헌을 부르는 횟수가 평소의 50배 정도로 늘었고, 눈치 빠른 동갑은 이미 예전에 둘만 멀리멀리 돌아 기숙사 가는 것을 알고 있는데도 굳이 명헌이랑 할 얘기가 있어서 잠시 실례하겠다며 명헌의 어깨를 감싸고 뒤돌아가고, 주말에 명헌이 일정 한 번 물었다가는 그날 데이트 계획을 듣는 지경에 이르렀으며, 겨울의 도쿄행 버스에서의 행각은 차마 부원들이 입으로 묘사하기를 거부하였고, 방학이 끝나고는 굳이 다른 반으로 손수 찾아가 체육관까지 에스코트해댔기 때문인데, 그것이 농구부 안에서는 기정사실이고 농구부 밖에서는 소문인지 사실인지 확실하지 않은 이유다.
머릿속으로 생각하고 움직이는 모습이 귀엽기는 하지만 무리하는 것처럼 느껴져 명헌이 언젠가 기숙사에 돌아와 동오에게 과하다고 한 적도 있다. 방학 내내 그랬던 덕분에 3학년이 되어서도 같은 방을 쓰게 된 건, 솔직히 감사하지만, 2년 가까이 지낸 애인이 갑자기 이렇게 뚝딱대는 게 언제부터인지 확실하게 알고 있는 명헌에게는 이 모든 것이 어떤 끝을 예고하는 것 같아서 불안했던 탓이었다. 마지막 인터하이가 끝나기 전까지만, 우리의 컨디션을 위해서, 그런 핑계를 들고 말을 꺼낸 것도 그런 탓이었다.
여전히 명헌이 무슨 고민을 하는지 어떤 핑계를 들고 있는지 예상하지 못하는 동오는 산뜻하게 웃었더랬다. 1학년 때 얘기까지 꺼내며 너도 하고 싶은 대로 날 끌고 다녔으니 자기도 마음껏 하고 싶은 거 하겠다며. 뭐가 하고 싶은 거냐는 말에도 확실하게 대답해주지 않은 채로 괜히 목덜미나 붉히며 잠이나 자자며 머리끝까지 이불을 덮어쓰는 동오의 고집을 아는 명헌은 그 이상으로는 더 캐묻지 않았다.
동오가 하는 것이 동성연애 티 내기인지, 그냥 자기 연애 티 내기인지, 자기 애인 관리하기인지, 남들 다 하는 걸 따라 하고 싶은 것뿐인지, 기실 크게 흥미가 있던 주제는 아니었기 때문에 그 주제에 대해서는 그 이후로 더 왈가왈부하지 않았으나, 그렇다고 해서 두 사람의 관계에서 또 크게 변한 것은 없었다. 여전히 농구부원인 두 사람이었기 때문에, 그러니까, 오히려 여름까지 꽤 괜찮은 컨디션이었다. 마지막 인터하이를 앞두고 연인 간의 기념일도 미뤄두고서, 준비한대로, 준비한 만큼.
부족한 점이 있었는가, 하면 있었다. 어떤 판단이나 판정에서 실수가 있었는가, 하면, 있었다. 할 수 있는 온 힘을 다했는가, 하면 다했다. 첫 경기에 임하는 데에 마음가짐이나 연습이 부족했는가, 하면 그렇지 않았다. 그럼에도 후회되는 점이 있는가, 하면 있었다.
목을 몇 번인가 가다듬은 명헌이 동오를 불렀을 때 대답하지 않은 것은 일부러가 아니었다. 휴가는 아니지만 학교 측의 배려를 받아 집에 돌아간 명헌이 문자 메시지를 보고도 답장하지 못한 것도 일부러가 아니었다. 작년의 거리감이 생각나 기숙사로 돌아갔을 때 어색하면 어쩌나, 하는 생각을 하긴 했지만, 집에서 각자 잘 치유하고 왔는지 뽀둥해진 룸메이트의 얼굴에, 처음으로 머리를 빡빡 밀고 대면했을 때처럼 웃음이 터지는 걸 보니, 괜찮은 것 같았다.
조금 더 뛰고 싶었다는 마음을 어느 정도 정리하고, 농구부의 주장도 넘겨주고, 연습에 참여하지 않는 3학년이 늘고, 대학을 정하고, 멀리 가는 그들의 에이스를 마중하고, 하루를 정리하고, 긴 팔을 입고, 니트를 꺼내 입고, 첫눈이 내리는 날에 입을 맞췄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남자 고등학생이 매일 같은 방에서 2년을 붙어 자며 할 수 있는 행위는 전부 해 본 두 사람에게 첫 키스도 아닌 그저 눈 내리는 어떤 날의 키스는 큰 의미가 없었겠지만, 그럼에도 때를 모르고 켜진 심장 소리는 어째서일지.
잘 모르겠다고 동오는 항상 생각했다. 시작의 계기도, 받아준 이유도, 언제고 끝날 것 같았는데 아직 끊어지지 않은 것도, 인제 와서 또다시 눈 내리는 날의 애인은 또 왜 눈에 오롯이 새겨지는지도, 모르는 것투성이에, 알 수 없는 것투성이에, 예상과 다른 것만 가득했다. 술에 진탕 취해 언젠가의 서먹함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풀어낼 날도 올 것도 아직 알 수가 없고, 고등학교에서 대학교를 거쳐 직장인이 되어서도 여전히 룸메이트로 지내다가 어느 날엔가 침대를 하나로 줄여 애인의 심장 소리를 자장가 삼지 않으면 못 자는 날이 오는 것도 벌써 알 방도가 없다.
이미 예상했던 헤어짐의 시기는 지나버렸고, 그런 날이 오는 건지도 알 수야 없겠지만,
지금 동오는 명헌과 사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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