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겸

[윤겸] 내 얘X 좀 들X줘 上

괴담st 조각글 연재 (2024.02.27)


휴대폰 작성이라 다소 조잡합니다.

괴담 주의.


  2x.02.14

  이건 제 친구 이야기입니다. 가명으로 이X민이라고 해 두겠습니다. 정말 가까이 지내던 친구인데, 이 친구가 최근 고민이 생겼다고 털어놓은 일들이 조금 이상했습니다. 새로 이사한 집이 이상하다고, 분명 옥탑에는 자기 혼자 사는 것이 분명한데 옆 창고에 누군가 사는 것 같다는 것입니다. 집주인에게 물어봐도 그럴 리 없다고 하지만, 한 번도 자물쇠를 열어준 적이 없었습니다. 친구에게 왜 그런 느낌이 들었냐고 물어봤을 때 이야기 해준 것들을 써보려 하니 혹시라도 관련업에 종사하시는 분들 중에 이상하다 싶은 게 있다면 바로바로 조언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새로 이사한 집은 다세대 주택으로 반지하 방과 1층, 2층. 그리고 불법증축으로 만들어진 옥탑방이 있었고 그 옆에 문제의 창고가 있었습니다. 친구도 불법증축인 걸 확정일자 받을 때 알았습니다만, 상황이 어려워 모든 책임을 지겠다는 서명을 하고 전입신고를 했다고 했습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보증금을 죄다 사기 당한다면 다소 어려운 상황이기도 했었죠.

  어쨌든 여느 집도 그런 곳들이 많다고 하니 이 사실은 넘기고서라도. 일단 다세대 주택임에도 한 번도 이웃을 만난 적이 없다고 했었습니다. 그럼에도 밤에 잠을 잘 때마다 미세한 대화 소리가 들리는데, 한 명의 것이 아니라 두 세 명은 되는 것 같다고 했었죠. 혹시 몰라 떡이라도 사들고 방문 해봐도 아무도 없고, 역시나 집주인 어르신께 여쭤보아도 누가 살고 있다는 말만 해주더라고요. 서류를 떼 봐도 딱히 의심 될 건 없어 보였는데, 6개월이 지나도 코빼기 하나 보이지 않는 게 좀 소름 돋는다고 했었습니다. 친구가 정말 겁이 많아서 좀 예민하기에 그럴 수도 있습니다만...

  이따금씩 새벽 2시 경에 문을 두드리는 사람이 있다고 합니다. 누구냐고 물어봐도 대답하지 않기에 열어주지 않았는데, 이게 계속 되니까 혹시 몰라서 카메라도 달았다고 하더군요. 근데 이게 하루도 안돼서 고장이 났대요. 외부에서 망가뜨린 것도 아니라던데, 결국 문을 두드리는 사람의 정체도 현재 밝혀지지 않은 상태입니다. 친구가 겁이 진짜 너무 많아서 허튼 짓은 하지 않겠다고, 절대 안 열겠다고 하더라고요. 

  이 정도만 있어도 살짝 기분이 이상한데, 한 번은 창문에 손자국이 여럿 찍혀 있는 것을 보았다고 했습니다. 사진도 찍어 보내줬는데 주소가 유추될까 싶어 올리진 않겠습니다. 먼지에 선명하게 찍힌 손자국이 잔뜩 있는 걸 저도 사진으로 봤습니다. 근데 그 정신에 전에 들은 괴담이 생각나서 방 안 쪽에서 자국을 지워보니 지워지더래요. 바깥쪽에서 찍힌 게 아니었던 거죠. 그대로 도망쳐 나와 피씨방에서 밤 샜다고 했습니다.

  이 친구가 연고도 없이 서울에 올라와 혼자 살고 있고, 가깝게 털어놓고 이야기 할 친구가 동아리에서 저 밖에 없었어요. 그 다음 날 바로 모든 일을 말해주었는데, 사실 믿기지 않아서 어떻게 대답해 줘야 할 지 모르겠더라고요. 그래서 집에 가기 싫다는 친구를 데리고 오늘 밤 같이 지내줄 테니 있어보고, 정 안되겠다 싶으면 우리 집으로 잠깐 오라고 말했었죠. 근데 그게 그러면 안되는 거였던 것 같습니다.

  그 날 친구네 들어갔을 때부터 분위기가 이상했습니다. 아무리 난방을 틀어도 집이 춥고 습하더라고요. 그냥 낡은 옥탑이라 그러겠거니 했는데, 그 날 밤 제가 가위에 눌렸습니다. 누가 X민이 몸에 올라타고 있는데, 목은 한 바퀴 돌아 저를 노려 보고 있었습니다. 처음엔 너무 놀라서 비명을 지르고 싶었지만 가위에 눌려 지르지도 못했습니다. 그저 눈을 마주치고만 있어야 했는데, 계속 노려보는 눈이 여기서 꺼지라는 거 같았어요. 생긴 건 이상할 정도로 잘생겼는데 그것도 깨고 나서 찬 물 마시고 나서야 기억이 났지, 당시에는 피가 범벅이 되어 있어 눈을 감고 싶기만 했었습니다.

  다음 날 일어났는데 그 하룻밤에 X민이 얼굴이 너무 창백했습니다. 제가 무슨 말을 하기도 전에 여기서 나가라고 해서, 왜 그러냐 물어도 울기만 했어요. 죽기 싫으면 나가라고 하는 걸로 봐서는 걔도 뭔가 가위에 눌렸거나 악몽을 꾼 것 같았습니다. 그렇게 쫓겨난 뒤로는 연락이 안 되고 집에 가도 인기척도 없었습니다. 제 때 도와주지도 못하고 괜히 걱정이 되는데 당사자가 아니라 어떻게 해야 할 지도 모르겠네요. 혹시 이런 상황에 대해서 아시는 분들이 있다면 꼭 댓글 남겨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2x.02.16

  주신 댓글들 모두 확인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주작이라 하시는 분들 있는데 지금 제 상황에서는 그런 의심을 풀 여유도 없어 제대로 답변하지는 못하겠네요. 믿어 주시거나 말거나 개인의 자유입니다만 혹여 라도 해결책을 아시는 분이 있다면 계속 댓글 달아주세요.

  이렇게 금방 오게 된 것은 다름이 아니라 친구에게 연락이 왔었기 때문입니다. 목소리를 내는 게 무서워서 전화로는 이야기도 못하겠다고, 문자로 답이 왔었어요. 사실 그 날 꿈에서 귀신이 저를 죽이기 전에 내보내라고 협박을 했다고 합니다. 예상은 했지만 이 친구가 워낙 겁이 많기도 하고 상황 때문에 몰려서 제대로 생각하지 못한 것 같아요. 그 뒤로 집에서 나가지도 못하고 그저 이불 속에 숨어 있다는데, 밤마다 자꾸 방에서 발자국 소리가 들린다고 합니다. 예전에 누가 너희 집을 연 것이 아니냐고, 혹시 마스터키가 있느냐고 물었는데 자기는 모른다고 했었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엔 사실 집주인 쪽이 의심되기도 합니다. 분명 주인집이 살지 않는 주택인데 자주 드나든다고 해요. 말로는 수리 때문이라고 하는데 이웃은 눈에 띄지도 않는 집에서 6개월 째 수리를 하고 있는 것도 이상하죠. 

  게다가 처음에 계약할 때 유독 잘해주었던 분이라고 들었는데, 알고 보니 계약 당일 친구의 태어난 시를 묻더랍니다. 친구가 좀 의심이 없고 순수해서 별 생각 없이 알려줬다고 하는데 그것도 좀 수상합니다.

  이제는 꿈에서 그 귀신이 나타나 옆에 누워 있는데, 이제는 피도 없이 말끔한 얼굴로 자기를 쳐다보고 있다 하네요. 차라리 이게 나을 지도 모른다고 하는데, 아무리 봐도 애가 미쳐가는 것 같아서 저도 무섭습니다. 그렇게 연락이 오고 나서 더 이상 연락이 안되는데, 다시 집에 찾아가도 인기척이 없습니다. 경찰에 신고해도 헛소리하는 사람처럼 취급하고 넘기더라고요. 가족도 아니고 그렇다고 해서 가족의 연락처를 아는 것도 아니라 더 이상 어떻게 도와주기가 힘듭니다

  내일 다시 한 번 찾아갈 예정이니 그 전에라도 만약 이에 대한 해결책을 아시는 관련업 종사자 분이 계시다면 꼭 얘기해 주세요. 사례금은 꼭 지불하겠습니다. 

  2x.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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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x.02.26

  요즘 주작이다 뭐다 퍼진 글 보고 뭔가 이상해서 알아본 것 몇 자 적는다. 이 글도 주작이라고 할 수는 있는데. 믿거나 말거나 알아서들 해. 일단 이X민이라고 하는 이름, 내가 아는 동기 이름임. 얘가 되게 성실하고 착한 앤데 요즘 갑자기 소식이 뜸한 거야. 뭐 이상한 애도 아니고 오히려 인기 많은 애라 다들 좀 걱정했음. 아무리 봐도 저 주작글 보니까 느낌이 쎄해서 동아리 주소록 털어서 찾아갔음. 근데 진짜 아무도 안 사는 거 같은 다세대 주택이고 대문도 잠겨 있음. 고독사 한 거 아닌가 싶어서 몇 명이서 담 넘어서 들어갔는데 확실히 옥탑에는 아무도 없는 것 같더라. 근데 창고 얘기가 존나 수상한 거야. 진짜 창고가 옆에 있더라고.

  혹시라도 여기 갇힌 건가 싶어서 남자애 셋이서 망치까지 빌려다 가져와서 열었음. 차라리 걔가 거기 갇혀 있는 게 더 나았겠더라. 어떤 미친 새끼가 무슨 고인 사진이랑 이X민 사진이랑 같이 두고 향 피워 놨더라고. 위패에 윤X한이라고 적혀 있는데 부정 탈까봐 이름 다 말 안함. 

  찾아 보니 영혼결혼식이다 뭐다 안 좋은 거에 엮인 것 같음. 이 새끼도 팔자 사납다 싶음. 뭐 어쩌다 이딴 일에 엮였는지는 모르겠는데... 문제는 얘가 최근에 다시 학교에 나타났다. 근데 남들이랑 얘기를 하려고 안 해. 계속 도망 다니고 이상한 놈처럼 굴어서 모두 소름 끼친다고 멀리하는 중. 사실 살리겠다고 간 거긴 한데 미친 광경 보고 나니 딱히 손 대고 싶진 않더라. 

  믿거나 말거나임 진짜. 계속 이상한 소문만 퍼지길래 일단 적는다. 불쌍한 놈 신상좀 그만 파라. 그리고 존나 이상한 게 있어서 나도 묻고 싶어서 찾아 온 것도 있음. 쟤 얘기 적은 사람 아무리 봐도 이X민 아님. 말투든 내용이든. 존나 낯설어. 거기다 그렇다고 걔랑 따로 연락하는 친한 동기가 있는 것도 아니고. 아이디는 왜 또 지 이름으로 해놨는지 모르겠음. 생각할 수록 뭔지 모르겠고 소름만 끼침. 진짜 정신 이상한 새낀가 생각도 든다. 나도 더 이상 이 일에 안 엮일 예정. 좀 불쌍해서 적고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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