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들.
마리에게,
올빼미 엘리엇이 이해자 마리 엘로에게 쓰는 편지.
나는 겨울 구덩이 안에 몸을 말고 기어 들어가 있을 테요. 아주 잠시간만 머무를 참입니다. 당신이 내가 여기, 당신의 등 뒤에 내내 머물렀다는 사실을 알 수 있을 때까지만. 나를 위해 너무 오래 시간에 머무르지는 말아요, 마리. 당신이 나를 기쁘게 안아 들고, 부드럽고 따뜻한 곳으로 데려가 줄 것을 압니다. 나를 기억할 아주 작은 조각만을 남겨 둔 채 당신의 머릿속에서 망설임 없이 나를 지울 것을 압니다. 당신은 이해자이니까, 나를 이해하지요, 그렇지요? 어느 날 내가 달을 보고서 말했었던 것을 기억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저 달은 참 슬프지 않수? 그랬더니 당신은 나를 보고 웃었습니다. 그리고 나를 당신의 품 안으로 데려가 양 팔로 꼭 안아 주었지요. 그리고 내게 말해 주었던 것을 기억합니다. 내가 언제든 너를 안아 줄게, 그러니까, 울지 마. 그런 말들을 내게 주었습니다.
사랑하는 마리, 당신은 분명 내 앞뒤 맞지 않는 헛소리가 뜻하던 것을 이해했던 거지요, 그렇지요? 그렇지 않다 해도 상관이 없습니다. 정말이지 단순하기 짝이 없던 그 포옹, 그것만이 그 순간에 내게 필요했던 것이니까요. 모든 것은 아무 의미가 없어요. 단지 당신이 나를 이해한다는 사실, 그것 하나만으로 충분합니다.
나의 마리,
모순적이기 짝이 없게도, 나는 당신을 몹시도 명백하게, 사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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