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지나가던
새하얀 머리칼, 감긴 눈꺼풀 안에 있을 녹색 눈, 잔뜩 손상당한 옷가지와 고이 가지고 있던 물건들. 악어는 고통스럽게 죽어간 제 시체를 본다. 붉은 피가 여전히 배어나오는 것이 그렇게 죽은 지 오래되지 않음을 증명하고, 그에 비해 태연한 얼굴색은 이 시체를 운반한 남봉이 다급한 와중에도 얼마나 이 악어를 신경 썼는지를 고스란히. 악어는 태연하게, 그리고 조
-다음 뉴스입니다. 몇십년 주기로 관측되는 밀 혜성이 이번주 토요일, 그러니까 3일 뒤에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라고 합니다. 이미 명당을 찾아 나서는 사람들이 많이 생기는 가운데 ... 뚝. 실없이 흐르던 뉴스를 갑자기 끊었던 것은 제가 들은 그것이 뒤에 들을 별 이상한 정보들과 섞여서는 안 되기 때문이었다. 뭐 듣는다고 혼란이 오진 않겠지만, 혹시 모르니
단아. 평이한 어조, 라기보다는 어떤 유혹을 하는 것처럼. 사실 그건 유혹도 뭣도 아닌 부드러운 발성과 어투다. 사근사근하게, 마치 목소리만 베낀 다른 사람이 말하는구나 싶을 정도로 다르게. 그게 특히 들릴 리가 없는 사람의 목소리라면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은 배가 된다. 단아. 다시 한번 저를 부른다. 바람에 희미하게 실려오면서도 결국은 또렷하게 들리고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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