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한부의 당신을 바라보며.

뭐라 말할 수 없는 감정이 밀려오는 것이다.

⋯⋯⋯⋯⋯⋯⋯⋯⋯⋯⋯⋯. (차근차근 당신의 모든 속삭임에 하나하나 모두 대답을 하려 하였건만. “결국 어떻게든 끝에는 죽음을 맞아야 한다!”─────라는, 변함없는 이의 단호함에 아플 정도로 콱 깨물면서 억지로 제 외침을 삼켜댔다.) ⋯⋯⋯⋯. (피가 날 정도로 스스로의 입술을 실컷 씹어대다가, 채점에 대한 평가나 겨우내 답변을 주는 것이다.) 64점이라. 후, 후후⋯⋯⋯. 뭐어, 낙제점은 어떻게든 넘겼긴 했지만. 좀 씁쓸하기도 하고. 있잖나? 아저씨도 사실 어느 정도는 알고 있었어. 불안정한 자신을 벼랑으로 떠밀어가는 방식으로, 강제로 부여잡으면서, 없을 때를 노려 일어난 사건들에 크나큰 자책을 느끼고 있단 사실을. 그런데 말이지. 이 모든 이유는 내 죄의 후회와 연관이 되어있어. 나의 진실로 인하여, 히나코의 목숨이 무참히 내던져지던 그 순간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으니까. 자네가, 수없는 이들을 무정하게 죽여댔다며, 강한 죄책감에 시달리는 것처럼 말일세. 아까는, 시도우 군의 조언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더 최선을 다하겠다고 내가 직접 말하긴 했네만⋯⋯⋯⋯⋯⋯. 지키지 못하여 일어난 내 마음의 흔들림만큼은, 어떻게 할 수가 없어! 조절이 힘들어. 억누를 수가 없다네. (점점 한계까지 몰리는 기분이 든다. 이러다, 완전히 정신을 놓아버리면⋯⋯⋯ 폐인이 되어버려 모든 교류를 거부하고 제 개인실 안에 무기력하게 틀어박혀서, 넋을 놓고 멍하니 천장이나 바라보는 미래이지 않을까 싶어! 필자가 보기엔 말이다. 사실 지금도 많이 위태위태하거든! 다만, 무쿠하라 카즈이가 없으면 사태가 펑펑 터져대니까! 그걸 조금이라도 막기 위해 짓밟을 뿐이지. 본인의 고통스러움을 말이야. 그러다가 못 참는 순간에, 간간이 눈물을 터트리는 것이고. 이 얼마나 하찮기 그지없는가!) ⋯⋯⋯⋯⋯⋯⋯⋯⋯⋯⋯⋯ (당신의 검은 장갑을 바라본다. 무쿠하라 카즈이가 속한 평행세계의 감옥에서 온 모모세 아마네가 가위를 휘둘러서 입힌 상처겠지. 이 또한 이 사람이 부재하여 일어난 또 하나의 잘못인 것이다!) 잊고 있나 본데, 당신도, 너도, 부상자야. 비록 의료인이지만 말이지. 결국엔 사람이니까. 제발 몸조심 좀 하게나! 있잖나. 저지른 당사자인 그 아이는 지금조차도 한치의 후회가 없이 당당하게 지내고 있어. 심지어, 타켓이 시도우 군뿐만이 아니야! 거울상인 모모세 아마네조차도, 교리를 어겼다며 적으로 돌린 상황이니까. 언제 또 그녀를 착실히 두들겨팰지 모른다는, 비참한 현실이다. 어린아이가 어린아이를 학대하다니. 사실, 너무 슬픈 일이지. 결국엔 자해에 불과하잖나! 같은 인물이니까. 후우, 으, 으윽. 자꾸, 환청들이 이 아저씨에게 알려줘. 아이가 생각하고 있는 심상의 본심을! 그래서 본인이 아님에도, 아마네의 생각을 이리도 잘 알고 있는 거라네. 내가. “죽어도 신의 품으로 간다고 강력히 주장하는 아이야. 제 자아를 완전히 종교에게 맡겨버렸지. 구제할 방법이 전혀 없어! 불쌍하기도 하고~ 한심하기도 하고~.” 이리 비웃음을 보내면서, 방금 내가 말한 발언을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정확히 전달했으니까. 게다가, 날 향한 질책까지 더불어서 말하더군. “솔직히 당신을 전혀 용서하고 싶지 않았어! 이 거짓말쟁이야!!!!!! 그럼에도 당신의 판결이 여전히 같은 이유는, 감옥 내의 죄수들이 벌이는 개판을 조금이라도 막으라고 생각을 바꾼 것이지. 근데 그것조차도 못하면, 가치가 있나? 네가?!” ⋯⋯⋯⋯⋯⋯⋯⋯⋯⋯⋯⋯⋯⋯⋯⋯⋯⋯⋯⋯⋯⋯⋯⋯⋯⋯⋯⋯⋯⋯⋯⋯⋯⋯⋯⋯⋯⋯⋯⋯⋯⋯⋯⋯⋯⋯⋯⋯. (파삭, 무언가가 머릿속에서 부서져가는 기분이 든다. 본능적으로 깨닫는다. 아, 이거. 틀어쥐어야 한다. 안 그러면, 나, 나는.) (동공이 세차게 흔들린다. 식은땀을 흘려가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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