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카로운 비수에 꽂힌 내 심장아.
발버둥을 치다, 이내 멈춰. 당신의 속삭임에.
(비판과 신랄한 매도가 섞인 악의적인 환청들에 이 아저씨는 정신이 이리저리 무너져내려서 눈물을 하염없이 흘리느라, 오랜 시간이 지난 뒤에서야 겨우내 이성이 돌아왔다. 답변이 늦어지는 것도 바로 그 영향이겠지. 업보이다! 라고 애써 침착한 표정을 꾸며대며 말하는 당신을 바라본다.) ⋯⋯ ⋯⋯ 그건 진작에 알고 있었어. 당신들을 향한 아저씨의 이 희생 정신도, 그것을 조금이라도 속죄하기 위한 하나의 방법이라고. 아아, 어찌하면 이 밀그램의 인원들을 살릴 수 있나, 의사로서 고민을 하는 것이로겠지. 행하는 방식이 다를 뿐, 최대한 죽지 않도록 모두를 주시하는 이 나와 결국은 똑같은 목적이겠고. 강제로 목숨을 붙여두느냐, 아니면 죽고 싶다는 그들의 의견을 그대로 존중하거나. 갈림길에 서 있는 가여운 당신아! 나는 말이야. 유감스럽게도 전자를 택하겠어. 이걸로 인하여 모두가 날 싫어하고, 원망하고, 증오하여도 아랑곳하지 않아. 나는!!! 원래 이런 사람이라네. 몇 번이고 언급하였지? 자살은, 저지른 죄업로부터 도망치기 위한 하나의 편리한 도피 방법에 불과하다고. 내 생각은 이렇거든. 무어, 자네들이 품고 있는 각자만의 생각이 잘못되었다!! 이리 부정까지 하는 건 아니네만. 결국 내 행동 패턴 원리는 이렇단 소리야. 그리고 이번에, 내 이러한 사상이 더욱 강해지게 만든 밑바탕의 사건이 있었지. 히나코. 나의 히나코가 잠깐이나마 천국으로부터 나에게 내려왔다. 간밤에. 그간 서로가 오해하였고! 이해할 수 없었던 의견들을 드디어! 드디어. 회포를 통하여 알게 되었달까. 그리고 나에게 뭐라고 말한 줄 아나? “당신을 사랑하였던 이 마음은 언제나 진심이었고, 너무 힘들면 울되, 매일매일 우울감에 젖으며 살아가진 않았으면 좋겠어. 이 저승에 오되, 가급적이면 천천히 오고. 여유를 가지고 기다려줄게. 끝까지 인생을 살고 오세요. 알겠나요? 나의 카즈이 씨. 으응, 또 운다. 이리 울보여서야. 자아, 진정할 수 있도록 내가 안아줄까! 그리고 한 가지는 알아두라고. 내가 당신을 직접 선택한 것이었어! (토닥토닥.) 하여간에, 덩치는 곰처럼 커도, 하는 행동은 진짜 대형견 같아. 당신⋯⋯⋯.” 그래. 난 죽으면 안돼. 끝까지 살 수 있을 때까지, 어떻게든 앞으로 발걸음을 나아가야 해! 그것을 위해서, 이 아저씨는!!! 그 행보를 다름 아닌 내 가장 소중한 친우인 자네와 함께하고 싶어, 시도우 군. 응? 아아, 알아. 착실히 죽고 싶은 그 마음은. 그래도, 적어도 3심 최종 판결까지라도 나와 함께해 주었으면 한다고. 그리고 이 개인실 말고, 바깥의 파놉티콘에서 내가 당신에게 이미 언급하였던 전적이 있지. 이제는, 짐을 혼자만 이고 가지 않겠다고. 맞아. 현재 기준으로, 자네와 함께 나누어서 한결 이제 조금 마음이 편해. 내면에서, 고행의 길을, 그간 쭉 나만 걷고 있었는데⋯⋯ 이게 당연하리라 생각했는데. 깨달아서 다행이지. 너무 늦었지만⋯⋯. 무어, 이걸 일찍 알았다면, 히나코가 그리 갈 일도 없었겠지만. 평생을 부부로써 백년해로하지 않았을까? (죽지 않는 만일의 세계선을 상상해보았다. 영원히 이뤄질 수 없는 소망이건만, 상상을 하는 것으로라도 평안해질 수 있다면, 무엇이 나쁘리! 없을 것이다. 아마.) 고통스럽던 상념에, 평안을 주는 당신 덕에 나는 오늘도 이리 하루를 살아갑니다. 지켜봐주세요. 하늘에서의 당신. 죽어서도 우리는 함께입니다. 제가 인지하지 못할 뿐, 곁에서 늘 바라보고 있다. 이리 생각할게요. 고마워요. 내 사랑⋯⋯. (당신 앞에서 독백을 나지막이 내뱉고는 조용히 두 눈을 감는 무쿠하라 카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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