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Q사 메일 답신 건] 질문 회신 건에 대한 답신
보낸 사람: Extra B, 받는 사람: 검은 산양
안녕하세요, 검은 산양님! 메일을 받다보니 들떠버려서 답장이 자꾸 빨라지네요! 물론 제 답장 속도는 신경쓰시지 않으셔도 괜찮아요! 메일을 기다리는 게 꽤 곤욕이긴 하지만.. 그만큼 메일을 받았을 때는 정말 기쁘거든요! 지금처럼요!
정말 메일의 첫 문단이 이런 게 참 그렇지만, 여기에 오실 수 있는건가요?! 세상에.. 상상치도 못 했어요. 물론 만화나 소설에선 자주 봤지만 그런 게 가능할 줄이야.. 어떻게 가능한건가요? 뭔가.. 타고 오시나요? 아니면.. 걸어오시나요? 제가 너무 빈약하게 상상하나요? 메일을 쓰다가 회사에서 벌떡 일어날 뻔했네요. 정말 놀라워요..
검은 산양님의 설명을 들으니 제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옛날인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지구의 역사로 치자면 르네상스* 시대 정도인걸까요? RQ사의 직원분들께서 저의 편지를 종이로 옮기는 데 꽤 큰 일을 해주시는 것 같아서 감사한 기분이 드네요. 제가 여기서 더 메일을 길게 쓰면.. 아마 뭉텅이가 도착할지도 모르겠어요. 다시 돌아와서, 저는 그 당시를 살아보지 못 해서 어떠한 느낌인진 잘 모르겠네요. 물론 저는 시골 출신이라.. 전기가 없는 삶을 조금? 살아보긴 했지만요. 그렇게 불편한 삶을 살진 않았던 것 같아요. 말씀해주신 것처럼, 지금의 시대에는 복잡한 기계들이 참 많으니까요. 막 마차를 타고 그러는건가요? 아니면.. 다른?
제가 질문을 더 늘어놓기 전에 명소와.. 그런 것들에 대해 설명을 좀 드리는 게 좋을 것 같네요. 여긴.. 음.. 그렇네요, 설명해주신 것들을 토대로 생각하면 그 시대보단 좀 더 풍요로운 것 같아요. 거래도 경제 활동도 활발하고요. 욕망.. 도 많은 것 같아요? 사실 욕망이란 게 추상적이고 거대한 말이라 설명하긴 어렵지만.. 다들 뭔가 사고, 팔고 그러는 것들을 자주 봐요. 상인이 아니더라도 자신이 쓰던 것들을 교환한다든지, 파는 모습들도 있으니까요. 자신이 잘하는 것들을 남들에게 보여주고, 그 대가로 돈을 받기도 하고요.
제가 지금 살고 있는 서울은 그런 거래와 경제의 중심 요충지? 라고 불러도 좋을 것 같아요. 북적이고, 시끄럽고.. 검은 산양님의 말처럼 물건도, 정보도, 생물도 다 이것저것 팔기도 하는 것 같아요. 물론 추상적인 개념이나 감정을 받아가진 않지만요.
질문을 더 늘어놓기 전에 제가 뭔가 설명을 드린다고 했는데 이것도 정말 궁금해져서.. 어떤 추상적인 개념과 감정을 사가시나요? 사간 감정이나 개념 중에 가장 기억에 남으시는 게 있나요? 제가.. 뭔가 팔 만한 게? 있나? 싶어서요.
돌아와서.. 저는.. 음.. 그렇게 물건을 파는 큰 가게의 종업원.. 같은거에요. 누군가가 물건을 사면 장부에 기록을 해놓잖아요? 그 기록을 보관하고.. 시간순으로 나열한다든지.. 아니면 그 물건이 잘 거래되고 있는지 확인한다든지.. 그런 느낌이에요. 여기 말대로 표현하면 그런 직업군들을 사무직이라고 해요. 컴퓨터라는 굉장히 크고.. 기록하기 수월한? 복잡한 기계로? 그런 일들을 해요. 맙소사, 컴퓨터라는 단어를 설명하는 게 여간 쉽진 않네요..
만일 검은 산양님이 이 쪽으로 오신다면? 아마 제가 일하는 곳과.. 그 근처가 가장 그런 일하는 사람들을 보기 참 좋을꺼에요. 그렇지만 관광의 목적으론 참 어울리진 않죠.. 관광의 목적이라면 저는 다른 곳을 추천해드리고 싶어요! 홍대나, 이태원.. 정말 많은 한국의 문화들을 접할 수 있는 공간들이 있죠. 물론 서울이 아니더라도 제 고향인 광주도 한국의 역사를 접하기엔 참 좋은 곳이라고 생각해요. 광주에는 대한민국의 역사에서 정말 특별한 일이 있었던 곳 중 하나거든요.
뭔가 명소를 설명해드린다고 하는데 생각나는 건 너무 많네요. 막상 제가 거기에 가진 않았지만 워낙 들은 게 많아서인지 몰라도.. 더 궁금하신 게 있으시다면 편히 물어보셔도 괜찮아요. 어쩐지 제가 더 많은 질문을 쏟아 부운 것 같아서.. 좋은 의미로 그리 말씀해주셨다고는 하시지만 편지를 써 주신 이유가 흥미롭게 여길만한 이야기를 듣기 위해서라고 했는데.. 제가 이러면 수지타산? 이렇게 표현해도 되나요? 그런 게 안 맞을 것 같아서요..
그래도 더 궁금해졌으니 하나만 더 물어볼게요! 그럼 검은 산양님의 본질은 무엇일까요?! 이거 너무 난해한 질문인가요? 그렇지만 그 많은 이름들을 가지고 있으시다면, 그 이름 중에 가장 와닿은 이름이 있을 것 같았어요.
부디 일이 바쁘시지 않길 바라요! 여긴 참 날이 춥고, 심지어 어젠 크리스마스라는 큰 행사가 지나갔거든요. 어.. 크리스마스도 설명을 드리기 꽤 난감하네요.. 크리스마스 때 한참 눈이 와서 도로와 길이 얼었더라고요. 어딜 돌아다니면서 무언가 파는 일이 여간 쉽진.. 않을 것 같아서요. 물론 거기가 춥지 않다면? 저의 사소한 걱정이겠지만요. 메일 회신 기다릴게요. 부디 일이 잘 끝나시길 기원해요.
* 르네상스라는 건.. 문예 부흥, 학예 부흥기를 뜻해요. 물론 제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에서의 역사를 뜻하는 건 아니지만.. 그 당시에 유럽이라는 국가에서는 많은 것들이 발전했대요. 특히, 예술과 문학이요. 이 때의 대한민국은 조선이라는 나라가 건국되었을 시기네요. 제가.. 너무 많은 것들을 설명드리고 있을까요? 뭔가 단어 중에 모르시는 것들이 있으실까봐 최대한 주석을 달아보고 있는데..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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