켈라니 콴

제목 없음

켈라니 콴은 거울 속의 눈과 시선을 맞춘다. 내가 총구를 노려보는 얼굴이 이랬겠구나 생각한다. 새까만 총구가 보이지 않는 혀를 날름거릴 때 켈라니 콴은 자신의 오른쪽 눈알을 도려낸 다음 깨끗이 씻어내는 상상을 멈출 수 없다 아니 감출 수 없다. 무지 아프겠지 그치 하지만 곧 새 얼굴이 돋아날 거야. 따듯한 물에 더러운 것들을 모조리 씻어냈을 때처럼 개운한 기분으로 하루를 시작할 거야. 잘 때는 꿈 꾸기 싫으면 머리통을 날릴 거야 그럴 거야. 켈라니 콴의 첫 번째 찢어진 얼굴이 두 번째 구멍난 얼굴에게 자기야 더 빠르게 죽는 법은 찾았어? 할 때 두 번째 구멍난 얼굴은 으깨진 세 번째 얼굴에게 그 방법은 너무 느려 느리게 죽는 건 곤란해 느리게 죽으면 살아나는 것도 느리게 되니까 난 다시 살기 위해서 죽는 거야 자기 제대로 살아나려고 죽는 거야 다시 똑바로 살아보려고 뭔가 잘못된 걸 바로잡으려고 그래서 다시 사라나면 말야 내가 사라나면 다시는 죽지 않으려고 애쓸 거야 그럴 거야 오래 살 거야 한다. 그렇게 말하며 켈라니 콴은 비뚜름하게 웃고 있다. 죽는 건 좆 같이 무섭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 무서운 건 다시는 죽을 수 없게 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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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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