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

[최윤화평] 달빛의 노래

망월(望月)

*트위터에 썼던 썰을 기반으로 썼습니다.



"달이 참 밝네요."

박일도에 의해 빙의됐던 구마자에게서 어렵사리 구마를 끝마치고 나니 늦은 밤이었다. 이젠 제법 서늘해진 바람이 잔뜩 지쳐 벽에 기댄 채 늘어져있는 최윤과 윤화평을 어루어만져주었다. 오늘은 유난히 힘겹게 구마자를 잡기 위해 이리저리 뛰어다닌 탓에 화평은 평소보다 조금 더 넋이 나가있었다. 그런 그의 귓가에 낮에 울리는 최윤의 목소리가 그를 깨워 문득 하늘을 올려다보게 했다.

최윤의 말대로 올려다본 밤하늘에 뜬 달이 참 밝구나, 화평은 생각했다. 휘엉청 크게 뜬 보람달은 어둠 속에서도 사람들에게 빛을 주겠다며 환하게 빛나고 있었다. 그게 마치 힘겹다 생각하는 화평에게 희망을 잃지 말라 속삭이는 듯 했다. 제게 그러듯 저 달빛이 최윤에게도 희망이 될까, 싶었다. 그랬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더불어 들었다. 그가 제게 힘이 되듯, 제가 그에게 힘이 되었으면 바라는 것처럼.

"그러네."

한참 뒤에야 잔뜩 지친 목소리가 화답했다. 그런 윤화평을 최윤은 살짝 시선만 돌려 바라봤다. 어름어름 비추는 달빛 아래 잔뜩 지쳤으나 눈만은 여전히 반짝이는 윤화평이 보였다. 그런 그가 저 밤하늘의 달처럼 환하게 빛나 보였고, 그래서 사랑하지 않을 수 없었다. 누군들 밤하늘에 뜬 달을 싫어할까. 그리 핑계를 대며 최윤은 그런 제 마음을 저 달에 빗대어 화평이 알 수 없도록 빙빙빙 둘러둘러 고백했다. 어느 소설의 한 구절처럼.

허나 내뱉으면 조금은 줄어들까 싶었던 마음은 툭 하니 던진 말의 곱절마큼이나 커져버려 최윤은 씁쓸하게 웃으며 다시 밤하늘에 뜬 달을 바라봤다. 제 마음만큼이나 커다랗고 둥근 달이 휘엉청 밝게 떠있었다. 닿을 수도, 닿아서도, 닿을리도 없는 제 마음처럼 어둑한 밤하늘에 달만이 떠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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