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제

편지

75제 11일차

스터디용 by FL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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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바다가 됐다.

이유는 터무니 없었다. 아니, 터무니 있었다.

키타로가 어버이의 날이라고 조막만한 손으로 편지를 써서 준 것이다.

어느 날과 다를 바 없이 글자를 가르치고 있었는데 오늘이 어버이날이라는 얘길 들은 키타로가 하고 싶은 게 생겼다며 비밀이라고 보지 말라고 한 게 시작이었다. 궁금하긴 했지만 필사적으로 숨기려는 모습이 귀여워서 보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게게로에게도 숨기려고 해서 의아하긴 했지만 그럴 수 있지 싶었다.

그렇게 언제나와 같이 미즈키를 마중하러 나갔다가 같이 들어온 날에 이미 게게로가 당해있었다. 몸의 수분이 다 빠진 모습에 습격이라도 당했나 싶었다. 내가 친 결계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어서 당황하던 찰나에 키타로가 다가와서 미즈키에게 먼저 뭔가를 건넸다. 꾸깃꾸깃한 종이였다. 펼쳐보니 엄청 삐뚤빼뚤한 글씨로, 힘이 가득 담긴 글씨체로,

감사함니다. 사랑하오.

라고 적혀있었다.

미즈키가 그런 식으로 우는 건 처음 봤다. 최대한 눈물을 참고 고맙다면서 키타로의 머리를 헤집었는데 그 목소리조차 물을 머금고 있어서 그의 등을 토닥였다. 그러다가 나한테도 키타로가 종이를 건넸다. 나도 받을 수 있을 거란 생각을…안해본 건 아니었고 혹시나 했지만 기대하지 말자고 자신을 타이르고 있었는데 막상 받으니 손이 덜덜 떨렸다. 세상 소중한 것을 만지는 것처럼 조심스레 들어 내용을 확인해보니 미즈키에게 준 편지와 똑같은 내용이 적혀 있었다. 나중에 확인해보니 게게로도 같은 내용이었다고 한다. 저 고사리 같은 손으로 열심히 쓴 것을 생각하면 눈물이 자연스럽게 흘렀다. 키타로는 그런 내 모습에 당황해했지만 기쁨의 눈물이라고 하니 좋아했다. 너무 벅찬 나머지 키타로도 미즈키도 게게로도(능력으로 들고왔다) 꼬옥 안아주었다. 아이를 제외한 모두가 눈물을 흘리면서 웃었다. 모르는 사람이 봤다면 미쳤다는 소리가 절로 나올 정도로 이상해보이는 모습이었지만 그런들 어떠한가.

지금 우리에게는 글자를 배운지 얼마안된 애가 어버이날에 편지를 써서 준 것보다 중요한 것은 없었다.

그런 행복한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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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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